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46)
제46화
21화 : 아스트로 소드(2)
콰아아아앙!
마법과 방패가 충돌했다.
무려 5서클 마법이다.
거기에 흑마법사의 마법은 ‘공격’에 치중되어 있기에 그 위력은 평범한 마법보다 강했다.
원래라면 방패 따위는 가볍게 없애 버리고, 그 뒤에 있는 존재까지 소멸시켰을 마법.
하나.
“……이걸…….”
“어떻게 저런……. 아드락 님의 마법을 고작……. 병사들이 막았어!?”
병사들은 마법을 막았다.
방패도 무사했다.
방패를 든 병사들도 살짝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이걸 막네?”
“막았잖아?”
신기하긴 매한가지였다.
더 놀라운 건, 그 폭발 앞에서도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신성 지대의 효과다.
신성 지대의 효과 중, 아군을 신성력으로 보호하는 것이 있는데, 그 효과가 이들을 지킨 것이다.
타다다닥!
모두가 당황한 사이.
에이든이 지면을 박차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그것을 본 릴이 명령을 내렸다.
“수노기를 쏴라! 영주님을 엄호해!”
“이 새끼들! 뭘 멍때리고 있어! 연장으로 대가리를 깨 버릴라! 드워프의 자존심을 보여 줘라! 돌격!!!”
“우아아아아아!!”
쏜살같이 뛰어나간 에이든은 눈으로 흑마법사를 훑은 후, 아드락을 노려봤다.
가장 위험한 적.
‘잡는다.’
지면을 박찬 에이든의 신형이 가속도가 붙으며 엄청난 속도로 아드락에게 향했다.
“어딜!”
“막아라!”
흑마법사들이 그의 앞을 막으려고 했지만, 성검과 신성 지대, 버프를 받은 에이든을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서걱!
버프로 인해 벌어진 압도적인 능력치의 차이.
거기에 암흑 마나와 상극이라고 불리는 신성력을 품은 성검까지.
아무리 제약으로 모든 힘을 사용할 수 없어도, 성검은 성검이었다.
고작 흑마법사가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네놈!!”
“후웁!”
에이든이 아드락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일일 퀘스트로 만 번의 가로 베기, 세로 베기를 행해 왔던 그의 육체가 저절로 자세를 잡는다.
헌터 협회에서 지겹게 들은 기본(基本).
압도적인 능력치와 지금까지 쌓아 왔던 기본으로 인해, 에이든의 육체는 가로 베기와 세로 베기를 동시에 실행에 옮겼다.
십자(十字) 베기.
서걱!
“크윽!”
아드락이 만든 방어막이 허무하게 찢긴다.
아무리 5서클 흑마법사라고 해도, 신성 지대 그리고 성검 앞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놈!”
아드락은 스텝을 밟아 거리를 두려고 했지만, 에이든은 악착같이 따라붙었다.
도망은 불가능했다.
‘어딜 도망치려고. 내 민첩이 얼마나 높은지 알아?’
스킬의 효과와 여러 가지 버프를 받아, 민첩이 무려 268이다.
마법 공부만 한 흑마법사가 그를 따돌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놈!”
아드락은 마법을 뿌려, 어떻게든 에이든을 떼어 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성검을 들고 있는 에이든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침착하게 검을 휘두르며, 마법을 벤다.
그것을 본, 아드락이 이를 악물었다.
‘빌어먹을!’
그는 흉흉한 기운을 뿜으며, 즉시 사용 가능한 마법으로 에이든의 눈을 어지럽게 했다.
하지만 에이든의 시선은 오로지 아드락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안 놓친다.’
여기서 놓치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원작에서 주인공이 아드락을 놓치는 바람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었던가?
몰랐으면 모르겠지만, 알게 된 이상, 놈을 이대로 놓아줄 순 없었다.
‘이대로면……. 끝난다…….’
아드락의 분노한 눈이 에이든에게 향했다.
저 한 놈으로 인해서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되고 말았다.
성검만 없었다면, 어떻게든 되었을 텐데…….
저 성검에서 흘러나오는 신성력 때문에 힘이 약화하여, 제대로 몰아붙일 수 없었다.
‘5서클인 내가! 감히 저딴 놈에게!’
“이놈……. 이놈!!!”
“어디서 이놈이래. 듣는 놈, 기분 나쁘게.”
“크윽!!”
섬광이 번뜩였다.
섬뜩한 감각에 얼굴을 뒤로 젖히자, 아슬아슬하게 검이 스치고 지나갔다.
“카악!”
“쯧…….”
‘얕아, 더 깊게!’
에이든은 단숨에 목을 베기 위해 파고들었다.
발을 딛는 위치.
힘의 방향과 몸의 중심이 자연스럽게 잡혔다.
‘죽인다.’
만 번의 가로 베기, 세로 베기로 단련된 육체가 완벽한 경로를 찾았다.
벤다.
에이든의 의지를 담은 성검이 다시 한번 휘둘러지려고 하는 순간.
‘죽는다…….’
아드락이 죽음을 예감하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 울리는 한줄기의 목소리.
‘……이 목소리는…….’
“……대의를 위하여…….”
우우웅!
아드락의 몸에서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면서 동시에 에이든을 밀쳐냈다.
“컥!”
항거할 수 없는 엄청난 힘에 밀린 에이든이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영주님!”
“영주!”
릴과 게렌은 에이든이 걱정되어 그를 향해 달려오던 도중 보고야 말았다.
아드락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어둠을!
끝없는 어둠에서 쉴 틈 없이 펌프질되어 흘러나오는 악의!
“저건 뭐죠?”
“설마……. 저건 자폭?”
“자폭이요!?”
게렌은 신음을 흘렸다.
흑마법사의 마법 중,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자폭 마법이 있다.
놈은 그걸 사용한 것이다.
5서클이나 되는 흑마법사의 자폭이다.
그 폭발력은 이 동굴 전체를 무너트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저, 저거 어떻게 합니까?”
“끝이다…….”
“끝이라뇨!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도망쳐야죠!”
“도망칠 수 없다……. 곧 폭발한다. 우리가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저 영향력에서 벗어날 순 없어.”
“…….”
주변을 둘러보니, 스킬의 효과를 받고 있음에도 모두가 의지를 잃은 듯했다.
그건 릴도 마찬가지다.
느껴진다.
어둠의 박동이.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절대적인 존재가 던지는 운명의 주사위의 구르는 소리가.
인간이라면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점지된 죽음의 운명.
‘이대로 죽는 건가……. 제길……. 이제야 진심으로 모실 분을 찾았는데……. 이대로, 내 꿈도 못 이루고……?’
벗어날 수 없다.
모두가 공포에 얼어붙은 듯, 제자리에 서서 오로지 죽음을 기다렸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저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그때였다.
타닥!
모두가 끔찍한 죽음의 운명에 순응하며, 받아들이려고 할 때.
단 한 명.
오로지 한 명만이 그러한 운명에 저항하듯, 앞으로 나아갔다.
익숙한 등.
익숙한 모습.
익숙한 광경.
이전 오크와 싸울 때도 보여 주었던 그 등이 다시 한번 그의 눈에 각인된다.
“영주님……!”
에이든은 달렸다.
조금 전, 벽에 처박히면서 전신이 욱신거렸지만, 다리를 멈추지 않았다.
멈출 수 없다.
그는 건물주이자, 영주다.
지켜야 할 존재가 있다.
‘그때, 그 헌터도 이랬겠지?’
아무리 강한 적을 만나도 절대 물러서지 않았던 그 헌터의 등.
그때는 그가 왜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저항했는지 몰랐지만, 지금은 이해가 되었다.
큰 힘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동반되는 법.
‘나는 영주다. 저들은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다.’
울타리 안에 들어온 이들을 지키기 위해, 에이든은 어둠을 향해 달려갔다.
신성 지대의 디버프를 받고 있음에도 어둠이 뿜는 기운은 흉악하기 짝이 없었다.
‘성검은 슬슬 한계인가?’
성검의 빛도 약해졌다.
진정한 주인이 아니라, 그 힘을 오래 끌어낼 수 없었다.
“쓰읍, 조금 더 쥐어짜라. 내가 진짜 주인이 아니라 마음에 안 들겠지만, 저들을 지키기 위해서…… 조금만 더 쥐어짜 봐! 너 성검이잖아!”
에이든의 외침이 닿은 걸까?
미약했던 빛이 아주 잠시, 돌아오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벤다.’
에이든은 어둠을 바라봤다.
벨 수 있을까?
자폭 마법은 가지고 있는 암흑 마나, 자신의 생명력, 그리고 주변에 퍼진 죽음의 기운을 이용하는 마법.
이 동굴 안에서 죽은 흑마법사의 수는 상당했다.
우우웅!
자폭 마법은 죽은 흑마법사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먹어 치우며, 삽시간에 커지고 있었다.
아무리 버프를 받아도, 저걸 없애는 건, 무리였다.
하지만.
안 하면 모두가 죽는다.
의문을 가질 시간도 없다.
‘베야 해.’
두려움에 멈춰 있을 시간도 없다.
가야 한다.
지켜야 한다.
그것이 영주이자, 왕의 길이니까.
문득.
에이든의 머릿속에 검술관에서 봤던 남자의 환영이 떠올랐다.
그 일격.
그것을 완벽하게 따라 할 순 없다.
안다.
그 일격에 도달하기엔 아직 그는 미숙하고, 부족한 점이 차고 넘친다는 것을.
높고, 높은 지고의 경지에 아직 발을 내딛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럼에도.
‘해야 해. 지금 안 하면 언제 하려고?’
“후우우웁…….”
검을 든다.
남자의 동작을 그저 따라 할 뿐이다.
검술의 묘리를 이해한다든가, 하는 그런 오만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능, 불가능이 아니다.
지금 해야 했다.
아스트로 소드(Astro Sword).
높게 치켜든 검 끝에 맺힌 형용할 수 없는 강렬한 빛.
검을 내리긋는 순간, 점과 점이 이어져, 하나의 아름다운 선을 그려 냈다.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가장 완벽한 선이 어둠을 가른다.
서걱!
파앗!
그 남자의 경지에 1% 아니, 0.1%밖에 되지 않는 티끌 같은 위력.
하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빛이 어둠을 가르는 순간, 찬란한 빛이 어둠을 집어삼켰다.
“……말도…… 안 돼…….”
자폭 마법을 사용한 아드락은 경악 어린 시선으로 그를 노려봤다.
“……어째서……. 그……. 검…….”
그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한 채,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숨을 쉬지 않는다.
죽었다.
“하아……. 하아…….”
에이든은 깊은숨을 토해 냈다.
무리했다.
조금 전, 그 일격은 자신이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영역의 것.
아주 잠깐, 그 영역에 발끝을 억지로 밀어 넣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끄응…….”
그래도.
[아스트로 소드(Astro Sword)의 숙련도가 5% 상승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하셨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자동으로 분배됩니다.] [칭호, ‘흑마법사의 천적’을 획득하셨습니다.] [흑마법사의 천적 : 2서클 이하의 흑마법이 통하지 않습니다.]레벨도 오르고, 새로운 칭호도 손에 넣었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하게 오르지 않았던 스킬의 숙련도까지 올랐다.
“좋아…….”
에이든은 뒤를 돌아봤다.
흑마법사들은 전의를 잃은 듯, 풀린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병사와 기사 그리고 드워프들도 경악한 듯,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으아아아!! 여, 영주님이 해냈다!”
한 명을 시작으로 포문이 열린 듯,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영주님! 만세!”
“만세!!! 영주님이 해내셨다!”
“저 인간이 해냈다!!”
“인간 만세!”
“페어리 프린세스 만세!!!”
“페어리 프린세스 맞아? 페어리 프린스 아니야?”
“몰라! 그런 취향이라잖아! 페어리 프린세스!! 만세!!!”
너 나 할 것 없이 살았다는 안도감에 웃었다.
모두가 손을 들고 환호하는 그 광경을 보며, 에이든은 지켜 냈다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환호에 호응하듯 입을 열었다.
“페어리 프린세스라고 한 놈 누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