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26
025.
“ 이상하네.”
생고사리를 먹었을 때보다는 한결 나았지만 이번에도 독에 대한 내성 이 있는 트롤이 입에 거품을 물었 다.
처음에는 연기인가 싶었지만 아무 리 봐도 연기는 아닌 것 같았고, 삶 아도 독이 중화되지 않는 것인가 하 는 생각이 드는 베켄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생각은 없었 다.
“일단 말리자. 말려서 다시 물에 불린 다음에 먹어도 되니까.”
고사리는 삶은 다음 다시 찬물에 담가 놓아서 쓴맛을 빼고 먹지만 베 켄이 그것까지는 알고 있지 않았다.
그나마 어디서 들은 것은 있어서 한번 삶아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 다.
그렇게 베켄은 그동안의 고생을 이 대로 포기하지 못한 채 삶은 고사리 를 지옥불 돌판 위에 올려서는 바짝 말렸다.
“잘 말랐군.”
바짝 마른 고사리를 들고서는 미소 를 짓고 있는 베켄의 모습은 흡사 사악한 연구를 하는 흑마도사를 연 상케 했다.
더럭 행보관뿐만 아니라 6소대 몬 스터들도 식용이라기보다는 독을 제 조하고 있는 것으로 여길 정도였다.
그리고 불쌍한 우륵은 독의 실험을 위한 실험체로 선택되어졌다고 여겼 다.
독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는 트 롤이 입에 거품을 물 정도였으니 다 른 몬스터들은 당장 마왕군을 전역 할 수 있는 전역증으로 여길 정도였 다.
마왕군의 몬스터는 독기가 가득한 마계에서 살아온 만큼 독에 대한 내 성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몬스터 중에서 내성이 정말 강한 트롤조차 버티지 못할 독이었으니 공존계의 적들은 절대 버티지 못할 극악한 독이라 여기는 것이다.
하여튼 피도 눈물도 없이 지독한 독까지 사용하려는 베켄에 6소대원 들은 더욱더 공포에 질렸다.
도가 지나쳐 가는 베켄에 서열 정 하기 도전을 해 보려던 고참 몬스터 들은 고사리를 키우는 베켄을 보고 그냥 복종해 버렸다.
베켄은 상대를 고통 없이 단번에 숨을 끊어 줄 정도로 자비로운(?) 몬스터가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모르는 베켄은 오늘도 잘 말린 고사리를 다시 물에 불렸다.
“오! 불어난다.”
고사리를 말릴 때 몬스터들은 꽤나 많은 양의 고사리가 한 주먹만큼으 로 줄어드는 놀라운 광경을 봤다.
그렇게 줄어들었으니 독성이 얼마 나 강해졌을지 상상하고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그렇게 줄어든 마른 고사리를 다시 물에 넣자 마치 좀비처럼 꿈틀거리 며 불어나기 시작했다.
더욱이 색도 거무튀튀한 것이 더욱 더 위험해 보이는 것이었다.
“아! 참기름이나 들기름이 있으면 좋을 텐데. 간장도 있어야 하는데.”
다시 불어난 고사리에 베켄은 지옥 불에 달궈진 돌판 위에서 고사리를 볶았다.
그리고서는 잘 익은 고사리를 들어 올려 맛을 보려다가 움찔 손을 멈추 었다.
“우륵 데려와.”
“예! 베켄 전사님!”
6소대원들은 행여라도 자신에게 먹 일까 두려워 우륵을 잡으러 달려갔 다.
“크어어어어어! 크엉! 크어어엉!”
자신의 전우들에게 붙잡혀 끌려가 는 우륵은 비명을 내질렀지만 마왕 군에는 가혹행위라는 말 자체가 존 재하지 않는 군대였다.
간부들도 울부짖는 우륵을 보고서 도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았다.
다른 소대원들은 자신들이 6소대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 었다.
“아!”
“으어어어어!”
저번에 먹었던 고사리가 혀를 마비 시킨 것인지 제대로 말도 못했다. 고사리를 본 우륵의 두 눈에는 눈물 을 맺히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댔 지만 6소대의 전우들의 우악스러운 손에 붙잡힌 채로 입을 벌려야만 했 다.
“괜찮다니까. 안 죽어! 안 죽어!”
베켄도 사실 살짝 걱정되기는 했 다.
자신이 먹어 봐도 되는데, 위험한 지 안 위험한지 우륵의 도움(?)을 먼저 받아 보려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잘 볶아져서는 한국인이었 다면 밥 한 공기 뚝딱할 고사리나물 을 우륵의 입에 넣었다.
“꼭! 꼭! 씹어! 꼭! 꼭!”
우륵은 결국 체념한 채 고사리를 씹어 목구멍 너머로 넘겼다.
지난 일이 있었기에 우륵은 곧 입 에 거품을 물고 기절할 것이라 생각 했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 었다.
물에 충분히 담갔고, 한 번 더 불 판에서 볶은 고사리는 독성이 사라 져 있던 것이다.
“ 괜찮냐?”
“으어어?”
“내성이 생긴 것 같은데 말입니 다.”
“내성 아니라고! 하나 더 먹어 봐.”
참으로 집요하기 짝이 없는 베켄이 었다.
그렇게 고사리 무침을 한입 더 먹 어 보고 한참 동안 이상이 없는지 지켜본 베켄은 자신의 생각처럼 아 무런 일도 없다는 것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맛있지?”
“으어?”
“그래, 내가 맛있다고 했잖아! 말 려서 다시 물에 불려야겠구만.”
베켄은 마침내 식재료 하나를 만들 어 냈다는 생각에 환하게 미소를 지 었다.
그리고서는 안전성이 확인된 고사 리나물을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죽어라!’
‘죽어!’
6소대 몬스터들은 베켄이 자신의 입에 고사리를 넣자 한마음 한뜻으 로 베켄이 전역해 주었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다.
“음, 쫄깃쫄깃하네! 간이 안 맞지 만 이게 어디냐? 똥국에 넣어 먹으 면 괜찮겠네.”
아무리 마왕국의 똥국이라 해도 소 금은 들어갔다.
물론 그 소금은 암염으로, 국에 소 금 덩어리가 통째로 들어가는 것이 었지만 간은 진했다.
생명체에게 있어서 소금은 필수적 인 성분이기도 했기에 마왕군의 몬 스터들도 소금을 필요로 했다.
“베켄 전사님?”
“왜? 너도 먹어 볼래?”
“아니지 말입니다. 괜찮으십니까?”
“괜찮아.”
베켄에게 조심스럽게 질문한 모스 는 베켄에게 언제 죽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 말을 꺼내 면 베켄이 죽기 전에 자신이 먼저 죽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꾸욱 눌 러 참았다.
많이 맞다 보니 지능이 늘어난 모 스였다.
그렇게 베켄이 고사리를 계속 집어 먹는 것에 기대감에 부풀어 오르던 몬스터들은 베켄이 통 안 죽자 실망 해 버렸다.
“아마 한국인들은 트롤보다 더 독 에 내성이 있나 보다.”
“그렇겠지. 지독하잖아, 저 몬스 터.”
지독하기에 트롤보다 더 독에 내성 이 있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몬스 터들이 었다.
“야! 고사리 더 따! 빨리!”
고사리나물을 한 끼 뚝딱 해치운 베켄이 고사리 밭의 고사리를 더 따 라고 하자, 몬스터들은 마침내 공존 계 침공에 사용할 고사리를 수확하 는 것이라 확신했다.
“양이 부족해서 식당에 줄 정도의 양은 안 되는데.”
베켄은 그렇게 고사리 밭에서 솟아 오르는 고사리를 열심히 따고 있는 몬스터들을 봤다. 그러고는 지금 양 은 식당에 넘겨 똥국에 넣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힐끔!
베켄은 고사리 밭의 옆에 있는 칡 밭을 바라보았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칡 요리를 하 던 것을 떠올리는 베켄이었다.
‘칡뿌리에서 껍질을 벗기고 잘게 잘라서는 물에 불린 다음에 몽둥이 로 두드려서 전분을 우려내고 그 밑 의 앙금을 말리면 칡 전분이 된다.’
우려낸 전분에 밀가루를 섞고, 미 나리나 부추 등을 넣어 전을 부치면 칡전이 되고, 밀가루와 섞어 반죽을 만든 뒤에 면을 뽑으면 칡면이 된 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밀가루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쓰겠지만 우려낸 전분만을 반 죽해서 칡 수제비나 만들어 먹어야 했다.
‘아! 하나 더 있었지? 칡 묵!’
다행히 밀가루 없이도 칡 전분과 물만으로 묵을 만들 수 있었다.
쌉싸름한 칡 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베켄은 입맛을 돋우는 칡 요리를 떠올리며 전생에서의 할머니를 떠올 리며 눈시울을 촉촉이 적셨다.
그렇게 눈가가 붉어지는 베켄에 그 광경을 지켜보던 몬스터들은 마침내 베켄이 뒈질 때가 되었다고 기대했 지만 베켄의 생명력은 끈질겼다.
“아이구! 허리야!”
하루 종일 고사리를 따는 모스는 허리를 펴며 허리에서 비명을 내지 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고사리를 다 따도 내일이면 또 고사리가 나와 있었다.
정말이지 지독할 정도의 생명력이 었다.
더욱이 경악스러울 정도의 독성이 있어서 조심해야 했다.
그렇게 고사리를 따다 허리를 편 모스는 무언가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았다.
“ 응?”
모스의 뒤에는 베켄이 어디선가 구 해 온 괴상한 식물이 있었다.
“삵이라고 했나?”
모스는 삵(?)이라는 식물을 빤히 바라보았다.
고사리도 대단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칡은 더했다.
하루 만에 엄청나게 자라나는 경악 스러운 식물이었다.
지구에서도 날씨 좋은 한철에 20 미터가 넘게 자랄 정도로 엄청난 번 식력을 자랑하는 칡넝쿨이었다. 그런 칡넝쿨에 거대한 나무조차 고 사되어 버릴 정도로 칡의 성장 속도 는 가공했다.
그런 칡이 마계의 토지와 만났다.
대부분의 공존계 식물은 마계의 토 지의 독성에 죽어 버렸겠지만 가공 할 생존력의 찱은 마계의 토지 독성 따위는 씹어 먹어 버릴 정도였다.
“아! 저기 고사리 있다.”
모스는 칡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가 자신의 발아래에 고사리가 예쁘게 핀 것을 발견하고 손을 가져 대어서 는 똑 하고 끊었다.
그렇게 다시 허리를 들려는 순간, 모스는 자신의 발을 볼 수 있었다.
맨날 보는 발이었으니 별로 특별할 것도 없었지만 모스는 오싹한 위화 감을 느꼈다.
결코 믿을 수 없지만 베켄의 말에 따르면 칡도 먹을 거라고 했다.
공존계의 어떤 생물도 독살할(?) 수 있을 법한 고사리도 먹을 것이라 고 아군에게까지 속이는 철두철미한 베 켄이 었다.
그렇기에 다들 아무도 칡을 그냥 단순한 식재료로 여기는 몬스터는 없었다.
하여튼 식물이었다.
식물이 움직인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도 없는 모스였다.
물론 마계의 어딘가에 살아 움직이 는 식물이 있다고도 했다.
몬스터나 마수를 잡아먹는 마계 식 물은 몬스터나 마수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말만 식물인 괴물이었다.
하여튼 그런 것은 아니었기에 안심 을 하고 있던 모스였다.
“우어어어어! 움직여, 움직인다고!”
모스는 어느새 자신의 발을 휘감고 있는 칡을 보고서는 황급히 칡넝쿨 에서 발을 빼었다.
조금 빠르게 자라기는 하지만 눈에 보일 정도로 움직이지는 않던 칡이 었다.
그런데 그 칡이 고사리를 따느라 계속 움직이고 있던 모스의 발을 휘 감으려던 것이었다.
“베켄 전사니임! 삵이 움직였어요 오!”
모스는 두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로 베켄에게 달려갔다가 헛소리한다 고 지옥의 갈굼을 당하고서는 다시 덜덜 몸을 떨며 고사리 밭으로 가야 만 했다.
모스의 눈에 칡이 꿈틀거리는 게 보였지만 어찌 된 일인지 베켄이 볼 때는 새침하니 가만히 있는 것이었 다.
베켄은 길게 뻗은 칡넝쿨 줄기를 끊어서는 밧줄로도 사용했다.
어지간히 잡아당겨서는 끊어지지 않는 칡 줄기는 꽤나 활용도가 높았 다.
“삵이 내 팔 휘감았어요오오오오 오!”
“삵이 아니라 칡이라고! 빨리 줄기 끊어 오}! 뿌리는 아직 건드리지 말 고! 칡 요리 해 먹으라니까!”
베켄은 찱 줄기 좀 끊어 오라고 했더니 난리법석인 후임들에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베켄도 모르는 사이에 칡은 마계에 뿌리를 점점 깊게 박으며 힘 을 기르고 있었다.
고사리의 포자도 칡의 번식력에 질 세라 미친 듯이 마계의 땅에 자신의 포자를 퍼트리고 있었다.
마계만 공존계를 침범하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공존계의 반격이 아무도 알지 못한 사이에 조용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