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37
137화. 안정에서 내려온 사람들.
***
“주군, 황소의 수급을 들고 온 자가 있습니다.”
조조는 곽가의 보고에 허벅지를 내려치며 웃었다.
“하하하. 정말 자네 말대로 되었어. 포상한단 소문으로 황건적이 무너지다니.”
조조의 웃음에 곽가도 미소 지었다. 하지만 껄끄러움이 남았는지 크게 웃지는 않았다.
“주군. 그래도 의혹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닙니다. 청주에서 우금의 병력이 화공에 당했습니다. 그건 저들에게 참모가 있다는 반증인데…”
“그렇지. 그건 참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어. 그래서 자네가 모략을 꾸몄지 않나?”
“맞습니다. 저들에게 명석한 참모가 있다면, 모략에 반응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무너지다니.”
“예측이 빗나간 거야. 결과로 보건데, 곽가 자네만 예민한 게 아닌가. 저들에게 참모는 없어.
또한, 저들을 이끌던 우두머리가 죽었으니, 다시금 아군에게 귀속하려고 할 것이야. 적당한 날 사신을 보내게. 그러면 청주병 모두는 회수가 가능해.”
“그리하지요. 주군. 그리고 다리 역할을 하던 하만이 우금에게 죽었으니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 말에 조조의 얼굴이 굳었다. 그리고 화를 내듯 목소리가 커졌다.
“멍청한 우금. 적당히 하라고 해. 아무리 군율이 엉성한 황건적이지만, 어르고 달랠 때도 필요한 법이야.”
“그리 전하겠습니다.”
곽가는 대답하고 문밖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다시금 조조를 바라보고 말했다.
“주군. 황소의 수급을 챙겨온 자를 만나보셔야죠?”
“약속이니, 만나야지. 어떤 자인지 궁금하다.”
잠시, 조조의 눈짓으로 정청 문이 열리고
덩치가 상당한 거한이 손에는 수급 상자를 들고 뚜벅뚜벅 걸어왔다.
조조는 그 모습에 감탄했다.
“덩치는 전위와 비교할만하다. 이보게, 곽가. 그대가 보기에 어떤가?”
곽가는 조조의 물음에 끄덕이고 허저를 향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이름이 허저라고 했더냐? 한 가지 궁금하여 묻겠다. 혹여, 책사라고 불린 자를 본 적 있던가? 그런 자가 여남에 있었어??”
그 말에 허저는 눈만 껌뻑이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대답했다.
“저는 감옥에만 있어 모릅니다.”
“정말 본 적이 없어?!”
그 말에 한 번 더 뒷머리를 긁적이던 허저가 답했다.
“간수장과 친분이 있어 여남 사정을 어느 정도 듣기는 했습니다. 그의 말에 여남은 책사나, 참모, 그런 비슷한 자들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허어- 그랬어. 정말 없었어.”
곽가는 그제야 안심했다는 얼굴로 웃음을 머금었다. 그 미소에 허저가 다음 말을 이었다.
“여남에는 하급 문관도 가뭄에 콩나듯 있어, 자기네 녹봉을 받을 때도 일 처리가 늦어진다고 투덜거렸습니다. 제가 본 바로는 무식한 황소, 무도한 관해, 이런 자들이 바글거리는 곳이 여남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금이 당한 화공과 유인계는 우연스럽게 나온 건가? 참모가 있었다면, 관해, 황소가 어이없게 죽지는 않았겠지.”
곽가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허저의 말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 곽가의 질문이 사라지자 관심은 조조에게 옮겨갔다.
“허저, 자네는 누구인가? 어떻게 황소를 잡았지??”
그 말에 묘한 표정을 지은 허저가 답했다.
“저는 화전이나 일구는 천한 것입니다. 단지 황소의 수급을 가져오면 큰상을 내린다기에 주워 왔습니다.”
“그랬지. 상을 내린다고 약속했어. 물론 줄 것이다. 그런데 자네 덩치를 보니 힘이 대단할 것 같아. 그대 용력은 어느 정도인가?”
그 말에 팔을 걷어붙인 허저가 대답했다.
“양손으로 소 두 마리는 끌고 다닙니다.”
“그 말이 사실이면 대단한 것이지. 좋다. 내 호위장과 한번 어울려보게. 이보라- 전위. 나서라! 허저가 그 정도로 대단한지 봐야겠다.”
조조의 명령에 전위가 나섰다.
두 사람은 콧김을 내뿜으며 엉겨 붙었다.
밀고 밀리고,
또 머리를 부딪치며 한동안 힘 싸움을 계속이다.
그렇게 차 한잔 마실 동안 승부가 나지 않자
조조는 손뼉을 내려치며 기뻐했다. 그리고 그들을 격려하며 떼어놓았다.
“그만! 그만하게. 대단해! 그 정도 용력이면 한 손으로 단단한 나무도 꺾어내겠어.”
그 말에 허저가 대답했다.
“큰상을 약조했습니다. 저희 화전민에게 곡식을 내주십시오.”
“그것뿐이냐? 너무 소박하잖아. 좋다. 약속대로 장수의 지위는 물론 너희 화전민이 먹을 수 있는 곡식을 내주마. 그러니 항상 나를 보좌하게.”
“감사합니다.”
“그런데 허저. 황소의 수급은 어떻게 얻었지? 검이냐? 창이냐?”
그 말에 뒷머리를 긁적인 허저가 답했다.
“정말, 하늘에서 떨어진 걸 주워….습니다.”
***
신야에 터를 잡고 몇 주.
그동안 채옹과 무위에 서신을 보냈다.
나는 저번에 읽다가 멈춘 채옹의 서신을 꺼내 읽었다.
총 다섯 개의 서신 중 두 번째가 지금 읽는 내용.
[신야를 지나쳐 상용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병사들의 기동은 신속하고 은밀해 주변 제후는 저희를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한수를 저지하는 것에 목표를 두었지만, 그보다 더한 성과를 추가하려고 합니다.
그에 따른 자세한 사항은
일의 진척을 보고 서신으로 남기겠습니다.
그리고 주군!
유념하셔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저희가 신야 외곽을 지나칠 때 소문을 들었습니다.
하나는 곽가가 저를 찾는다는 느낌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여남을 향한 현상수배를 걸었다는 사실입니다. 뻔히 보이는 수작이지만, 대비치 않으면 크게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주변을 살피시고, 사람을 쓰실 때는 그 진위를 파악하신 후 부리셔야 합니다.]
그걸 끝으로 서신을 접었다.
“채옹은 예견했어.
나의 군사는 미리 알고 있었어. 위연 그자가 서신을 빼돌리지 않았다면 전해질 내용이었다고.”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 세 번째 서신을 꺼내 들었다.
세 번째 서신에는
신야를 거쳐 상용에 이르고, 한중의 외곽을 지나치며 기록한 한중의 사정에 관한 이야기.
[현재 한중은 장로張魯가 지배 중입니다. 이자는 한나라 천자로부터 임명받은 자가 아니라, 한중 태수인 소고蘇固를 참살하고 그 자리를 차지한 자입니다.장로는 익주 자사 유언劉焉의 수하로 가족 대부분이 익주에 남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유언이 죽고 그의 아들 유장이 익주를 물려받자
한중에 남은 유언의 수하들을 회유해 독립을 한 자입니다.
그것에 화가 난 유장이 한중을 정벌하라 명령했고,
장로는 익주와 연결된 가도假道를 부수어 익주의 공격을 끊었습니다.
그 후 전투는
험악한 산세와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잔도를 이용한 전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물론 천혜의 지형과 양평관이란 요새가 있는 장로가 번번이 이깁니다.
그리고 정벌에 실패한 유장이 장로의 식솔을 참살하거나 노예로 팔아 분풀이로 삼았습니다.
주군!
앞서 장로와 유장처럼 한중은 혼란한 땅입니다.
그것에 더해 장로의 지지기반인 오두미도(五斗米道)는 태평도의 뿌리를 둔 집단입니다.
그것으로 보면, 우리가 가진 태평도와 별반 다르지 않으니, 잘만 하면 장로의 지지기반을 흔들어 한중을 얻을 수도 있겠습니다.
주군!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한중이란, 익주와 형주로 내려가는 길목이자 천혜의 요새.
무엇보다 수비는 쉽고 땅은 기름지며 인구는 많아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땅입니다.
해서 한 번쯤 도모해 볼 만한 땅이 아닐까 합니다.]
“한중을….”
고개를 끄덕이며 세 번째 서신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나머지 두 개의 서신을 보며 채옹의 계획을 읽었다.
[주군. 몇 주가 더 지났습니다.은밀한 행군으로 상용과 한중의 변경을 벗어났고,
이제는 장안과 천수, 한중이 맞닿은 곳에 영채를 세워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 세운 계획은
장안, 천수, 한중. 세 방향의 적을 두고 어디를 공략할지 고심했습니다.
천수의 한수, 장안의 이각, 한중의 장로,
이들 모두는 주적이자 잠재적인 적입니다. 또한, 아직 저들은 우리가 떠도는 도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 중 커다란 변화가 장안에 있습니다.
제가 동태사 밑에서 최대의 난적이자, 유일하게 인정한 가후.
그가 장안에서 떠났음을 보고받았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이각, 곽사의 무도한 처사가 도를 넘어선 지 오래고.
가후도 이각, 곽사에게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다는 걸 깨달은 것 같습니다.
현재 가후는 장제를 따라 남양 완성에 자리를 잡았고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그 말은,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는 사실입니다.
가후가 없는 장안을 공략하는 것이, 천수의 한수, 그리고 참모 순유를 상대하는 것보다 쉬운 방법입니다. 이에 첫 번째 전투로 안정을 삼킬 겁니다.
그건 한수에게 섣불리 행동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의미이고, 장안의 얻는 발판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우리 6만 병력은 바람처럼 달려 안정으로 향할 겁니다.]
가슴이 뜨거워진 네 번째 편지가 끝이 났다.
기회다.
장안이 혼란한 지금이 기회야.
잘하면 안정을 가질 수 있겠어.
기쁜 마음에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채옹의 마지막 서신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 내용이 주는 감흥을 느끼다가
진도가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야 했다.
“무슨 일이냐?”
“주군. 안정에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그 말에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말인가? 안정이라니?? 어떻게 안정에서 손님이.
“누구냐? 누가 왔어?”
그 말과 동시에 읽다가 만 서신을 펼쳐냈다. 안정 공략에 관한 이야기. 하지만 아직 안정을 차지했다는 말은 없었다. 그런데 안정이라니? 그 생각에 어리둥절할 때
진도는 다음 말을 이었다.
“안정에서 오신 손님들은 채옹 군사께서 보낸 사람이고, 다른 한 분은 주군의 형님이라고 했습니다.”
“형님?”
“분명 형님이라고 했습니다.”
“그럴 리가?”
“혹시 몰라 정청 밖에 잡아둔 상태입니다. 그런데 형님이라는 그분? 정말 형님 맞습니까?! 주군과 성향이 너무 다르고… 저희 경비병 다섯이 나가떨어졌습니다.”
“싸움이 났어?”
“막아서니 대번에 싸움이 났습니다. 그리고 도저히 막을 상대가 아니어서 일단, 자의 장군에게 부탁했습니다.”
“태사자에게.”
“어서 나가보셔야겠습니다. 제가 달려온 이유도. 두 사람이 창을 꺼내기 직전이어서 아무래도 형님이 맞는지 확인차 왔습니다.”
진도의 말에 황망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정청 밖 상황이 어떨지 예상이 되었다.
나는 서둘러 정청 밖으로 나섰다. 그러자 보인다. 저 멀리 고함이 터져가고 두 사람이 맞붙는 모습이 있었다.
“갈!!! 비켜라! 이놈!!”
“흥! 가고 싶거든 나를 이겨야 한다.”
“뭐라? 네놈이 날 막아?! 아, 너는 또 다른 똘마니구나.”
“똘마니.”
“그래. 똘마니. 평안이가 참 하찮은 것들을 잘도 거뒀어. 그래 덤벼보라! 어디 실력을 보자.”
그 말을 하는 사내는 사자 모양의 투구를 썼고
입꼬리를 들썩일 때마다 뾰족한 송곳니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