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228
227.
깊은 숲 속 옹달샘에 한 남자가 샘물을 먹고 있다.
아침 일찍 눈을 비비고 일어나 세 수하기 위해 왔다가 물만 먹고 있 다.
“크어어! 죽이네.”
남자는 마그네슘과 칼슘이 많이 섞 여 있는 미네랄워터를 마시고 나무 그릇에 샘물을 가득 떴다. 집으로 돌아가 늙은 노모와 예쁜 색시에게 줄 물이었다.
남자의 어깨에는 남자의 형색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도끼가 들려 있었다.
일반인이라면 들기에도 힘들 육중 한 무게였지만 남자의 몸은 오랜 시 간 나무 베기로 인해 엄청난 근력을 가지고 있었다.
성큼 성큼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남자는 방 안에서 잠들어 있는 새색 시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어제 집으로 데리고 온 새색시였 다.
아직 대화를 나눠 보지는 못해 이 름조차 알지 못했지만 남자는 물의 정령님께서 주신 선물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왔니?”
“아! 어머니! 오늘 물이 시원합니 다. 어서 드시지요.”
노모의 말에 남자는 얼른 미네랄이 풍부한 옹달샘물을 어머니에게 건네 었다.
평소 근심으로 가득하던 노모는 오 늘따라 표정이 참으로 밝았다.
“아이구! 장하다! 우리 아들! 어쩜 이리도 장하냐!”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모는 평 생의 걱정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아들이 결혼을 하지 못 하는 것이었다.
깊은 산 속이다보니 여자를 만날 수가 없었다.
도시로 나가자니 가난하고 할 줄 아는 일이라고는 나무 하는 일밖에 모르는 아들이었다.
힘이 장사여서 좋은 목재를 등에 지고서 가끔 산 아래로 내려가 생필 품들을 사가지고 오고는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산 아래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내려가질 못하고 있 었다.
노모는 아들이 걱정되어 길 잃은 색시라도 데려오라고 아들에게 말하 고는 했다.
지구에서야 범죄지만 공존계에서 는…… 역시나 범죄였다,
그래도 노모도 그렇게 시집 왔기에 아들도 참한 색시 하나 데리고 오기 를 바랐다.
그러던 중 마침내 아들이 참한 색 시를 데리고 온 것이다.
많이 고단했던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았지만 노모는 곧 손주 볼 생각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물은 색시한테 먼저 줘야지.”
“에이! 물이야 다시 떠 와도 되는 데요.”
“아니야! 아니야. 콜록! 콜록!”
노모는 기침을 했다.
“어머니!”
몸이 안 좋은 노모였다.
남자가 걱정을 하며 노모를 부축하 고 있을 때 그 기침 소리를 듣고 엘프 왕국의 왕위 승계 서열 1위이 자 공존계 최고의 미인인 젤더 공주 가 마침내 잠에서 깼다.
“어?”
엘프는 드워프와는 달리 뜨거운 열 에 그다지 저항력이 강하지 않았다.
그래도 워낙에 능력자인 젤더 공주 였기에 뜨거운 열천에서도 어느 정 도 버틴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기절 을 했으니 젤더 공주는 멍하니 주변 을 둘러보다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 는 두 모자를 볼 수 있었다.
“ 누구?”
“아이고! 일어나셨소!”
젤더 공주는 웬 노인이 자신에게로 다가와 두 손을 꼬옥 붙잡아 주자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 하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다.
물론 만일 노인이 아니라 시커먼 남자가 자신의 손을 붙잡았다면 단 번에 뚝배기를 깨버렸을 터였다.
“아! 색시. 그게 저기 뜨거운 샘에 서 기절해 있으시길래.”
“아!”
젤더 공주는 온천에서의 일이 떠올 랐다.
자신의 옷을 찾다가 너무 뜨거워서 인지 의식을 잃은 것이 떠오른 것이 다.
“감사합니다.” 자신의 생명을 구해 주었다는 말에 젤더 공주는 남자에게 감사를 했다.
그래도 경우 있는 젤더 공주였다.
“큰일 나실 뻔 했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남자에게 감사를 하며 고개를 숙이 던 젤더 공주는 자신의 몸을 가리고 있던 가죽이 흘러내리자 깜짝 놀라 손으로 가죽을 붙잡았다.
‘아무것도 안 입고 있잖아!’
젤더 공주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순박하게 생긴 모자였지만 자신의 비밀을 알았다면 그냥 놔둘 수는 없 었다.
“혹시 보셨습니까?”
“예? 아! 아니요! 못 봤습니다!”
젤더 공주는 얼굴을 붉히며 손을 가로젓는 남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 았다.
“아이고! 우리 아들이 색시 기분 나쁘게 했나 보네. 어서 사과하거 라.”
“죄송합니다. 색시.”
“우리 아들이 색시 업어 와서 색시 몸 덮어준 건 나요. 내가 나이가 많 아서 눈이 잘 보이지 않아.”
나이 많은 노모의 말에 젤더 공주 는 다행히 자신의 알몸을 보지는 못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비밀을 지키는 것도 중요했 지만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을 죽이는 건 젤더 공주에게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색시라면 여자를 부르는 명칭이었 지?’
젤더 공주는 자신의 비밀은 지켰다 는 생각에 안도를 했다.
“저기 옷 좀.”
“아가! 니네 아빠가 흥쳤던 내 젊 을 때 옷을 가지고 오거라.”
“예? 예! 어머니!”
남자는 노모의 말에 자신의 아버지 가 숨긴 어머니의 처녀 때 옷이 보 관 된 집 앞 커다란 바위를 들어올 렸다.
보관 상태는 생각보다 좋았는지 다 소 낡기는 했지만 입을 만했다.
물론 냄새가 조금 나고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기는 했지만 옷의 형 체는 유지하고 있었다.
“방에서 나가 주시겠어요?”
“아! 예! 색시.”
멍하니 젤더 공주의 미모를 바라보 던 남자는 젤더 공주가 옷을 입게 방에서 나가 달라는 말에 얼굴을 붉 히며 방 밖으로 나갔다.
젤더 공주는 방 안에 앉아 있는 노모를 빤히 바라보았다.
차마 눈도 안 좋은 늙은 여인에게 까지 나가 달라고 말을 할 수는 없 었다.
‘후우! 어쩔 수 없지.’
젤더 공주는 최대한 빨리 옷을 입 으면 되겠다는 생각에 옷을 급하게 입었다.
‘가심이가 조금 작네.’
눈이 나쁜 노모는 얼굴은 예쁜데 조금 흠이 있다는 것에 안타까웠지 만 그래도 그게 어디냐는 생각에 모 른 체하기로 했다.
덜렁! 덜렁!
‘뭔 소리고?’
중간에 이상한 소리가 들린 듯 했 지만 그것까지는 보지 못한 노모였 다.
그렇게 옷을 입은 젤더 공주는 다 소 옷이 해져있자 산짐승을 잡아 가 죽 옷이라도 만들어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서 조그마한 오두막집 밖으로 나갔다.
집 밖에서는 남자가 아난의 도끼로 장작을 패고 있었다.
젤더 공주의 눈에도 아난의 도끼가 예사의 물건은 아닌 것으로 보였지 만 온천욕 하는 와중에도 손에 꼬옥 쥐고 있던 베켄궁은 젤더 공주가 기 절해 있는 중에도 손에 꼬옥 쥐어져 있었다.
‘내 무기가 더 좋다.’
더욱이 젤더 공주의 직업은 워리어 가 아니라 궁수였다.
물론 베켄궁의 활시위를 잡아당기 지 못해 활대로 몬스터들의 뚝배기 를 깨고 있었지만 어쨌든 아난의 도 끼는 젤더 공주가 사용하는 무기류 가 아니었다.
“혹시 제 동료 못 보셨나요?”
“예? 동료요? 아…아니요. 못 봤는 데요.”
남자는 젤더 공주의 질문에 못 봤 다고 대답을 했다.
그러면서 옷을 입은 젤더 공주를 보며 얼굴이 붉어졌다.
‘예쁘다. 내 색시.’
보면 볼수록 예쁜 젤더 공주였다.
-잘 들어. 애기 셋 나을 때까지는 옷을 돌려주면 안 된다! 알았냐?-
아난의 도끼의 에고가 남자에게 충 고를 하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남자의 귀에만 들렸기 에 젤더 공주는 이 음모를 알지 못 했다.
자신의 동료였던 베켄과 아로네 그 리고 베네트 중대장을 보지 못했다 는 남자의 말에 젤더 공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뭐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본래 목 표로 했던 건 이루었으니까.’
젤더 공주는 자신의 손에 들린 베 켄궁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동안의 고생이 다 이 베켄궁을 위해서였다.
그렇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떠나려 는 순간 젤더 공주는 누군가가 다가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이! 리크!”
“오크?”
젤더 공주는 오크가 토끼 한 마리 를 들고 달려오고 있자 베켄궁의 활 대를 움켜쥐었다.
화살은 쏠 수 없었지만 활대로도 뚝배기를 박살낼 수는 있었다.
마왕군에 있을 때야 몬스터들의 뚝 배기를 날려버릴 수 없었지만 젤더 공주는 공존계 연합의 한 축을 담당 하고 있는 엘프 왕국의 왕위 승계 서열 1순위의 공주였다.
몬스터는 적이었다.
“어이! 제크!”
“ 응?”
젤더 공주는 자신을 구해준 남자가 오크와 아는 사이인 것에 이건 또 무슨 상황인지 몰라 의아해졌다.
“응? 웬 처자인가?”
“응! 흐흐!” 제크는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을 몰라하는 리크라는 이름의 남자에게 눈을 홀기며 옆구리를 손으로 쿠욱 찔렀다.
“마침내 성공했구먼. 축하하네.”
“축하는 무슨. 사냥했나?”
“어! 아이구! 말도 말아. 어제 나 죽는 줄 알았다니까.”
“뭔 일 있었어?”
리크는 건너 산골에 사는 제크가 죽는 소리를 하자 의아한 듯이 물었 다.
“골렘하고 인간 사이에 끼어서 죽 을 뻔했다니까. 그래. 아이구. 어찌 나 살벌하던지. 겨우 도망을 쳤어요. 겨우.” “큰일이 있었나 보구먼. 조심을 하 지. 자네 식구들이 자네 하나만 보 고 있는데.” “헤헤! 그래도 내가 운 하나 만큼 은 좋지 않은가! 아무튼 오늘 토끼 한 마리 줄 테니까. 어머니 드리고 흐음! 뜨거운 밤 보내게.” 제크는 리크의 옆구리를 다시 한 번 찌르고서 리크에게 자신이 사냥 한 토끼를 건네주었다.
“고마워! 갈 때 땔감 좀 가지고 가!”
“알겠네! 그럼 제수씨!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제크는 젤더 공주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서는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 다.
멍하니 그런 제크를 바라보던 젤더 공주는 리크에게 물었다.
“오크 아닌가요?”
“아! 예! 맞습니다. 저기 건너 골 짝에 사는 친구인데. 가끔씩 사냥한 먹을 걸 가져다줍니다.”
오크하고 사이가 좋은 인간에 젤더 공주는 황당했다.
물론 마계에서 인간 공주가 마왕군 몬스터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보았고 드워프 공주가 마왕군 안에 서 대장간을 하고 있는 것도 보았으 니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뭐. 그래. 이 정도 쯤이야.’
젤더 공주는 그 정도는 충분히 이 해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젤더 공주가 한 가지 모르 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건 자신을 보쌈해온 남자가 완전 한 인간이 아닌 하프 오크라는 것이 었다.
노모는 확실하게 인간인 것을 확인 한 젤더 공주는 리크가 다소 우락부 락하게 생기긴 했지만 그런 못 생긴 인간도 있었기에 리크를 인간으로 알고 있었다.
리크의 아버지와 제크의 아버지는 마왕군 출신의 오크 병사였지만 공 존계로 탈영을 해서 숨어 살고 있었 다.
공존계의 몬스터들과는 달리 탈영 을 한 몬스터들은 제법 지능이 뛰어 나 인간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 다.
그런 몬스터들이 간간히 공존계에 서 발견이 되고 한 곳에 모여 살아 가는 경우도 있었다.
“저…저기 배고프시죠? 안에 들어 가 계시면 제가 요리해 오겠습니 다.”
“예? 아!”
젤더 공주는 어제도 한 끼도 못 먹었다는 것을 떠올리고서는 밥이나 먹고 가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를 여자로 알고 있는 건 다행인데. 설마 나하고 결혼하려고 그러는 건가?’
젤더 공주는 노모와의 대화나 방금 왔다 간 오크와의 대화를 통해 이 모자의 속셈을 눈치챘다.
‘하여간 이쁜 건 알아가지고.’ 당연히 젤더 공주는 남자와 결혼을 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자신은 무려 엘프 왕국의 왕위 승 계 서열 1위의 공주였다.
아무하고나 결혼을 할 수 없다.
꿈도 야무진 모자였지만 그래도 자 신을 구해준 이들이었기에 크게 내 색을 하지 않는 젤더 공주였다.
노모가 있는 오두막집 안으로 들어 온 젤더 공주는 노모의 거친 기침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콜록! 콜록!”
“아! 많이 아프세요?”
“아이구! 아니에요. 콜록! 콜록! 나 이가 많다보니 이제 죽을 때가 다 되었구려. 그래도 다행인게 우리 아 들이 이렇게 참한 색시를 데리고 와 서 여한이 없네요.”
“아! 저기.”
젤더 공주는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노인이 너무나도 행복하게 웃고 있 어서 차마 그럴 생각이 없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만에 하나 자신이 그럴 생각이 없 다는 말을 한다면 노인은 커다란 충 격을 받을 것 같았다.
“콜록! 콜록!” 내일이라도 죽을 것 같이 위태로운 노인을 보며 젤더 공주는 고민이 되 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