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reincarnated with an S-class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89
289화. 천시대계 (5)
‘이제 다 분석은 끝났지.’
아르주나 등의 성좌들이 태공망을 공격하는 동안, 그리고 태공망이 장광설을 늘어놓는 동안…… 내가 멍하니 서 있기만 했던 건 아니다.
태공망을 관찰하면서, 그 무적 상태를 파훼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태공망이 어떤 힘을 갖고 있는 존재일지, 루시퍼와 머리를 맞대고 수없이 토론했어.’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민하고, 그 대비책을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의 태공망처럼 공격이 통하지 않는 상태도…… 루시퍼와 토론을 마쳐 놓은 상태였다.
‘태공망의 주변은 공간이 왜곡되어 있어.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공격이 닿지 못하는 거야.’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법은…… 하나밖에 없다.
‘그래, 방법은 있어.’
지난번에 루시퍼는 말했다.
본래 시공을 다스리는 힘은 유일무이한 절대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태공망이 시공을 다스릴 수 있다면, 그건 절대신 정도는 아니더라도 매우 높은 격을 지닌 존재가 되었다는 얘기라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정신을 집중했다.
내 손에 들려 있는 주와이외즈…… 그 폼멜에 내장시킨 성창의 파편과 성정을 의식한다.
그리고…… 내 안에 보관되어 있는 성배의 힘을 개방시킨다.
파아아아아아!
주와이외즈에서 거대한 빛이 뻗어 나왔다.
그것은 마치 빛으로 된 창과 같았다.
‘엄청난 에너지……!’
성배, 성창, 성정이라는 주요 성유물의 힘을 한데 모았다.
지금 태공망이 절대신에 근접한 수준의 힘으로 공간을 조작하고 있다면, 성유물 3종 세트를 이용해 ‘신의 아들’의 힘을 재현해 대항할 수밖에 없다.
물론 내 손으로 직접 만졌다가는 몸이 견디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강유진에게서 빌린 ‘성자의 신권’을 장비한 상태였다.
“뭐냐, 그건……!”
태공망이 처음으로 눈을 크게 뜨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 태공망도 이 정도 수준의 ‘기적’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성유물인가? 그래도 소용없다!”
태공망의 말대로 이걸 사용한다고 해서 공격이 통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간이 중간에 막혀 있기 때문에, 이 빛의 창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 봤자 태공망에게는 닿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정신을 더더욱 집중했다.
지금까지 태공망의 능력을 분석했던 것을 반영하여, 내 진정한 노림수를 펼치기 위해.
‘그래,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법은…… 하나밖에 없으니까!’
주민하의 [교란 결계]처럼 모든 것을 무효화시키는 결계를 전개하는 것.
아까 천시대계와 연결되는 신호를 교란시켰을 때와 마찬가지다.
‘어쩌면 태공망이 주민하를 대행자로 선택했던, 주민하의 각성 스킬이 자기에게 위협적이라는 걸 눈치챘기 때문일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빛의 창을 투척했다.
라아아아아아!
마치 음악 같은 소리를 내면서, 빛의 창이 허공을 질주해 태공망에게 날아간다.
“……?!”
살상력은 없다.
목적은 단 한 가지, 태공망의 몸을 보호하고 있는 공간 왜곡을 무효화시키는 것.
슈우우우우…… 파앗!
생전 들어 본 적이 없는 파열음과 함께, 뭔가 깨져나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태공망을 보호하고 있던 공간 왜곡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강유진!”
“하아아앗!”
태공망이 흠칫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현재의 태공망에게 강유진에게 맞설 수단은 없다.
전투에 특화된 힘을 지니고 있지 않았던 태공망은…… 인간으로서 최고 수준의 무력을 보유하게 된 강유진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
쿠웅.
그렇기 때문에.
태공망은 피할 수 없었다.
그 어떤 존재이든 제대로 명중만 하면 가루로 만들 수 있는 강유진의 각성 스킬.
절대자조차 예외가 될 수 없는 [일체 분쇄]가, 태공망의 가슴에 정통으로 꽂혔다.
* * *
“헉, 헉…….”
강유진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했던 공격은 없었다.
그저 주먹 한 번 휘둘렀을 뿐인데, 온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가 버리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강유진은 고개를 치켜들고 확인했다.
눈앞에 있던 노인…… 태공망이 가루가 되어 무너져 버리는 모습을.
그는 단말마의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마신급 악마들은 [일체 분쇄]를 맞고 나서도 한동안 버텼는데, 태공망의 육체는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육체 자체는, 별로 강하지 않았던 건가.’
강유진은 한숨을 내쉬며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
경악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김무명이 미소 띤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강유진도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어때.”
강유진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김무명에게 다가갔다.
“이제는 일일이 말해 주지 않아도 당신이 생각하는 건 다 알 수 있다고.”
“그래, 너는 정말로…….”
김무명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최고의 계약자야. 정말 자랑스러워.”
“……당신도 최고의 성좌야.”
왠지 쑥스러움을 느꼈다.
그 쑥스러움을 얼버무리듯이 주먹을 치켜들자, 김무명도 주먹을 치켜들었다.
서로 주먹을 맞부딪치며, 강유진은 김무명과 함께 다시 한번 웃었다.
“그럼 태공망은 쓰러뜨렸고…… 이제 어떻게 하지?”
“일단 태공망이 갖고 있던 권한을 이어받아야지.”
“……아까 그런 존재가 되는 건 사양한다고 하지 않았어?”
“태공망이 사라진 것 때문에 여러 세계들에 악영향이 발생할 수도 있어. 그걸 확인해 봐야 해. 필요하면 대처를 하고.”
그렇게 말하고 김무명은 쓴웃음을 지었다.
“태공망을 쓰러뜨린 건 좋은데, 한동안은 바빠질 거야.”
“……내가 도와줄 일은 없을 것 같네.”
“그렇지. 이런 건 내가…… 아니, 우리가 할 일이니까.”
그렇게 말하며 김무명은 주위의 성좌들을 쳐다봤다.
“그래…… 알겠어.”
강유진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세계의 운영 같은 복잡한 일들은 ‘무명의 왕’과 그 동료들에게 맡기자.
‘그러면…… 이제 이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일은 더 이상 없는 건가.’
절대적인 존재였던 태공망까지 쓰러졌다.
이제 강유진과 김무명이 함께 대적해야 할 정도로 강대한 적은 어디에도 없다.
지옥에 남은 루시퍼가 갑자기 전성기의 힘을 되찾아서 덤벼온다면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전성기 시절의 루시퍼가 덤벼들어도 강유진은 혼자서 맞서 싸울 자신이 있었다.
‘어쩔 수 없지.’
물론 완전히 새로운 강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가능성이라는 건 분명히 존재하니까.
하지만, 앞으로 김무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예감일 뿐이지만…….
“…….”
김무명은 성좌들과 앞으로 어떻게 할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강유진은 문득 아쉬움을 느꼈다.
생각해 보면 강유진은 김무명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단편적인 정보를 들었을 뿐, 김무명에게서 자세한 과거 같은 걸 듣지는 못했다.
만약 김무명이 허락해 준다면 그 과거를 듣고 싶었다.
인간이었을 때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떤 심정으로 살아왔는지.
그건 김무명에게 괴로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강유진은 꼭 듣고 싶었다.
자신을 구해 준 ‘무명의 왕’에 대해서도, 더 많이 이해하고 싶었으니까.
‘이 사람이 일일이 이끌어 주지 않아도……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그렇게 생각하면서, 강유진은 다시 김무명을 부르려 했다.
“허를 찔린 건 인정하지.”
그 순간, 목소리가 들렸다.
“……!”
강유진은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방금 전에 가루가 된 태공망이…… 멀쩡한 모습으로 서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어떻게……?!”
“간단한 얘기다.”
경악하는 강유진과 김무명 앞에서, 태공망이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나 자신의 복사본을 남겨 두고 있었던 거지.”
“……!”
“나는 공간을 조종하는 힘을 지니고 있지. 나라는 개체가 존재하는 공간을 복제해서 또 다른 나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자아가 분열되는 느낌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복사본은 이것 하나뿐이지만 말이다.”
태연한 표정으로 말하는 태공망을 보면서, 강유진은 즉각 움직였다.
각성 스킬은 이미 썼으니 다시 쓸 수 없지만, 아직 강유진에게는 [화천대뢰]가 있다.
아까 느꼈지만, 태공망의 육체는 그다지 강하지 않다. 공간 왜곡만 없다면 화천대뢰 무극으로 충분히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그리고.”
태공망이 처음으로 손을 치켜들었다.
“복사본도 남지 않았고, 이제는 더 이상 여유를 부리면 안 될 듯하니…… 공격을 하도록 하지.”
“……!”
그 순간, 강유진은 가슴속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강유진……!”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유진은 멍하니 고개를 숙였고……
자신의 가슴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걸 깨달았다.
“공간을 조작하면, 이런 일도 할 수 있지.”
태공망이 공간을 조작하여, 가슴에 구멍을 만들었다.
강유진은 심장이 더 이상 뛰지 않고 있다는 걸 느꼈다.
애초에 심장이 남아 있지 않으니까, 뛰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
“……!”
누군가가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무슨 소리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 강유진은…….
[현재 성좌무구 ‘저항하는 영혼’의 최대구현이 진행 중입니다.] [육체 및 정신의 대미지를 무시하고 의지의 힘만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발악하시길 바랍니다.]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포효했다.
전신의 모든 힘을 끌어내어, 심장 없는 몸을 움직였다.
목표는 눈앞에 있는 절대적인 적.
그 적을 박살 내기 전까지, 멈추지 않는다.
비록 박살 낸 다음에 이 목숨이 끊어질지라도, 마지막 임무는 완수한다.
그것이 김무명을 위해, 무명의 왕을 위해……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을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일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강유진은 혼신의 일격을 날렸다.
[‘위대한 의지’가 당신과 ‘무명의 왕’ 사이의 성좌 계약을 해지합니다.] [‘무명의 왕’의 성좌무구 ‘저항하는 영혼’의 효과가 정지됩니다.]그 순간.
생전 처음 보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강유진은 움직임을 멈췄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태공망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려 줄 수 있는데, 단 1센티미터도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의지의 힘만으로는 결코 육체를 움직일 수 없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물리 법칙이 강유진을 지배하고 있었다.
마지막 말을 남기는 것도 불가능했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것이 강유진에게는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만약에, 내가…….’
아주 잠시 동안이었지만, 수많은 후회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텅 빈 가슴속은, 강유진이 그렇게 후회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그렇게 강유진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두 번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