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reincarnated with an S-class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30
30화. A급 성좌 (2)
팀 헤카테의 원거리 포격이 쏟아지고 있었을 때.
강유진과 석태준이 키메라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고, 이죽헌은 다급히 소리쳤다.
“자, 잠깐만!”
키메라에 날개가 달려 있긴 했지만, 그걸 타고 날아가서 적진으로 돌격한다는 건 너무 무모해 보였다.
“정말로 그 키메라를 타고 돌격할 생각이야? 죽고 싶어?!”
“그냥 이대로 여기 있어도 죽어.”
“도망치면 되잖아!”
반대 방향으로 미친 듯이 뛰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키메라를 타고 돌격한다면 집중 포화에 격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망? 웃기는 소리.”
“이죽헌 씨, 쓸데없는 소리하지 마세요. 이 사람이 적 앞에서 도망칠 사람으로 보여요?”
“…….”
할 말을 잃은 이죽헌에게, 강유진이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곳에서 비겁하게 도망치는 놈은, 그분을 섬기는 계약자로서의 자격이 없지.”
“나 참, 미치겠네.”
“도망치고 싶으면 도망쳐. 그건 네 자유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강유진은 손에 장갑을 꼈다.
“다만 여기서 도망치면…… 너는 여기서 도망친 남자가 되는 거지.”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야.”
그걸로 끝이었다.
강유진과 석태준은 키메라를 타고 날아가 버렸다.
다행인 것은 그 직후 이쪽으로 날아오는 마법 공격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키메라 쪽에 공격을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기회에 도망치면 충분히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죽헌은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 참, 곤란한 상황인 것 같군요.
그때 광대 모습의 사도가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죽헌 님. 아를레키노 49호라고 합니다. 표정이 별로 안 좋아 보이시네요?”
“무슨 볼일이지?”
“흠, 제가 맞춰 볼까요? 이죽헌 님도 싸우고 싶으신 거 아닌가요?”
이죽헌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사도가 자기 마음대로 떠들기 시작했다.
“이죽헌 님 입장에서는 여기서 도망치는 건 상당히 굴욕적이겠죠. 게다가 공격해 온 자들은 원래 이죽헌 님과 동맹 관계에 있었던 조직…… 도와주기는커녕 이죽헌 님을 배신하다니, 정말 나쁜 사람들이군요. 그런 의리 없는 사람들은 확 다 죽여 버리고 싶으시겠죠?”
“…….”
“한번 해보시죠? 강유진 님, 석태준 님과 힘을 합치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요?”
“……승산 없어.”
그렇게 말하면서 이죽헌은 쓴웃음을 지었다.
“방금, 성좌와의 계약이 끊겼어.”
“어라, 그게 정말인가요?”
“그래, 강유진한테 한 번 졌다고 계약이 끊기다니, 웃긴 일이긴 한데…… 뭐, 내 성좌도 나한테 실망한 거겠지.”
“…….”
“어쨌든 나는 싸움에 낄 상황이 아니야. 청강검도 못 쓰고…… 어쩔 수 없지.”
계약자도 아니고, 청강검도 쓸 수 없다.
현재의 이죽헌은 그냥 꾀죄죄한 양아치에 불과했다.
“이죽헌 님.”
“왜?”
“그런데 왜 도망치지 않으시는 거죠?”
“…….”
“싸우고 싶으시죠?”
“나는…….”
“이죽헌 님, 사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거듭된 산사태 탓에 먼지가 자욱한 가운데, 49호가 미소 띤 얼굴을 들이댔다.
“싸울 생각이 있으시면, 이쪽에서 최대한 서포트해 드리겠습니다.”
“서포트?”
“싸울 생각이 없으시면…… 뭐, 마음대로 하시죠.”
49호가 다시 뒤로 물러서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 이죽헌 님은 앞으로 ‘여기서 도망친 남자’가 되는 것이죠.”
“……!”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죽헌은 울컥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까부터 뭐냐고! 너도 그렇고 강유진도 그렇고!”
“…….”
“내가 그렇게 하찮아 보이냐? 어?”
이 순간.
이죽헌의 내면에 계속 누적되어 왔던 열등감이 폭발했다.
“그래, 싸우고 싶다고! 이기고 싶다고! 승승장구하고 싶다고! 저 강유진처럼 말이야!”
“…….”
“하지만 나는 쓰레기야! D급 성좌하고 계약했고, 양아치 짓이나 하고 다녔고, 급기야 성좌한테도 버림받은 쓰레기지! 완전히 밑바닥 인생이야!”
그렇게 소리치는 이죽헌을, 49호가 미소 띤 얼굴로 쳐다보았다.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쓰레기 이죽헌 님.”
“……!”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쓰레기 이죽헌 님이 앞으로 계속 쓰레기로 살고 싶은지, 아니면 쓰레기에서 벗어나고 싶은지가 중요하죠.”
“뭐, 뭐라고?”
“자, 시간이 없습니다. 이지선다로 묻지요.”
49호가 손가락 두 개를 치켜들며 말했다.
“쓰레기인 채 도망치겠습니까? 아니면 쓰레기에서 벗어나 싸우겠습니까?”
“무슨…….”
“시간이 없다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뭐가 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49호의 일방적인 태도에…… 이죽헌은 자기도 모르게 본심을 말했다.
“당연히…… 싸우고 싶지!”
이죽헌은 소리쳤다.
“말했잖아! 싸우고 싶다고! 이기고 싶다고 말이야! 방금 뛰쳐나간 그놈들처럼!”
“잘 말씀하셨습니다!”
49호가 웃으면서 소리쳤다.
“그러면 계약을 진행하도록 하죠!”
“계, 계약?”
“그분은 이 세계 밑바닥에서 발버둥 치고 있는 모든 자들의 수호자! 앞으로 이죽헌 님을 그분이 지원해 드릴 겁니다!”
“그, 그분?”
“계약하시겠죠? 그렇죠?”
“아, 어…….”
“알겠습니다! 계약 성립!”
“자, 잠깐, 내 말은……!”
[당신은 S급 성좌 ‘***’와 계약하였습니다.] [앞으로 S급 성좌 ‘***’가 당신을 수호합니다.] [S급 성좌와의 계약 특전으로 다섯 가지 가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코인 100만 G] [2. 강화 크리스털 10개] [3. S급 랜덤박스 5개] [4. 성좌 호출권 1개] [5. 모든 상태 이상 완전 해제, 체력 및 마력의 완전 회복]“일단 지금 입은 부상을 회복시켜야 하니까, 5번을 바로 선택해 주세요.”
“자, 잠깐, 이게 무슨…….”
“5번!”
“아, 알았어.”
“한시가 급하니까 빨리 진행하죠. 지금 이죽헌 님은 무기가 없습니다. 제가 제공해 드리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속사포처럼 떠들어 대는 49호 앞에서 이죽헌은 어어어 하면서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이죽헌 님은 청강검을 쓰셨죠. 솔직히 청강검을 대신할 수 있는 무기는 제가 준비해 드릴 수 없습니다. 그 대신 적당히 좋은 칼을 추천해 드리죠.”
“어, 그게…….”
“지금 2억 코인 없으시죠? 괜찮습니다. 제가 아주 낮은 금리로 대출해 드리죠. 자자, 여기에 엄지손가락 찍으세요. 자, 대출 승인! 바로바로 결제 들어갑니다!”
그 직후, 공중에 장검 하나가 출현했다.
청강검보다 급수가 한참 떨어지는 검이었다.
하지만 평상시 입수할 수 있었던 다른 검들하고 비교하면 분명히 좋은 검이긴 했다.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건 이걸로 끝났습니다! 자, 이제 달려 나가시죠!”
“다, 달려 나가?”
“지금 상황 안 보이십니까?”
49호가 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했다.
“집중 포격으로 이 주위에는 먼지가 자욱합니다! 연막탄이 터진 것과 마찬가지죠! 게다가 공중에서는 석태준 님이 키메라를 몰고 적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지금 뛰쳐나가지 않고 언제 뛰쳐나가겠습니까!”
“……!”
“자,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출발하시죠! 꾸물거리다간 강유진 님과 석태준 님이 위험해집니다! 어서!”
그렇게 말하면서 49호가 이죽헌의 등을 떠밀었다.
사실 이죽헌은 아직도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아무 생각 없이 달려 나가는 것이 옳다는 것 정도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크윽……!”
그동안 누적된 부상이나 피로는 전부 사라진 상태였다.
이죽헌은 이를 악물고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49호의 모습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아직도 자욱하게 깔려 있는 먼지 속을, 이죽헌은 옷과 얼굴이 더러워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으며 달려 나갔다.
“헉, 헉……!”
하지만 속도에 한계가 있었다.
이대로 달려가 봤자 한참 떨어진 곳에 있는 팀 헤카테에 도달하려면 한참 걸린다.
문득 고개를 돌려 보니 키메라는 집중 포화를 받고 있었다. 일단 버티고 있는 것 같긴 했는데, 위태위태해 보였다.
이대로 가면 키메라는 격추될 테고, 이죽헌도 팀 헤카테에게 들켜서 마법 공격을 받아 죽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아니야……!’
이죽헌은 다시금 상념을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다.
이미 달려 나가기로 결심했다. 여기서 주저하면 도망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죽헌은 계속 달렸다.
칼 한 자루만 손에 들고, 미친 듯이 달렸다.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의 계약 성좌 ‘***’에게서 가호(특대)가 내려집니다!] [당신의 모든 능력치가 5분 동안 대폭 상승합니다!] [당신의 계약 성좌 ‘***’에게서 새로운 힘이 주어집니다!] [당신은 자신의 근원을 깨닫고 각성합니다!] [각성 스킬 ‘축지 성촌(縮地成寸)’을 획득하였습니다!]가속.
지금까지 경험해 본 속도가 이죽헌의 몸에 깃들었다.
주위의 풍경이 마치 빨리 감기를 하듯 초고속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이죽헌은 이미 잡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무아지경으로 달렸다.
‘빠르게.’
빨리 도달해야 한다.
공중에서 시선을 끌어 주고 있는 강유진과 석태준이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적진에 도달해야 한다.
‘더 빠르게!’
달린다.
달린다.
또 달린다.
그리고, 마침내.
“엇……!”
팀 헤카테의 멤버 중 하나의 얼굴이 보였다.
그 얼굴이 보인 순간, 이죽헌은 손에 들고 있던 칼을 휘둘렀다.
“컥……!”
갑자기 나타난 이죽헌의 모습에, 팀 헤카테가 경악했다.
하지만 이죽헌은 그들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조금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움직였다.
그동안 이죽헌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많지 않았다.
커다란 몬스터를 쓰러뜨릴 수도 없었다.
날아다니는 적을 공격할 수도 없었다.
원거리 마법 공격에 대항할 수도 없었다.
이죽헌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칼을 휘둘러서 사람 목을 베는 것 정도.
그렇기 때문에.
기습을 허용해 버린 마법사들을 일방적으로 도륙하는 건, 이죽헌한테 매우 쉬운 일이었다.
“크악!”
“내 팔, 내 팔……!”
“사, 살려 줘!”
이죽헌이 칼을 휘두를 때마다 마법사들의 팔이 날아가고, 다리가 날아가고, 목이 날아갔다.
“이, 이죽헌! 잠깐만 얘기를…… 끄아악!”
봐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어차피 이놈들은 철혈반과의 동맹을 파기하고 공격한 배신자들이다.
자비를 베풀어 줄 필요는 없다.
지금 여기서, 그동안 갈고닦아 온 검술을 최대한 활용해, 모조리 쓰러뜨린다.
* * *
– 캬아! 칼 솜씨 좋네!
– 움직임 너무 빠른 거 아냐?
– 마법 쓰던 놈들 전혀 반응을 못하네!
– 죽여라 죽여!
– 화끈해서 좋다!
* * *
[B급 성좌 ‘붉은 말보다 빠른 장수’가 상상을 초월한 반격에 만족스러워합니다.] [B급 성좌 ‘붉은 말보다 빠른 장수’가 이죽헌에게 100만 코인을 후원합니다.] [B급 성좌 ‘두 자루 도끼의 살인귀’가 피 튀기는 전개에 흥분합니다.] [B급 성좌 ‘두 자루 도끼의 살인귀’가 이죽헌에게 200만 코인을 후원합니다.] [A급 성좌 ‘군신의 셋째아들’이 이죽헌에게 200만 코인을 후원합니다.] [A급 성좌 ‘삼두육비의 신동’이 이죽헌에게 200만 코인을 후원합니다.]성좌들이 강유진한테 보내던 것 못지않은 반응을 이죽헌에게 보내 주고 있었다.
파워풀한 타격을 메인으로 하는 강유진하고는 달리, 이죽헌은 빠른 속도로 정교한 검술을 펼치는 게 특징이다.
시청하는 성좌들도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한동안 하후은하고 계약한 상태로 내버려 둘 생각이었지만…… 하후은이 죽어 버렸으니 어쩔 수 없지.’
이죽헌의 각성 스킬이 초고속 이동을 가능하게 해 주는 [축지 성촌]이라는 건, 사전에 내 성좌 스킬인 [근원 통찰]로 확인해 둔 것이었다.
나중에 위기 상황에서 [근원 감화]로 각성시켜 드라마틱한 전개를 연출할 생각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이렇게 금방 각성시키게 되었다.
‘산사태로 발생한 먼지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는, 나중에 49호한테 편집시켜서 성좌 튜브에 따로 올리게 해야겠어.’
일종의 비하인드 영상을 올려 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관측기로 상황을 살폈다.
– 젠장!!
그때 팀 헤카테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계약자가 손을 치켜들면서 뭔가 주문을 외우는 모습이 보였다.
뭔가 새로운 마법이라도 쓰려는 걸까.
여차하면 이죽헌에게 추가 가호를 내려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그 모습을 주시했다.
– 나와라, 스킬라……!
그 순간.
한 마리의 괴물이 전장에 나타났다.
상반신은 인간 여성이지만, 그 아래는 뱀인지 물고기인지 알 수 없는 비늘 달린 하반신이 달려 있었다.
또한 그 앞쪽에는 개의 머리가 여섯 개가 달려 있는 기괴한 모습이었다.
‘스킬라라면…….’
스킬라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의 이름이다.
원래 스킬라는 아름다운 님프였는데, 바다 신족인 글라우코스가 그녀를 짝사랑하게 되었다.
글라우코스는 약학에 정통한 키르케에게 스킬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묘약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지만, 글라우코스를 좋아하게 된 키르케는 질투심 때문에 스킬라를 추악한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
이건 신화에서 키르케가 저지른 대표적인 악행 중 하나로, 그 이후 스킬라는 흉포한 괴물로서 여러 사람들을 해치게 된다.
‘방금 그 계약자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스킬라를 불러냈어. 그렇다면…… 스킬라가 키르케의 성좌무구인 건가?’
성좌무구는 딱히 칼이나 창 같은 무기로만 한정되는 게 아니다. 벨레로폰의 성좌무구도 페가수스였다.
스킬라는 키르케의 대표적인 악행이기 때문에, 스킬라를 소환하는 게 키르케의 성좌무구가 된 것 같았다.
[B급 성좌 ‘달의 여신이 총애한 사냥꾼’이 추악한 발악에 인상을 찡그립니다.] [B급 성좌 ‘달의 여신이 총애한 사냥꾼’이 진짜 스킬라에는 못 미치는 존재지만 조심하라고 충고합니다.]달의 여신이 총애한 사냥꾼…… 내 추측으로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용맹한 사냥꾼 아탈란테다.
아탈란테가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 지금 나타난 스킬라는 지난번 에키드나와 마찬가지로 오리지널에는 못 미치는 존재 같았다.
그렇다면 천무혁의 페가수스나 이죽헌의 청강검처럼 성좌무구의 ‘최대구현’이 아니라 ‘한정구현’ 수준인 건가.
‘한정구현은 최대구현과는 달리 시간제한이 있고 풀 파워도 내지 못해. 그러니…….’
진짜 스킬라는 그리스 신화의 대표적인 영웅인 오디세우스가 쩔쩔맸을 정도로 강력한 괴물이다.
하지만, 풀 파워가 아니라면…….
‘이길 수 있지.’
나는 승리를 예감했다.
* * *
“우오오!”
기합을 내지르면서, 이죽헌은 칼을 휘둘렀다.
방금 나타난 스킬라라는 괴물은 소환자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이죽헌을 공격하고 있었다.
평소라면 속수무책으로 당했겠지만, [축지 성촌] 스킬을 획득한 이죽헌은 초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 덕택에 이죽헌은 스킬라의 공격을 피하면서 계속해서 칼을 휘두를 수 있었다.
‘아까 특대 가호가 5분이라고 했던가? 지금 얼마나 지났지?!’
육체 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주는 특대 가호를 받은 덕분에 지금은 몸이 무척 가볍다.
하지만 효과가 끊기면 위험하다.
‘빨리 쓰러뜨려야 해! 하지만 이 검으로 저 괴물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
이죽헌은 고민했다.
하지만 그 고민은 여기서 꽁무니를 빼고 도망칠까 말까 하는 고민은 아니었다.
지금 여기서 자신이 무엇을 하면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렇다면……!’
속도를 올렸다.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그 한계를 뛰어넘은 속도를 만들었다.
한 줄기의 바람이 되어, 스킬라의 공격을 피하면서 쇄도한다.
목표는 단 하나, 스킬라의 뒤에 숨어서 스킬라를 조종하고 있던 팀 헤카테의 리더.
“헉!”
“죽어……!”
깜짝 놀라 입을 크게 벌린 그에게 칼을 휘둘렀다.
단칼에 목이 달아난 순간, 위협적으로 움직이던 스킬라가 움직임을 멈추고 몸을 경련하기 시작했다.
“오오옷!”
그와 거의 동시에.
키메라를 타고 도착한 강유진이 스킬라의 머리 위로 몸을 날리는 모습이 보였다.
* * *
“이게 대체 뭐야!!”
스킬라의 머리가 터져 나가는 모습을 보고, 키르케는 소리를 지르며 관측기를 발로 걷어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