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212)
제212화
12화 : 라비엘라 백작가
레이던 라비엘라 백작에게는 사랑하는 딸이 하나 있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두고 간 그의 보물.
그는 사랑하는 딸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이라도 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병에 걸려 죽어가던 아내에게도 맹세하지 않았던가.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딸을 지킬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영혼을 건 맹세.
실제로 그는 딸을 위해서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했고, 방해가 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처리했다.
행복한 나날이었다.
물론, 딸이 가끔씩 ‘이러다가 내가 결혼도 못 하면 아빠가 책임질 거야!?’라는 말을 할 때도 있긴 했지만.
그는 행복했다.
‘정 안 되면 내가 평생 끼고 살지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만약 딸이 결혼한다면 허락할 생각은 있었다.
다만, 조건은 볼 생각이었다.
‘나보다 강하고, 나보다 돈 많고, 나보다 잘생기고…….’
물론, 그 조건이 황당무계하고 과연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남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정도 되는 남자가 아니라면, 그는 결혼을 허락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딸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그는 언제나 이 행복이 계속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재앙은 언제나 그렇듯 갑자기 찾아오기 마련이었다.
평생 깨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행복이 순식간에 깨졌다.
딸이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원인은 알 수 없었다.
갑자기 쓰러졌다.
신전에서 사람을 부르고, 의원을 불러 봤지만, 그 누구도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원인을 모른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정말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쓰러지시고……. 원인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아니야, 뭔가 방법이 있을 거야. 반드시 찾아야 하네!’
레이던 백작은 사랑하는 딸을 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약도 소용없었다.
신전에 의뢰했지만, 그들 또한 결국 치료하지 못했다.
그러던 도중, 그는 마도구에 눈길을 돌렸다.
‘마도구 중 신기한 힘을 가진 마도구가 있다지……? 그렇다면…….’
마도구라면 딸을 고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절망적인 상황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한 그는 불도저와 같은 성격으로 마도구를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이라는 생각에 그는 계속해서 마도구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중에 딸을 고칠 수 있는 마도구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말이다.
“그렇게 마도구 수집을 시작했지. 그것도 벌써 3년이나 지났군.”
“그래서 지금도 딸을 위해서 마도구를 구하고 있는 건가요?”
“그렇긴 하지. 반쯤은.”
“반쯤은?”
“처음에는 딸을 위해 시작한 일인데 뭐라고 해야 할까…… 지금은 반쯤 취미가 되었지.”
“취미라니…….”
마차로 이동하는 동안 에이든은 레이던 백작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건 원작에서도 없었던 내용이었다.
‘딸이 있었단 말이야?’
원작에서 그에게 딸이 있었다는 말은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었다.
그가 수집가가 된 것도 그냥 취미라고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한데, 그 뒤에 그런 배경 설정이 있을 거라 생각도 못 했었다.
‘그럼 원작에서 딸은 결국 살았나?’
아니.
죽었을 가능성이 컸다.
만약 딸이 살아 있었다면 한 번쯤은 언급이 되었을 테니까 말이다.
‘딸을 위해서 시작한 마도구 수집이 그런 식으로 변질된 건가?’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마도구를 모아 봤지만, 그 무엇도 딸을 고칠 수 없었지. 그러던 도중에 소문을 들었네.”
“소문이요?”
“칼리바이 숲의 마력에 중독된 이들을 치료했다지? 그래서 자네를 찾은 거네.”
딸에게는 몇 가지 증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증상 중 몇 개가 칼리바이 숲에 접근하면 생기는 마력 중독과 흡사했다.
그 누구도 치료할 수 없다고 했었다.
그러던 도중 에이든에 대한 소문을 들었고, 발광석을 핑계로 에이든을 만나려고 했던 것이다.
“그렇군요.”
“아, 물론, 발광석은 살 생각이네. 그런 물건은 처음 봤거든.”
“만약 제가 따님분을 치료할 수 있다면…….”
“응? 하하하! 자네도 역시 평범하지 않군. 만약 자네가 내 딸을 치료한다면 당연히 치료비는 따로 챙겨주겠네.”
치료비 별도라는 말에 에이든은 활짝 웃었다.
‘레이던 라비엘라 백작…… 원작에서 조력자로 나오고, 제법 영향력이 있는 귀족이었지?’
레이던 백작은 수집욕 때문인지 귀족들 사이에서도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은혜를 입혀 둔다면 훗날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왕실의 초대장도 받았잖아.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패는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좋은 법이었다.
무엇보다.
‘추가금은 못 참지.’
돈을 더 준다는데 굳이 거절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 없었다.
돈은 언제나 옳은 법이었다.
거기에 잘만 하면 발광석 값도 더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덜컥.
그때였다.
한참 달리고 있던 마차가 멈췄다.
창문 밖을 보니 화려한 저택이 눈에 들어왔다.
레이던 백작은 웃으며 말했다.
“도착한 모양이군.”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사가 마차 문을 열어 주자 레이던 백작은 능숙하게 내렸다.
에이든도 따라 마차에서 내렸다.
라비엘라 백작가의 저택은 헤스티아 영지의 저택보다 훨씬 크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레이던 백작은 마차에서 내린 에이든을 보며 말했다.
“라비엘라 백작가에 온 것을 환영하네. 에이든 사론톤.”
* * *
에이든은 저택에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레이던 백작의 딸을 찾았다.
“바로 딸을 만나겠다고?”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시간 끌 필요 없이 바로 치료하죠.”
“흠, 좋네.”
레이던 백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서 그러는 편이 그에게는 더 좋았기 때문이었다.
“시원해서 좋군.”
“뭘요.”
“그럼 가지.”
레이던 백작은 에이든과 함께 딸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방 앞에는 두 명의 기사가 만약을 대비해서 그녀를 지키고 있었다.
“이 안은 다른 사람들은 들어갈 수 없네.”
“알겠습니다. 그럼 알폰스와 한스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알겠습니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영주님.”
에이든의 명령에 알폰스와 한스는 문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레이던 백작과 에이든이 들어가자, 문 앞에 남아 있게 된 한스는 문 앞을 듬직하게 지키고 있는 두 명의 기사를 보면서 은근슬쩍 물었다.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다.”
“……무엇입니까?”
한스는 은근한 눈빛으로 물었다.
“너희 3대 몇 치냐?”
“…….”
갑작스러운 헬창의 질문에 두 명의 기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3대 몇 치냐고?
그런 걸 왜 묻는 걸까?
“딱 봐도 하체가 부족해 보이는데…… 여기는 제대로 된 운동 시설도 없나? 딱 날 잡으면 될 거 같은데…… 어떤가? 나한테 한번 배워 볼 생각 없나?”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같이 쇠질 할 생각 없냐는 질문에 기사들의 얼굴에는 혼란이 번졌다.
그에 기사들은 도움을 요청하듯 알폰스를 바라봤다.
알폰스는.
“날씨가 좋군.”
‘저 인간…….’
‘모르는 척하고 있어…….’
필사적으로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려 창문 밖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 * *
밖에서 헬창이 헬린이들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을 때.
방 안으로 들어온 에이든은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전부 마도구인가?’
방 안에는 마도구가 가득했다.
전부 치료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뿐이었다.
“……여기에 있는 건 도대체…….”
“전부 딸을 위해서 구한 것이네.”
“전부?”
“그렇네. 이걸 보겠나?”
그는 침대에 걸려 있는 드림캐처 비슷한 것을 에이든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이건 내가 대륙 넘어서 힘들게 구한 마도구라네, 효과는 좋은 꿈을 꿀 수 있게 해준다고 하더군.”
“…….”
“그리고 이건 동물 조각인데 이렇게 자는 쪽에 두면 악몽을 꾸지 않는 효과를 가지고 있지.”
“아니…….”
“이 마도구는 어떤데! 아주 훌륭하지 않나? 이 수정구슬이 있다면 회복력이 높아져서……. 아! 이 컵도 보겠나? 언뜻 보면 평범한 컵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해독의 힘을 가지고 있어서! 어지간한 독은 단번에…….”
“그, 그만…….”
자신의 수집품을 격렬하게 자랑하는 레이던 백작의 말에 에이든은 머리가 아팠다.
딸을 위해서 마도구를 모으기 시작했겠지만.
지금 봐라.
누가 봐도 사심 100%다.
“크흐흐…… 이거 보이나? 이 수정구슬은 여기에 두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운이 흘러나오는…….”
“……그 전에 저분을 먼저 봐도 될까요?”
“응? 아! 미안하네. 내가 좀 흥분했군. 자네가 좀 이해해 주게. 마도구에 관련되면 내가 좀 정신을 못 차려서.”
“…….”
그런 거 같았다.
하긴.
원작에서도 그의 정신 상태는 썩 좋은 편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생각해 보니 원작에서 거의 설명충 수준으로 나왔지?’
원작에서 레이던 백작이 주인공 일행을 만났을 때 그는 마도구를 꺼낼 때마다 그것에 관해 치밀하게 설명했었다.
‘이 검이 뭔지 알고 있나? 칼리스탄의 검이라고 불리지. 효과는 피를 먹으면 더 강한 공격을 할 수 있는 아주 특수한 마도구로…….’
‘이 목걸이는 저주를 막아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지.’
‘아, 이 반지는 대상의 마법을…….’
‘갑옷은…….’
신종 정신 공격이었다.
레이던 백작은 주인공 일행을 돕는 조력자로 나왔고 그의 마도구는 확실히 도움이 되었었다.
하지만 그를 만날 때마다 주인공 일행은 기진맥진해질 수밖에 없었다.
‘나도 벌써 기력 빨리는 느낌인데…….’
원작에 나왔을 당시의 그의 정신 상태를 생각하면 지금은 상당히 완화된 수준이었다.
“확인 좀 하겠습니다.”
“레일라를 잘 부탁하네.”
“네.”
에이든은 레이던 백작의 딸, 레일라 라비엘라의 상태를 살폈다.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정신을 집중했다.
요력을 끌어 올려 레일라의 몸에 퍼트리자 그녀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할 수 있었다.
‘요력?’
그녀의 몸속에서 요력이 느껴졌다.
레일라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이유는 이 요력에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칼리바이 숲에 있던 기사들과 증상이 비슷해…….’
요력에 중독되면 몇 가지 증상이 있다.
하나는 미쳐 날뛰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런 식으로 죽은 듯이 잠들어 있는 것이다.
‘이건 요력을 제거하지 않으면 절대 깨어나지 않지…….’
“후우…….”
에이든이 손을 떼자 뒤에서 노심초사한 표정으로 보고 있던 레이던 백작이 냉큼 물어왔다.
“어, 어떤가?”
그의 눈빛은 불안한 듯 초조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늘 실망감을 느껴야만 했다.
혹시 이번에 구한 마도구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혹시 이번에는…….
혹시…… 하는 생각으로 늘 기대를 했었고, 늘 실망감을 맛봐야만 했었다.
수많은 실망감을 느꼈지만,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딸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혈육을 도대체 어떻게 포기할 수 있단 말인가.
한 번이라도 좋다.
‘제발 한 번이라도 좋으니…… 웃는 얼굴로 나를 불러 다오…… 제발…….’
그에게서 간절한 바람이 절실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며 에이든은 안심하라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 그게 정말인가!?”
“네. 가능합니다. 그러니…….”
에이든은 레일라의 이마에 다시 손을 얹으며 스킬을 사용했다.
“전적으로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