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7
17화. 도적을 만나다. 그것도 화웅이라는 놈.
시작합니다.
***
모든 거래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지 몇 개월.
장제의 도움으로 군마는 웃돈을 받아가며 넘길 수 있었다. 그 후에도 황건적의 반란과 금성 변란으로, 상행은 날개가 달렸다.
남안과 서평, 금성 인근까지. 판로는 넓어졌다. 이제는 마가장의 내 입지는 단단해졌다.
어리다고 우려를 보였던 총관도 내 행보에 제동을 걸지 못했고.
이 모든 게 고관대작 동화로 비롯된 내 삶의 전환점. 그 변곡점을 바탕으로 마대의 삶에서 마영찬의 인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안에서 성공적인 거래를 마치고 서평으로 내려가던 숲길.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났다.
그는 어깨에 미첨도를 걸쳤고 우리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별안간 미첨도를 휘둘렀다.
부웅- 탕!!
그를 주시하던 성의는 어렵사리 막았고 몇 걸음 물러나 방어했다.
어떻게 이런 자가.
삼국지 무장 성의가 주르륵 밀린다. 이에 풍류대까지 가세하자 겨우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숨을 고른 성의가 외쳤다.
“물러서라! 물러서지 않으면 벨 것이다.”
그 말에 지그시 웃는다. 그리고 말했다.
“노잣돈이 떨어진 지금. 돈 있는 상단이 지나치는 걸 어떻게 해야 할까.”
“도적이냐?!”
“배고픈 지금은 도적이 맞겠지.”
“혼자서 가능이나 할까.”
그 말에 쓱 훑어본다. 11명의 호위. 그리고 마부석의 하인과 어린 꼬마. 마가장 일행을 훑어본 상대는 말했다.
“어렵지 않겠는데.”
“네놈이 뭐라도 되는 줄 알고.”
“내 이름은 화웅. 그리고 노잣돈이 떨어진 지금은 도적일 뿐이지.”
그 말과 함께 미첨도를 내려 잡았다.
난 그 말에 놀랐다. 말로만 듣던 화웅이 눈앞에 있었다.
9척 장신. 험상궂은 얼굴에 불룩이는 근육은 대단했다. 무엇보다 툭 튀어나온 눈이 좌우로 굴릴 때면 사람이 아니라 괴수가 쳐다보는 것 같았다.
딱 보아도 강자. 이만한 존재감은
서량 어디에도 없었다.
난 그를 보자 내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여겼다. 그리고 화웅과 대치 중인 풍류대 사이로 들어갔다.
“그만! 돈이라면 드릴 의향이 있어요. 그러니 우선 대화로…”
“대화?”
“돈이 필요하다면, 상단 호위는 어떻습니까. 최고의 대우를 약속합니다.”
“호위라… 그럼 얼마를 줄 건데.”
화웅은 비릿하게 웃었다. 그 웃음에 불길함을 느꼈다.
하지만 화웅을 놓칠 순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가치를 말했다.
“지금 즉시 금자 10냥. 1년 녹봉으로 금자 10냥씩을 드리겠습니다.”
혹할만한 녹봉. 풍류대 누구보다 많은 금액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화웅은 웃는다. 입꼬리를 들썩이며 웃었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가진 돈이 10냥 이상은 있다는 말이군. 그럼 돈도 뺏고, 군마도 가져가면 되겠어.”
그 말에 풍류대가 소리쳤다.
“죽일 놈!”
-갱생이 안 되는 녀석이야.
[포위해! 말로는 안 될 도적이다.]다들 불같이 화를 냈다. 그것과 함께 화웅의 눈빛이 붉다. 먹이를 노리는 사자처럼 좌우를 노려보았다.
일촉즉발. 이겨낼 수 있을까? 강맹한 화웅을 상대로. 아무리 생각해도 쉽지 않았다. 풍류대 중 몇몇이나 버텨낼지 몰랐다.
여기서 싸움은 안 돼.
차라리 돈을 넘기고 시간을 끌까.
내 줄건 내주고 방덕과 마초를 불러와 붙잡는 방법으로.
머릿속 생각이 어지러웠다. 도적으로 규격 이상의 놈을 만나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침착하게 상황을 수습해야…
나는 두 눈을 감았다가 뜨며 차분히 마음을 달랬다.
“혹여, 몸을 의탁하실 곳이 필요하십니까. 그냥 도적으로 사실 분은 아닌 듯싶은데.”
그 말에 흥미를 가진다. 화웅은 움켜잡은 미첨도를 휘두르기보다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
“태수나, 다른 군벌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지나치는 사람이 많았다. 숙부, 서량 자사 경비, 안 되면 장제까지. 그를 옭아맬 사람은 꽤 많았다.
그러나 흥미를 두던 화웅의 관심은 금방 멀어졌다.
“이미 생각해 둔 사람은 있지. 천수 동탁에게 갈 것이다. 그런데 노잣돈이 부족해.
너희를 선택했다.”
역시 말로는 상종할 자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놈과 싸워선 안 되었다.
“정녕, 인의 도덕은 없으십니까. 노잣돈이라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서로 피를 보지 않는 선에서…”
“우스운 소리. 꼬마놈이 혓바닥이 길어.”
그 말에 멈칫했다. 하지만 밀려선 안 되었다.
“상단이 지나치는 길에. 협객의(도적들) 통행세는 항상 염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희가 드리는 노잣돈으로…”
그 말과 동시에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마부석의 하인이 통행세를 준비해 금자 1냥을 내왔다. 그리고 화웅에게 넘기려는 데…
덥석! 움켜잡는다. 하인의 목덜미를 꽉 잡았다. 그리고 돈을 뺏는 것과 동시에 꺾어버렸다.
허공에 대롱거리는 하인. 화웅은 꽉 움켜잡고 들어 올렸다.
그 모습을 시뻘게진 눈으로 쏘아보는 풍류대.
이들은 놀라 저마다 검을 뽑았다. 그리고 그걸 바라본 화웅이 하인을 집어 던진다.
맨 앞, 성의는 목이 꺾인 하인과 부딪쳤다. 쿵! 두 사람은 부딪친 충격으로 넘어가고 화웅은 나를 잡고자 달려들었다.
난 물러섰다. 화웅의 손아귀에서 멀어지려, 그리고 나를 돕기 위해 달려든 풍류대 두 명이 화웅에게 닿기 전.
-서걱!
베어졌다. 휘두른 미첨도는 두 명의 허리춤을 통째로 날렸다.
촤아악- 붉게 터져버린 선혈.
오장육부가 사방으로 날리고, 짐승처럼 웃는 화웅은 지금을 즐기고 있었다.
“크흐흐. 뱀 같은 꼬마를 지키려 수고들이 많아. 하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너처럼 입만 산 족속은 맞아야 해.”
그리고 솥뚜껑 같은 손이 바람을 일으켰다.
쫙!!!
커다란 소리가 났다.
물러서는 중, 뺨을 맞으며 튕겨갔다.
두 눈이 흔들렸다. 얼굴 전체가 화끈거리고 생각이란 걸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보이는 건 사투.
풍류대와 화웅의 싸움.
미첨도로 피 보라를 일으킨 화웅과 그를 막고자 노력하는 부하들.
나는 흔들리는 눈으로 그걸 보았다. 그리고 입안에 이물감에 퉤, 뱉고 보니 부러진 이빨.
붉은 핏물이 입안에 가득했다. 그 과정에도 나오는 커다란 웃음이란.
“크하하하!!!”
녀석은 웃었다. 몹시 즐거운지 웃었다. 그리고 미첨도를 뿌렸다. 죽이고, 또 죽이고, 넘어졌던 성의가 일어나 돕지만, 화웅을 넘어설 수는 없었다.
“죽어! 도적 놈!!!”
-둘러싸!!!
[잡아야 해. 놓치지 마.]하지만 맹수를 포위할 수 있을까. 그저 사투를 벌일 뿐. 처절하게 싸웠다.
나 또한 돕기 위해 일어났다. 퉁퉁 부은 얼굴로 일어나 마차로 갔고, 그 안에서 활를 찾아 시위를 당겼다.
퉁!
허공을 가른다. 내가 쏜 화살이.
그리고 푹!
박혔다. 화웅의 널따란 등판에 박혔다. 하지만 깊지 않아 이맛살을 좁힌 화웅이 미친 듯 풍류대를 상대하고 미첨도를 휘둘러 내게 뛰었다. 그것과 함께 성의의 고함은 급박했다.
“막아! 주군을 지켜.”
짧은 기합. 휘둘러진 창질.
화웅은 성의에게 잡혔다. 그 과정에 내가 쏜 화살은 날고, 살아남은 다섯의 풍류대도 만만치 않게 버텼다. 사방에 죽어버린 아군 시체지만 잘도 버텼다. 그리고 내가 신호하자 성의와 풍류대가 돌아왔다.
화웅은 콧김을 푸우- 내뱉으며 숨을 골랐고, 어디서 주워왔는지 방패가 될만한 목판을 붙잡고 다른 손에 미첨도를 움켜잡았다.
이제 2회전.
난 결단을 내려야 했다. 계속 싸울 텐가. 아니며 짐 마차를 포기하고 물러서야 했나.
그리고 스승의 병법 중 답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결정은 금방이었다.
“짐을 버린다. 불필요한 마필과 무거운 짐은 포기해.”
그 말에 풍류대가 따랐다. 그들도 상황을 알기에 짐 마차는 포기했다. 그리고 팔다 남은 다섯 마리의 마필도 마찬가지.
내 명령에 움직였다. 각자 타고 갈 말과 함께 물러섰다. 화웅은 우리가 도망치자 쫓았다. 특히나 짐 마차를 몰던 하인을 꼭 붙잡고 마차를 회수했다.
난 눈물을 머금고 거리를 벌렸다. 놈이 들이치지 못할 거리. 그리고 멀리서 화웅의 행태를 보았다. 놈은 하인 둘을 붙잡아 짐마차와 군마 다섯 필. 그것을 훔쳐냈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어딘가로 옮겨간다. 하지만 하인의 안내가 어디로 향할지는 뻔했다. 그리고 그것에 걸맞게 다음을 준비했다.
‘두고 보자 곱게 놔두지 않는다.’
흔들리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입안으로 피 맛이 느껴졌다. 그리고 돌아본 풍류대와 함께했다.
*
화웅은 등판에 매달린 화살에 인상을 구겼다.
덜렁덜렁. 작은 화살.
깊게 박히지도, 상처가 될 것으로 여기지도 않았다. 다만 귀찮을 뿐. 그 어린 꼬마가 한 짓이 괘씸하기 그지없었다. 그것에 붙잡은 하인을 두고 물었다.
“그 꼬마가 누구냐?!”
그 말에 하인이 놀란다. 무릎을 꿇고 눈물 콧물을 쏟는 하인이 답했다.
“마, 마대 도련님입니다.”
“고놈이었어. 다음에 보면 그 작은 모가지를 비틀어주지.”
그 말과 동시에 등판을 툭툭 두들긴다. 그러자 용케 알아들은 하인이 몸을 일으켜 화살을 뽑았다.
작디작은 화살 2발.
그걸 뽑자 핏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리고 이맛살을 좁힌 화웅이 하인을 걷어찼다. 그리고 매서운 살기가 들이치자 하인이 말했다.
“사, 살려 주십시오. 귀중한 정보를 알고있습니다.”
“정보?”
“돈을 원하지 않습니까. 짐 마차의 짐들은 풍류대가 가져갔고, 남은 거라곤 마필이 전부입니다. 그걸 팔아야 돈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계속해 봐.”
“남은 마필도 마가장의 낙인이 찍혀, 웬만한 마시장에서 팔기가 곤란할 겁니다. 그러니… 구룡채에서.”
하인은 말했다. 평소 마가장이 애용했던 구룡채(도적 떼) 그들에게 정기적인 상납으로, 통행은 물론 보호까지 받았다. 바로 그곳으로 화웅을 안내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화웅은 그 말에 끄덕였다. 숫자도 많지 않고 충분히 제압 가능한 곳이라고 여겼다.
“나쁘지 않아. 마필만 팔 수 있다면 어디든 좋아. 그곳으로 안내해.”
그 말에 하인이 꾸벅였다.
화웅은 짐 마차에 누웠고, 살아남은 두 명의 하인은 다섯 필의 말과 짐 마차에 잡다한 물건을 가지고 구룡채로 향했다.
*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나란 사람을.
구룡채에 이 사실을 알리고 놈을 제압하란 서신을 써 보냈다.
이제 2회차.
접전은 이제부터였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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