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29
028.
“하다, 하다 이제 탈영병까지 찾으 러 다니네. 하아! 내가 중대장도 아 니고 행보관도 아니고 주임원사도 아니고!”
베켄은 사서 고생한다는 생각을 했 다.
분대장도 아니었다.
당연히 간부가 해야 할 일을 일개 병사인 자신이 할 줄은 생각지도 못 했다.
하지만 베켄이 복무하고 있는 이 세계는 그래도 민주적이라는 지구가 아닌 마계의 마왕군이었다.
지구의 군대도 병사들을 도구로 여 기기는 하지만 마왕군만큼은 아니었 다.
툭하면 병사가 저녁 식사가 되어 버리기 일쑤였다.
힘을 합쳐 저항할 법도 했지만 마 왕군의 간부인 마족이 몬스터 수십 에서 수백 이상을 단번에 죽여 버릴 수 있을 만큼 그 힘의 격차가 컸다.
부병단장 급 이상의 상급 간부의 경우는 몬스터 병사로 죽었다 깨어 나도 죽일 수가 없었으니 저항한다 는 것이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베켄이 나서지 않으면 오두 는 탈영병 체포조에 의해 붙잡혀 다 음 날 아침, 똥국에 고사리하고 같 이 버무려질 터였다.
“하아! 옛날 생각나네.”
베켄은 이제는 거의 기억도 나지 않았지만 가끔 꿈을 꾸는 군대 때를 떠올렸다.
베켄이 분대장일 때 탈영한 후임이 있었다.
장기를 노리고 있던 삼사 출신의 중대장은 눈이 돌아갔다.
당장 탈영한 병사를 잡아 오라는 중대장의 사자후는 베켄 군 생활의 가장 끔찍한 순간이었다.
못 잡아 오면 분대장이었던 베켄은 어떤 핑계를 만들어서도 군기교육대 로 입소할 것이고, 결국 소대장과 행보관과 함께 탈영자를 붙잡으러 갔다.
“그때는 다행히 시내 PC방에서 잡 았지. 하아!”
베켄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PC방은커녕 집 한 채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이었다.
오두를 마지막에 보았다는 칡밭에 서부터 주변을 뒤져 발자국을 찾으 려던 베켄은 이내 깔끔하게 포기해 버렸다.
현실은 소설이 아니었다.
“추적술은 개뿔!”
베켄은 전생에서 무협지로 보았던 추적술과 천라지망을 떠올리며 오두 의 흔적을 찾아보았지만 그런 건 돈 벌어 보자는 작가의 간약한 술수였 다.
“아! 놀이나 늑대 인간 데려올 걸 그랬나?”
베켄은 갯과(?) 몬스터인 놀과 늑 대인간 몬스터를 데려올까 하는 생 각을 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 다.
자신의 부대에 있는 놀과 늑대인간 의 모습에 신기해서는 막사에서 방 구 뀐 몬스터 잡아 오라고 했더니 딴 놈을 잡아 왔을 때 갯과 몬스터 에 대한 신뢰를 포기한 베켄이었다.
“내가 방구 뀌었는데 딴 놈을 지목 한 놈들이 무슨 도움이 되겠냐.”
베켄은 놀과 늑대인간 후임의 눈치 가 참 좋았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변변찮다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베켄은 막막하기는 했지만 그냥 포기할 수도 없었기에 계속 걸 음을 걸었다.
순전히 운으로만 오두를 찾기로 한 베 켄이 었다.
“길 잃을 수도 있으니까.”
베켄은 똑똑했다.
전생에 고등교육인 대학까지 나와 기억 니은도 까먹는 몬스터들과는 달랐다.
“여기에 칡 줄기 꽂아 두자.”
베켄은 100미터마다 칡 줄기를 꼽 았다.
나중에 돌아갈 때를 대비하려는 것 이었다.
“뭐 줄기를 땅에 꽂았으니 살지는 못하겠지.”
칡은 뿌리로 늘어나는 식물이었다.
당연히 줄기로 심으면 살지 못한 다.
베켄은 시들기야 하겠지만 하루 정 도는 푸릇푸릇함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했다.
“후우! 오른쪽으로 가 볼까?”
베켄의 못 박힌 몽둥이를 땅 위에 세워 손을 때자 오른쪽으로 쓰러졌 다.
그렇게 오른쪽으로 향하고 난 뒤, 꿈틀!
베켄은 알 수 없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았다.
“오두인 줄 알았네.”
뭔가 느낌이 세한 것이 탈영한 오 두인가 하는 생각에 뒤를 돌아보았 지만 아무도 없는 것에 베켄은 이를 갈았다.
“오두, 그놈! 잡히기만 해 봐라!”
단단히 갈구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베 켄이 었다.
그렇게 오른쪽으로 한참을 가자 베 켄은 마수들의 서식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설마 잡아먹히지는 않았겠지?”
마수들의 서식지 주변에는 몬스터 들의 뼈로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베켄은 설마 저 뼈들 중에 하나가 자신의 소대 후임인 오두의 것은 아 니겠지 하는 두려움을 느꼈다.
“오두! 그놈.”
베켄은 나중에 찾으면 엄청나게 갈 구기는 할 것이었지만 순진하게 웃 던 우두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렸 다.
“집에 아픈 어머니와 어린 동생이 있다고 했는데.”
가죽에 피가 줄줄 흐르는 코피를 손가락으로 찍어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며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하던 오두였다.
물론 다른 몬스터들도 다 그러했지 만 베켄은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후 임들을 보며 자신의 후임들이 몸 건 강히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전사를 하면 가죽이나마 벗 겨 가족에게 보내주고자 하는 것이 베켄의 마음이었다.
인간은 이름을 남기지만 몬스터는 가죽을 남겼다.
그렇게 베켄은 두근거리는 가슴으 로 오크 족인 오두의 뼈가 있는지를 살폈다.
“하필이면 고기 맛 나는 오크여 서.”
최고의 고기는 미노타우로스였지만 오크 고기도 몬스터들이 선호하는 고기였다.
그렇게 베켄이 뼈 무덤을 뒤적거릴 때 몬스터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쿠에에에엑!”
“ 오두?”
베켄은 이 울음소리는 오두가 분명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몽둥이로 두들겨 팰 때 들리는, 돼 지 목 따는 소리는 오크들만이 내는 특유의 고음이었다.
베켄은 황급히 울음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바라보았고 마수에게 쫓기고 있는 한 몬스터를 볼 수 있었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바람에 몬스터 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건 분명 오크의 울음소리였다.
“이 멍청한 놈아!”
베켄은 마수에게 쫓기는 오두에 버 럭 화를 내었지만 그냥 놔둘 수가 없었다.
“이 자식들아! 오두를 놔줘!”
베켄은 오두를 살리기 위해 못 박 힌 몽둥이를 들고서는 마수를 향해 달려갔다.
베켄은 전생에서 그렇게 무모한 성 격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몬스터가 되다 보니 스스 로 대책 없어진 것이라 생각이 되었 다.
몬스터 후임들을 보고 있으면 오늘 하루만 사는 것 같았다.
사실 실제로도 그러했기에 베켄도 은연중에 몬스터들처럼 행동하고 있 었다.
어차피 전역도 못 하고, 전역해도 꿈도 희망도 없는 마계였기에 막 사 는 몬스터생이 되는 것이다.
“오두 놔줘! 이 자식들아! 그놈 멍 청해도 착한 몬스터란 말이다!”
베켄은 지구의 황소를 닮은 마수를 향해 달려가서는 냅다 마수의 다리 를 후려쳤다.
퍽!
자신의 약함을 절감하고서는 그동 안 꽤나 열심히 수련을 한 베켄이었 다.
하지만 마수는 만만치 않았다.
푸우우우우!
화난 것인지 콧김을 뿜어내는 황소 모습의 마수에 베켄은 자신의 공격 이 별다른 타격이 되지 못했다는 것 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면 마수의 배 속이 전역 날의 위병소가 된다는 것 을 알고 있었다.
“뭘 꼬나봐! 소고기 주제에!”
베켄은 있는 힘껏 마수의 머리를 다시 후려쳤다.
퍼억!
역시 이번에도 쓰러지지 않은 마수 였다.
마수는 두 번이나 자신을 화나게 한 베켄에게 분노를 토해내기 위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마수의 몸이 휘 청거 렸다.
푸우우?
몽둥이에 박힌 못이 가죽을 찢어 상처를 입히기는 했지만 죽을 정도 의 타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수는 어찌된 일인지 앞발 을 땅바닥에 꿇고서는 비틀거리는 것이다.
“후후! 고사리 독이라고 아니? 트 롤도 못 버티는 독이란다.”
지구였다면 생화학 무기를 사용했 다고 제네바 협약 위반이라며 전 세 계가 지탄했을지도 모르지만 마계에 는 제네바 따위는 없었다.
어째서인지 고사리에 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베켄은 자신의 몽둥이 의 못에 고사리 포자 독을 묻혔다.
내성을 가지면 별문제가 되지 않았 지만 마계의 몬스터나 마족들은 고 사리 포자 독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상처 속으로 고사리 포자 독이 퍼 져 나가자 마수는 비틀거린 것이다. 베켄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가죽 두껍네. 치사하다고 생각 마 라.”
푸르르르?
베켄은 두려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 라보는 마수의 눈에 고사리를 쥔 손 으로 문질렀다.
마수는 눈 속으로 파고들어오는 고 사리 포자 독에 경기를 일으키며 쓰 러 졌다.
물론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마수였 기에 죽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어차 피 베켄은 마수가 목적이 아니었다.
“살려 줘!”
“오두! 기다려라! 내가 간다! 조금 만 더 버텨!”
베켄은 다행히도 아직 살아 있는 오두가 대견했다.
공존계에서는 전투의 종족이라 여 겨진다는 오크였지만 베켄의 눈에는 어리바리한 후임병일 뿐이었다.
마수에게도 고사리 독이 통하는 것 을 본 베켄은 용기백배해서는 마수 들을 쫓아다니면서 마수의 몸에 고 사리 포자 독을 박아 넣었다.
퍽! 퍽!
처음에는 베켄을 적으로도 여기지 않던 마수들은 하나하나 베켄에게 쓰러지기 시작하자 공포에 질리기 시작했다.
사실 베켄이 만난 마수는 겁이 많 은 초식(?) 마수였다.
마수들 중에서도 몸집이 작은 편이 었고, 겁이 많아 위험을 느끼면 도 망가 버리는 녀석들이었다.
물론 주식은 초식이었지만 자신들 보다 약한 마수나 몬스터들을 잡아 먹기도 했지만 베켄이 자신들보다 강하다는 것을 느끼자 겁에 질려서 는 정신없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하아!”
베켄은 도망쳐 버리는 마수들을 바 라보며 숨을 몰아쉬었다.
후임을 살리기 위해 눈이 뒤집혀서 는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마수를 후 려쳐 댄 것이다.
“저, 저기…….”
“하아! 하아! 야, 괜찮냐? 오…….”
베켄은 자신이 구한 오크를 바라보 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두와 같은 종족이기는 했지만 오 두에 비해 몸집도 작았고, 왠지 모 르게 자신의 앞에서 수줍어하는 모 습이 이상했다.
“감사합니다. 저는 붉은 피 오크 부족의 코오리라고 합니다.”
“아! 저기…… 혹시, 여성 분?”
베켄은 자신이 자주 봤던 오크보다 작은 새끼 꽃 돼지 같은 코오리가 가슴도 가죽으로 가린 것을 보고 성 별을 물었다.
“예, 맞습니다. 전사님9”
베켄은 코오리의 말에서 분명 보일 리 없는 하트를 느끼고는 움찔 뒷걸 음질을 쳤다.
그리고 그때 오크들의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코오리! 코오리!”
“아! 아버지!”
코오리는 자신을 찾는 부족민들의 외침 소리에 고함을 질렀고, 베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오크들에게 둘러 싸였다.
“이자는 누구냐?”
“아버지! 이 전사님께서 저를 사악 한 마수로부터 구해 주셨습니다!”
주변에 아직 고사리 포자 독에 중 독되어 비틀거리는 마수들이 남아 있었다.
그렇게 마수로부터 코오리를 구해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된 오크들의 눈 에서 경계의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베켄은 자신의 옆에 찹쌀떡 처럼 달라붙은 코오리에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많이 보았던 그 장면이 라는 생각에 안색이 창백해졌다.
‘아니, 오크하고는 좀……,’
처음으로 여자를 보게 되기는 했지 만 절대 히로인으로 인정할 수 없는 베켄이었다.
“그런데 당신은 왜 이런 곳에?”
“아! 길을 잃은 후임을 찾고 있습 니다! 이렇게 생긴 오크인데. 이름 은 오두라고 합니다. 혹시 보셨습니 까?”
베켄은 자신이 한가하게 연애나 하 고 있을 수는 없다며 오두하고 닮은 한 오크를 가리키며 길 잃은 오크를 찾고 있다는 말을 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