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131)
제131화
6화 : 언데드보다 무서운 돈 귀신
“크윽, 젠장…….”
“라이덴 님! 괜찮으십니까?”
“나는 괜찮네, 조금 지쳐서 그런 것이니.”
“그나저나……. 여긴 도대체 어디일까요?”
“…….”
광산에서 사라졌던 라이덴은 광부 한 명과 함께 있었다.
이들은 탈출을 위해 계속 걷고 있었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끔찍한 상황에서 라이덴은 대충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던전인 모양이군.”
“던전이요!? 저, 저희는 광산에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던전에…….”
“그건 나도 모르는 일이지.”
라이덴은 마지막 점검을 위해 광산을 찾아왔었다.
광산을 둘러보고 이제 슬슬 나가려고 할 때 광산에서 누군가를 본 거 같았다.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었다.
눈을 떠보니 이곳이었다.
‘함정에 걸린 건가?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좀 이상한데. 다른 사람도 있었을 텐데 왜?’
“끄응…….”
“라이덴 님, 저희 빠져나갈 수 있겠죠? 구조가 오겠죠?”
“…….”
라이덴은 그에 관해서 할 말이 없었다.
라덴이라면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곳을 보아하니 그것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
‘미지의 던전, 그럼 지금까지 광산에서 생겼던 기이한 현상도 이 던전과 관련된 것이겠지.’
던전과 광산이 연결되는 일은 왕왕 있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광산을 팔 때는 전문가를 불러서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 신중하게 움직여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들어온 주문 물량을 맞추려고 너무 무리하게 움직인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가볍게 자신의 실태를 자책했다.
‘자업자득이구나……. 너무 성급했어, 이럴 줄 알았으면 라덴의 말을 조금 더 잘 듣는 건데.’
구조가 올까?
라이덴은 머리를 열심히 굴려 봤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뚜렷한 답을 내놓을 순 없었다.
‘이 마도구가 있다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문제는 마나석이 없다는 거군.’
“후우……. 이거 참.”
라이덴은 반쯤은 체념한 듯, 주저앉아 위를 올려다봤다.
실수로 마도구와 가문의 인장까지 들고 들어왔다.
마도구가 없다면 던전을 정화하기 힘들고 가문의 인장이 없다면 라덴이 움직일 때 행동에 제약이 걸린다.
라이덴은 한숨을 내쉬었다.
“라덴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하고 말았구나…….”
“라이덴 님…….”
“왜 그러는 거냐?”
“저, 저길 좀 보십시오…….”
“뭔…….”
그때.
라이덴은 광부가 무엇을 보고 놀랐는지 알 수 있었다.
그곳에는 사람이 서 있었다.
처음에는 인간이라 생각했다.
한데.
“어어어!?”
광부가 놀란 음성을 터트렸다.
인간처럼 서 있던 그것이 갑자기 뒤로 엎어지더니 기괴한 모습으로 이쪽을 향해 오는 것이 아닌가!
뒤로 누운 채로 팔과 다리를 기이하게 꺾으며 네발로!
“라, 라이덴 님……. 도…….”
“으아아아악!!!”
“라이덴 님!?”
“뭐 하고 있는 거냐! 얼른 도망가지 않고!!”
광부가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라이덴은 이미 저 멀리 달리고 있었다.
광부는 뭔가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분명 그에게 도망치라고 말할 생각이긴 했지만, 뭐랄까…….
먼저 저렇게 도망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상하게 섭섭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나빴다.
“라이덴 님! 지치셨다면서요!”
“미친놈아! 저런 것이 쫓아오는데 지쳤다고 쉬면 그냥 앉아서 죽으라는 거지!!”
저 기괴한 모습을 봐라.
꿈에라도 나올까 봐 무서운 저런 것이 쫓아온다.
없던 힘이 샘솟는다.
멈추면 죽는다.
“나는 아직 살고 싶다!!”
그의 나이 60세.
그는 아직 더 살고 싶었다.
* * *
에이든과 기사들도 들어왔다.
“이야, 광산 크네, 여기라면 질 좋은 철광석도 얻을 수 있겠지?”
광산은 에이든이 생각했던 것보다 넓었다.
원작에서는 라이덴이 죽고 난 후에도 계속 이상한 일이 벌어져서 결국 폐광이 되고 말았다.
그 이후 주인공 일행이 라이덴의 유해를 수습하고.
던전을 공략하고 나자 이상한 일이 사라져서 다시 원래의 광산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 라덴은 주인공 일행에게 무한한 호의를 보내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
그 당시 주인공 일행은 바루스와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였다.
바루스는 자신의 상단을 이용해서 철광석을 팔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그 덕분에 주인공 일행은 돈을 아끼지 않고 여행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야, 이 얼마나 주인공에게 좋게 돌아가는 이야기야, 좋겠다, 나도 누가 나 대신 돈 벌어주고 안 주려나?”
누군 뭐 빠지게 돌아다니면서 돈 벌고 있는데 누군 주변에서 알아서 떠 먹여주고 있었다.
주인공이 부러워지는 에이든이었다.
“탐지!”
에이든은 탐지 스킬을 사용하며 던전의 입구를 찾았다.
원작에서는 상세하게 묘사되지 않았기에 이런 식으로 일일이 찾을 수밖에 없었다.
[탐지 숙련도가 0.01% 상승합니다.]‘여긴 아닌가? 그럼 다른 곳을…….’
“탐지!”
에이든은 탐지 스킬을 사용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탐지!”
스킬을 사용하자, 그제야 던전과 연결된 구멍을 찾을 수 있었다.
“여기다.”
“여기요?”
“하지만 여기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아니, 있어, 여기 구멍 있잖아.”
“하지만…….”
릴을 포함한 다른 기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구멍이 있긴 하지만 작은 막대가 들어갈 정도로 정말 작은 구멍이다.
쥐구멍 정도였다.
“정말, 이 구멍입니까?”
“맞아.”
“하지만 너무 작지 않나요?”
“그게 뭐가 중요해? 구멍이 크든, 작든 상관없어, 연결되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지.”
구멍이 작은 건 상관없었다.
어찌 되었든 광산과 던전이 연결되는 ‘통로’가 생겼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었다.
“그럼 이 건너편이 던전이라는 뜻이군요? 어떻게 들어가야 합니까?”
“뭘 어떻게야.”
에이든은 주머니로 법카로 산 곡괭이를 기사들 앞에 던져놓으며 말했다.
“파.”
“에? 파라고요?”
“어.”
“누가요?”
“너희가 파야지, 설마 영주인 나보고 파라는 건 아니지?”
“그, 그건 아니지만.”
당황해하는 기사들을 보며 에이든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그러니까, 얼른 파자. 월급 받은 값은 해야지?”
“……눼…….”
* * *
“제길!”
“라, 라이덴 님……. 큰일 났습니다……. 막다른 길입니다!”
라이덴과 광부는 기괴한 존재를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얼마나 달렸는지 입에서는 단내가 나고, 전신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였다.
“허억……. 허억…….”
정신없이 도망치다 막다른 길로 들어오고 말았다.
막힌 길을 본 두 사람의 얼굴에는 공포와 절망감이 드리워졌다.
-키에에엑…….
기괴한 존재는 막힌 길 앞에 망연자실하게 서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웃는 거 같았다.
숫자가 늘었다.
처음에는 한 마리뿐이었는데 지금은 열 마리는 넘는 거 같았다.
라이덴은 주저앉았다.
‘이제 끝이구나…….’
절망이 그의 가슴을 가득 채웠다.
문득, 밖에 있는 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미안하구나, 라덴아…….’
아직 라덴에게 줘야 할 것도 많고 알려 줘야 하는 것도 많이 있었다.
원래라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알려주며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더는 그럴 수 없었다.
라덴에게 미안했다.
‘못난 아비 때문에 네가 더 고생하겠구나…….’
죽음을 목전에 둔 그는 오로지 아들에 대한 걱정만이 가슴을 가득 채울 뿐이었다.
어미를 잃고도 그렇게 슬퍼하던 아이인데 자신까지 잃으면 라덴은 세상에 혼자 남게 된다.
그 아이 혼자서 그 엄청난 슬픔을 겪게 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거 같았다.
“히, 히이익……. 라, 라이덴 님……. 저, 저희 어떻게 해요……. 저희……. 이제 죽는 건가요?”
“…….”
“저……. 주, 죽고 싶지 않아요……. 돌아가야 할 가족이 있는데…….”
광부는 패닉에 빠져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며 라이덴은 두 눈을 질끈 감다가 떴다.
공포로 물들었던 그의 눈에 작은 빛이 서렸다.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반드시 구해줄 테니!”
“라, 라이덴 님?”
“나는 크에톤 영지의 영주! 라이덴 크에톤이다! 내 영지민은 내가 반드시 지킨다!!”
라이덴은 품속에 있던 단검을 꺼냈다.
만약을 대비해서 항상 소지하고 있던 단검이다.
이것이 저 기괴한 존재에게 통할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
영지민은 그가 지켜야 할 존재.
광부는 자신을 위해 일하다가 이러한 일에 휘말리고 만 것이었다.
그런 그를 지켜야 할 의무가 라이덴에게는 있었다.
“와라! 기괴한 존재야! 내가 있는 한! 내 영지민은 절대로 건드리지 못한다!!”
그는 의지를 다잡으려 호기롭게 외쳤다.
그때였다.
쿠웅!
쾅!
우르르릉…….
어디선가 폭발음이 들려오며 던전이 흔들리는 듯한 굉음이 거세게 울렸다.
혹시 던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이게 무슨…….”
“레이덴 님……. 그런데 소리가 점점 다가오는 거 같지 않나요?”
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폭발음과 동시에 그 충격파가 공기를 타고 흐르며 둘의 몸을 강하게 때렸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린다.
“영주님! 언데드가 생각보다 많은데요!?”
“다 죽여! 그 인간 찾아야 해! 우리 대금 받을 때까지 절대 죽으면 안 된다고!”
누군가의 대화 소리가 폭발음을 뚫고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동시에.
콰앙!
-키에에엑!
-키엑!
지금까지 라이덴과 광부를 괴롭히던 기괴한 존재의 끔찍한 비명이 처절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대금! 반드시 찾아! 대금을 받아야 너희도 월급 받을 수 있는 거야! 월급 받고 싶지 않아!?”
“받아야죠!”
“월급!”
“내 생명수! 절대 놓칠 수 없지!”
“다 죽여버려!”
“이놈들 이미 죽은 언데드인데 뭘 또 죽이겠다는 건데?”
“그럼 관 밖으로 나온 걸 후회하게 해주자고!”
“죽인 놈 또 죽이고! 관에 처박아! 이승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그 소란에 라이덴과 광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사람의 목소리가 확실했다.
지금까지 절망에 빠져 있던 둘의 눈빛에 적게나마 희망의 빛이 맺혔다.
그때!
“라이덴 님!”
광부는 황급히 라이덴을 불렀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라이덴은 기괴한 존재들이 자신들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라이덴은 단검을 강하게 쥐었다.
구조대가 곧 도착할 텐데 그때까지 살아남아 있을 자신이 없었다.
기괴한 존재들은 ‘저건 내 거다!’라며 거친 탐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젠장……. 이대로 끝인가!!’
라이덴은 이를 악물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되는데 기괴한 존재는 그런 그들의 사정 따위는 봐주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둘이 죽음을 예감하고 있을 때였다.
“안 된다! 이놈들아!”
라이덴과 기괴한 존재 사이로 끼어드는 이가 한 명 있었다.
그에 라이덴은 그가 조금 전 소란의 원인이라는 것을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설마!?’
“자네 설마 구조…….”
“이건 내 거야! 내 돈줄이라고! 대금 치를 때까지는 아무도 못 건드려!”
“…….”
라이덴은 그때 깨달았다.
기괴한 존재 대신 지독한 돈 귀신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