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59
59. 우주인 (2)
“세인의 경우 유일한 승무원이기에 선임승무원이라 할 수 있지. 또한 선임승무원이라도 본래 등급에 따라 권한이 달라. C등급일 경우에는 실질적인 권한은 없고 그저 옵저버에 불과해. 의견은 낼 수 있지만 모든 권한은 메인 통제장치인 내가 규정에 의거하여 임무를 수행해. 하지만 지금은 모든 임무가 사라진 상황이고 있다면 초기에 입력된 규정만이 유효하지.”
“그러면 어떤 임무가 있는데?”
“새로운 사용자를 선정하고 적절한 교육을 시켜주고 그 사용자의 안위를 지켜주는 것, 아울러 새로운 사용자의 의지를 존중하여 전투함을 운용할 것, 만일에 사용자가 유고시에는 다시 초기화가 될 것, 등등이지.”
“내가 죽으면 끝인 거야? 다시 500년간 침묵하고? 그 후에 다시 사용자를 선정하고.”
“그건 아니야. 세인이 B0등급이 되면 보조사용자를 1명부터 B4등급이면 3명까지 지정할 수 있지. 후계자와 부하를 보조사용자로 등록이 가능해. A등급이 되면 최대 10명까지 지정할 수 있어. 하지만 E등급은 1명 이상 있을 수 없기에 C0등급으로 승급이 되어야 새로운 보조사용자를 지정할 수 있어. 규정에 따라 세인에게 했던 것처럼 보조사용자를 육성할 수 있어. 이 경우에는 ‘유피르 제국의 1년’이라는 시한을 넘겨도 자격이 박탈되지 않아. 마찬가지로 세인이 죽기 전에 주사용자를 지정하면 그가 주사용자가 되지. 그렇지 않고 사라지면 보조사용자 중에 등급이 가장 높은 자가 선임승무원이 되고 1년 이후에는 주사용자가 되는 거지. 아울러 주사용자가 유고시에는 유일한 보조사용자가 임시사용자라면 1년의 유예 기간만 주어지지.”
“그러면 어린이도 보조사용자로 등록할 수 있는 거야?”
“그럴 수도 있지만 신체개조를 할 수 있는 나이까지 기다려야 해. 너무 어리면 그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지구의 사람 기준으로 대략 만 7세 정도는 되어야 안전하지.”
그렇게 말하고 선임승무원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하여 설명을 했는데 대부분 우주선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과 사용자인 김세인의 안전을 위한 일이었다.
“지금부터 다른 지적생명체의 사살에 제약이 없어. 있다면 다른 정식 사용자, 하급 보조사용자의 처리만 심의가 필요해. 물론 유피르 제국인이라면 사살이 불가능하고 강제수면만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는 이상 별다른 제약이 없어.”
“규정상으로는 지구인 모두를 죽여도 된다는 말이네.”
김세인은 수지가 매번 처리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규정, 시스템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투함의 인공지능이라 적대적인 세력은 무조건 제거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그렇지. 하지만 세인은 굳이 그럴 생각은 없는 것 아니야?”
“사람을 다 죽인다고 무슨 이득이 있는데? 내가 살인마도 아니고 그럴 이유는 없지. 나는 평화주의자야.”
“알아. 그런 면이 있어 정신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평가에서 그런 부분이 있어. 절제와 자제를 상당히 중시하거든. 지적생명체를 비롯하여 다른 생명체에 대한 생명존중이 중요한 항목이야. 인공지능은 그런 규정에 의거하여 사용자를 평가해야 하고. EP와 SP가 높아도 그런 부분에서 평가가 낮으면 승급을 하지 못해. 우주선을 외부에 드러내는 것도 감점요인이고.”
“유피르 제국에서도 그렇게 평가해서 승무원의 등급을 정하는 거야? 그런 항목이 있어?”
“그건 아니야. 유피르 제국에서는 인사명령만 이루어지면 직급이 부여돼. 중요한 것은 모든 승무원은 워프반동을 감당할 수준이어야 하지만. 그럴 경우 어떤 등급이라도 부여가 가능해. 대신 세인처럼 전투함이 조난을 당하고 승무원이 없는 상태에서 사용자가 되었을 때는 앞에 언급한 규정이 적용되지.”
“그러면 왜 이런 시스템이 존재하는 거야? 조난당하면 끝인데. 나는 유피르 제국과는 상관이 없잖아?”
“그건 몰라. 처음 이 전투함이 만들어질 때부터 그렇게 시스템이 되어 있고 나는 그 규정을 이행하는 것이 전부이니. 단, 이런 과정을 통해 사용자가 된 경우 해 줄 수 있는 말이 있어. ‘미지의 그대에게 행운을’, 이렇게 메시지가 남겨져 있어.”
김세인은 그 말을 듣자 제국의 수뇌부 안에 로맨티스트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필요 없는 조난 상황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우주선이 버려진 경우에 그 우주선을 발견할 미지의 지적생명체에게 선물을 주도록 했던 것 같았다. 이런 전투함을 만드는 최상위 책임자, 또는 최고 기술자가 그런 결정을 했고 그걸 프로그램으로 남겨놓은 것으로 짐작이 되었다.
“그것에 대한 정보는 없어. 유피르 제국군에 대한 정보는 공개가 불가능하고 억지로 열람하려고 한다면 적으로 간주하여 처리해야 하고. 그건 사용자일지라도 해당이 되지.”
“혹시라도 유피르 제국의 인물과 만나면 어떻게 되는 거야?”
“두 가지 경우인데 하나는 제국군인 경우, 다른 하나는 민간인인 경우. 제국군인 경우에는 정체를 밝히고 지휘통제를 받아야 하지. 그 경우 사용자에 대한 처리도 제국군에서 결정해. 반면 민간인 경우 접촉을 하거나 회피를 선택할 수 있어. 접촉을 할 경우에는 역시 제국군에 보고가 될 수 있지.”
“유피르 제국인을 만났을 때 회피를 하는 것이 최선이겠네.”
“세인의 입장에서는 그렇다고 봐야지.”
김세인은 유피르 제국인이 나타나면 그것은 자신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면 네가 온 유피르 제국은 어디에 있는 거야?”
“찾을 수 없어. 이 은하계 외에 몇 개의 인접한 은하까지 살폈지만 유피르 제국이 속한 유피르 은하계는 없어. 타 은하와 관계된 지구의 모든 자료도 살폈지만 비슷한 형상은 없어. 마찬가지로 적대적인 하이퍼 연방제국이 속한 하이퍼 은하계도 역시 없어. 마도공학에서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차원붕괴로 인해 조난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자세한 것은 군사작전이기에 말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그 정도가 전부였다. 유피르 제국과의 어떤 연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에 안도했다.
“그러면 네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뭐야? 에스퍼야?”
“맞아. 에스퍼지. 우주선 전체에 에스퍼 충전장치가 있어. 비유하자면 일종의 배터리라고 할 수 있지.”
“어떻게 충전하는데?”
“선체에 마법진이 있지. 아울러 빛이나 열을 에스퍼로 변환시키는 장치가 있고 주변에 있는 에스퍼를 포집하여 충전이 가능하지. 근처에 항성 하나만 있다면 언제든 충전이 가능해.”
“그러면 태양의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충전하는 거야?”
“그렇지. 네가 잠든 사이에 다녀왔어. 한 번 다녀오면 장거리워프를 하거나 각종 대용량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수만 년 동안 충전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지.”
그런 이야기에 김세인은 달리 말하지 않았다. 태양열을 이용한 발전시스템도 있는데 그와 유사한 마법진을 사용하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네 귀퉁이에 있는 모니터에 우주의 영상이 보였다. 영상인지 고정화면인지 모르지만 다른 곳이 영상이니 영상이라 생각했다.
“우주로 나가고 싶어?”
“나가도 저 모습일 것 아니야? 그렇다고 우주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달이나 화성이라면 궁금하긴 하지.”
“거기도 정찰선이 나가 있어.”
그러자 중앙 모니터 화면의 영상이 바뀌면서 황량한 모습의 지형이 보였다. 달과 화성은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었다. 황폐한 풍경 때문에 굳이 가서 살펴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여기는?”
“목성이지. 작은 항성계를 이룬다고 보면 될 거야. 태양계에서 작은 태양계라고 할 수도 있지. 하지만 항성이 아니지.”
수많은 위성이 보였다. 달보다도 더 큰 위성도 있었다. 작은 위성이 목성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공전을 하고 있기도 했다. 처음에야 신기했지만 모든 행성이 그 모양이 그 모양이라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 화면을 보다가 놀란 표정이 되었다.
“캐시의 모습인데 실시간 영상인 거야?”
“맞아. 아침이 되어 움직이는 모습이야.”
“저건 어떻게 촬영하는 거야?”
“홀로그램을 역순이라고 보면 될 거야. 간단히 말한다면 MRI나 CT 같은 촬영과 원리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거야. 그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촬영기법이지만. 정찰위성으로 촬영을 하지. 3개만 동원하면 저런 영상을 만들 수 있지. 위상차를 이용해서 정밀한 화면을 구성하는 거야. 그렇게 획득한 정보를 필요에 따라 모니터에 보이는 것처럼 2차원 평면 영상으로 가공하는 거야. 범위 내에 있는 영상을 수십 개로 분리도 가능하고. 하지만 이런 촬영도 에스퍼를 이용한 간단한 장치만 설치하면 방지가 되지. 그래서 유피르 제국에서는 사용이 어려워.”
“아, 그래서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상황도 다 촬영이나 녹음이 가능한 거구나. 어떻게 저게 가능할까 했는데.”
“사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와 LA전체를 감시 중이지. 대략 20여 개의 소형정찰기가 촬영을 하고 있어. 그러면서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여 보관을 하는 것이고. 물론 해당지역의 통신이나 전파의 흐름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사람마다 고유한 에스퍼 파장이 있고 그걸 체크하여 감시를 하고 있었다. 유희원이나 고모할머니도 모니터에 나타났는데 두 사람 다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면접에 왔던 사람도 전부 다 감시를 하고 있어. 물론 직원도 마찬가지이고. 채용 예정자들도 모니터링 하면서 태도나 언행, 그동안의 행적도 파악을 하고 있지.”
그러면서 황지원과 황지원 일가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황지원은 밤 10시 경에 친구들과 술을 먹고 있는데 그리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뭔가 기분이 나쁜지 특유의 시니컬한 어조로 친구를 괴롭히고 있었다. 김세인이 아닌 다른 친구에게도 똑같이 무례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개 버릇 남 주지 못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황성후도 월요일인데 역시 술자리를 갖고 있었다. 대화를 들어보니 회사의 최측근 임원들로 보였다. 내용은 바로 넬리 킴 회장이 한국에 왔고 GH그룹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대책을 수립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황지원 때문에 GH그룹에 앙심을 품었다고 걱정하고 있었다.
물론 그러면서 김세인에 대한 공격을 하거나 적당히 화해를 하는 방안에 대하여도 논의를 했지만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고 황지원만 적절하게 제어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끝났다.
“현재 황지원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어? 고모할머니가 와 있어서 제대로 정리할 시간이 없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기에 종합적인 보고를 부탁했다. 그러자 모니터 몇 개에 상황을 요약한 순서도 비슷한 것이 나타났다. 법인들이 중간에 만나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법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네? 각 시장에서 서로 협력을 하는 거야? 한데 파란색은 뭐야?”
“현지 협력법인, 휴먼해킹을 통해 우호세력으로 만들었지. 그동안 한국에 32개 법인을 세웠고 그중에 15개가 인·허가를 마쳐 영업을 시작했어. 금융기관은 인·허가가 상당히 복잡해. 허가를 받으려면 심의도 까다롭고. 그래도 휴먼해킹으로 적당히 통과할 수 있었어. 그리고 증권계좌 56개 개설하여 GH그룹의 주식과 다른 회사의 주식을 매입 중이지.”
“얼마나 매입했어?”
“한국에 대략 5천억 원 정도 들여왔고 그 중에 15%인 750억 원을 GH그룹의 주식에 투자했어. 앞으로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입할 예정이야. 최대 30억 달러, 3조5천억 원까지 들여와야지.”
순차적으로 투입해야 하고 다른 곳에서 투자를 해서 자금을 계속 불려야 하기에 극히 일부만 들여온 상황이었다.
GH그룹의 주식만 매입하면 그 목적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에 전망이 좋은 블루칩 주식도 매입하여 수익도 내고 목적을 위장도 한다고 설명했다. GH계열사 주식은 금액기준으로 고작 15% 정도에 불과했다.
특이하게도 주가지수 선물에도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었고 단타매매를 통해서 빠르게 자본을 불리고 있었다.
“총 자본금이 얼마야?”
“순수자본금은 대략 32억 달러. 가용자본금은 103억 달러 정도이지. 투자를 받거나 대출이나 레버리지를 이용하여 가용자금을 늘렸지. 돈이 많을수록 돈을 벌기 쉬우니.”
10억 달러를 만든 것이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세 배로 자금을 늘렸으니 수지의 능력도 대단했다. 김세인도 고모할머니 요청대로 GH그룹의 주식을 매집하기로 한 문제에 대하여 논의하기도 했다.
김세인과 고모할머니가 공개적으로 주식을 매입을 하기로 하였기에 유통되는 주식이 감소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주로 블록딜로 거래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