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23
나 혼자 무한 보급! 123화
마인 갈중혁.
부모는 없다. 얼굴도 모른다.
으레 모든 마인이 그러하듯이.
“네 부모님은 정마대전에서 영웅적 으로 쓰러지셨다.”
“위선자 정파 놈들의 검을 받아내 며 마지막까지 본교의 이름을 드높 이셨지.”
다른 모든 어린 마인들처럼, 딱히 거기에 의심을 가진 적은 없었다. 애초에 열 살도 되지 않은 어린아 이가 스스로 무슨 생각을 한단 말인 가.
주변에서 그리 말하니, 그리 믿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위선자 정파 놈 들은 본교의 멸망을 획책하고 있 다.”
“본교의 원정은 그런 위선자 놈들 에게 정당한 심판을 가하고자 행하 는 것이다.”
“스스로를 정(正)이라 하나, 하늘 아래 가장 바르지 못한 게 그들이 다.”
“위선자 정파 놈들에게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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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마인들이 모이는 마동각(魔童 閣) 에서.
나와 어린 마인들은 언제나 정파에 대한 분노를 교육받았다.
성장한 마인들이 수련을 쌓는 마련 동(魔 W洞) 에서.
나와 젊은 마인들은 항상 정파에 대한 증오를 되새겼다.
누구도 정파의 무림인을 본 적 없 으면서.
우리는 얼굴 모르는 그들을 향한 온갖 저주를 학습했다.
“잊지 마라! 네놈들의 고통은 정파 놈들 때문이다!”
“기억해라! 네놈들을 괴롭게 하는 건 정파 놈들의 계략 때문이다!”
“깨달아라! 네놈들의 부모를 앗아 간 건 정파 놈들의 검이다!”
그 시절의 나는, 우리는 증오로 빚 어놓은 인형이었다.
얼굴 모르는 정파에 대한 분노와 증오에 휩싸여.
그들의 목을 베고 구족을 멸하겠다 며 광분하는 가여운 인형.
평생을 그리 배웠기에, 거기에 의 심을 갖는 이는 없었다.
그렇게 학습된 증오를 곱씹으며 독 기만 불려 나가던 어느 날.
드디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오게 되 었다.
“본교의 마인들은 들으라!”
“본교의 하늘, 천마께서 이백팔십 하고 다섯 번째 중원 원정을 명하셨 다!”
“마인들은 무기를 들어라! 갈고 닦 은 무위를 맘껏 뽐내라!”
“위선자 정파 놈들을 끌어내리고, 마도천하를 열 때가 다가왔다!”
“죽음을! 죽음을! 죽음을!”
마교의 하늘을 우]해.
마도천하를 위해.
단순하지만 명료한 목표는 젊은 내 게 있어 마약과도 같았다.
정마대전의 선봉에 선 내게는 단 한 점의 의심조차도 없었다.
“위선자 정파 놈들! 엎드려 떨어 라! 이번에야말로 마도천하가 열릴 것이다!”
“지긋지긋한 놈들 같으니! 그렇게 쳐들어와 놓고 질리지도 않느냐!” 피비린내를 풍기며 싸워왔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마비되었다.
간혹 의문이나 두려움이 덮쳐올 때 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마도천하의 허울 좋은 이름에 가려졌다.
“마도천하가 열리는 그 날까지 본 교의 검은 멈추지 않으리라!”
“네놈들의 죄를 너희 스스로가 알 것이다!”
피로 피를 씻고, 절규를 절규로 뒤 덮는 나날.
그래도 버텨온 것은 그것이 옳으리 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위선자 정파 놈들 밑에서 신음하는 중원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그 불쌍한 이들에게 본교의 가르침 을 설파하기 위해.
기만에 지배당하는 중원을 거기서 해방시키기 위해.
“…이게 뭡니까?”
하지만 그 믿음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점창의 장원에 마교의 깃발이 오르 던 그 날.
장원 뒤뜰에서 벌어진 참상에 나는 결국 되묻고야 말았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본교의 방침이다. 천마께서 직접 하명하신 일이다.”
그리 대꾸한 남자는 10년 넘게 나 와 동고동락을 같이 한 마인이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나의 사형 같은 위치.
하지만 차마 사형이라 하더라도 그 냥 보고 넘길 수 없는 게 있었다.
“무려 20년 만에 겨우 여기에 발 을 들였다.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니, 이번 기회에 점창의 씨를 말리라는 전언이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어리지 않습니까?”
뒤뜰에 파인 커다란 구덩이.
그 안에서 백수십 명의 사람이 꿈 틀대고 있었다.
어른, 아이, 남자, 여자, 무인, 일반 인.
팔다리 어딘가가 박살 나거나 잘려 나간 채 구덩이 안에서 꿈틀대는 사 람들.
그 거대한 살덩이 같은 모습에 잊고 있던 내 의문이 다시금 꿈틀거렸다.
“어른들에게야 죄를 묻는다 치더라 도, 아이들에게까지 그럴 건 없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그냥 애도 아니 고, 여기에 갓난쟁이가 몇 명입니 까?”
“허어.”
“다시 한번 건의해보시지요. 쓸 만 한 아이들을 십만대산으로 데려가 본교의 마인으로 육성하는 겁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렇지 저런 애들이 뭘 안다고…•…
채앵!
“그 입 다물어라. 갈중혁.”
살벌한 칼끝이 내 입술에 와닿았 다.
입안으로 번져오는 비릿한 피 냄 새.
그에게서 느껴지는 따끔한 살기에 나는 숨을 흡 들이마셨다.
“본교의 방침은 확고하며 우리의 하늘이신 천마께서 내린 명령 또한 절대적이다. 살아있는 점창의 후기 지수들을 씨알 한 톨 남기지 말고 모조리 죽일 것. 우리는 그 이상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하, 하지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더 이상 약 한 소릴 내뱉었다간 내 손으로 네 목을 벨 것이야.” 그리 말하는 그의 눈은, 내가 평소 봐왔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무덤덤하고. 조용하고, 잔잔하여.
마치 언제나의 일과를 반복하는 것 같은 차분한 눈빛.
“위선자 정파 놈들은 죽어야 한다. 그 애새끼들도 죽어야 한다. 살던 집채를 불사르고 그들이 살던 터에 는 소금을 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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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옳은 것이다. 우리는 위선 에 물든 천하를 정화하고 있는 것이 야.”
그러하기에 그 눈이 너무나도 소름 끼쳤다.
평소와 같은 눈으로 평소와 다른 짓을 하고 있으면서.
거기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모습.
“도와줄 생각 없다면 비켜라.”
“네게는 실망했다. 돌아가거든 마 련동에서 처음부터 다시 수련해야겠 다.”
그 살벌한 기세 앞에서 젊은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비척비척 힘없이 뒷걸음질 치는 나 를 지나치는 그림자들.
무정한 삽날들이 하나둘씩 흙을 퍼 나르기 시작했고.
저 무저갱 같은 구덩이 밑에선 아 우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대협! 대협!”
“이 사악한 놈들! 천지신명들이 네 놈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대협! 살려주십쇼! 대협!”
차마 그 꼴을 볼 수 없어 나는 고 개를 돌렸다.
갈수록 커지는 아우성이 연신 나의 귀를 찔러댔다.
증오, 욕설, 비명, 그리고 온갖 종 류의 아우성.
평생 외면하고 있던 것에 눈뜨게 하는 그 소리.
내 마음을 두들겨대는 그 원한 가 득한 괴성들.
“이것이……
평소 같았으면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었을 그런 것들.
“이런 게……
하지만 나는, 이제 더 이상 그것들 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런 게…… 정녕 마도천하란 말 인가……?”
결국, 깨달아 버렸기에.
내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왔던 것인지 깨달아버렸 기에.
* * *
“그날 점창의 장원에서 생매장당한 이들이 어떤 이들이었는지 알게 된 건 한참 후의 일이었다.” “혹여나 마교에 의해 점창이 밀려 나게 될 걸 대비해 한참 전부터 받 아놓던 식객들이었다. 점창의 무인 들이 빠져나갈 시간을 벌기 위한, 말하자면 인간 방패였지.”
“ I그 I그스、……”
“T-, 三 •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잔인한 이야 기에 얼이 빠진 은비가 입을 벌렸 다.
산사람을 뒤뜰에 생매장했다는 마 교도 마교거니와.
도망갈 시간을 벌겠다고 그들을 방 패로 세운 점창파도 제정신이 아니 다.
명색이 정파라는 이들이 할 짓인 가?
“왜? 너도 정파 위선자 놈들이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걸렸다 나오느 냐?”
“그야 당연하……?!”
“사람이 사람 탈을 쓰고 금수만도 못한 짓을 하는데 위선이건 뭐건 무 슨 의미가 있느냐? 더 솔직하다고 누가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것도 아 닌데.”
“아무튼 그리하였다. 처음으로 나 선 중원 원정에서, 본좌는 오히려 마도천하에 대한 환상을 잃어버렸 지.”
하지만 그 와중에 젊은 혈기는 어 디 가지 않아서.
내 안에는 그보다 더 원대한 꿈이 생겼다.
누구도 하지 않았고, 하지도 못할 그런 꿈이.
“……본교의 하늘이 되겠다고 마음 먹은 것도 그 무렵이었다.”
“하늘이라면…… 천마?”
“본좌가 천마가 된다면 이 미친 증 오의 연쇄를 끊을 수 있을 것 같았 지. 하지만 그런 것만으로는 아무것 도 해결되지 않았어. 아니, 오히려 더 악화되면 악화됐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어린 생각이었다.
갈중혁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걸 렸다.
“이전 중원 원정에서 친우를 잃은 마인들이 날뛰기 시작했다. 죽음을 각오하고 자기들끼리 넘어가서 멋대 로 중원 원정을 시작해 버렸어. 협 상의 여지조차 없었기에 결국 나 또 한 중원 원정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 다.”
“잠잠하나 싶었더니 이번엔 정파 무림에서 먼저 나섰다. 바로 그 중 원 원정, 그들이 이르길 정마대전에 서 친우를 잃은 이들이 먼저 십만대 산을 침공했다. 그들의 복수를 받아 내는 과정에서 결국 흐름은 다시금 중원 원정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죽고, 죽이고, 또 죽이고, 또 죽었 다. 죽음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 어지면서 더 많은 원한이 생기고 더 많은 증오가 꽃을 피웠다.”
다름 아닌 협(依)이라는 이름으로.
원한을 씻고 복수하고자 하는, 강 호 공통의 원칙으로.
온 강호인의 어깨를 짓누르던 그 지옥 같은 주박.
모두가 그 주박에 홀려, 끊임없이 피를 볼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뒤늦게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뒤였지.”
“물론 강호에는 협(依)이 필요했다. 정파 소속이건 본교의 마인이건 간 에, 협이 없는 무인이란 한낱 칼 든 무뢰배에 지나지 않아. 강한 힘을 가졌기에 강한 책임 또한 같이 가져 야 했다.”
협을 지켜왔기에 강호는 강호일 수 있었다.
협을 숭상하였기에 우리는 무뢰배 가 아닌 무림인일 수 있었다.
정마를 가리지 않고, 강호를 유지 시켜온 원동력이야말로 바로 그 협.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이 강호를 떠돌던 협은.
이젠 그 자체로도 강호 무림의 목 줄을 죄는 주박이 되었다.
“누군가는 끊어야 했지만, 누구도 끊을 수 없었다. 정파의 기라성 같 은 고수들은 물론이고, 본좌마저도.” “제국이 쳐들어오지 않았다 한들, 결국 강호는 바로 그 협 때문에 멸 망해 버렸을 것이야.”
껄껄껄껄껄!
피비린내 풍기는 갈중혁의 웃음소 리.
위압감 넘치지만 서글픈 그 웃음에 은비가 할 말을 잃었다.
‘스승님……
오랜 세월 동안 이 밑에서 우리를 기다려온 천마.
하지만 강하고 고고한 그 모습 밑 에 있는 건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후회하고.
이루지 못한 것을 한탄하는 평범한 사람.
단지 그의 어깨에 지워진 천마라는 짐이 그를 몰아붙여 왔을 뿐.
“……은비야.”
웃음이 멎고 나서야 비로소 참고 있던 슬픔이 드러났다.
서글픈 눈으로 은비를 돌아본 갈중 혁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본좌도 늙었다. 비록 스스로 자청 하여 짊어졌으나, 이젠 이 짐을 내 려놓고 싶구나.”
“스승님……?”
“너에게 본교 무학의 정수를 알려 주는 것도 그 때문이란다. 부디 네 가 잘 따라와 준다면, 이제 본좌도 이 오랜 업을 내려놓고 편하게 “대 협.”
나지막한 목소리가 갈중혁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제야 비로소 정신을 차린 듯 갈 중혁이 표정을 바로했다.
등 뒤에서 복잡한 눈으로 그를 바 라보는 위천협과 팽서운.
그 시선에 멋쩍은 듯 갈중혁이 웃 으며 말했다.
“설마 다 들은 것인가?”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젊은 친구들 앞에서 본좌가 괜한 말을 늘어놓았군.”
“방금 하신 말씀…… 진실입니까?”
“어차피 다 망한 세상인데, 본좌가 거짓부렁 하나 보태봐야 뭐가 달라 지겠느냐?”
태연한 대꾸에 위천협의 얼굴이 다 시금 복잡하게 흐려졌다.
흘러넘치는 생각을 스스로도 주체 못하는 표정.
보채지 않고 그 얼굴을 바라보길 잠시, 이윽고 위천협이 손에 든 칼 집을 굳게 쥐었다.
“……두 식경 쯤 쉬셨으면 충분하 시겠지요?”
“음?”
“얼른 마저 가르쳐주십시오. 저희 에게는 시간이 없습니다.”
방금 전보다 훨씬 의지에 불타는 눈으로 위천협이 고개를 돌렸다.
난데없이 의지를 불태우는 태도에 놀랐지만 그 또한 잠시.
이윽고 그의 속내를 짐작한 갈증혁 이 고개를 저었다.
“……본좌가 몹쓸 짓을 한 모양이구 나. 젊은이들이 가져갈 업은 아닌데.”
“갈 노사. 위 형이 왜 저러는지 혹 시 아오?”
“껄껄! 같이 듣고도 이해 못하는 무식한 네놈에게 해줄 말은 없느니 라.”
빠악!
악의 없는 갈증혁의 손바닥이 팽서 운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후렸다.
그렇게 다시금 수련이 시작되고 한 참이나 지난 후.
간만에 내려온 엘리베이터는 두 사 람의 모습을 싣고 있었다.
“이 안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30배 로 가속된다고…… 와, 이건 또 몰 랐네.”
“굳이 귀인께서 아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네. 아무튼, 거기 옆의 소저께선……?”
“아, 그렇지. 어르신께 가르침을 청 하려 왔습니다.”
“당사련 입니다.”
정중하게 포권을 취하며 당사련이 대답했다.
거기에 마주 포권을 취한 갈중혁이 빙긋 웃었다.
“확실히 젊은 후기지수들이 먼저 오는군. 역시 나이를 먹을수록 머리 가 굳는 게 맞는 모양이야.”
“그런 게 있긴 하겠죠. 수련은 잘 돼가고 있습니까?”
“아주 순조롭다네. 뭐, 이건 본좌가 설명해 봤자 의미가 없겠군.”
가볍게 갈중혁이 손짓하자 미로의 그늘에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수척한 모습으로 유령처럼 스르르 나타난 은비.
메마른 눈매 안에서 번뜩이는 안광 에 민수가 순간 숨을 흡 삼켰다.
‘우와, 씨. 얘 눈 좀 봐.’
농담 안 보태고 사람 서넛은 담가 본 것 같은 눈이다.
저게 정말 내가 알고 있던 은비가 맞나 싶을 정도로.
대체 그간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놀라서 잠시 할 말을 잃은 민수를 향해 은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이야. 오빠.”
“어, 어. 그래. 난 하루 만에 보는 건데.”
“나는 한 달 만에 보는데.”
나는 하루, 은비는 한 달.
확실히 서로의 시간이 어긋나고 있다.
이러다 정말 내가 모르던 애가 돼 버리는 거 아닐까.
왠지 모를 섭섭한 마음을 되새기는 사이, 갈증혁이 손을 들었다.
“은비야. 오랜만에 온 귀인께 네 수련의 성과를 보여드리려무나.”
“……네. 스승님.”
짧게 대답하고 칼을 뽑아든 은비.
그와 동시에 은비의 검에서 시커먼 기운이 폭포처럼 솟구쳤다.
먹으로 칠해도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아주 깔끔한 검은빛.
은은하게 흔들리는 그 검은 기세에 깜짝 놀란 당사련이 중얼거렸다.
“거, 검강……!”
“저게 검강이라고요?”
“그, 그렇습니다. 제가 아는 게 맞 다면 저 정순한 기운은 분명……?!”
쿠우우우웅!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은비의 검강 이 허공을 슥 갈랐다.
야명주 빛나는 수련동 너머로 날아 가는 시커먼 검강의 기운.
그리고 잠시 후,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에 민수의 입이 크게 찢어졌다.
“되었다……!”
이거면 되었다.
이런 멋진 견본이 있다면, 저 위의 꼰대들도 이젠 슬슬 흔들릴 수밖에 없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