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reincarnated with an S-class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47
47화. 중앙 성전 (3)
마치 SF 만화 같은 광경이었다.
넓은 방에 원통형의 수조가 늘어서 있고, 그 안에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가 수많은 관에 연결된 채 떠 있었다.
특히 복부에는 굵은 관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어렸을 때 TV에서 봤던 ‘쓸개즙을 채취당하는 곰’을 연상케 했다.
[B급 성좌 ‘달의 여신이 총애한 사냥꾼’이 구역질 나는 광경에 분노합니다.] [A급 성좌 ‘물을 다스리는 선녀’가 눈썹을 찌푸리며 시선을 돌립니다.] [S급 성좌 ‘용을 죽인 불사신’이 강한 혐오감을 드러냅니다.]강유진은 입을 다문 채 다른 방으로 들어가 봤다.
그곳에는 의료용 베드 위에 몬스터의 시체가 놓여 있었고, 그 뒤에는 소각로 같은 것이 있었다.
다른 방들도 몇 군데 문을 열어 봤지만, 다들 비슷한 분위기였다.
“친구를 찾고 있나 보지?”
복도 끄트머리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 채, 백윤호가 이쪽을 보고 웃고 있었다.
“설마 이렇게 금방 여기에 도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바깥쪽 경비를 뚫는 것도, 이 지하로 내려오는 것도, 꽤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했지…….”
“…….”
“그런데 왜 바로 지하로 쳐들어온 거지? 미리 정보를 입수했나?”
“딱히 그런 건 아니야.”
강유진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만 너 같은 놈은 지하 깊은 곳에서 뭔가 더러운 짓을 하고 있을 것 같았거든.”
“이것 참, 한 방 먹었군.”
백윤호가 능청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참고로 여기에 너 같은 실험동물은 남아 있지 않아. 여기 남아 있는 건 실패작뿐이거든.”
백윤호 곁에 지난번과 같은 좀비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그렇다면, 여기서도 그동안 사람을 감금해 놓고 인체 실험을 했다는 얘기군.”
“그래, 너처럼 말이야.”
[C급 성좌 ‘아버지를 죽인 왕자’가 과거 얘기에 흥미를 드러냅니다.] [A급 성좌 ‘짐마차의 기사’가 귀를 기울입니다.] [A급 성좌 ‘모험하는 뱃사람’이 더 얘기해 보라고 아우성을 칩니다.] [A급 성좌 ‘모험하는 뱃사람’이 백윤호에게 100만 코인을 후원합니다.]메시지를 확인하는지 백윤호가 고개를 치켜들고 웃는 표정을 지었다.
“좋아, 구경하는 귀빈들에게 서비스 좀 해 줄까.”
“서비스?”
“이미 눈치챘겠지만, 이곳은 내가 온갖 연구를 진행하던 곳이야.”
“…….”
“인체 개조가 내 영원한 테마여서 말이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게 내 목표지.”
그렇게 말하며 백윤호는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 최고 걸작이 바로 너야.”
“몬스터에게서 뽑아낸 물질을 주입해서 내 몸을 강화시킨 건가?”
“아, 그건 아니야. 너한테는 그런 더러운 몬스터 유래 물질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으니까 안심해도 돼. 우리 소중한 강유진한테 그런 걸 넣었을 리가 없지.”
[A급 성좌 ‘물을 다스리는 선녀’가 뭐라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습니다.]“너는 내가 만든 최고 걸작이었어, 강유진.”
“딱히 기쁘지는 않은데.”
“그런데 너는 내가 승진하고 중앙성전으로 자리를 옮기느라 바쁜 사이에 시설에서 도망쳐 버렸지. 소식을 듣고 정말 어이가 없었어.”
그렇게 말하며 백윤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돌아와 줘서 다행이야.”
“딱히 돌아온 게 아닌데.”
“아니, 그래도 너는 내…….”
“네 영양가 없는 소리 들어 주는 것도 이제 지쳤어.”
강유진은 백윤호의 말을 끊고,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봤다.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갖고 놀았던 것의 죗값을 치르게 해 주겠어.”
“내가 그렇게 갖고 놀았기 때문에 지금의 네가 있는 거지만 말이다?”
사실 백윤호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그동안 강유진이 수많은 적들을 쓰러뜨릴 수 있었던 건 백윤호가 강유진의 몸을 개조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하라고?”
“그래, 말하자면 나는 네 부모 같은 존재니 말이야.”
“좋아, 고마워.”
“……어?”
순순히 고맙다고 말하자, 백윤호가 허를 찔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 이제 닥쳐.”
“……!”
강유진이 움직였다.
백윤호를 보호하려는 좀비들을 날려 버리면서, 백윤호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힘만 좋고…… 학습 능력이 없구나!”
낮은 자세로 몸을 숙이면서 좀비들을 돌파해 백윤호를 붙잡은 순간, 백윤호가 웃으면서 소리쳤다.
[B급 성좌 ‘시련을 이겨 낸 궁수’가 마취에 주의하라고 소리칩니다.] [B급 성좌 ‘금색과 은색의 동자’가 성좌무구의 쿨타임 24시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경고합니다.]성좌들도 아까부터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지난번에도 백윤호를 때려눕히기 직전에 당해 버렸으니까.
“누가 학습 능력이 없다고?”
“……!”
강유진이 고개를 치켜들자, 백윤호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강유진의 얼굴에는 입과 코를 가리는 금속제 사각형…… 일종의 마스크가 있었다.
“뭐, 뭐야 그건?”
“아까 사도한테 구입한 마스크. 귀에 걸지 않아도 잘 부착되어서 신기하더라.”
“……!”
백윤호가 숨을 삼키는 모습이 보였다.
“갇혀 있었을 때는 주사로 약물을 투여했지만, 지난번에는 딱히 주사를 맞는 느낌이 없었어. 초소형의 작은 주사기를 몰래 찔렀다고 해도 뭔가 느낌은 있어야 하는데 말이야.”
“…….”
“그러면 답은 하나뿐이지. 마취약을 흡입형으로 개량한 거야. 입과 코를 통해 들이마시면 바로 흡수되도록.”
아마 입안에 약액이 들어 있는 캡슐 같은 걸 넣어 놨다가 필요할 때 깨문 뒤 분무하는 방식일 것이다.
어차피 강유진 한 사람을 위한 약물이고, 백윤호한테 영향이 안 가도록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백윤호의 멱살을 붙잡고, 그대로 벽을 향해 집어 던졌다.
충격에 피를 토하는 백윤호를 내버려 둔 채, 주위에서 달려드는 좀비들을 마저 처리했다.
“크, 커헉…….”
몸을 부들대는 백윤호를 내려다보면서, 강유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음은?”
“뭐, 뭐……?”
“이 다음에 준비해 놓은 거 없냐고.”
백윤호가 떨리는 눈동자로 강유진을 쳐다봤다.
“마취약이 끝이야? 뭔가 더 준비해 놨을 거 같은데.”
지난번과 똑같이 좀비와 마취약만 준비해 놓고 강유진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강유진이 더 이상 공격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걸 보고, 백윤호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B급 성좌 ‘두 자루 도끼의 살인귀’가 왜 빨리 숨통을 끊지 않냐고 짜증을 냅니다.] [A급 성좌 ‘삼두육비의 신동’이 안이한 태도에 답답해합니다.]백윤호를 기다려 주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실망감을 드러내는 성좌들이 있었다.
물론 그런 성좌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A급 성좌 ‘쇠스랑을 든 수군대장’이 일단 지켜보자고 발언합니다.] [S급 성좌 ‘용을 죽인 불사신’이 상황을 예의 주시합니다.]그런 성좌들의 메시지를 확인했는지, 백윤호가 쓴웃음을 지었다.
“나를 배려해 줘서 정말 고맙군, 강유진.”
“…….”
“하지만…… 곧 후회하게 될걸?”
백윤호가 주머니에 넣어 놓았던 주사기를 꺼낸 뒤, 자기 목에 주사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직후, 백윤호의 몸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강유진, 확실히 너는 내가 만든 존재 중에서 최고 걸작이야. 하지만…….”
“…….”
“최고 걸작 하나를 만들어 놓았다고 해서, 그에 버금가는 작품을 더 만들면 안 된다는 법은 없지?”
건장한 몸하고는 거리가 있었던 백윤호의 육체가…… 지난번 사마윤 못지않은 근육 덩어리의 거구로 변모했다.
“봐라, 강유진!”
백윤호가 의기양양해하면서 소리쳤다.
“이 약물은 즉각적으로 육체 능력을 이렇게 증폭시키는 효과를 지니고 있지! 비록 15분 유지될 뿐이지만, 그동안은 너를 뛰어넘는 육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단 말이다!”
“나를 뛰어넘는다고?”
“그래! 이 약물이야말로, 너라는 최고 걸작에 맞서려고 만든 내 또 다른 걸작이다!”
백윤호가 팔을 움직여 벽을 후려치자, 와르르 무너지면서 벽 너머 공간이 드러났다.
“네가 성좌의 특대 가호를 받아 봤자 지속 시간은 5분! 모든 걸 분쇄하는 스킬도, 성좌무구도 쿨타임 때문에 지금은 쓸 수 없지!”
“…….”
“네 피지컬이 최고라고 생각하지 마라! 네 피지컬을 만들어 준 건 바로 나고, 그 정도는 내 과학으로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단 말이다!”
[A급 성좌 ‘삼두육비의 신동’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한심해합니다.] [D급 성좌 ‘탑을 불태운 귀신’이 막강한 무력을 느끼고 두려워합니다.] [B급 성좌 ‘붉은 말보다 빠른 장수’가 잠시 물러섰다가 동료들과 합류할 것을 제안합니다.] [B급 성좌 ‘두 자루 도끼의 살인귀’가 이렇게 된 거 누구 한쪽이든 피떡이 되는 모습이나 빨리 보여 달라고 소리칩니다.]자신만만해하는 백윤호의 모습에, 성좌들도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거대해진 몸을 최대한 부풀리며 백윤호가 강유진에게 달려들었다.
“다시 붙잡아서 새로 개조해 주지. 이번에는 도망칠 생각조차 못하도록 머릿속까지 개조해 주마, 강유진……!”
“…….”
강유진은 입을 다문 채 몸을 숙이고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런 강유진을 내려찍기 위해, 백윤호가 두 팔을 높게 치켜들었다.
쿠웅!
엄청난 충격에 주위 벽까지 흔들렸다.
하지만 그건 강유진이 공격당해서 발생한 충격이 아니었다.
강유진이 튀어 오르면서 올려친 주먹이 백윤호의 턱을 강타한 것이다.
“어, 어……?”
천장까지 날아가 부딪힌 백윤호가 어리둥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백윤호를 향해, 강유진은 곧바로 다음 공격을 퍼부었다.
“컥, 욱! 왜, 왜 이런?!”
“백윤호.”
당황하는 백윤호에게, 강유진은 냉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너는 네가 만들어 놓은 실험동물의 피지컬 데이터를 기준으로 생각했겠지. 안 그래?”
“뭐, 뭐라고? 크악!”
“이 정도로 육체를 강화하는 약물을 만들면 강유진보다 강한 육체 능력을 획득할 수 있겠지, 뭐 그렇게 생각했을 거야.”
백윤호의 명치를 정확히 가격하면서, 강유진은 말했다.
“왜 내가 아무런 발전이 없었을 거라 생각하지?”
“……!”
“나는 계약자야. 이름 없는 분과 계약했고, 강화 각인도 새겼어.”
“그, 그건 고려했…….”
“아, 그래.”
강유진은 백윤호의 턱을 후려쳤다.
“내가 쉬는 시간에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는 것도 고려했나?”
“……!”
흑룡회에서 식객 노릇을 하면서, 그냥 밥만 얻어먹으며 노닥거리고 있던 건 아니다.
그곳의 계약자들에게 부탁을 해서 기초 트레이닝을 배웠다. 운동 기구도 쓰게 해 줬기 때문에 제법 도움이 되었다.
“겨, 겨우 그 정도로……!”
백윤호가 반격을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강유진은 그 손을 중간에 낚아챘고, 힘으로 찍어 눌렀다.
“그리고 실전 경험을 하면서 기술도 배웠지. 힘을 쓰는 법, 몸을 움직이는 법. 지하에 갇혀 있었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야.”
“우으윽!”
“백윤호, 무슨 소리인지 알겠어?”
손을 붙잡혀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백윤호를 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지금 내가 여기 있는 건, 네가 나를 개조했기 때문이 아니야.”
그리고 백윤호의 이마를 향해, 전력을 다한 박치기를 날렸다.
“위대한 ‘이름 없는 분’이 나를 이끌어 주고, 그 인도에 따라 내가 계속해서 싸워 왔기 때문이지.”
“으, 아…….”
백윤호가 비틀거리며 뒤로 넘어졌다.
강유진은 그 위에 올라탄 뒤 주먹을 치켜들었다.
“그러고 보니, 안경 낀 사람을 때리면 살인죄라고 초등학생 때 친구한테 들었던 것 같은데 말이야.”
“가, 강유진…… 크악!”
백윤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리꽂았다.
안경이 깨져서 유리 파편이 튀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얼굴에 꽂히든 눈에 들어가든 상관없었으니까.
“15분 아직 안 지났는데, 벌써 효과 끊긴 건가.”
백윤호의 몸이 점점 줄어드는 걸 알 수 있었다.
완전히 박살 난 백윤호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강유진은 다시 입을 열었다.
“더 준비해 놓은 거, 있어?”
“…….”
“없는 모양이군.”
강유진은 몸을 일으켰다.
순간적으로 백윤호가 안도한 눈빛을 했지만, 그 얼굴을 향해 강유진은 발을 치켜들었다.
“그럼 작별이다, 백윤호.”
콰직.
“두 번 다시 내 창조주 행세 하지 마. 기분 나쁘니까.”
* * *
[S급 성좌 ‘용을 죽인 불사신’이 이번 싸움에서 강유진의 행동에는 의미가 있었다고 발언합니다.] [S급 성좌 ‘용을 죽인 불사신’이 강유진의 전투 능력이 전부 백윤호의 인체 개조에 의한 것이라면, 강유진의 활약 자체가 백윤호의 공적이 되어 버릴 수 있다고 발언합니다.] [S급 성좌 ‘용을 죽인 불사신’이 이번에 강유진은 백윤호의 숨통을 빨리 끊지 않고 기회를 줌으로써, 이미 자신한테는 백윤호가 개조한 것 이상의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하려 했다고 발언합니다.] [S급 성좌 ‘용을 죽인 불사신’이 강유진은 백윤호에게 자신의 힘을 증명했고 이건 곧 창조주라 할 수 있는 백윤호를 뛰어넘은 존재라는 것을 증명한 것과 같다고 발언합니다.] [S급 성좌 ‘용을 죽인 불사신’이 강유진은 성좌의 가호를 받으며 자신의 힘으로 운명을 헤쳐 나가는 존재이며, 결코 사악한 교단의 피조물 따위가 아니라고 발언합니다.] [S급 성좌 ‘용을 죽인 불사신’이 앞으로 강유진이 진정한 영웅으로서 활약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마칩니다.] [S급 성좌 ‘용을 죽인 불사신’이 강유진에게 1억 코인을 후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