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Leveling: Murim RAW novel - Chapter 264
264화 – 외전 7. SHIT vs SHAT (1)
특유의 웃음을 띠며 신기루처럼 사라진 단유성.
“젠장! 먼저 달려들지…….”
깜짝 놀란 동래북이 얼른 스마트왓치에 대고 소리를 질렀지만 이미 늦었다.
“으와아아아아아악-!”
“…….”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숨어 있던 요원 중 한 명이 자신을 스쳐 날아갔다.
“……뭐지?”
쿠웅!
끄으으으윽!
저쪽 건물 너머, C구역을 한참 지난 A구역 어딘가.
뭔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이 울려왔다.
죽은 것 같지는 않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어졌다.
― 절대로 도발하지 말게나.
벌써 도발이 되어 버린 걸 이제 어쩌겠습니까?
띠딕-.
동래북은 스마트왓치를 들어 전 요원에게 명령을 내렸다.
“여기는 개집이다. 각 조장은 즉각 응답하라!”
단유성의 기습으로 인해 분주해진 상황.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와중에도 모든 요원들이 동래북의 부름에 따라 각 조별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알파조, 기동 가능.”
알파조.
가장 가벼운 장구류를 착용해,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기도 하고, 모두 섀도잉(Shadowing) 계열 스킬이 있어 은밀히 숨을 수 있었다. 마음먹고 숨으면 코앞에서 지나간다 하더라도, 웬만한 각성자는 알아채지 못할 정도. 거기에 임기응변은 물론이거니와 저격에도 능한 조였다.
“브라보, 타격 준비 완료.”
브라보.
하나같이 평균 이상의 실력을 지닌 마법능력자들이 삽살개를 타격하기 위해 기동준비를 했다.
“차리, 이미 엄호 진형 발동 중입니다!”
차리.
모든 조들 중에 방어가 가장 뛰어난 조였기에 브라보나 델타 등을 엄호하기 위해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는 델타, 우리는 아직 마장동 외곽을 포위중입니다. 긴급출동이 필요합니까?”
델타.
가장 뛰어난 화력을 발휘하는 조.
공격 마법, 공격 무공, 주술 등 온갖 스킬들에 대한 발동을 할 준비를 마쳤다.
“그래, 전원 긴급으로 움직여야 돼. 삽살개가 난동을 개시했으니…….”
모두 정해진 위치로 이동한 것을 확인한 동래북이 광선 블레이드를 꽉 움켜잡으며 말했다.
“시나리오 ‘병’대로 움직일 것.”
시나리오 ‘병’.
어디 한군데 날아가도 살아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SHAT의 1급 포획 명령이었다.
그 명령을 내리고나자 의외로 동래북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사실 이두호가 핵 버튼이니, 헌터들의 멸종이니 겁을 줬지만, 스스로 생각해보기에 SHAT이 한 명을 잡으려고 이만큼 총출동한 적이 없었다.
‘이 정도면 십이성웅이라도 할 만하다!’
하고 생각하는 찰나,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첫 번째 시나리오 ‘병’의 결과물이 들려왔다.
― 끄아아아아아악!
● ● ●
동래북의 시나리오 병 시행 직후, 북동 방면 담벼락 위.
‘어디 우리 삽살개 실력 좀 볼까.’
알파조 요원1이 저격 포지션으로 숨어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 다른 요원을 향해 덮쳐드는 단유성이 목격되었다. 비록 너무 빨라 흐릿해 보이긴 했지만, 요원활동을 하며 저 정도의 속도를 보지 못한 것도 아니었다.
요원1은 단유성의 넓은 등판을 향해 스나이핑용 마나건 M74를 빠르게 겨냥했다.
‘우리 SHAT에 대해 전혀 모르는가 보군.’
SHAT은 특수 엽찰이기도 했고,
규정상 각성능력 범죄자들에 의해 목숨을 위협받을 시 그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그자를 사살해도 무죄였다. 비록 시나리오 병이 포획 명령이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마나탄 발포를 마구잡이로 해도 무방했다.
어차피 자신을 찾을 수 없으리라 확신하고 있었기에,
요원1은 마음 놓고 조준했다.
과연 한국 최고의 요원들이라 자부할 만큼 그의 동작은 빠르고 정확했고, 이내 그의 레이저 포인트가 단유성이 입고 있는 티에 그려진 두라에뭉 캐릭터 그림에 고정되었다.
그 순간 그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탕!
망원조준경에 비치는 단유성의 등짝에 깔끔하게…….
팍!
총알이 박히는 것과 동시에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끄아아아아아악!”
“……!?”
방아쇠를 당긴 알파조 요원1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정밀타격 알파’라고 할 만큼 그는 SHAT 알파조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저격의 명수인 만큼…… 귀도 밝았다.
그가 놀란 이유?
“정확한 사격에, 제법 괜찮은 은잠술(Shadowing)이었어.”
저 멀리 담벼락 위로 혼절해 걸쳐져 있는 자가 삽살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담벼락 위에 있던 요원으로 어느새 허벅지에 마나탄알이 박혀있었다.
스르륵-.
그제야 마치 안개가 사라지듯 흩어지는 삽살개의 잔영.
“……스킬 미스트(Mist)!?”
알파조 요원1이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 삽살개가 히죽 웃고 있었다. 가슴팍의 두라에뭉처럼 활짝 웃으면서.
“SHA, SHAT 요원을 공격한 것은 위법행위다! 귀하는 당장 두 손을 들고서 무릎을 꿇어라. 그, 그렇지 않으면 발포하겠다!”
“다행이네.”
“…….”
“더 이상 안 쏘면 어쩌나 했거든. 이쪽 화기가 어느 정도인가 궁금했는데.”
“…….”
“아, 그리고 스킬 미스트가 뭔지 몰라도 그거 아냐. 이형환위라고 알랑가 모르겠네.”
이형환위를 알 리 없는 요원1에게 그건 레어 능력치인 에 다름 아니었고, 어차피 그런 것도 중요치 않았다.
타겟이 코앞에 있다는 것만이 중요한 상황.
탕!
다시 한번 마나총구에 불꽃이 번뜩이는 순간.
또 한 명의 SHAT 요원이 허공을 가르며 A구역으로 날아갔다.
“으아아아아아악!”
● ● ●
― 으아아아아아악!
슥!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비명음에,
알파조장이 수신호를 바꾸었다.
비록 요원1이 당했으나, 상대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얼른 대처하면 그만이었다.
‘다소 위험할지는 모르겠지만.’
동시에 저격하는 것만이 답이었다.
어떻게 저격을 알아차리는지는 모르겠지만…….
합공은 막아내기 힘들 것이다.
그녀의 은밀한 신호를 받은 모든 알파요원들이 단유성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타타타타탕! 탕!
십자포화 화망이 방금 요원1이 있던 곳에 형성되어 마나폭풍이 휘몰아 쳐댔다.
하지만…….
휙! 휘휘휘휘휙! 휙!
“끼아아아아아악!”
“우와와아아아아-!”
거의 동시다발로 터져 나오는 알파조 소속 저격수들의 비명.
그리고 그 뒤에도 마법탄의 격발음과 던져지는 음향과 비명이, 리듬감 있게 울려 퍼졌다.
‘마, 말도 안 돼.’
알파조장은 얼마나 당황했는지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십수 명의 요원들이 시끄럽게 외쳐 대며 전후좌우 360도 곡선비행을 해대며 산지사방으로 날아올랐다. 하나 같이 기절을 한 채.
그리고 그 순간.
“…….”
위험본능이라는 게 있다.
그녀가 슬며시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서 있었다. M74 한 정을 요모조모 뜯어보면서.
“재밌는 장난감이긴 하구만. 단전에 든 내력보다 훨씬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화기라니. 충전식인가?”
M74가 재밌는 장난감이라니.
알파조장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대, 대체 뭐죠, 당신!?”
저도 모르게 타겟에게 겸손해지는 말투.
하지만 되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다만 뭔가를 고민하는 타겟의 모습.
알파조장은 그 고민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자신도 임무 수행 중 두어 번 겪어본 적 있는 감정이었기에.
죽여 말아?
이기고 지는 고민 따위는 이미 문제가 아니라는 표정이랄까. 하지만 열 받기보다는 어마어마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꼭 저 결과에 따라 지옥행 특급열차를 타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것처럼.
하지만 그럼에도 알파조장은 간신히 손을 움직여 저쪽 브라보 조장을 향해 단유성을 합공하라고 수신호를 보내려 했다.
바로 그때였다.
“어!?”
수신호를 취하려던 알파조장의 몸이 알 수 없는 힘에 떠올라 자석처럼 끌려갔다.
반항이고 뭐고 할 수도 없었다.
순간 배가 움푹 꺼지며 위가 뒤집어진다 싶더니, 주먹이 그녀의 복부에 박혀있었다.
“웁!”
알파조장의 허리가 새우처럼 꺾였다.
그 다음은 당연한 과정처럼 그녀의 안면이 그대로 바닥에 눕혀졌다.
중요한 건.
죽지는 않았다는 점.
그래도 브라보에는 그녀의 뜻이 확실히 전달된 듯 보였다.
● ● ●
알파조 전멸…….
다 죽은 건지 부상인 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알파 조장에게 급전을 받은 브라보 조장 입장에서야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
브라보 조장은 미처 이 사태에 적응할 겨를도 없이 명령을 내렸다.
“일제 발사! 일제 사격!”
브라보 조원들 전체가 캐스팅했던 마법과 마법병기를 쏘아댔다.
어차피 살려서 데려가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지금 타겟의 기괴한 스킬들을 보아하니, 이 정도로 죽을 리는 없다.
중상…… 설혹 타겟에게 중상을 입히는 한이 있어도…….
타타타타타타탕!
하지만…….
단유성이 전방을 향해 손을 내뻗었다.
깨어져 나간다.
사방에 전개된 스킬형 마법들이 마구 깨어지기 시작했다.
이내 구축되어 가던 방어마법들도 파쇄되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박살 났다.
흩어진 마나들은 눈처럼 떨어져 내렸다.
“미친…….”
도저히 저 괴물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단 하나만 제외한다면 말이지!’
“모두 브레스 뿜을 준비해!”
무한 레벨업 in 무림
지은이 : 곤붕
발행인 : 손병태
발행처 : ㈜알에스미디어
주소 : 경기도 부천시 부천로 198번길 18 춘의테크노파크 2차 201동 503호
전화 : 032-651-8576
E-mail : [email protected]
ISBN : 979-11-6949-904-0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대한 편집권은 저자와의 계약에 의해 ㈜알에스미디어에 있으므로 무단 복제, 수정, 배포 행위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