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89
088.
“꺼억!”
이빨 사이에 낀 건더기를 나무 조 각으로 긁어내는 몬스터의 입에서는 연신 트림이 나왔다.
앞으로 툭 튀어나온 똥배는 칼로 찌르면 빵 터질 만큼 커져 있어서 인간 하나 정도는 들어 가 있을 것 같았다.
중형급 몬스터라고 해도 성인 인간 하나를 다 먹는다는 것은 과식이었 다.
물론 칼로 배를 열어 뭘 먹었는지 확인해 보기 전에는 뭘 먹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여튼 과식을 해서인지 소화가 잘 되지 않은 몬스터는 계속 트림을 하 고 있었다.
“꺼억!”
활발한 위장의 활동 덕분인지 또 다시 나온 트림에 심기가 거슬린 존 재에게서 험악한 인상과 함께 목소 리가 흘러나왔다.
“아! 진짜!”
“죄…죄송. 꺼억! 하지 말… 꺼억!
…입니다.”
베켄은 소화가 안 되는지 계속 트 림을 하는 몬스터에게 폭발을 하려 는 순간 마왕군 생활이 길어지면서 눈치만 늘은 몬스터는 입을 자신의 손으로 틀어막았다.
그렇게 트림은 억지로 멈추었지만 긴장을 한 것인지 다른 생리 현상이 발생했다.
딸꾹!
딸꾹!
베켄은 자신이 한 소리 하자 딸꾹 질을 하는 몬스터를 혼낼 생각을 하 다 말고서는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아우! 내가 말을 말자! 저기 가서 찬 물이라도 마셔.”
“딸꾹! 알겠지 말입니다. 딸꾹!”
베켄은 줄행랑을 치는 몬스터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서 걸음을 옮기다가 경계 근무 중에 짝 다리를 짚은 채로 잡담을 나누고 있 는 몬스터들을 볼 수 있었다.
‘하! 내가 옛날 군인이라 그런가 영 거슬리네.’
베켄은 자신이 군생활을 하던 때가 떠올랐다.
베켄이 군생활을 하던 때는 고참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살벌하던 때였다.
요즘에는 선진 병영이다 뭐다 해서 고참이 내무실에 들어오거나 실외에 서 만날 때도 고개나 끄덕이고 만다 는 이야기에 혀를 차기도 했던 베켄 이었다.
그런 마음이 꼰대라는 것이라는 것 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 으로는 완전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 은 베켄이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었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고 요즘 군대에 왔으면 요즘 군대 방식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을 한 베 켄은 마음을 편안하게 먹자며 마음 을 다스리고자 했다.
‘후우! 갈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 지. 자기 할 짓만 잘 하면 되는 거 지.’
그렇게 베켄이 다가가자 경계 근무 를 서고 있는 두 몬스터 근무자들이 베켄을 빤히 바라보았다.
베켄도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경계 근무자들을 마주 바라보았다.
“아! 맞다! 손들어!”
베켄은 손들라는 몬스터 경계병의 말에 손을 들어올렸다.
소대 주둔지 경계를 서고 있던 트 롤 우륵은 어디서 많이 보았던 베켄 이 순순히 손을 들어올리는 것에 당 황을 했다.
평소였다면 허리춤에 채우고 있는 못 박힌 몽둥이로 자신의 뚝배기를 후려쳤을 베켄이었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베켄의 반응에 우륵은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인간도 그렇지만 몬스터도 예상을 벗어난 일을 경험하게 되면 당황하 고 경직이 되었다.
순찰 근무 중에 적과 마주치거나 야간 경계 근무 중에 고스트를 보고 서는 머릿속이 순간 하얗게 변하는 것과 같았다.
그렇게 순순히 두 손을 들어 올리 는 베켄을 본 우륵은 다음 말을 잊 어버리고서 베켄을 당황시켰다.
“뚜…뚝배기!”
움직이면 뚝배기를 깨버린다고 경 고를 하고 암구호를 물어보아야만 했지만 두 과정을 생략해버리고서는 베켄의 머리를 향해 자신의 무기를 휘두른 것이다.
“히익! 이 자식이! 미쳤나?”
베켄은 가까스로 우륵의 공격을 피 해냈다.
베켄도 설마 바로 몽둥이를 자신에 게 휘두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 것이다.
물론 베켄도 전생에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군생활 도중에 야간 경계 근무지로 부사수와 가던 중에 전번 근무자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라는 말을 하고서는 다음을 떠올리지 못한 것 인지 당황을 하고서는 총을 쏘아 버 린 것이다.
어찌나 당황스러웠던지 창백하게 질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오 늘부터 고문관 당첨 후임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어야 했다.
다행히 공포탄이어서 망정이지 자 칫 아홉시 뉴스에 나올 뻔 했다.
중대장님이 진급에 목숨을 걸고 있 을 때라 조용히 덮여졌지만 군대에 서는 믿겨지지 않는 일들이 종종 일 어나고는 했다.
하여튼 그렇게 우륵의 몽둥이질을 가까스로 피한 베켄에 우륵은 자신 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를 깨닫고서 는 오늘 밤 저녁 먹고 야간 점호 후에 취사장 뒤에서 베켄과 진한 면 담을 하게 될 것을 떠올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몇주 째 보이지도 않던 베켄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서 너무 놀라 버린 것이었지만 그런 변명이 통할 상대가 아님은 우륵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아! 멸망!”
“멸망은 얼어 죽을 멸망이야! 대체 근무를 어떻게 서는 거냐? 이것들이 아주 빠져가지고! 군생활 아주 그냥 날로 먹는구만! 날로 먹어!”
“아닙니다!”
“뭐? 아니야? 그러면 구워 먹냐? 아주 감칠맛 나게 군생활하는구나?”
베켄의 갈굼이 발동이 걸리려는 순 간 우륵의 부사수인 놀 도그가 베켄 의 말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풋!”
도그의 입과 코에서 튀어나온 침과 콧물을 베켄과 우륵은 멍하니 바라 보았다.
군대에서 후임이 웃을 수 있는 순 간은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적어도 웃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웃냐?”
도그는 그리 길지 않은 군생활에서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도그는 모르는 다른 차원의 어느 군대는 요즘 선진 병영으로 구타도 없고 갈굼도 없어졌다지만 마계의 마왕군은 그런 거 없었다.
구타가 문제가 아니라 다음 날 아 침 식사에 수육으로 올라갈지 똥국 속에 들어갈지 알 수 없는 후진 병 영이었다.
그렇게 험악한 표정으로 물어오는 고참에 도그의 안색이 창백해지려는 순간 베켄의 몽둥이가 번쩍였다.
“내가 할 말을 왜 니가 하고 난리 야!”
“악! 악! 못에 머리 박혔지 말입니 다! 악!”
베켄은 자신에게 갈굼을 받다가 도 그를 갈구는 어처구니없는 우륵에게 갈구는 것도 상황 봐가며 갈궈야 한 다는 것을 몸에 새겨 주었다.
그렇게 베켄이 복귀를 했다는 소식 은 곧 고스 계곡에 주둔지를 세운 몬스터들에게 알려졌다.
그리고 베네네스 요새 쪽의 후방에 도 연락이 되었다.
베켄이 복귀했으니 조심하라는 연 락이 었다.
“그래! 뭐 별 일 없었지?”
베켄이 어째서인지 반대 쪽에서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몬스터들 은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 을 하며 베켄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 을 해야 갈굼을 덜 받을까 하는 생 각을 했다.
‘언데드들이 고스 계곡 밖으로 나 갔다고 말하면 때리겠지? 왜 안 말 렸냐고 때리겠지? 말렸다고 해도 때 리겠지?’
별 일은 있었지만 별 일 있었다고 말을 하면 때릴 것이라는 생각에 몬 스터들은 대답했다.
“아무 일 없었지 말입니다. 그치?”
“예? 아! 예! 그렇지 말입니다. 언 데드들이 고스 계곡 밖으로 나간 거 말고는 없었지 말입니다.”
눈치 없는 후임 하나가 별 일 있 었다는 것을 밝혀버리자 6소대 고참 들은 홈집 놀라며 후임을 바라보았 다.
베켄 아래 서열의 고참부터 서열 순서대로 눈빛이 서로서로 마주쳤 다.
-오늘 내 밑으로 취사장 뒤로 집
합! —
목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눈빛만으 로 의사를 나눌 수 있는 경지에 도 달한 6소대 몬스터들이었다.
물론 그 날 밤 베켄도 영문을 모 른 채로 취사장 뒤로 집합해 훈훈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지만 일단은 그 건 조금 지난 뒤의 일이었다.
베켄은 언데드들이 고스 계곡 밖으 로 나갔다는 별 일에 움찔 몸을 떨 었다.
그 언데드들을 자신이 박살을 내지 는 않았지만 박살이 나도록 했기에 별 일이 되면 안 되었다.
그 사실이 드러나면 자신이 마왕군 을 배신하고 공존계의 인간들에게 붙은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별 일 없었나 보네. 그래. 그 동 안 고생했다.”
평소와 다른 베켄의 태도를 보고 다들 베켄이 뭘 잘못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자신들을 갈구거나 때리기는 하지만 베켄은 적어도 자신들을 식 당 뒤에 보내지는 않았다.
식당 뒤에 가야 할 일도 적극적으 로 말려주고는 하는 보기와는 달리 가슴 따뜻한 몬스터였다.
그래도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군대에서는 별 일 없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었다.
“그 가신 일은 잘 되셨습니까?”
마계에 직접 가서 간부들을 보내달 라고 요청을 하러 갔던 베켄이었다.
베켄도 꽤나 오래 걸린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소대와는 달리 돌아 왔기에 묻는 후임들이었다.
“응? 아! 어! 그게.”
마왕군 간부들은커녕 마계 구경도 못해 본 베켄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베네네스 산맥 아 래의 터널은 복잡했다.
과연 무사히 복귀를 할 수 있을까 걱정마저 들 정도였다.
‘애들 시켜가지고 이정표 좀 세워 두라고 해야겠네.’
베켄은 복귀해야 할 때를 대비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빤히 바 라보고 있는 후임들에게 뭐라고 말 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뭘 알려고 그래! 대외베야! 대외 비!”
베켄은 군사 기밀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본래 군대란 비밀이 많은 집단이었 으니 군 기밀이라고 하면 굳이 힘들 게 설명을 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병사들이라고 해서 생각이 없 고 머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못 갔네,’
‘못 갔어.’
대충 상황이 짐작이 되는 몬스터들 은 베켄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대충 얼버무린 베켄은 도저 히 마계와 연락을 할 방법이 없어서 마계로의 퇴각을 준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공존계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계속해 왔지만 지원군이 없 는 이상은 승산이 없었다.
마왕군이 퇴각을 준비하고 있을 때 용사 타이는 동료(?)의 소식을 전해 듣고 있었다.
“오슬론 요새 공방전을 이끈 이가 베 켄이라고?”
“그래. 타이. 그 녀석이 언데드 군 단을 막아냈데. 오슬론 요새에서 끝 까지 막지 못했다면 베르덴 왕국뿐 만 아니라 공존계 전체가 위험해 질 뻔했데.”
타이의 친구이자 동료인 레놀은 베 켄의 소식을 타이에게 알렸다.
어느덧 타이의 곁에는 믿을 수 있 는 동료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타이의 갑옷도 그리고 이번에 손에 넣은 용사의 검 아르마젠도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이제 어수룩하던 모습에서 어엿한 용사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타이였다.
사악한 마왕을 쓰러트릴 동료와 무 기들을 손에 넣은 타이였지만 지금 은 자신의 곁에 없는 또 다른 동료 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구나. 베켄.”
타이는 어느덧 훌쩍 자신보다 앞서 나가 세계를 지키고 있는 베켄의 소 식에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베켄이 벌어준 시간을 통해 타이는 용사의 검을 손에 넣고 마왕 군과 싸울 힘을 마침내 갖출 수 있 었다.
물론 아직은 마왕에 미치지 못하는 힘임을 타이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타이는 동료들과 함께라면 마왕도 무서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려. 베켄. 내가 이제 간다.” 타이는 눈빛을 반짝이며 용사의 검 의 손잡이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 다.
그렇게 타이는 동료들과 함께 베네 네스 산맥을 점령하고 있는 마왕군 을 물리치기 위해 오슬론 요새로 향 했다.
고스 계곡으로 가기 전에 오슬론 요새에서 베켄과 합류를 하려는 것 이었다.
하지만 오슬론 요새에 도착을 한 타이는 베켄이 홀로 고스 계곡으로 향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