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71
271화
【야망】
균열에서 나온 사람의 모습을 한 몬스터는, 아무런 행동도 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그 모습이 꼭 문지기 같기도 했다.
‘팔다리 달린 건 사람 같긴 한데.’
그것 말고는 사람이라 하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사람의 모습이 아니다! 라고 하기도 어렵고. 온몸이 쇠로 뒤덮이고, 그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링과 무기들을 보면 꼭 사람보단 외계 생명체 같았다.
‘저런 건 처음 보는데.’
이전에도 본 적이 없는 몬스터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생겨난 몬스터일 확률이 높겠네.
그 순간, 누군가 나서서 몬스터에게 공격을 가했다. 몬스터는 아무런 행동 없이 공격을 그대로 받았으나, 몬스터는 아무런 타격 없다는 듯 헌터를 그대로 내쳤다. 철컥, 두 몬스터가 한쪽 팔을 길게 늘이며, 우리를 바라봤다. 그리곤―
“윽.”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재빠르게 내게 다가와, 공격했다. 겨우 막아내긴 했으나 어찌나 강하던지, 그대로 밀려 사람들 틈으로 볼링공처럼 튕겨 나갔다. 눈을 끔뻑이다 곧장 일어나 상황을 파악한 순간, 앞에 있던 헌터들이 어느샌가 뒤로 밀려나 있었다.
“…오와우.”
왕이 싸우기 싫었나?
도대체 뭘 보낸 거야.
‘그래도.’
밀려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헌터들이 몇 보였다. 아마 힘 쪽으로 강한 이들인 거겠지.
하지만, 타격이 없었다. 저 몬스터들이 잠깐 멈췄을 때 본 바론 흠집 하나 없었다. 그런데 저걸 상대하라고?
그 순간, 한 마리의 머리 위로 검은 꽃 한 송이가 피어나더니 그대로 툭 떨어지며 묵직한 소리가 울렸다. 곧이어 형이 그 위로 날아들어 검을 휘두르니 몬스터가 처음으로 멀리 튕겨 나갔다.
형이 몬스터를 물러낸 이후 곧장 소리쳤다.
“한 마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세요! 힘이 안 되면 머릿수로 공격하라고요! 지금이 힘자랑하는 판도 아니잖아요!”
“야! 그걸 저 자식들도 듣게 외치면 어떡해!”
“…그럼 좀 잘하든가.”
“뭐?!”
“입 다물고. 몬스터 옵니다.”
아. 저게 형 성격이었지?
헌터가 형 탓할 때 나서야 하나 싶었으나,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친구 없던 이유가 있었지. 거의 본 적이 없어서 까먹고 있었네.
나는 슬쩍 형 옆으로 가 말했다.
“형. 저거 그냥 안 죽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이제 사람들이 단합하기 시작했으니까.”
“재밌는 거나 해볼까.”
“재밌는 거라니?”
이전에, 신서하와 박주완의 의수를 만들기 위해 대장장이를 찾아갔었다. 그러더니 대장장이가 넌 또 뭔 의수냐며 한탄했는데, 무슨 소리냐 묻자 형은.
“형 비행 마석 있지?”
“어떻게 알았어?”
“대장장이가 입이 좀 싸서.”
가족이라 그냥 말한 거겠지만.
나는 말을 이었다.
“어차피 힘을 아껴봤자 일 것 같아서. 한 방 크게 날려줘야 죽을 것 같거든. 왕이 다음에 나올 수 있으니 힘을 비축하려 하긴 했지만… 지금 죽으면 왕도 못 보잖아?”
“그래서?”
“보아하니 비행이 어려운 것 같더라고. 점프력이 상당하니 날 필요도 없어 보이긴 하지만. 어쨌건 공중에 띄워지면 제대로 못 움직일 거 아니야?”
“그때를 노리자는 거야?”
“응. 내가 잡고―”
“내가 잡고 올라갈게. 너 그 능력 쓸 수 있는 시간 짧잖아. 무엇보다 제압하려면 힘이 강한 내가 하는 게 맞을 거 같고.”
“그야 그렇긴 하지만…….”
“그러니 내가 붙잡고 올라가면, 곧바로 따라 올라와서 할 수 있는 거 다 해.”
“형이 더 세니까 형이 하는 게 낫지 않아?”
“부족하면 곧바로 가세할 테니까 우선 그렇게 해보자. 아니면 옆에 다른 헌터 끼고 올라오든가.”
그러곤 형이 더 말할 새도 없이 앞으로 성큼 나섰다.
“……음.”
나는 형의 반대로 돌아 곧장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곤 승현 헌터를 발견하자마자 곧장 달려가 붙잡았다.
“한지언 헌터, 무슨 일 있으십니까?”
“저랑 형이 뭐 좀 큰 거 할 건데요.”
“예?”
“만약 실패하면, 다른 분들이랑 곧바로 총공격해주세요. 저랑 형은 걱정 마시고.”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한지언 헌터. 잠깐, 한지언 헌터!”
승현 헌터의 부름을 무시하고 곧장 사람들이 볼링 핀처럼 쓰러지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곧이어 형과 눈이 마주치고.
형은 곧바로 몬스터를 향해 돌진했다. 소리소문없이 다가가 양팔을 잡아 그대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 뒤를 곧장 따라 날아올랐다.
‘내가 할 수 있는 거?’
아까 몇 번 공격했을 때, 다 튕겨 나간 거 보면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고 머뭇거린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고.
어느덧 구름에 닿을 정도로 높이 올라왔다.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손을 무작정 뻗어 능력을 사용하려 하자, 툭. 뺨에 무언가 떨어졌다.
방울방울 눈앞에 혈흔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몬스터가 기이하게 다리를 꺾어, 형의 배를 관통해 떨어지는 혈흔이었다.
그 모습에 문득 예전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기계 몬스터에게 하나둘 뜯어 먹히는 형이.
기억이 스쳐 지나가고, 눈앞에서는 몬스터의 다리가 형의 배를 반이나 갈랐다.
그 모습에 곧장 더 빠르게 날아 형을 낚아채 오르고 붙잡은 형의 손목에서 무작정 기력을 빼앗았다.
‘사람 심란하게 하고 있어.’
떨어지는 몬스터를 향해 손가락을 쫙 펼쳐, 몬스터의 뒤로 별을 만들어내 이었다. 몬스터는 제 뒤에 줄이 만들어진 지도 모르고 나를 향해 공격하려던 차 그대로 잡아 당겨져 자세가 흐트러졌다.
그 타이밍을 노려 곧바로 몬스터의 품속으로 들어가 가슴팍에 있는 동그란 무늬에 손을 얹어, 기력을 쏟아부어 별을 만들어냈다.
지이익, 피슉! 별은 몬스터의 가슴팍을 꿰뚫고 녹아 그 아래로 떨어졌다. 떨어지는 별을 향해 몬스터를 던지자, 몬스터와 닿은 별이 펑! 눈 깜짝할 새도 없이 터져나갔다.
“우웨엑.”
더 날고 있다간 졸도할 것 같았다. 고통의 신음을 내뱉는 형을 보며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럴까 봐 내가 붙잡는다고 한 거였는데.
비척비척 땅으로 내려가려던 차, 눈앞에 낡은 기계 덩어리가 스쳐 지나갔다.
“어.”
콰앙! 단숨에 공격당해 헌터 무리에 떨어졌다. 쿠당탕, 콰직!
“쿨럭.”
아까 내가 공격한, 그 몬스터가 땅에 떨어진 후 곧장 뛰어 나에게 온 거였다. 덕분에 나도 형이랑 비슷한 꼴이 됐다.
후두둑 피가 떨어지는 꼴에 헛웃음이 나왔다. 진짜 최후의 일격 같았는데. 부족했던 건가. 날개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힘을 다 써야 했던 건가?
끼긱, 끽. 몬스터가 나한테 단단히 화가 났는지 다른 헌터들의 공격을 무시하고 나에게 다가왔다. 내가 그냥 당할 거 같냐?
입술을 쥐어뜯으며 낫을 들었다.
‘약점이 어디인 거야. 구멍이 숭숭 났는데 살아있는 걸 보면, 그냥 약점이 없는 건가?’
낫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던 차.
쾅! 거대한 짐승의 발에 몬스터가 힘없이 뭉개졌다. 멍하니 눈을 깜빡이며 위를 올려다보자 이전보다 훨씬 커진 유주한이 콧방귀를 끼며 몬스터를 계속 짓밟았다. 그러다 잠깐 들어 올린 순간, 몬스터가 빠져나와 공격하려 들었다. 그러나 눈앞으로 빠르게 다가온 사람에 의해, 몬스터는 썩어들어가며 완전히 박살 났다.
하나 이상한 건, 그 사람에게 있어야 할 문양이, 보이지 않았다는 거다.
“…유아한 씨?”
“환자면 말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요. 덕분에 수월하게 처리했다지만, 몸을 날리는 건 무모했으니까요.”
“아니 그게 아니라.”
바람이 불며 더욱 자세히 드러나는 유아한 씨의 목덜미엔, 있어야 할 문양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유아한 씨가 뒤돌자, 이상한 점이 또 있었다.
“문양이, 아니 왜 눈이.”
유아한 씨의 눈이 파란색을 띠고 있었다. 꼭 이전에 세뇌당했던 것처럼…….
“아아. 말하면 좀 길어지는데. 일단 저만 그런 거 아니에요. 반쪽이라 그런지 주한이도 문양 없어졌거든요. 눈도 파랗고.”
“아니 그러니까 왜…….”
“뭐. 궁금한 것도 중요하겠지만, 아직 중요한 게 남았잖아요?”
그 말에 가리키는 곳을 보자 아직 남은 한 마리의 몬스터가 헌터들과 대치 중이었다. 아. 아직 한 마리가 남았지.
유주한에게 밟히지 않고, 공격을 맞지 않으려 요리조리 피하는 모습을 보니 아까는 정말 죽기 직전이긴 한 모양이다.
유아한 씨가 형과 나에게 다가왔다. 힐을 하려는 줄 알았으나, 눈앞에 멈춰서더니 발을 툭툭, 두 번 정도 바닥을 두드렸다. 그러자 푸른 빛이 바닥 전체에서 나오며, 몸이 점차 회복되어갔다.
“회복하는 동안 얌전히 있어 봐요. 저게 일단 죽는 걸 알았으니, 어지간해서 남은 헌터들이 의기투합해서 잘할 테니까요.”
“…….”
“왜요? 아. 능력 때문에 놀라신 거예요? 이따가 다 설명해 드릴 테니까 일단―”
“아뇨, 뒤에!”
쿠르르릉. 하나 남은 몬스터가 머리 위로 태양 같은 구체를 만들어 냈다.
발단은 이러했다. 저 몬스터가 다른 몬스터의 사체를 줍더니, 입을 만들어 낸 후 그대로 삼켜버렸다. 그러곤 지금 저 꼴.
다른 헌터들이 구체를 파괴하려, 막으려 애썼으나 닿자마자 증발하는 공격에 하나둘 도망치려 들었다. 그 와중에도 꿋꿋이 공격하는 이들이 있었으나, 이는 류천화 씨에 의해 저지당했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어! 저건 능력을 흡수한다!”
“뭐? 아이 씨. 그럼 어쩌라고! 다 죽자고?!”
“무작정 분석하지 않고 공격하려는 너보단 낫지.”
“아 그래서 어쩌자고!”
결계도 뚫었다. 무력화 능력도 통하지 않는 듯했다. 물도 당연히 마찬가지였다.
아무것도 통하지 않았다. 우리가 최후의 일격을 쓴 것처럼 저쪽도 최후의 일격을 쓰는 듯. 그 어떤 공격도 무용지물이었다.
이건 도망치지 않으면 전멸이다 싶어 움직이려던 차. 옆으로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익숙한 복장에 곧장 고개를 들자, 그곳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