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11
211화
【가족 일은 가족끼리】
물론 돌진해 왔다고 착각한 것이었다. 무너진 벽 틈은 그리 크지 않아 데이비드를 반드시 지나쳐야 했고, 데이비드가 헤이라가 지나가는 것을 눈치 못 챌 수가 없으니.
지금 헤이라는, 데이비드의 손에 붙잡힌 상태였다. 그러나 헤이라만 잡힌 상황이 아니었다. 발 밑. 금빛으로 물든 바닥에 의해 나와 데이비드 또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으니까.
“이거 풀어 주라. 석고상이 된 기분이거든. 내가 아무리 아름답게 생겼다 해도 석고상이 되고 싶진 않단 말이야.”
―…….
“역시 너도 석고상이 되는 건 아깝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럼 빨리 풀어 주지 않을래?”
데이비드의 목소리는 세상 상냥하였으나 손은 그렇지 못하였다. 목을 꽉 틀어쥔 손 때문에 헤이라의 목이 곧 터져 버릴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헤이라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쿵!
건물이 무너질 것 같은 충격이 이어지는 걸 보니 데이비드와 헤이라가 계속 맞붙고 있는 듯 보였다. 틈이 작을뿐더러 속도가 빨라 뭘 하는 건지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뭐 대충 잘 싸우고 있는 거겠지.
콰광! 유난히 큰 소음에 나는 안쪽을 기웃거렸다. 그러나 안쪽은 먼지로 자욱해 잘 보이지 않았다.
큰 소음을 마지막으로 다른 소음은 안 들렸는데, 그 이유는 먼지가 가라앉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설마 죽였어요?”
“아니 아직. 그리고 정리한다 했잖아?”
“뭐… 캐내거나 그럴 수도 있었잖아요.”
“대화도 안 통하는 상대한테서?”
―…□□□! □□□!
헤이라가 데이비드의 팔에 꿰뚫린 채로 무어라 악에 받쳐 소리를 쳤다. 그러나 무슨 말인지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내가 여러 나라의 언어를 알고 있다 해도 던전 쪽은 좀.
“…….”
데이비드가 뭐라고 중얼거린 듯했으나 들리지 않았다. 팍! 데이비드가 꿰뚫은 손을 빼 버리자 금색의 핏방울들이 바닥으로 투둑 떨어져 내렸다.
―그아아아……. 아……. □□□. □□□□!
헤이라는 무너지는 본인의 몸을 억지로 부여잡다 틈새 너머에 있는 나와 시선이 마주쳤다. 헤이라는 걸을 힘도 없는지 손만 뻗어서는.
―한…지언. 한…지언.
내 이름을 복창했다.
나와 헤이라의 사이에 무슨 깊은 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헤이라가 나에게 무슨 원한이 있어서, 아니면 무엇을 원해서, 저렇게까지 나를 부르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본인에게 직접 묻는 것 말곤.
나는 천천히 입을 벌려, 헤이라에게 물었다. 아니, 물으려 했다.
“…….”
그 순간 데이비드가 헤이라를 순두부처럼 으깨 버려, 더 이상 헤이라라고 부르기도 애매할 지경의 모습이 되었다. 데이비드의 다리가 온통 금색으로 물들었다. 다리 부분만 CG 처리를 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헤이라가 곤죽이 됨과 동시에, 내 몸이 익숙한 형태로 돌아왔다. 데이비드가 내게 말했다.
“목. 사라졌다.”
“아.”
데이비드가 말하는 건 목에 생겼던 문양을 뜻하는 것일 터. 힘이 돌아왔으니 문양이 사라진 것도 당연했다.
“의외로 잘 어울렸었는데.”
“…어떻게 생긴 문양이길래 잘 어울린다고 합니까.”
“음. 이렇게 생겼어.”
그러곤 데이비드는 제 손에 묻은 금색 피를 가지고 벽에 그림을 그렸다. 작은 다이아 모양이 반복되는 그림이었다.
“색이 체스보드같이 반복됐고.”
“…그런 거 잘 어울려도 딱히 기쁘진 않습니다.”
“그래? 그나저나 너 이제 어쩔 거야? 말 들어 보면 말도 없이 영국까지 온 거잖아. 밀입국 아니야?”
“증거 영상을 찍어 놨으니 괜찮을 거예요. 아마.”
“그게 안 통하면?”
“제가 오랫동안 납치당한 상태가 되어 버려 소식을 전달하지 못한 채 썩어 가는 거요.”
말을 이어 가며 주변을 살피자 데이비드가 따라 수색하기 시작했다. 특별한 건 없지만 혹 모르니까.
“오, 이거 봐.”
“네? 뭐를―”
뒤로 돌자마자 얼굴에 무언가 닿았다. 천인 것 같기도 하고, 종이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그걸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
무언가에 가로막혔던 시야는 어느새 어느 공간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영국이라 했던 사이비의 본거지로 가기 전에 왔던 그 지하로 말이다.
“돌아왔네…….”
웅크렸던 자세 그대로 이동되어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뒤늦게 눈치챘는데, 내 옷은 하얀 정장인 상태 그대로였다. 갑자기 이동될 줄 몰라 환복을 안 한 상태였던 것이다. 아니, 못 한 거지.
‘어찌 됐건 이동 문제는 해결했네.’
데이비드도 자신이 보라고 했던 게 나를 이동시키는 건지 몰랐을 거였다. 알았으면 나한테 준비 시간을 줬겠지.
그곳에 있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세 시간밖에 안 흘러 아직도 한밤중이었으니.
‘일단 집이나 가자.’
♧♣♧
지화연 씨에게 영상을 건네자 지화연 씨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 떠올랐다. 이거면 저쪽을 엿 먹일 수 있다나.
그리고 영상을 건넨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절묘하게 편집된 영상이 올라왔다. 대부분이 음성이라 특별히 편집할 것도 없었던 듯했다.
사이비가 나를 노리는 것부터, 일반인을 폭행하는 것, 그리고 내가 인질들을 구출하는 것까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리고 편집본에는 편집본이라며 실실 웃던 지화연 씨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선했다.
‘반응은… 역시 반반이네.’
한쪽은 사이비가 한지언을 노리고 악의적인 루머를 퍼뜨렸다는 반응이었고, 한쪽은 폭로한 사람은 사이비가 아니라 하였다. 그렇기에 이 영상은 살인과는 연관이 없다. 이런 반응이었다.
둘 다 아무것도 모르는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이해는 갔다.
‘상대 쪽은 반응 없고.’
사이비 측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교주는 몬스터였지만 실질적인 머리는 일반 신도가 했을 텐데 말이지. 더 이상 믿을 게 없어서 해산한 건가? 아니면 데이비드가 무언갈 한 걸까.
‘그러고 보니 감사 인사도 못 건넸네.’
나중에 만나면 말하지, 뭐.
“…….”
분명 해결된 걸 터였다. 헤이라라는 큰 인물도 있었고. 그래. 분명 해결된 거일 텐데.
“도대체 뭐가 걸리는 거지.”
얻은 거라곤 영상밖에 없어서? 아니면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건가?
“음…….”
“뭔 생각을 그렇게 해요, 형?”
불쑥. 유주한이 앞으로 다가왔다.
“아무것도……. 손에 든 건 또 뭐야.”
“쌍절곤이요!”
“…….”
내 누명이 반쯤 벗겨진 지금, 유주한이 떳떳하게 길거리를 다녀야 한다며 나를 불러내서 공개적인 위치에 있는 던전을 공략하러 왔다. 뭐, 진짜 이유는 본인의 실력을 봐 달라고 하는 걸 테지만.
그런데 웬 이상한 무기들을 잔뜩 싸 가지고 왔다.
“너는 류천화 씨처럼 맨몸 격투에 특화된 문양일 텐데 왜…….”
처음에는 평범한 칼, 두 번째는 단검, 세 번째는 부메랑, 네 번째는 쌍절곤.
그냥 손에 집히는 대로 다 가져온 듯 보였는데, 실력은 솔직히 말해 안 좋다 못해 안 드는 게 본인에게 이로울 지경이었다. 이전에 유주한이 무기를 휘두르려 한 적이 없어서 재능이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뭐 하나쯤은 휘두를 수 있는 게 좋잖아요! 이렇게― 악!”
유주한이 쌍절곤을 뭣도 모르고 휘둘렀다가 본인의 이마를 쳤다.
“아오……. 이것도 아닌가.”
유주한이 쌍절곤을 인벤토리에 넣고는 이번에는 창을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진짜 맞을 거예요! 그냥 찌르고 휘두르면 되는 거잖아!”
호기롭게 창 휘두르기에 도전한 유주한이 몬스터와 싸우러 달려 나갔다. 던전은 B급이라 그리 크게 걱정은 안 되지만 문제는…….
“왁!”
유주한이 무기를 다루는 것에 있어 대단하게 재능이 없다는 거였다. 그 어떤 무기든 아마 그럴 것같이 보였다. 몸의 움직임으로 보아 무기를 휘두를 때 힘만 무작정 사용하니까.
유주한은 창을 칼처럼 휘두르다가 그대로 놓치고는 결국 주먹으로 몬스터를 처리했다.
“주한아. 너클은 어때?”
“그건 그냥 주먹 휘두르는 거잖아요! 그리고 너클보다 개방한 제 손이 더 강할걸요.”
“잘 알면서 왜 그리 무기에 집착해. 넌 있는 그대로가 제일 강해.”
“…승현 헌터도 무기 사용하시잖아요.”
“로프 다트? 그건 가끔 쓰시는 걸걸. 그리고 승현 헌터는 애초에 소환 쪽이라 그… 게임으로 따지면 원거리 마법사에 가깝지.”
“승현 헌터도 개방 무기 아닌데 잘 다루시잖아요. 저도 연습하면 가능할 거고요.”
“승현 헌터는 문양 발현 이전부터 로프 다트를 익혀 왔으니 지금까지 사용을 잘하는 거고.”
“…누나도 단검을 잘 사용하고요.”
“유아한 씨도 개방했을 때 생기는 천을 더 많이 사용해. 단검은 주먹이나 천으로는 불가능한 타격을 하기 위해 사용하시고. 너는 늑대 손톱으로도 가능하잖아.”
“형도 검 사용 가능하시다면서요.”
“그건 내가 연습했으니까.”
“얼마나요?”
“음……. 2개월?”
사실 2년이다. 검을 사용했을 때의 회차가 2년 정도였으니까.
“거봐요. 연습이 부족해서 멍청해 보이는 거예요. 저도 연습하면 멀쩡히 휘두를 수 있겠죠.”
“뭘 연습할 건데?”
“무기를―”
“무슨 무기.”
“…….”
“…일단 무기 하나만 골라.”
솔직히 말해서 이것도 많이 봐준 거였다. 사실상 유주한은 무기가 필요 없는 완성형 문양의 소유자니까.
불을 이용해 원거리 타격이 가능하고, 늑대의 힘을 이용해 근접전도 가능하다. 본인도 잘 알고 있으니 그동안 잘만 사용한 걸 텐데, 이제 와서 무기를 잘 다루고 싶다? 왜 갑자기 애가 떼쟁이가 된 건지.
“또 무슨 일 있었어?”
“아뇨?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나저나 또는 뭐예요.”
“뭐, 그냥…….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네. 그냥 더 발전하고 싶어서 그래요.”
“그럼 본래 기르던 능력을 더 기르지 왜 무기로 방향을 틀어?”
“…그건 제 능력으로 얻은 힘이 아니잖아요.”
이건 또 뭔 소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