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68
큐애니스튜디오에서 사무실로 돌아온 주혁이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영화 폭풍의 시나리오였다. 그간 잊고 지냈는지, 영화 폭풍의 시나리오는 주혁이 쌓아둔 시나리오 중간쯤 끼어있었다.
– 툭.
이윽고 쌓여있는 시나리오 틈에서 폭풍 시나리오를 책상에 던진 주혁이 이미 몇 번이나 읽었던 내용이지만, 재차 속독하며 읽어내려갔다.
5분 뒤.
-스윽.
펼쳤던 시나리오를 덮은 강주혁이 읊조렸다.
“ 확실해. 영화 시나리오로 넘어가면서 영화스럽게 깎인 부분을 빼면, 전개 자체는 같아. ”
분명, 큐애니스튜디오에서 봤던 애니메이션 ‘폭풍전야’와 현재 주혁의 앞에 놓인 영화 ‘폭풍’의 내용이 너무나도 흡사했다.
같은 사람이 쓴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어서 잠시간 시나리오를 내려보던 주혁이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연결 신호는 길지 않았고.
“ 예. 사장님. ”
“ 박건웅 팀장님. 혹시 지금 회사에 있습니까? ”
상대는 강필름의 사장이었으며 현재는 보이스프로덕션의 제작 1팀장으로 있는 박건웅 팀장이었다.
“ 아닙니다. 지금 강필름에 와있습니다. 사무실에서 마무리할 게 남아서. ”
“ 그래요? ”
“ 예! 적어도 5월 사옥 이전까진 깔끔히 정리하라고 하셔서. ”
박건웅 팀장은 주혁에게 농땡이 피고 있지 않음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싶었는지,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이어 고개를 끄덕인 주혁이 입을 열었다.
“ 팀장님. 혹시 저한테 파셨던 폭풍 시나리오 기억하십니까? ”
“ 네? 아, 예예. 물론이죠. ”
“ 그 시나리오를 사셨을 때, 집필한 작가를 보셨습니까? ”
“ 예. 봤습니다. 어- 여자였습니다. ”
“ 또요. ”
“ 예? ”
“ 또 다른 정보는요. ”
대뜸 던져진 질문에 박건웅 팀장이 생각에 빠졌는지, 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린 것은 5초가 지난 후였다.
“ 제가 시나리오를 살 때는 제가 직접 확인하고 계약까지 진행했는데, 폭풍 시나리오를 쓴 작가는 영화 시나리오를 전문으로 쓰는 작가는 아니었습니다. 무명이었고. 여자였는데, 나이는 20대 중반쯤? ”
“ 당시 서류들 확인 가능합니까? ”
“ 아, 찾아보겠습니다. ”
“ 찾으면 연락 주세요. ”
“ 알겠습니다! ”
-뚝.
꽤 당차게 대답한 박건웅 팀장의 전화는 그렇게 끊겼고, 들고 있던 핸드폰을 책상에 올린 주혁이 작게 혼잣말을 뱉었다.
“ 김진구. 큐애니스튜디오. 애니메이션 ‘폭풍전야’. 영화 ‘폭풍’. ”
가만히 무언가 머릿속으로 주혁이 정리를 시작했을 찰나.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덕분에 생각을 멈춘 주혁이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
-무비트리 송사장.
전화를 걸어온 것은 송사장이었다. 고개를 갸웃한 주혁이 전화를 받았다.
“ 네. 형. ”
“ 어어. 물어보나 마나 바쁘겠지? ”
“ 왜요? 무슨 일인데? ”
“ 아니. 무슨 일까진 아닌데. ‘19살 그리고 20살’ 오늘 첫 촬영이다. ”
“ 아- ”
무비트리가, 송사장이 척살 이후, 단독으로 준비하고 강하진과 김건욱이 주연으로 투입된 영화 ‘19살 그리고 20살’의 첫 촬영.
그때야 주혁이 달력을 확인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 첫 촬영 4월 20일 아니었어요? ”
“ 그게. 대학교 장소 섭외 때문에 앞당겼어. ”
“ 아, 그래요? ”
“ 응. 어떻게. 와주면야 고맙긴 한데. 바쁘면. ”
“ 갈게요. 어차피 첫 촬영 때는 가려고 했었어요. 형한테 할 말도 있고. ”
“ 나한테? 허- 약간 무서운데. ”
주혁이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고.
“ 새끼. 웃기는. 하여튼 위치는. ”
“ 아, 그건 내가 알아서 확인할게요. ”
“ 하하. 알았다. ”
-뚝.
끊긴 전화 다음으로 주혁은 추민재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촌역 주변, 서진대학교.
점심 무렵, 서진대학교 도서관 주변에 ‘19살 그리고 20살’ 촬영 전체 스텝이 촬영 세팅에 여념이 없었다.
조명과 반사판이 세워지고, 카메라 레일과 간단한 소품 등이 스텝들의 손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 막내야!! 여기 그늘져서 빛이 좀 죽는데? 판 하나 더 대라! ”
“ 예!! ”
“ 감독님! 여기 확인 좀 부탁드립니다! ”
“ 어어. ”
감독인 김필수 감독을 포함하여 전체 스텝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서진대학교 측에서 장소 협조로 준 시간이 단 6시간이 전부였기 때문.
“ 자자! 앞으로 5시간 48분 남았습니다!! 장소 협조 자체도 3일밖에 못 받았으니까! 서두릅시다!! ”
이렇듯 정신없이 흘러가는 촬영 현장 중 약간은 외진 곳에 모여있는 배우들 스타일리스트들의 시선은 모두 한곳에 박혔다.
“ 김건욱 실물······ 진짜 말도 안 나온다. ”
“ 영화만 할 땐 몰랐는데, 28주 궁궐 보니까 사극풍도 잘 어울리더라. ”
“ 아까 나 김건욱이랑 악수했는데, 미소지어줄 때 심멎했다 진짜. ”
“ 대학교에 저런 선배가 어딨냐? 없다. 없어. ”
촬영장 중앙에는 검은색 야구점퍼에 백팩을 멘 채 리허설 전, 촬영대본을 점검하는 김건욱이 서 있었다. 덕분에 촬영 스텝과 배우 스텝 등등 여자 스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사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영화 ‘19살 그리고 20살’에는 김건욱급의 탑스타가 없었으니까. 흔히 볼 수 있는 배우가 아니었기에 촬영팀, 배우팀 스텝들이 난리가 난 것이었다.
그리고 촬영 현장을 둥그렇게 둘러싼 대학생들과 대학교 관계자들 등등 구경꾼들은 이미 미쳐있었다.
“ 방금! 나 김건욱이랑 눈 맞추침!! ”
“ 와씨! 진짜 김건욱이네?! ”
“ 김건욱 말고 또 누가 있지? ”
“ 바로 부메랑(SNS 업로드 방식) 각이죠? ”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촬영장을 둘러싼 인원은 대충 봐도 100명은 너끈하게 넘어 보였다. 덕분에 안전팀에 배치된 인원들이 각자 손을 잡아 그들을 통제해야 했고.
“ 야야. 쟤 걔 아니냐? 강하진? ”
“ 어디?! ”
“ 아니. 저기 흰색 롱패딩 입고 의자에 앉아있는 여자. ”
“ 헐- 맞는 듯. 와 진짜 시발 존나 예쁘네?! ”
“ 내가 살면서 본 여자 중에 제일 오진다. 진짜. ”
모여든 대학생들 중 남자무리들의 외침.
촬영장 중앙에서 왼쪽으로 치우친 곳에 앉아, 대본을 보고 있는 강하진을 보고 나온 말들이었다. 강하진은 이미 촬영 스텝들 사이에서 별명이 붙여졌다.
얼음공주.
스텝들이 강하진에게 얼음공주라는 별명을 붙인 이유는 간단했다. 약간은 냉소적인 분위기에 평소에 표정 변화가 크지 않고, 말수도 적은데 그런 것들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예쁘니까.
그런데 오히려 그런 차가운 분위기에 취한 스텝들이 더욱 많았다.
“ 진짜 예쁘긴 예쁘다. 확실히 뭔가 좀 다르지 않냐? ”
그때 다급하게 촬영 기기를 옮기던 연출팀 스텝들이 무표정으로 대본을 읽는 강하진을 보며 수군거렸다.
“ 뭐가? ”
“ 아니 뭐라 그래야 되지? 격이 다르다고 해야되나? 왜 소혜정도 아까 보긴 했는데, 걔도 요즘 꽤 잘나가는데, 얼굴론 강하진한테 못 비빌 거 같은데. ”
“ 인정. 지금이야 소혜정이 인지도가 조금 더 높긴 한데, 시간 지나면 강하진이 그냥 발라버릴 듯. ”
그런데 순간, 수군거리는 스텝 중 음향기기를 옮기던 스텝이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쌍심지를 켜고 노려보는 소혜정이었다.
화들짝 놀란 스텝이 옆에 스텝에게 입 다물란 시늉을 하며 자리를 재빨리 빠져나갔고.
“ ······진짜 거슬리네. 쟤. ”
도망가는 스텝들을 노려보던 소혜정의 시선이 무표정의 강하진에게 맞춰졌다.
“ 뭐가 예쁘다는 거야. 딱 보니까 전부 고쳤구만. ”
짧게 혀를 찬 소혜정. 사실, 그녀는 영화 초기부터 강하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인지도로 따지면 훨 나은 내가 조연하고 있는데, 쟨 무슨 뒷줄이 있어서. 주연이야. 짜증 나게. ”
최근 3년간 급격하게 인지도를 끌어올린 소혜정보다 끽해봐야 데뷔 1년 여배우가 대뜸 주연인 것이 불만인 모양. 영화 촬영장 안 배우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투였다.
그런 그녀가 앉아있는 강하진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 하진씨. 안녕? ”
대뜸 강하진에게 인사를 던졌다. 덕분에 대본을 보던 강하진이 고개를 들어 소혜정을 확인하곤,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소혜정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 넌 근데 애가 신인 주제에 선배님들 인사도 안 다니고 뭐 하니? 내가 직접 와야 돼? ”
“ ······ ”
소혜정이 약간은 비웃는 표정으로 말하자, 강하진이 무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다. 대본리딩 날 이후 처음 본 얼굴.
“ 어머. 얘 봐? 선배가 말하는데, 대답도 안 하네. ”
그런데도 대하는 태도가 영 이상했다. 강하진은 순간, 소혜정의 얼굴을 무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누군가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 하진씨. 촬영장은 알죠? 정글인 거. 촬영장에선 주눅 들지 말아요. 예의를 지킬 땐 지켜야겠지만, 싸움을 걸어오면 싸워도 돼요. ’
이어서 마지막 말까지.
‘ 뒤는 내가 책임질 테니까. ’
이후, 살짝 숨을 가다듬은 강하진이 여전히 따따따 거리는 소혜정의 말을 잘라먹었다.
“ 어떻게. 내가 직접 와서 인사를. ”
“ 했어요. ”
“ ······뭐? ”
“ 선배님들한테 전부 인사했어요. 소혜정 선배님은 안 계셨는데요. 제가 못 봤거나. ”
가뜩이나 표정 없는 강하진이 옅은 목소리를 뱉어내자, 소혜정이 살짝 움찔했다.
‘ 애가 표정이 없어도 너무 없는 거 아냐?! 씨! 쫄지 마. 소혜정 쫄지 마. ’
마음을 다잡은 소혜정이 다시금 입을 열었을 때, 강하진이 타이밍을 가로챘고.
“ 내가 자리에 없으면 찾아서라도. ”
“ 선배님. ”
“ 어. 어?? ”
소혜정의 눈을 똑바로 보며 여전히 무표정인 강하진이 인사를 뱉었다. 한 자 한자 또박또박, 흠잡을 데 없는 딕션으로.
“ 안. 녕. 하. 세. 요. ”
그때였다.
“ 강주······이다!!! ”
“ 꺄아아!! ”
“ 와왁!!! ”
“ 어디? 진짜 강······혁이야?!! ”
몰려있던 대학생들과 구경꾼들이 갑자기 난리가 났다. 덕분에 강하진이나 소혜정 역시 고개가 돌아갔고.
-타닥!
난리가 난 이유를 확인한 강하진이 곧장 그 방향 쪽으로 다급하게 뛰었다. 그리고 순간 뛰어가는 강하진의 표정을 확인한 소혜정이 미간을 찌푸리며 읊조렸다.
“ 쟤 방금 웃지 않았나? ”
같은 시각, WTVM 만능엔터테이너 회의실.
패자부활전 투표까지 성황리에 마친 만능엔터테이너 팀이 한자리에 모여 무언가 논의 중이었다.
박한철 PD포함 메인 작가와 작가 라인, 연출라인까지. 그들의 책상 앞에는 만능엔터테이너의 심사위원들의 사진이 박힌 프로필이 총 6장이 놓여있다.
그중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이 박한철 PD였다.
“ 가만히들 있지 말고, 아이디어를 좀 내봐. 팀을 어떻게 짜면 되겠어? ”
“ 음. 시청자들 인기투표 순으로. ”
“ 장난치냐? 그러면 강주혁 몰빵이야. 거기다 표 못 받은 심사위원들 악소리는 네가 전부 처리할래? ”
“ 아······ ”
이어서 어렵사리 아이디어가 나오긴 했지만, 죄다 박한철 PD의 마음에 들진 않았다.
“ 아아- 얘들아. 뭐 좀 없어? 팀을 빨리 짜야 녹화일정을 잡지. ”
박한철 PD 포함 스텝 전부, 마음이 급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도 그럴게 당장 이번 주 17일 전에는 녹화일정을 확정해야 했다.
어쨌든 만능엔터테이너의 회의는 1시간이 넘도록 이어졌고, 이때까지 별다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은 상황.
덕분에 박한철 PD가 혀를 찼다.
“ 아- 씨. 이게 편 나누는 게 진짜 쉽지가 않네. ”
그때였다.
“ PD님. ”
“ 응? ”
지금껏 가만히 생각하던 메인 작가가 입을 열었다.
“ 그냥 아예 예능처럼 가보실래요? ”
“ 예능처럼? ”
“ 네. 어차피 우리도 예능인데, 팀 나누는 부분은 아예 웃겨버리자고요. 잠깐만요. ”
말을 마친 메인 작가가 옆 사무실인 예능 ‘당일치기’ 팀에 갔다가 다시 돌아왔고.
-탁!
책상 중앙에 ‘당일치기’ 팀에서 빌려온 물건을 냅다 올렸다. 물건을 언뜻 봐선 드럼통 같았다. 플라스틱으로 된.
-스윽.
이어 메인 작가가 물건을 강하게 내려놓는 바람에 주변으로 흩어진 플라스틱 칼을 집어 든 박한철 PD.
“ 흐음. ”
“ 어떠세요? ”
그가 씨익 웃었다.
“ 야. 이거 그림 괜찮겠는데? 좋다. ”
다시 ‘19살 그리고 20살’ 촬영장, 서진대학교.
영화 촬영장에 몰린 대학생과 구경꾼들은 이미 통제가 힘든 상태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 지, 진짜 강주혁이다!! ”
“ 와아악!!!! ”
“ 오빠!!! 오빠오빠!! 여기여기!! ”
“ 아!! 밀지 마요!! 짜증 나게! ”
“ 꺄아아악!!! ”
“ 오빠! 저 강하단! 강하단이요!! ”
촬영장에 강주혁이 나타났기 때문.
“ 네네. 안녕하세요. ”
“ 와악! 오빠!! 만능엔터 진짜 잘 보고 있어요! ”
“ 감사합니다. ”
“ 헐. 대박!! 나 손 잡았다!! ”
강주혁은 주차장에 차를 댄 곳에서부터 달려드는 팬들에게 최대한 대답을 하며 천천히 촬영장 방향으로 움직였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와중에 사진은 기본이고.
“ 오빠!! 이거 드세요!! ”
“ 커피 드세요!! ”
갑자기 나타났음에도 어떻게 준비했는지, 선물 공세가 쏟아졌다. 멀리서 보면 강주혁이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몰려든 대학생이 넘실거리는 바람에 파도치는 듯 보일 정도였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윽고.
“ 여- 강주혁. 인기 여전하네. ”
“ 형. ”
힘들게 촬영장까지 들어온 주혁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킬킬거리고 있는 송사장이었다.
“ 야야- 이거 어째 예전보다 더······ ”
이어서 강주혁이 지나온 길에 몰려든 인파들을 저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가드 스텝을 보며 혀를 내둘렀고.
“ 안 되겠다. 강 배우님. 우리 영화 하나 찍자. ”
바로 그때.
“ 사장님! ”
강주혁의 뒤쪽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 아, 하진씨. 준비 잘 하고 있어요? ”
“ 네. ”
뛰어왔는지, 숨을 헐떡이면서도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강하진이었다.
그녀를 보며 주혁이 웃었다.
“ 패딩 단단히 잠그고. 감기 걸리면 큰일 나니까. ”
“ 아. 네. ”
그때야 자신의 패딩이 활짝 열린 것을 확인한 강하진이 다급하게 패딩을 여미었다. 그러더니 살며시, 아무렇지도 않게 강주혁 옆에 서서는 대본을 펼쳤다.
천연덕스럽게 대본을 내려다보는 강하진을 보던 주혁이 눈을 몇 번이나 깜빡이다 이내, 물었다.
“ ······하진씨? 왜 여기서. ”
“ 저 신경 쓰지 마세요. 없는 셈 치세요. 그냥 여기가 대본 외우기 편할 것 같아서. ”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송사장이 크게 웃었고.
“ 크크크. 아참. 그리고 나한테 할 말이 있다는 건 뭐야? 영화 슛 들어가기 전에 말해봐. 들어가면 현장에선 말 못 하니까. ”
“ 아- ”
강하진에서 어렵게 송사장으로 고개를 돌린 주혁이 입을 열었다.
“ 형. 예전에 유학 갔다 왔다고 하셨죠? 제작 쪽으로.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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