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731
731화. Heaven’s door (2)
쿠쿠쿠쿠쿠쿠….
……콰아아아앙!
엄청난 폭풍이 몰아쳤다.
드래곤의 브레스가 천국의 문을 강타하자 자욱하게 끼어있던 구름들이 한 순간에 증발해버렸다.
“큭!”
당연히 이 사실은 천국의 문을 지키던 천사들에게까지 전해졌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성 안에서 방어에만 전념하라는 명령.
그렇기에 천사들은 적들이 코앞까지 다가오는 것을 방관했다.
어차피 아무리 많은 숫자를 끌고 와봐야 이 문이 함락되는 일은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멍청한 놈들. 하필 골라도 이곳을 고르다니.”
제6위계.
헤븐즈 도어의 수비대장인 ‘자마엘’이 성 아래를 내려다보며 코웃음을 쳤다.
분명, 드래곤의 브레스는 강력하다.
하지만, 여기가 대체 어디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억겁의 세월동안 중첩시켜둔 신성력과 방어 마법들은 그리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더군다나 최근 몇 개월간 이곳의 방비는 대폭 강화되었을 터.
심지어 드래곤의 상위종인 고대룡 에드온이 직접 이곳에 용언 마법까지 걸어두었다.
“천 년을 두드려봐라. 성문에 흠집이나 가나.”
모든 마력이 소진되어 나가떨어지는 게 누구인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저벅.
드래곤의 브레스 사이로 누군가 성문의 바로 앞까지 접근했다.
저 녀석이 누군지. 그리고 무얼 할 꿍꿍이인지는 몰라도 상관없다.
신성력으로 이루어진 대결계를 파훼하는 건 단순히 물리력으로 파괴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까다로웠으니까.
“푸하하하!”
“열쇠라도 찾고 있나 보지?”
“알량한 마법이라도 부리려나본데, 상급 관리자도 뚫지 못한 게 우리의 신성 결계다!”
바로 그때.
쿠쿵!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
“……!!?”
배꼽을 잡던 천사들의 표정이 180도 달라졌다.
쿠쿠쿠쿵.
문이 조금씩 더 넓게 열렸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지만, 신성 결계가 파훼된 게 틀림없었다.
“마,막아라!”
뒤늦게 자마엘이 고함을 질렀다.
터져라 지르는 절규 속에선 짙은 공포만이 배어 있었다.
툭.
진혁이 움직인 게 더 빨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내부로 들어온 진혁이 헤븐즈 도어의 꼭대기까지 날아왔다.
우우웅!
[‘신속의 왕관’이 공기저항을 무시합니다.]희미하게 남은 잔영은 진혁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속도로 이동했는지를 보여줬다.
스릉!
“불경한 자가!”
자마엘이 즉시 황금색 대검을 뽑았다,
그리고 그대로 횡으로 휘둘렀다.
대기 중에 흩어져 있던 신성력이 모조리 검으로 빨려들어가며 폭풍을 만들었다.
콰아앙!
하지만, 그 육중한 검격은 진혁의 머리 바로 옆에서 멈춰버렸다.
“크으읍….”
툭 하고 튀어나온 이마의 힘줄.
양손으로 안간힘을 써봐도 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진혁이 빌리 더 키드의 옆면으로 천천히 검을 밀어올리기 시작했다.
툭.
총구가 자마엘의 이마에 닿았다.
“멈춰라!”
“자마엘 님!”
멍하니 전투를 지켜보던 천사들이 각자의 무기를 뽑아들었다.
타앙!
차가운 총소리가 울려퍼진 건 바로 그때였다. 한 줄기 섬광이 자마엘의 머리를 꿰뚫고 지나갔다.
구름에 흔적을 남긴 궤적은 하늘 저 너머까지 이어졌다.
[‘잃어버린 언어’가 신성력을 재구성합니다!] [10성급 결계 ‘피아역전(彼我逆轉)’이 발동됩니다!]단순히 문을 부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존의 결계를 바꿔 이 거대한 성문을 아군에게 유리한 곳으로 바꾸는 것.
그 정도는 해줘야 진정한 의미의 승리라고 칭할 수 있으리라.
“마, 말도 안 돼. 이렇게 허무하게 우리의 관문이… 넘어가다니.”
“이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어. 대천사께서 직접와도 불가능하다고!”
“끝…이다. 다 끝났어.”
마계와 다른 층계의 적들을 상대로 굳건히 버티던 에덴의 상징.
그 절대적인 믿음이 어긋난 충격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상당수의 천사들이 들고 있던 무기와 방패마저 놓아버릴 정도로 말이다.
자마엘이 당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성벽 위에는 수만이 넘는 병력이 남아 있을 터.
허나, 이제와서 병력의 숫자 따위는 무의미하다.
우두머리를 잃은 데다 연이어 상식을 박살내버리는 일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병력은….
……그저 숫자만 많은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항복하는 자들은 포로로 잡고 반항하는 이들은 전부 쓸어버려.”
진혁이 명령을 내렸다.
⁕⁕⁕
화르륵!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그마와 화염의 한 가운데. 수많은 가디언들이 옥좌를 두고 좌우로 도열해 있었다.
대형종.
그것도 하나같이 무시무시한 힘을 지닌 상위 몬스터들이었다.
그러나 그 강력한 몬스터들조차도 한 존재에 비하면 티끌만도 못 했다.
검은 머리에 하얀 피부를 가진 남자.
에드온.
‘파괴룡’이라는 이명을 가진 고대룡 중 하나였다.
“성가신 놈이로군.”
불편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현재 보고 있는 장면은 에덴의 정문.
영원히 버틸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지만, 설마 전쟁이 시작하자마자 뚫릴 거라곤 예상하지 못 했다.
그 정도로 진혁이 보여준 결계술과 전투 능력은 예상치를 훨씬 더 상회하고 있었다.
물론, 이제 겨우 기나긴 전쟁이 시작되었을 뿐. 자신들이 준비한 것들은 아직 제대로 쓰지도않았다.
“적들이 헤븐즈 도어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계속해서 에덴 안쪽으로 이동하는 중입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위대하신 존재시여.”
검은 후드를 뒤집어 쓴 이가 고개를 조아렸다.
‘임페르테’.
타천사의 몸과 드래곤의 영혼을 섞어 만든 키메라로. 모든 가디언들과 에드온의 영지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승리에 흠뻑 취해있도록 내버려두어라. 이제 곧 그 환희가 절망으로 뒤바뀔 테니까.”
문 안쪽에 들어왔을 때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문’이 기다리고 있다.
엄청난 피해를 감수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쪽보다 신경 쓰이는 건 오히려….
그린 일족이었다.
“아직까지도 로드 선출엔 실패한 것이냐?”
드래곤 로드의 자리가 확고히 되어야 용족들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터.
허나, 갑작스럽게 반기를 든 그린 일족이 본격적으로 로드 자리를 원함에 따라 모든 것이 어긋나버렸다.
“예. 선출식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임페르테가 말 꼬리를 흐렸다.
이 말인즉, 더 이상 전통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뜻.
그린 일족의 후보자인 피노누아를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군. 누가 뒤에서 장난질을 치고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누가 됐든 그분들께서 막아주시겠지.”
니알라토텝이 움직이고 있다.
그린 일족 뒤에 있는 존재는 아마도 엘더갓 측일 확률이 높겠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아우터 갓들의 적수가 될 순 없었다.
그래.
결과는 정해져 있고. 과정은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다.
모든 것은 태고의 존재들의 뜻 아래에서 움직일 테니까.
“베디미온과 살라시드를 불러라. 지금부터 그린 일족을 멸하러 가겠다.”
레드 일족과 블랙 일족.
어느 쪽이 로드가 되든 상관없다.
이미 두 일족 모두 에드온에게 충성을 맹세한 상태였으니.
“명을 따르겠나이다.”
임페르테가 고개를 깊게 숙였다.
***
헤븐즈 도어를 장악한 진혁과 연합 측이 에덴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잡은 포로의 수만 2만 여명.
반면 이쪽의 피해는 10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순조로운 시작이라는 생각도 잠시 곧바로 거대한 난관이 나타났다.
콰콰콰콰콰콰콰!
구름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강.
하얀 격류가 미친 듯이 요동쳤다.
부서진 구름의 파편이 피부를 때릴 정도로 심상치 않은 흐름이었다. 얼핏 봐도 10개가 넘게 생겨난 소용돌이 역시 섬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여기는…?”
진혁의 표정이 신중해졌다.
에덴에 관해서는 빠삭하게 알고 있었지만, 처음 보는 장소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라파엘 쪽에서 지난 몇 개월간 만들어둔 곳 같아요. 제가 있을 때만 해도 이런 강은 존재하지 않았어요.”
가브리엘 역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과연. 그냥 시간만 때우고 있었던 건 아니라는 건가?
그 짧은 시간동안 이런 거대한 변수를 만들어냈다는 게 꽤나 인상적이었다.
이 순백의 탁류는 단순히 물로서 길을 막는 것 그 이상의 힘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바로 그때.
“여긴 비행 능력이 있는 저희에게 맡겨 주십시오.”
북유럽 쪽의 발키리들이 나섰다.
“가자.”
“예!”
드디어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한 걸까?
다수의 발키리들이 즉시 강을 건너 반대편으로 향했다.
그런데.
[‘에데이야 강의 기적’이 발동됩니다!]페가수스를 타고 날아가던 발키리 둘이 눈 깜짝할 사이에 돌풍에 휘말렸다.
“바, 바람이…!”
“추락합니다!”
“아아악!”
“히이잉!”
폭풍 속에서 전투를 하는 게 일상이었던 발키리들이 균형을 잃어버렸다. 전후좌우로 몰아치는 돌풍 속에서 하얀 번개가 쏟아졌다.
쿠르르… 콰콰콰쾅!
퍼어엉!
몸도 제대로 가누기 힘든 와중에 번개까지 피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니, 애초에 돌풍이 없었더라도 시야를 가득 채우는 번개의 비는 피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풍덩!
격류에 빠지기 무섭게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구조는커녕 시체마저 찾는 게 불가능해 보였다.
날아서 갈 수는 없다.
공중전에 가장 뛰어난 발키리가 100m도 날아가지 못했으니 그 누구도 하늘로는 갈 수 없을 것이다.
“제 능력도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헤임달 역시 공간을 가로지르는 게이트를 여는 데 실패했다.
“내가 다루지 못 하는 번개라니….”
천둥의 토르 역시 번개들을 제어하지 못 했다.
그야 그럴 수밖에.
헤븐즈 도어 때와는 달리 이곳에는 특수하고 이질적인 마력이 가득 배어 있는 상태였다.
‘이건 천사들의 작품이 아닌데.’
진혁이 강의 군데 군데 세워져 있는 기다란 기둥들을 바라봤다.
기둥의 표면에 적혀진 언어는 천사들의 언어가 아니었다.
50층에서만 볼 수 있는 불길하고 공허한 문자들.
여기엔 니알라토텝의 손길이 닿아 있었다.
마력의 흐름과 기둥에 적힌 언어들을 보면, 오직 하늘로 접근하는 존재에 대해서만 벼락이 발동된다.
그렇다면….
“물을 통해 건너죠.”
배를 만들어 이동한다.
방법은 그것 뿐이었다.
“소용돌이 쪽도 만만찮아 보인다만. 아무 대책없이 갔다가는 모조리 저 구름 속에 수장되어버릴 거다.”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흐름을 제어할 순 있을 겁니다.”
[고유능력 ‘해류의 의지’가 발동됩니다!]진혁의 손이 구름에 닿자. 미쳐 날뛰던 물살이 급변했다.
물결이 고요하고 잔잔해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격동한다는 것은 아까와 같았으나,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작위하게 흐르는 대신 그 흐름을 읽어낼 수 있게 변했다.
“이 정도면… 가능할지도.”
“정말 대단하군. 만능형이라고 하더니 못 하는 게 없지 않는가!”
“좋아. 배를 만들어라! 단숨에 반대편으로 건너간다!”
전사들이 재빨리 수작업으로 배를 급조하기 시작했다.
해전에 능숙한 바이킹들이 나서고 헤파이토스와 오룬이 이를 돕자 다수의 배들이 하나둘 그 형태를 갖추어 나갔다.
전함이라고 하기엔 초라하지만, 물에 뜬다는 용도로서는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쿠쿠쿠쿠쿠!
곧바로 완성된 배들이 전사들을 싣고 구름 위로 나아갔다.
강의 폭은 약 20km.
전사들이 모는 배면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배가 출발한 직후.
‘뭐…야?’
진혁은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