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ol life that starts with military writing RAW novel - Chapter (118)
118화
킹스 로드의 1라운드 경연이 끝나고.
방청을 다녀온 사람들을 통해서 킹스 로드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특히 모두가 궁금해하는 경연에 대한 스포들도 익명 사이트들을 통해 은밀하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킹스 로드 1라운드 방청 후기킹스 로드 라인업에 대해서는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아는 것 같으니까 생략하고.
1라운드 대표곡 경연.
위어스- 1라운드는 솔직히 얘네랑 마지막 무대만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는 잘 모르는 아이돌 그룹이라 기대도 안 했는데, 퍼포먼스랑 실력으로 무대 씹어먹음. 개인적으로 강력한 1위 후보.
네온- 얘네는 특이해서 좋긴 한데, 호불호가 많이 갈릴 듯. 유일한 밴드 참가자라서 좀 기대했는데 기대보다는 별로.
릴 – 다들 알다시피 무대 위에서 또라이짓 많이 하는 릴 엑스인데 이번에 좀 심심했음. 다음 라운드에는 또라이 기질을 제대로 보여줬으면 좋겠음.
안나 – 유일한 여성 참가자. 컨트리 장르가 경연에는 그리 어울리지는 않는 듯, 그래도 보컬 자체가 탄탄해서 듣기에 좋았음.
에릭 – 아메리칸 아이돌 우승하고 빌보드 차트를 씹어먹던 놈이 하루아침에 잠적하고 2년 동안 코빼기도 비치지 않더니 뭐? 갑자기 경연? 어쨌든 나는 얘가 당연히 1위 할 줄 알았는데… 뭐 무대는 나쁘지는 않았다. 단지 에릭 포스터의 이름값에는 못 미치는 무대였음.
조슈아 – 와… 지금도 생각하면 감탄밖에 안 나옴. 도대체 어디서 이런 애가 짠하고 나타난 거지? 목소리 듣자마자 얘는 천재구나 생각함. 뭐, 여기서 호들갑 떨어도 어차피 믿지 못할 테니 그냥 다들 방송으로 확인하셈.]
글이 올라오자마자 빠르게 달리는 댓글들.
그중에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래서 1라운드 누가 1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조슈아 아니면 위어스.
└뭐? 에릭 포스터가 아니라?
└방송 보면 안다니까.
-에릭 포스터가 위어스보다 못하다고? 이걸 믿으라는 거야?
-이제 보니까 얘 위어스 팬 아니야? 위어스 올려치고 에릭 포스터 내려치는 거 보니까 맞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우승은 에릭 포스터, 릴 엑스, 애슐리 셋 중에 한 명이다. 네온 펀치도 괜찮긴 하지만 세 명이 보여준 게 더 많으니까.
-그래서 위어스랑 조슈아는 누군데???
-후기 말고 방송을 보고 싶다고! 도대체 방송은 언제 하는 거야.
결국 매번 투기장이 열리는 댓글창 덕분에 킹스 로드에 관한 글은 올라올 때마다 인기 게시글에 올라갔고.
그렇게 첫 방송일이 가까워질수록 킹스 로드에 관한 관심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리고.
[흐음.]어두운 방 안에 보이는 모니터의 불빛.
딸깍거리는 마우스 소리만이 들리던 조용한 공간에서 무언가를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는 한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위어스… 위어스라.]킹스로드에 관한 글들을 한참 살펴보던 남자는 이내 미소를 지었다.
[아이돌 그룹이라니… 그런 방법을 찾을 줄이야.]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계속해서 모니터 화면을 주시하던 남자, 아니 에릭 포스터가 두 팔을 머리 위로 쭉 뻗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뜬 에릭 포스터의 눈은 빛이 나는 것처럼 반짝거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앞에 마치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어차피 1등은 내가 차지할 거야.]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향해 피식 웃음을 지어 보인 에릭 포스터는 모니터 속에 정지시켰던 영상을 다시 재생시켰고.
영상 속에서는 무대 위에서 팬들의 환호성을 받는 에릭 포스터의 모습이 끝없이 재생되고 있었다.
***
위어스의 연습실.
2차 경연을 준비하기 위해 모여있는 멤버들의 모습이 보이고.
평소대로라면 땀을 흘리며 안무 연습을 하고 있어야 할 시간이지만, 아직 경연곡조차 정하지 못한 연습실의 풍경은 고요했다.
“하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으음.”
간간이 들려오는 한숨 소리만 연습실에 조용히 울려 퍼지고 있을 무렵.
우정우가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슈아가 이번에는 어떤 무대를 보여주려나…”
조슈아라는 이름이 들리자 각자 생각에 잠겨있던 멤버들이 하나둘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으음, 조슈아는 이번에도 잘하겠죠?”
“당연하지. 천재니까.”
“그것보다 방송 나가면 진짜 난리 나는 거 아니에요?”
“난리 안 나면 그게 더 이상할 것 같은데…”
“그건 그렇네요.”
다들 조슈아의 1라운드 무대를 떠올리는 듯 멍한 얼굴로 이야기했다.
그만큼 조슈아의 무대는 우리에게도 충격적이었다.
더군다나 근소한 차이로 우리에게 1위를 뺏어갔으니.
“2라운드에서는 꼭 우리가…”
백시현의 조심스럽게 다짐하고 있을 때 다시 우정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그런데 그 애 조금 이상하지 않아요? 뭔가 멍한 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랬었나?”
“그리고 자기가 무대 잘한 거냐고 되물어보는 것도 좀 이상하고.”
확실히 가까이에서 본 조슈아는 보통의 아이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도 그렇고.
“그냥 천재라서 그런 거 아닐까?”
“하긴 천재들은 이해하기 힘드니까요.”
“그건 그렇지.”
천재라는 말이 나오자 다른 멤버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이유 말고는 조슈아에 관해 설명하기가 힘들었으니까.
“나는 조슈아보다 에릭 포스터가 좀 더 신경 쓰여.”
“왜요?”
“혼자 여유로워 보이는 것 같아서.”
박한휘가 그렇게 말하자 우정우도 동의한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
“확실히 그래 보이긴 했어요, 세트장에서도 그랬지만 무대 위에서도 여유로워 보이고.”
우정우의 말처럼 1차 경연에서 보여주었던 에릭 포스터의 모습은 경연에 나온 참가자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심지어 모두가 본인을 견제하고 있었는데도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어떻게 생각해?”
그때 박한휘가 유진킴을 향해 말했다.
“에릭 포스터 말이야.”
박한휘의 말에 유진킴이 입술을 오물거리며 대답하기 싫다는 아우라를 풀풀 풍기기 시작했다.
‘싫어하는 게 너무 티 나는데…’
내가 유진킴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을 때.
유진킴은 잠시 찌푸린 얼굴로 고민하다 박한휘의 순진무구한 눈빛에 결국 입을 열었다.
“재수 없는 놈이죠.”
평상시와는 다른 유진킴에 말에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때 불퉁한 얼굴로 유진킴이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 지금쯤 드디어 자신을 빛내줄 무대가 다시 찾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만나기 싫었는데…”
“자신을 빛내줄 무대?”
“그리고 지금쯤 어차피 1등은 본인이니까 무슨 무대를 해야 더 멋있게 1등을 할 수 있을지 따위를 고민하고 있을 거라고요.”
”1등이 본인이라고 어떻게 확신하는데?“
”그야… 그 녀석은 천재니까요.“
”…“
그 말을 끝으로 유진킴은 입을 닫았고.
”허허… 여기저기 다들 천재들뿐이네. 어디 평범한 사람은 억울해서 살겠나… 그쵸 린이형?“
”시끄러워.“
”아아아! 생각해보니까 린이형도 천재과에 속해있는 생물이었지. 그러니까 당연히 우리 같은 사람의 마음을 모를 수밖에!“
유진킴을 포함해 가라앉은 분위기 때문인지 우정우가 더 오바하며 이야기했다.
아니… 근데 왜 진짜 억울해 보이는 건데?
”억울해! 억울하다고!“
찡찡거리는 우정우의 모습을 보다 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우정우가 저러고 있으면 당연히 옆에서 거들어주는 멤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고 보니까 성하랑 아진이는 음료수 사러 간다고 했는데 너무 늦는 것 같네.“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지 박한휘가 걱정된다는 듯 얘기했다.
그때.
“형들! 형들! 오늘 영상 올라온 것 봤어요?”
“대박이에요 대박!”
강아진과 심성하가 문을 박차고 허겁지겁 연습실 안으로 들어왔다.
‘강아지도 제 말 하면 오는 거였나…?’
“영상?”
“저번에 촬영했던 소개 영상이요!”
“아아, 맞아. 저번에 티저 내보낸다고 영상 찍었었지.”
얼마 전에 촬영한 킹스 로드의 티저겸 소개 영상이 드디어 공개된 모양이었다.
“그런데 뭐가 그렇게 대박이라는 거야?”
“여기 조회수를 보세요! 방금 올라온 영상인데 벌써 조회수가 100만을 넘겼어요!”
“그리고 댓글 달리는 속도도 엄청나다니까요! 새로고침 할 때마다 댓글이 마아아악 늘어난다고요!”
강아진과 심성하 두 사람이 열변을 토하며 말하자 다른 멤버들도 핸드폰으로 반응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예고일 뿐인데도 반응이 대단하네요.”
“댓글에 우리 이름이 엄청 많이 보여요!”
“우리한테 해외 팬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인가… 저건 무슨 말이지?”
“아마 러시아어인 거 같은데?”
멤버들의 말대로 영상이 올라오자마자 세계 곳곳의 언어로 여러 가지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다른 가수들을 응원하는 댓글들도 많이 보였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댓글은 위어스에 관한 댓글들이었다.
한참 올라오는 댓글들을 살펴보던 멤버들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우리…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다들 이렇게 많이 기대하고 있는 줄 몰랐어요.”
“한 번도 못 가본 나라도 있는데… 어떻게 우리를 알고 좋아하게 됐을까.”
“킹스 로드가 끝나면 월드 투어도 할 수 있겠죠?”
“당연하지. 빌보드 1위도 하고 월드 투어도 하고. 전부 다 해봐야지.”
그렇게 멤버들의 투지가 불타오르는 것을 보며 나는 조용히 멤버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킹스 로드가 끝나고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모두가 웃고 있는 모습을 떠올려 봤지만.
왜인지 모르게 내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지는 쉽게 떠오르지가 않았다.
***
시간이 흘러 2차 경연 당일.
1차 경연 때보다 더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경연.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이번에는 첫 번째로 무대에 서게 된 조슈아는 여전히 대단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조슈아의 무대가 끝나고 뿜어져 나온 환호성 소리가 2차 경연의 시작을 알리듯 힘차게 울려 퍼졌고.
‘1라운드 때보다 무대 수준이 훨씬 높아졌어.’
1라운드 때 하위권을 차지했던 참가자들도 이번에는 이를 갈고 나왔는지 모든 걸 불태울 기세로 자신들이 이곳에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렇게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제 남은 순서는 위어스와 에릭 포스터 두 무대뿐.
먼저 무대에 올라간 것은 바로 위어스였다.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인 black or white가 동양에서 온 아이돌 그룹을 통해 무대에서 펼쳐졌다.
1라운드와는 다르게 퍼포먼스보다는 관객과의 소통에 중점을 둔 무대.
이윽고 무대가 끝나고.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만족스러운 무대를 끝낸 위어스가 관객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무대 밑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1라운드보다는 힘을 뺀 것 같은데. 그래도 난 좋았어.]무대 밑에서 기다리고 있던 에릭 포스터가 유진킴을 어깨를 툭 치며 이야기한 뒤 여유로운 얼굴로 무대 위로 올라갔고.
에릭 포스터의 선곡은,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노래가 흘러나오고 에릭 포스터의 목소리가 들리자 우리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무대 뒤에서 에릭 포스터의 뒷모습을 바라보았고.
모든 무대가 끝난 후.
코난의 목소리가 세트장에 울려 퍼졌다.
[킹스 로드 2차 경연의 1위를 발표하겠습니다. 1위는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