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40
〈 40화 〉 처음 하는 수업 – 3
“막상 해보면 그게 또 다르거든요! 일단 해보는 건 어떨까요?!”
루시아가 양주먹을 꾹 쥐고 진심으로 외쳤다. 정론이라면 정론일지도 모르겠다.
“남녀 간의 교합이라는 것이 일단 해보는 일인가요!”
그보다 더한 정론으로 받아 쳐졌다. 그야 그렇긴 하지. 일반적으로는.
“저도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하지만 하고 나니 세상이 달라졌어요!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고요!”
꼭 다단계와 사이비 종교를 권유하는 사람처럼 루시아가 열성적으로 말했다.
정말 해로운 여자가 되었구나. 루시아의 부모님에게 죄책감이 느껴졌다. 죄송합니다. 제가 애를 망치고 말았습니다. 책임지고 데리고 살겠습니다.
“아무리 교단의 교리가 변했다고 한들 기본적인 도덕은 지켜야 해요. 아무리 그래도 서로 알게 된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사람의 품에 안기는 것은 잘못된 행위가 아닐까요?”
“으, 으음……. 사, 사랑이라는 건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니까요!”
“육욕과 쾌락을 사랑으로 착각하신 게 아닐까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아비는 조곤조곤하게 루시아의 말을 하나씩 받아쳤다. 기세 좋게 들이대던 루시아가 점점 쭈글쭈글해지다가 나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낼 지경이 되었다. 하찮기도 해라.
“괜찮아. 바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
나는 완전히 기가 죽어버린 루시아의 머리를 만져주며 아비에게 말했다.
“을 굳이 받아들이지 않아도 너는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처음부터 아비 상대론 느긋하게 돌아서 가려고 생각했다. 그 판단을 유지할 뿐이다.
물론 하고 싶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된 상황에서 억지로 안으려 들어봐야 불편하고 어색할 뿐이다.
억지로 안아버린 전례가 이미 있긴 하지만 걔들은 극렬하게 저항했으니 반작용으로 어쩔 수 없었던 거다. 그런 거다.
“무리해서 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평범한 수업도 제대로 진행할 테니까.”
어쨌든, 최소한 아비랑은 그런 형태의 섹스는 하고 싶지 않다. 맛있게 먹는 다른 방법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아비의 처녀를 낭비하는 것은 아깝다.
그러니 아비에 대해서는 좀 더 기간을 두고 생각하고 싶다. 과격하게 해봐야 두 번째 루시아가 될 뿐이다. 루시아가 싫다는 건 아니지만 하나로 충분한 건 확실하다.
“……알겠어요.”
아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불안한 시선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래도 스타트가 별로 좋지 않은 건 사실인가.’
아무리 라고 해도 이쯤 되면 경계를 사도 할 말은 없다.
텟샤가 이상한 소리만 일부러 안 했어도 그런대로 평범하게 유지할 수 있었을 터인데. 내가 슬쩍 째려보자 텟샤는 건방지게도 나의 눈을 피하지 않고 바라봤다.
오늘 밤은 제대로 구를 줄 알아라, 너.
“교수님.”
나를 바라보던 아비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처음부터 저에게 손을 대지 않으셨던 것도 그런 이유였던 건가요?”
“응?”
그리고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았던 질문을 해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른 제자분들은, 저, 이미 다 해버린 것 같은데. 저는 그런 이야기조차 이번에 처음 들었으니까요.”
“……뭐, 그렇지. 아무래도 아비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라 생각했으니. 이미 다른 걸로도 충분히 놀라고 당황스러웠을 테니까.”
의도한 건 아닌데 알아서 좋게 해석해주기 시작했다. 나는 냉큼 그 흐름에 탑승했다.
“혹시 차별한 것으로 느껴졌다면 미안해.”
“아니에요. 오히려 배려해주신 것이니까요. 고마워할 것은 제 쪽이에요.”
아비는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비를 배려했다기보단 불경하다며 도망치거나 나를 적대하게 되는 것을 막고 싶었을 뿐이지만, 괜히 쓸데없는 말을 할 필요는 없으리라.
“저, 교수님의 배려가 쓸모없게 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아비는 없이도 열심히 해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그리고……. 언젠가 마음의 준비가 된다면, 역시 받아야 한다고 느껴지면…… 그때 부탁드릴게요.”
그러면서도 약간의 여지를 남겨둔 채 아비는 말을 끝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과다.
“그래. 기대하고 있을게.”
결과적으로는 나는 5명 모두에게 에 대해 이해시키는 데 성공했다.
비록 아비에게는 거절당했다고 하더라고 최소한 다른 애들과 섹스하는 것을 들키거나 해서 괜한 오해가 일어날 여지는 차단해냈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이제 보면 어찌어찌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낸 듯해서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자, 잠깐만요. 이런 식으로 끝내버리면 저만 엄청 이상한 사람이 된 거 아니에요?”
아비에게 일단 하면 된다느니 강요하듯이 말했던 루시아가 내 소매를 잡으며 물었다.
“루시아, 너는 실제로 이상한 사람이 맞아. 여기는 정조역전세계가 아니란 걸 알아두도록.”
“저, 정조역전? 어려운 말은 잘 모르겠는데요…….”
하나 새롭게 밝혀진 것은 루시아가 생각 이상의 바보라는 사실일까.
이래서야 내가 책임지고 끝까지 데려갈 수밖에 없겠다.
수업을 끝낸 뒤, 나는 텟샤에게 밤에 내 방으로 오라고 말한 뒤 방으로 돌아와서 쉬었다.
텟샤에게 어떤 벌을 줄지는 대강 정해뒀다. 하지만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가 간단히 수습되길래 쉬울 줄 알았는데 말이지.’
텟샤는 뭐가 그렇게 화나고 질투한 걸까.
자신보다 모리건의 애널을 먼저 뚫었다는 것? 자기하곤 아침에 패스트푸드 먹듯이 밖에서 한 번 하고 말았으면서 모리건 상대로는 3번이나 했던 것?
생각해보니 짚이는 건 꽤 있긴 했다. 모리건이랑 괜히 날 세우지 않으면 좋겠는데.
‘귀찮네.’
나는 한숨을 쉬었다.
처음에 험하게 대하면서 완전히 굴복시켰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만도 않았던 것 같다.
애초에 내가 스스로 ‘역할극 정도로 생각해라’라고 말한 탓일까. 차라리 진짜로 성노예로 삼고 험하게 굴려주는 게 좋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건 별로 재미없겠지.’
얌전히 복종하기만 하는 텟샤는 상상도 잘 안될뿐더러 별로 꼴릴 것 같지도 않다. 지금처럼 건방지게 구는 편이 자지로 괴롭히는 재미가 훨씬 좋다.
그리고 잘 생각해보면 텟샤는 애초에 ‘나에게 심한 짓을 당하고 싶어서’ 그런 것으로 보였다.
내가 빡친 얼굴로 밤에 찾아오라고 했을 때 알겠다며 혀를 차며 대답하던 텟샤는 몸을 살짝 떨며, 얼굴에 옅은 흥분을 비치고 있었으니까.
내 등짝에 칼을 박고 너덜너덜하게 따먹혔으니, 이번에도 그런 짓을 함으로써 격렬한 벌을 받을 것이라는 아주 단순하고 과격한 계산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냥 나도 격렬하게 따먹어달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좋을 텐데.’
좋아하는 애를 괴롭히는 꼬마랑 다를 게 하나도 없다. 괴롭히는 건 이쪽의 일이지만.
아무튼, 너무 의미를 부여하는 것보단 격렬한 애교 정도로 생각해주는 게 좋을 것이다. 나는 그런 결론을 내렸다.
물론 이쪽도 그만큼 격렬하게 벌을 줄 생각이다. 최소한 지금처럼 의도치 않은 부분에서 초를 치게는 못 할 만큼. 결과가 그리 나쁘지 않기는 했다만.
‘슬슬 올 때가 되었나.’
나는 복도의 발소리를 듣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실례합니다. 계시나요?”
“……있어요. 들어오셔도 괜찮아요.”
노크와 함께 들려온 목소리는 텟샤가 아니라 라라아의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어젯밤에는 유에를 괴롭히느라 없는 척을 했었다. 그 결과 튜토리얼이 하루 밀린 걸지도 모르겠다.
“어젯밤에는 일찍 주무셨나요? 찾아갔는데 대답이 없으셔서.”
“많이 피곤했거든요. 죄송해요.”
나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라라아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라라아는 밤에 찾아온 자기가 나쁘다며 고개를 젓곤 책상의 의자를 당겨 앉았다.
“여기, 출석부에요. 어제 드린다는 것을 잊어버려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을 학생으로 맡으셨나요? 아직 들은 게 없어서 궁금해요.”
“흠.”
나는 잠시 숨을 골랐다. 선택한 유닛을 말해주면 그 유닛의 육성 방향이나 장점에 대해 조언해주는 튜토리얼이었다.
나는 학생으로 받은 유닛의 이름을 줄줄이 읊었다.
“……희망사항, 이죠?”
루시아와 텟샤까지는 흥미로워하던 라라아는 아비게일, 유에, 모리건에 이어서는 당황하고 고민한 끝에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아뇨. 오늘 모아두고 수업했어요.”
“으, 으으으으음……?”
라라아는 그게 가능한지 순수하게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아마 실제 게임에서도 이런 상황에 따른 대사는 준비되어있지 않겠지. 꼭 버그가 걸린 것 같다.
“그게 사실이라면 대체 무슨 방법을 쓴 건가요?”
“다 방법이 있어요. 가문에 대대로 전해져오는 비법이지요.”
“아, 과연……. 로제프 가문은 우수한 교수 가문이라곤 들었지만, 설마 학생을 고르는 것부터 남다른 줄은 몰랐네요.”
가문의 비법이라고 하자 라라아는 금방 납득했다. 선대의 이름을 파는 것은 꽤 편리하다.
“그런데 각각 굉장한 학생이긴 하지만, 레온 교수님이라면 더 많은 학생을 받으셔도 좋지 않을까요?”
라라아는 튜토리얼 역할답게 5명밖에 제자를 받지 않은 내게 그걸로 괜찮겠냐는 질문을 해왔다.
“물론 레온 교수님이라면 5명으로도 충분히 과제는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소수정예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적은 수인 건 맞지만 급하게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우수한 학생들을 우수하게 키우면 알아서 제 수업을 듣고 싶다는 학생들도 생길 테니까요.”
“아아. 확실히……. 지금 학생으로 받아들인 아이들도 전부 대륙의 주요 세력에 소속된 아이들이니 그냥 잘 가르치시는 것만으로도 다양하게 받으실 수 있겠어요. 혜안이시네요.”
내 대답에 라라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가 빨라서 대화하기 편하다.
“1년 선임이라고 궁금한 건 물어보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저보다 훨씬 잘 아시는 것 같아요.”
라라아가 민망한 듯 멋쩍게 웃었다. 웃고는 있지만 조금 심란해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래도 라라아 교수님이 이렇게 말을 걸어줘서 좋네요.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고요.”
나는 솔직한 마음으로 라라아에게 위로를 겸한 감사를 표했다.
처음에는 귀찮은 오해를 당해서 어찌 되나 싶었지만, 지금 나에게 라라아는 꽤 마음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되었다.
나긋나긋한 태도의 라라아와 이야기하고 있으면 학생들과 이야기할 때와는 다른 편안한 기분이 되었다.
“그렇게라도 도움이 된다니 기뻐요.”
내 대답에 라라아가 수줍은 듯이 웃었다.
‘…….’
그게 꽤 좋았다. 보고 있으면 참 은근히 예쁘단 말이지. 몸도 야하고.
예전엔 라라아가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이해하질 못했는데 이렇게 정말 교수가 되어보니 생각 이상으로 호감이 간다. 학생들과는 다른 직장동료라는 포지션이 도리어 신선하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따먹지?’
하지만 그렇기에 반대로 모르겠다.
학생과는 기본적으로 상하 관계지만 라라아와는 같은 교수인 만큼 동급의 관계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게임적으로 생각해도 그랬다.
유닛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라라아이기에 공략이 가능하다고 해도 집으로 돌아올 때 외엔 이벤트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라라아에게 어떤 과거나 사정이 있는지도 모른다.
억지로 자빠뜨리고 범하는 것이야 간단하겠지만, 그런 짓을 하면 더는 이런 훈훈한 대화를 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한번 따먹는 걸로 이런 평화로운 대화를 못 하게 되는 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째는 거나 다름없다.
‘애초에 내가 우위에 있는 관계 말고는 제대로 못 한다 이건가, 나는…….’
생각하다 보니 그런 결론이 나와 급속도로 우울해졌다.
지금까지 신나게 섹스하면서 잊고 있었지만, 나란 사람의 근본은 제대로 여자친구도 만들어 본 적 없던 교대 중퇴한 백수에 불과하다.
자리의 우위나 힘으로 밀어붙이지 못하는 상대로는 몹시 무력한 것이다.
“뭔가 고민이라도 있으신가요?”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건 그렇고 벌써 꽤 늦은 시간이네요.”
시간을 보니 곧 텟샤가 올 시간이다. 나는 라라아에게 살짝 눈치를 줬다. 지금 이 기분으로 계속 붙들고 있어 봐야 한심한 소리나 할 게 뻔하다.
“아. 너무 오래 실례했네요. 죄송해요.”
라라아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내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다.
“저, 뭔가 고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수업 관련해서는 도움을 드리지 못하더라도 고민상담 정도는 얼마든지 해드릴 수 있으니까요.”
내 표정이 조금 어두운 것을 읽은 듯 라라아가 순수한 선의만이 느껴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야말로 어머니 같은 모습이다. 왜 그렇게 동인지가 많이 나왔는지 단숨에 이해할 수 있었다.
‘일단, 텟샤를 맞이할 준비를 할까.’
마침 울적해진 기분을 해소하기에 딱 좋았다. 나는 텟샤가 오기 전에 최소한의 ‘준비’를 끝내기 위해 수건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내가 미리 준비를 끝내고 30분쯤 지났을까.
찰칵, 하고 노크도 없이 누군가 문을 열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말한 대로 왔어, 교수.”
당연하게도 텟샤였다. 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텟샤를 째려보듯이 바라보았다.
참교육을 시작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