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nt Kill RAW novel - Chapter 974
00973 [테스트] =========================
보호와 균형의 아바타, 미아는 머뭇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신은 여러 개의 아바타를 위화감 없이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존재지만, 보호와 균형으로서는 서로 다른 시야로 서로 다른 자신을 바라보는 일 자체가 뭔가 묘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더구나, 이유가 이유인 상황에서야 그건 말할 필요도 업는 일.
“어라? 바니걸 복장이 아니네?”
미아는 하얀 블라우스와 검정 미니스커트를 입고, 그 안에 검은 스타킹을 신은 상태였다.
“그건… 당신과 있을 때만 입는 옷이라고 생각해서…”
“그래? 그럼 갈아입어야지.”
“여기서요?”
“여기서.”
“…”
능글맞게 웃으며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형진의 목소리에 기대감이 서려있다.
이미 많은 밤을 함께 보낸 사이지만, 이렇게 뻔히 보는 앞에서 옷 갈아입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쩐지 부끄러운 기분이 느껴진다. 그래서 토글 기능으로 착용하고 있는 의복을 바꿔볼까 생각했지만, 곧바로 형진의 말이 이어진다.
“토글은 안 돼.”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미아는 형진과 자신의 본신이 보는 앞에서 옷 갈아입는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떨리는 손으로 블라우스의 단추를 푼다. 하나씩 단추가 풀어질 때마다, 그 안에 숨겨진 부드러운 속살이 힐끗힐끗 모습을 비춘다. 하얀색 속옷으로 감싸여진 부드러운 과실은 긴장한 탓인지 조금 땀이 배어나와 있었다.
블라우스를 벗어서 옆에 조심스럽게 개어둔 미아는 허리로 손을 가져가 후크를 풀었다. 그러자 미니스커트가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며 가터벨트를 착용한 그녀의 속옷차림이 그대로 드러나 버린다.
이제는 속옷을 벗을 차례. 떨리는 손으로 먼저 브래지어를 풀고자 등 뒤로 손을 가져가는데 문득 형진의 손가락이 딱 하고 튕겨지더니 공간을 넘어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낸다.
“!”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열린 공간 쪽을 바라보던 미아는 그곳에서 씩 웃고 있는 또다른 형진을 발견했다.
“도와줄게.”
“네? 아, 아니… 그럴 필요는…”
“사양하지 마.”
“…”
몸을 움츠린 채 주저앉은 미아를 일으켜 세운 형진은 등 뒤로 돌아가 허리에 손을 두르더니, 옷 벗는 것을 돕기는커녕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입을 맞춰왔다.
“흑!”
그렇지 않아도 긴장하고 살짝 흥분해 있던 미아는 그 작은 접촉에 자신도 모르게 비음을 내버리고 말았다. 서둘러 손을 들어 입을 막았지만, 이미 흘러나와 버린 목소리를 다시 주워담는 건 신조차도 쉽지 않은 일이다.
“후후…”
형진은 작게 웃으며 그녀의 몸을 조심스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미아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지만, 그래봐야 형진에게 몸이 만져지는 모습이 그대로 본신의 눈에 비춰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
가상현실 같은 느낌으로 다른 이의 감각을 체험하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본신의 시야로 그대로 보는 것은 물론이고, 그 체험 자체가 다시 자신의 아바타에 의해 느껴지고 있으니, 이건 3D니 4D니 하는 것으로도 따라올 수 없는 새로운 체험이다.
아직 완전히 옷을 벗지 않은 상태지만, 그렇게 속옷을 입고 있는 상태로 형진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움찔거리며 반응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호와 균형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저런 표정을 짓는구나.
눈을 질끈 감고 있었지만, 그것은 고통을 참는다든가 하는 식의 표정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그의 호흡이 목을 간질이고, 그의 손길이 드러난 몸을 어루만지는 것만으로도 미아의 숨결은 이미 거칠어지고 있었다. 당연히 그 모든 것을 똑같이 느끼고 또한 지켜보고 있는 본신의 숨결도 뜨거워지고 있었다.
“어때. 평소와는 확실히 다르지?”
“…”
보호와 균형은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을 걸어오는 형진의 목소리에 화들짝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 버리고 말았다. 자신이 평소보다 더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그에게 들켜버렸다는 사실이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했다.
“후후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 반응만으로도 이미 긍정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형진은 낮게 웃으며 다시 미아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지 않았건만 벌써부터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과 그 뒤 자리 잡은 자신의 아바타를 바라보았다.
형진은 곧바로 다시 움직였다. 하얀 속옷으로 감싸여진 풍염하고 아름다운 가슴을 양손으로 감싸 쥔 것이다.
“읏!”
속옷 위로 전해지는 그의 커다란 손길. 미아는 그것을 느낀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작은 신음 소리를 냈다.
“옷… 갈아입어야 하는데…”
그 와중에도 그 일을 먼저 떠올린 것일까. 형진은 귀여운 그녀의 반응에 키득거리며 웃더니 이내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그녀의 머리 위에 씌워주었다. 그것은 바로 토끼귀 머리띠였다.
“이러면 됐지? 훌륭하군.”
“…”
바니걸 슈트는커녕, 머리띠 하나 씌워놓은 것 뿐인데 느낌이 확 달라져 버린다. 그녀의 몸을 감싼 하얀 속옷이라든가, 그것에 대비되는 검정 스타킹과 가터벨트 같은 것이 묘하게 조합되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바니걸 느낌이 나고 있었다.
옷을 갈아입는 걸로 조금이나마 시간을 벌어보고자 했던 미아의 시도가 그렇게 허무하게 무력화되자, 형진의 손길은 더욱 거침없이 그녀를 농락하기 시작했다.
겉으로부터 가만히 쓰다듬던 손길이 속옷 안으로 밀려들어온다. 부드러운 가슴의 감촉과 더불어, 이미 상당히 흥분해 버린 그녀의 상태를 대변하듯 단단하게 형태를 갖춘 돌기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은 거침없이 그녀의 몸을 유린하고 있었다.
“아흑!”
그리고 마침내, 하복부로 내려간 그의 손가락이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속살에 닿자 미아는 자지러질 듯한 반응을 보이며 휘청거렸다.
“읏.”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그녀의 본신 역시 몸을 떨며 작은 소리를 내고 말았다.
“후후후. 느꼈어?”
“…”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은 느낌에 보호와 균형은 잔뜩 붉어진 얼굴을 수그리고 다리를 오므렸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이미 하복부로부터 전해져 오는 간질거리는 어떤 느낌과 함께 김이 나올 것처럼 뜨거워진 호흡까지 감출 도리가 없다.
뻔히 그녀의 상태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진은 빙글빙글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마치, 재미있는 일은 이제부터라는 듯한 표정을 지은 채.
얄밉다.
보호와 균형은 자신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떠올렸지만, 다음 순간 그녀의 입으로부터 다시금 작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말았다.
“흑!”
보이지 않는 손가락이 있어서 그녀의 비밀스러운 부위로 밀려들어온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이것은 본신이 느끼는 감각이 아니다. 지금 형진에게 사로잡힌 채 그의 손에 의해 농락당하고 있는 미아가 느끼는 감각이다.
형진의 손가락은 거침없이 미아의 수줍은 속살 속으로 밀려들어가 민감한 부위를 마구 자극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휘청거리고 있던 미아는 그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파들파들 떨며 입밖으로 새어나오려 드는 신음 소리를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었다.
이미 가슴을 감싸고 있던 속옷은 위로 밀려 올라가 그 풍염하기 이를 데 없는 유실을 완전히 드러내고 있었다. 출렁거리며 흔들리는 가슴을 드러낸 채 달뜬 표정으로 뜨거운 숨을 내뱉고 있는 미아의 모습을 보는 순간 보호와 균형은 가슴 속에서 뭔가 뜨거운 불길 같은 것이 확 하고 치밀어 오르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안아줬으면 좋겠어?”
“…”
다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그렇게 묻는 형진의 모습이 어쩐지 너무 얄밉다. 하지만 이미 불이 당겨진 그녀의 욕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역시 그뿐이다.
보호와 균형은 살짝 눈물이 맺힌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더니 이내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그의 하의 안에 잠들어 있는 무언가를 드러냈다.
순간 잔뜩 성이 난 커다란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낸다. 형진 역시 이 새로운 시츄에이션에 그녀와 마찬가지로, 아니 그녀 못지않게 흥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호와 균형은 천천히 그것을 향해 얼굴을 가져갔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이 남자 역시 당황하고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리며.
“음…”
보호와 균형의 부드러운 입술이 자신의 중요한 부위를 감싸오자, 형진은 몸을 뒤로 젖히며 그녀의 봉사를 받아들였다.
자신의 혀와 입술이 움직일 때마다, 움찔거리며 허리를 튕기는 형진의 모습에 보호와 균형은 작게나마 복수에 성공했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음 순간 하복부로부터 전해지는 어떤 감각에 그녀는 눈앞에서 불꽃이 번쩍 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말았다.
미아의 속살을 제멋대로 만져대던 형진이 마침내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서 버린 것이다.
잔뜩 상기된 꽃잎들을 밀어붙이며 천천히 밀려들어오는 신체의 그 적나라한 느낌이라니. 게다가 입안에서 벌떡거리고 있는 무언가는 또 어떻고.
보호와 균형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복부와 입을 통해 동시에 형진의 신체를 받아들인 것 같은 그 느낌을 과연 뭐라고 표현하면 좋단 말인가.
하지만 그건 형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드럽고 따뜻한 미아의 속살과, 촉촉하게 젖은 채 오물거리는 보호와 균형의 입술을 동시에 범하는 듯한 그 기분에 그는 정신없이 빠져 들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식의 상황 자체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그녀에게 처음부터 과격한 플레이 같은 걸 시킬 생각은 전혀 없었다. 처음부터 그런 걸 시도했다가는 자칫 혐오감을 줘서 두 번 다시 같은 일을 벌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바타끼리 즐기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츰 단계를 밟아 올라가려 했던 것 뿐이다. 하지만 그건 판단 미스였다. 이것이 이 정도로 대단한 쾌락을 선사할 거라고는 그조차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더하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곱하기였던 것 같은 느낌. 아니, 이쯤 되면 제곱을 곱한 느낌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으윽!”
“아!”
결국 견디지 못한 그에게서 정염이 분출되었다. 뜨거운 무언가가 하복부와 입안을 가득 채우는 그 느낌과 함께 보호와 균형 역시 절정에 올라버렸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형진의 하체에서 얼굴을 뗀 보호와 균형은 겨우 끝났다는 생각에 잘게 몸을 떨며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지만, 다음 순간 형진이 자신을 덮쳐 소파 위에 눕히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흐윽!”
놀라운 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한 차례 분출을 마쳤으니 이제 잠시 쉴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미아 역시 전혀 기세가 줄어들지 않은 채로 자신을 밀어붙이는 형진의 모습에 기겁을 하고 말았다.
“진?”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보호와 균형에게, 형진은 가만히 입을 맞추며 말했다.
“큰일이야. 어쩐지 멈출 수가 없게 되어 버렸어.”
“네?”
그게 뭔 소리냐고 물을 틈도 없었다. 다음 순간, 형진은 보호와 균형의 다리를 들어올려 부끄러운 속살을 드러내도록 만들더니 그대로 잔뜩 성난 자신의 몸을 진입시켜 버린 탓이다. 미아는 자신 역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형진과 몸을 맞추는 순간 본신이 짓는 표정을 똑똑히 보고 말았다.
“하으응!”
보호와 균형은 더 이상 무언가를 생각하고 말고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게 되고 말았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거칠게 자신을 몰아붙이는 그의 목에 팔을 감은 채 흐느끼며 신음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 작품 후기 ============================
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