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374
〈 374화 〉 교황청 로비 공략
나는 1단계만 해제했던 교황청의 결계를 마저 전부 해제했다.
“욱…….”
완전히 결계가 해제된 교황청에서는 지독한 악취와도 같은 탁기가 철철 흘러나왔다. 옆의 유에가 바로 입을 틀어막고 신음할 정도였다.
“괜찮아?”
“……조금 역겹지만, 괜찮습니다. 기분이 조금 나쁠 뿐입니다.”
어젯밤의 협동 과제 덕분에 유에는 마법저항력이 크게 상승했다. 대충 한 회차에 얻을 수 있는 능력치 강화 아이템을 전부 사용한 수준일까.
원체 마법저항력이 높은 교단 유닛들에게는 비교할 수 없지만, 밸런스가 좋은 텟샤보다 약간 모자란 정도가 되었다.
이 정도라면 설령 100% 명중하는 마법에 당한다고 해도 간단히 쓰러지진 않는다. 본인의 회피율이 높은 것을 생각하면 약간만 신경을 써줘도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몸이 훨씬 가벼워.”
들어가기 전 마음의 준비를 하려는 듯 스트레칭을 하던 페트리시아가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를 자각하며 감탄했다. 나는 상태창을 소환해 페트리시아의 능력치를 확인했다.
‘막상 하고 보니 유에보다 페트리시아가 훨씬 덕을 많이 봤네.’
페트리시아 또한 유에와 협동 과제를 수행한 덕에 속도 능력치가 크게 올라, 특별히 빠른 적이 아니라면 확정으로 추격을 넣을 수 있게 된 상태였다.
중거리 탱커 유닛으로 설계된 페트리시아는 속도 능력치가 낮아 비교적 명중률이 낮고 추격이 거의 불가능한 캐릭터이기에 기본 공격력이 높게 책정되어 있다.
하지만 속도 능력치가 올라가 추격이 가능해지고 명중률도 높아진다면, 한 턴에 낼 수 있는 데미지는 거의 텟샤에 버금가게 된다.
‘데미지 스킬이 별로 없어 평타 위주로 굴려야겠지만, 원래도 그런 캐릭터였고.’
페트리시아가 브리깃과 싸울 때 썼던 도 딱히 데미지 배율은 없는 유틸리티 스킬이다. 따지고 보면 낮은 속도를 보조하기 위해 있는 스킬이라 지금에 와선 큰 의미도 없다.
그렇다고 해도 기존의 특별할 것 없는 중거리 견제 탱커에서 단숨에 2배로 데미지의 포텐이 오른 것은 예상하지 못한 큰 수확이었다.
마침 마력이 높은 교황청 내부 악마들의 공격을 받아내며 척살하기에는 최적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 첫 경험 보너스도 들어가서 전체적으로 크게 스킬 레벨이 올랐고. 한 번 했는데도 이렇게까지 성능이 확 좋아질 줄이야.’
처음 합류했을 때는 쓰자면 쓸 수 있지만 제자들에 비하면 구멍이 될 가능성도 보이던 페트리시아는 이제 다른 제자랑 비교해서 크게 밀리지 않게 되었다.
스킬이야 아직 제대로 개방된 것이 없지만 애초에 평타의 비중이 큰 페트리시아니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활약이 기대될 따름이다.
“들어가기 전에 축복을 드릴게요.”
저주 따위의 상태이상에 대한 저항력이 상승하고 악마 계열 적에게 추가 데미지가 가해지는 버프였다.
“나는 괜찮아. 몸에 안 맞을 것 같고.”
“아, 네. 실례했습니다.”
다만 모리건은 체질에 안 맞는 탓에 축복을 거절했다. 이전에 미션에서 합을 맞춘 적은 있지만 아직 미묘하게 어색한 것 같은 둘이다.
뭐, 싫어서 어색하다기보단 서로 호감은 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느낌의 어색함이니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교수. 그 녀석을 부르는 편이 좋을까?”
나와 시선이 마주친 모리건이 신경이 쓰이는 듯 물었다.
“흠. 광폭화하는 순간에 상태이상이나 부상이 회복되는 효과가 있으니까 싸우다가 지치거나 힘들다 싶은 순간에 부르는 게 좋겠지.”
“알았어. 그러면 그렇게 할게.”
호전적인 파란 모리건이 날뛰기에는 딱 좋은 환경이지만 다소 뒤가 없는 성격이니만큼 텀을 두고 각성시키는 게 좋을 것이다.
“설마 교황청 사람들과 싸우게 될 날이 오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공감이에요.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된 건지…….”
브리깃의 투덜거림에 페트리시아가 공감을 표하다가 사슬에 시선을 고정했다.
“? 제 사슬에 흥미가 있습니까?”
“아, 아니. 아니에요. 그냥. 묶이면 꽤 아프겠구나 싶어서…….”
브리깃이 의아해하며 묻자 페트리시아는 허둥지둥 어색하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어제의 결박 플레이 탓에 괜히 브리깃의 사슬에 신경이 쓰이게 된 것 같다.
이상한 성벽을 주입시키고 만 듯하다. 확인해보면 칭호도 새로운 게 생겼을까. 최근 칭호 보상은 거의 확인하지 않았으니 나중에 몰아서 확인을 해보는 게 좋겠다.
“교수, 교황청에는 우리만 들어가는 거지? 신부님도 안 따라와?”
“그래. 불안해?”
“아니. 오랜만에 편하게 싸울 수 있겠다 싶어서.”
텟샤가 그렇게 말하며 쭈욱 기지개를 폈다. 편하게 싸운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약간 신경이 쓰였지만 들어간 뒤의 즐거움으로 두기로 했다.
“악마가 많다고 했죠? 광역 마법으로 단숨에 쓸어버리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단타 마법으로 꾸준히 정리하는 게 좋을까요?”
텟샤에 뒤이어 루시아가 의욕을 내며 물었다.
“마법을 사용한 뒤 딜레이가 긴 마법은 확실한 때가 아니면 아끼는 게 좋아. 지금의 너라면 아이시클 랜스 하나에 하나는 확실히 끊어낼 수 있을 테니까.”
루시아의 마법이라면 단숨에 대여섯 마리는 해치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경험치가 너무 한쪽에만 몰리게 되고 딜레이에 시간에 갑자기 적군이 증원되거나 하면 일이 곤란해진다. 커다란 한 방보단 조금씩 처치해가며 밀고 들어가는 게 안정적이고 정석이다.
“어디까지나 침착하게. 무리하지 않고 차곡차곡 밀고 갈 거야. 각자의 위치에서 무리하지 않도록 해.”
나는 탱커인 브리깃과 페트리시아, 그리고 탱커의 곁에 붙어있는 편이 안정적인 메인 딜러인 텟샤(사실 탱커로 분류해도 상관없지만 지금은 좀 더 공격적으로 굴리기로 했다)와 루시아에게 명령했다.
“모리건이랑 유에, 울프힐데는 적들의 1선이 무너질 때까지만 참았다가 그 이후에는 깊게 들어가도 괜찮아. 마법을 쓰는 애들을 전부 찢어버려.”
그리고 후진입을 해서 쓸어버리는 역할의 암살 담당, 모리건과 유에, 울프힐데에게 포지션을 지정해주었다.
“알겠어.”
“존명.”
“알겠습니다!”
존명이라는 단어, 굉장히 오랜만에 듣는다. 유에도 무척 진지한 거겠지.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마지막으로 아직 명령을 내리지 않은 아비가 물어왔다.
“우선은 계속 내 근처에 있어. 네 회복과 축복, 그리고 은 불리해졌을 때 상황을 극복하는 데 필수적이야. 위험요소를 계속해서 확인해주면 좋겠어.”
지원역은 기본적으로 전투 중에는 크게 할 일이 없다.
기존의 아비의 서브 클래스인 로 육성했다면 꾸준히 버프나 추가 턴을 버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겠지만, 활을 드는 클래스가 개방되어 그쪽으로 키운 탓에 의 스킬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당장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아도 위험한 상황이 오면 네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 긴장을 풀지 말고 침착하게 상황을 살펴줘.”
“네. 제가 할 일이 없는 게 가장 좋겠지만, 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클래스로 얻은 활의 사거리로 사용할 수 있는 디스펠이자 봉인 스킬인 의 존재는 변수를 차단하는 것에 있어서 다른 어떤 스킬보다 확실하면서도 강력하다. 분명 굉장히 유효하게 활약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다.
“……좋아. 이제 준비는 다들 끝났지?”
나는 모두의 상태창과 장비, 스킬을 확인한 뒤 모두에게 물었다. 누구도 이견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대답하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러면 들어가자. 교단과 마지막 싸움이야.”
마지막 싸움의 시작이다.
우리는 교황청 안으로 들어갔다.
넓디넓은 교황청의 로비는 텅 비어있었다.
“많은 생물이 있다고 했는데, 왜 아무도……?!”
콰아앙! 우르르르르……!!
“크에에에엑!!!”
“캬윽, 크야야야갹!!!!”
예배당의 입구가 열리며, 악마가 빙의한 인간들이 폭발하듯이 터져 나왔다. 마치 좀비 영화의 그것과도 같은 등장에 순간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아이시클 랜스!!”
거기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캐스팅을 미리 준비하고 있던 루시아였다.
쌔액- 푸욱! 푹! 슈파파파팍!!
6연발의 아이시클 랜스가 신속하게 이단심문관이었던 것 같은 남자의 머리를 꿰뚫었다. 그리고 뒤이어 평신도와 사용인, 수행자를 잇달아 관통해 쓰러지게 했다.
“가여운 모습이군요. 최대한 빨리 끝내드리겠습니다!”
“큭, 주여……!! 용서하십시오!”
루시아의 공격으로 적들의 움직임이 멈칫한 순간, 중거리 커버가 가능한 두 탱커, 브리깃과 페트리시아가 신속하게 1선으로 나아가 진형을 구축했다.
언뜻 보기엔 고작 둘뿐인, 빈약하기 그지없는 1선이었지만,
“하아아압!!”
“안식을……!!”
챠라라라라락, 서걱, 서걱서걱서걱!! 휘익, 촤아아아악!!
그 둘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는 일반적인 탱커 유닛의 4배에 가까웠다.
“키야야야약!!”
“켁, 허끄윽?!”
촤악, 철퍽! 철썩, 파아아악!!
달려오는 인간의 육체에 빙의한 악마들은 사슬에 찢기거나 창에 몸이 갈라지며 로비를 육편으로 더럽혔다. 이따금 의도치 않게 빈틈을 파고 들어와 둘을 공격하는 자도 있었지만, 그 공격은 가볍게 막히고 직후 반격으로 움직일 수 없는 고깃덩이가 되었다.
“아이시클 랜스, 아이시클 랜스! 저 두 사람, 엄청 든든하네요!”
“그렇지.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돼.”
너무나도 튼튼한 1선이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이 1선은 분명히 뚫리게 되어있으니까.
“키에에에엑!!!!”
펄럭, 펄럭펄럭!!
“히익?! 기, 기분 나쁜 게……!!”
악마 중에는 공중 유닛이 있기 때문이었다.
인간이 둘 이상 합쳐진 것인지, 아니면 갈비뼈와 살을 얼기설기 붙여서 만든 건지 모를 기분 나쁜 날개를 달고 있는 이단심문관 악마가 괴성을 지르며 로비의 위쪽으로 날아올랐다. 브리깃의 사슬도, 페트리시아의 창도 닿지 않는 높이였다.
‘실제로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징그럽네.’
신을 섬기는 순백의 갑옷에 날개가 달린 모습은 실루엣만 보면 꼭 천사와도 같이 보였지만, 그 날개는 깃털이 아니라 얼기설기 얽힌 뼈와 살로 이루어져 뒤틀리고 삐걱거렸고 빛을 잃은 눈에 더 이상 초점이란 없었다.
“크에에에에에엑!!”
괴성을 지르며 날개 달린 이단심문관 악마가 나를 향해 돌진하며 거대한 대검을 높이 들었다.
파샤샤아악!!
하지만 그 대검이 나에게 휘둘러지는 일은 없었다.
“징그럽기는.”
대기하고 있던 텟샤가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이단심문관 악마가 대검을 내려찍는 것보다 빨리 팔을 잘라내며, 이단심문관의 몸을 걷어차며 밟고 그대로 착지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편하게 싸울 수 있겠네.”
철컥, 철컥철컥, 쿠웅!
텟샤는 이단심문관 악마의 머리를 힘주어 밟아 부수며 걸치고 있던 갑옷을 벗었다.
“벗고 싶어도 남의 시선이 신경이 쓰이니 말이야.”
갑옷을 전부 벗은 텟샤는 속옷 대신으로 입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발키리 아머를 입고 있었다. 무투대회에서 활약했던 아즈레의 가면을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오랜만이네, 아즈레.”
“그냥 평범하게 텟샤라고 불러. 발키리 아머에 익숙해지고 나니까 보통 갑옷은 너무 답답하더라고. 발키리 아머만 걸쳤을 때보다 성능도 떨어지고…… 하앗!”
그렇게 말하며 텟샤는 뒤이어 자신에게 날아오는 날개 달린 이단심문관 악마들을 베어냈다. 동료의식이라도 잇는 것인지, 아니면 텟샤의 복장에 흥분한 것인지 날개 달린 이단심문관 악마들은 오직 텟샤만을 노리며 날아왔다.
‘제법 눈요기가 되는 모습인걸.’
맨살을 잔뜩 노출하는 투기장 같은 복장의 여검사가 좀비 같은 악마들을 마구 썰어낸다는, B급 영화 같은 멋진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면 이런 게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름이 뭐더라?’
그런 태평한 생각을 하던 중, 예배당 안쪽에서 마력이 소용돌이치는 것이 느껴졌다.
“인간 따위가……!! 이제 우리 악마의 시대가 올 것이다!!”
뻔하기 그지없는 대사를 하며, 신부였던 것으로 보이는 악마가 놀랍게도 제대로 된 말을 하면서 거대한 암흑의 구를 손 위에 띄우고 예배당 입구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