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231)
EP.2231 2231. 경성 2033
해킹에 의해 전 세계 미디어에 여기 스포츠 센터의 상황을 송출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해킹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대폭 줄어들었다.
[해킹의 유지 시간이 3분 12초 남았습니다.]인터넷에 연결된 전 세계 미디어를 해킹하고 3분. 예상 이상으로 많은 시간이었다. 해킹 레벨을 올린 보람이 있다고 할까.
전 세계인의 반응은 물음표다. 너무 갑작스러웠기에 내 말을 들었음에도 바로 사태 파악을 하지 못했다. 누군가가 준비한 이벤트.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아니면 일종의 악질 드라마 광고라던가.
이해한다. 뜬금없이 컴퓨터에 이런 영상이 떠오르면 나도 그렇게 생각할 테니까.
그러니 사람들이 사태 파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했다.
스포츠 센터에 설치된 카메라들이 내 뜻을 받아 움직인다.
이 스포츠 센터는 최신식 설비로 세계적인 배구 대회나 농구 대회 등이 개최하는 곳이다. 덤으로 화족들의 전투 경기도. 즉, 생중계를 위한 최신 설비가 완벽히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 센터 인공지능은 한 중년 남자를 촬영했다.
이름 따윈 모른다. 생긴 게 마음에 안 들어서, 화족 중에서도 중심에 있는 인물로 보였기에 선택한 남자. 그는 카메라들이 자신을 찍자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머리가 좋아서인지 자신의 미래를 직감한 것이다.
“사, 살려주시오. 나는 스즈키 그룹의 회장이오! 내가 없으면 일본제국은 유통망은 마비될 것이오!”
“에이, 설마. 너 하나 죽는다고 회사가 망하는 건 아니잖아. 네 아들이나 부하가 알아서 잘하겠지.”
위이이잉.
천장과 벽에 설치된 자동 포탑이 남자를 겨누었다. 남자는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말투는 한층 더 공손해졌다.
“마, 말로 합시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돈을 원하시면 제가 드리겠습니다!”
“대한 독립 반자이.”
손가락을 까딱인다. 자동 포탑이 불을 뿜었다. 총성과 함께 남자의 몸에 탄환이 쏟아졌다. 그의 몸은 걸레짝. 아니, 걸레짝만도 못하게 변했다.
자동 포탑의 총알은 12.7mm. 기관총과 대물 저격총에 사용되는 총알로 강화 외골격 슈트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총알이다. 인간의 신체를 다지는 건 일도 아니다.
“꺄아아아아아악!”
“흐아아아아아악!”
“아, 아아아…!”
화족들이 당황한다. 잔혹한 전투 경기를 즐기는 놈들이 정작 자신들에게 총구가 겨눠지니 공포에 질려 비명을 꽥꽥 질러댔다. 조용한 놈들은 얼어붙었고, 바닥에 넘어져 혼절하기 직전인 놈들도 있었다. 냉정함을 유지하는 놈들은 소수였다.
“으아아아아아앙!”
어른들 틈 사이에 섞여 있던 화족 애새끼도 울음을 터트렸다.
“닥쳐.”
자동 포탑의 총구가 움직여 화족들을 겨눈다. 애새끼를 제외한 화족들이 입을 다물었다. 나는 아직도 울어 젖히고 있는 애새끼에게 다가갔다. 내가 다가가자 10살 정도로 보이는 애새끼의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닥치라고 했잖아. 내 말이 우습냐?”
“흑, 흐읍…!”
어린아이라고 해서 눈치가 없는 건 아니었다. 권총을 겨누자 아이는 작은 손으로 필사적으로 입을 막았다.
“늦었어, 새꺄.”
탕!
아이의 미간에 총알이 박힌다.
털썩.
곁에 있던 부모가 주저앉는다. 뭐라 지껄이면 총알을 박아줄 생각을 갖고있었다. 다행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볼 뿐이다. 화족 애새끼는 더 있었다. 부모에게 강제로 붙들려 침묵 중이었다.
‘죽고 죽이는 전투 경기에 애새끼를 데려오나? 일본제국은 조기 교육 클래스도 남다르군.’
본보기로 2명을 죽였다. 이걸로 안에 있는 놈들이나, 밖에 있는 놈들이나 날 무시하지 못하리라.
[해킹의 유지 시간이 1분 55초 남았습니다.]2분 뒤에는 미디어 제어권이 사라진다. 그건 안 될 말이었다.
“산토 TV. 너희는 방송을 끊지 말고 계속 현 상황을 중계해라. 중계가 끊어지는 순간 전부 죽이겠다.”
일본제국의 유명한 방송국 중 하나를 거론했다. 아마 시청률이 폭발할 것이다. 다른 국가의 방송국들은 이 폭력성 짙은 방송을 바로 컷할 것이다. 딱히 상관없었다. 내 목적은 일본제국의 총리니까.
‘화족 1~2명이면 모를까. 114명이 인질이다. 이놈들 죄다 일본 사회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진 놈들이지. 이 꼬라지가 됐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거다.’
나는 화족들의 파티장으로 걸어갔다. 화족들이 얼어붙었다. 그들을 무시하고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 중 멀쩡한 걸 입에 넣었다. 참치 대뱃살 초밥.
‘맛있네.’
재료는 최고급에 요리사도 달인급 실력자가 확실했다. 이 외의 다른 음식도 내 입맛에 맞았다. 당연히 이 요리들은 스포츠 센터 어딘가에서 만들어졌을 터.
“인공지능.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스포츠 센터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여라.”
-알겠습니다. 무라카노 가쓰나 님.
화족이 아닌 그들은 인질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었다. 그렇다고 살려두기엔 찝찝한 것들이다. 적지만 내 뒤통수를 칠 수도 있으니까.
배를 채운 나는 적당한 의자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 있던 음식들을 쏟아버리고 발을 올렸다. 적절한 기온에 배도 부르다. 시간을 보니 오후 1시. 식곤증이 몰려오기 딱 좋을 때.
‘섹스 한 번 때리고 한숨 잘까?’
화족들을 스캔한다. 인질 중 30%는 여자다. 내 취향의 여자는 없었지만… 그럭저럭 평균 이상의 여자들 몇몇이 눈에 띄었다.
-무라카노 가쓰나 님. 15분이 됐습니다.
“어, 그래? 하나 죽여.”
=구체적인 명령을 부탁드립니다.
“인공지능이 멍청하네. 저놈 죽여.”
근처에 있는 남자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탕! 포탑에서 발사된 탄환 하나가 남자의 머리를 터트렸다. 남은 인질은 113명.
-무라카노 가쓰나 님. 스포츠 센터가 포위됐습니다.
“화면 연결해. 바깥 카메라도 있잖아.”
천장에는 관중들을 위한 모니터가 있었다. 모니터의 화면이 켜지고 스포츠 센터 바깥 상황이 보인다. 경찰 장갑차가 몰려와 스포츠 센터 입구를 봉쇄했다. 화면이 바뀐다. 스포츠 센터의 후문과 옆, 하늘에 떠 있는 헬기까지 보여준다.
“많이도 몰려왔네.”
-대테러부대 SAT입니다. 주변 건물에 저격수들이 배치되었습니다. 저들이 급습 시 본 스포츠 센터는 7분 만에 무력화될 것입니다.
“7분이나 버틴다고?”
진심으로 놀랐다. 적 병사 한 명, 한 명이 정예에 강화 외골격 슈트를 비롯한 완전 무장 상태였다. 장갑차와 헬기. 그리고 보이지 않는 무기까지 합하면 작은 도시 하나를 빠르게 전복할 수 있을 만한 수준. 일개 스포츠 센터가 7분이나 버티는 건 놀라운 일이다.
“이 스포츠 센터에 얼마나 돈을 처바른 거냐.”
강박감까지 느껴지는 보안 수준이었다. 일본제국의 내로라하는 권력자들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까.
‘설마 해킹 하나에 무력화돼서 인질이 될 줄은 예측하지도 못했겠지.’
대테러부대는 급습하지 못한다. 이곳에 계신 인질분들은 일본제국의 개돼지가 아니니까.
-경시청 쪽에서 통신 요청이 왔습니다.
“늦었군. 연결해. 해킹 시도가 들어오면 인질을 죽이고.”
해킹 지속 시간은 조금 전에 끝났다. 앞으로 2시간 동안 해킹을 사용할 수 없다. 가장 우려되는 건 메인 시스템이 해킹되는 것. 그 상황은 피해야 한다.
-무라카노 가쓰나 씨. 저는 다케하라 타케시라 합니다.
차분한 목소리의 남자였다. 일본제국 측에서 준비한 네고시에이터. 즉, 협상가다.
나는 인상을 팍 쓰며 물었다.
“총리는? 15분이 지났는데 왜 안 보이는 거지?”
-총리께 보고가 올라갔고, 무라카노 씨의 요구대로 지금 이곳으로 오시는 중입니다.
“그래?”
인상이 퍼졌다.
총리가 오고 있다.
내가 원하는 말이었다.
-무라카노 씨.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되고 있습니다. 인질을 죽이는 걸 멈춰주십시오.
“나는 전 세계에 15분마다 인질을 죽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말을 바꾸라고? 전 세계인들이. 일본제국인들이 날 거짓말쟁이로 볼 거다. 그건 안 되지. 거짓말쟁이는 나쁜 거잖아? 그렇지?”
-저, 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일본인들은 모두 당신을 이해할 겁니다! 일본인의 민족성을 당신도 잘 알지 않습니까!
“씨발! 난 일본인이 아니야!!!”
탕탕탕탕탕타타타탕!
근처에 있던 인질 한 명을 죽였다. 온몸에 총알구멍을 내줬다. 인질들이 오들오들 떨었다. 아직 인질은 112명이나 있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무라카노 씨! 제발, 제발… 진정해 주십시오! 제가 사과하겠습니다!
“그래. 진정했다. 음. 미안하군. 내가 요즘 감정 기복이 심해. 예전에는 이랬던 것 같진 않은데… 절대정신이 없어서 그런가?”
-저, 절대정신이 뭡니ᄁᆞ?
“이 새끼 궁금한 거 존나 많네. 짜증 나게.”
-죄송합니다! 실언이었습니다! 답해 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탄창을 교체하려다 여분의 탄창이 대기실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권총을 버리고 무장 호위가 쓰던 소총을 주웠다. 현실에 없는 일본제국의 총기였다. 그래봤자 총기는 다 거기서 거기였기에 조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새로운 총기를 득템했고… 이제 곧 15분이라 얼마나 사람을 잘 죽이는지 실험해 볼 수 있겠군. 협상가 양반. 누굴 죽일까?”
-…예?
“오이, 오이. 벌써 귀가 막힌 거냐고! 누굴 죽일까라고 물었잖아. 특별히 선택권을 줄게. 골라, 골라. 여기 계신 분들은 일본제국의 중추들! 평소 마음에 안 드는 새끼 하나나 둘쯤 있었을 거 아니야? 협상가 양반의 뜻대로 하나 죽여줄게 3분 내로 골라.”
-…….
“고르지 않아도 돼. 그때는 셋이 죽겠지만.”
침묵.
협상가가 입을 다물었다.
심심해진 나는 인질들을 쭉 둘러봤다.
“아차, 그러고 보니 인질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군. 너, 너, 그리고 너. 앞으로 나와.”
총구를 겨누자 중년 남자 셋이 덜덜 떨며 앞으로 나왔다.
“협상가 양반. 보고 있지? 댁이 고르지 않으면 이 셋이 죽어. 자, 너희는 협상가 양반이 수월하게 고를 수 있도록 어필해 보라고. 죽고 싶으면 안 해도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