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78
남자가 마스크를 벗자, 배 나온 선배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 뭐, 뭣!!! ”
그런 선배의 반응에 박광태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도 그럴게 박광태가 서 있는 곳에선 남자의 뒤통수만 보였기 때문.
“ 왜. 누군데 그래. ”
-스윽.
이어 김진구의 멱살을 잡았던 박광태가 손을 놓고는 남자의 정면으로 향했고.
“ 우왓!!! ”
곧,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박광태가 뒷걸음질 치며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그런 박광태에게 고개만 살짝 돌려 시선을 던졌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 영화팩토리가 유명하면 내가 모를 리 없는데. ”
그러나 바닥에 엎어진 박광태의 귀에 남자의 말이 녹아들 리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 허, 헛- 가, 강주혁?!! 강주혁!! ”
바로 눈앞에서 강주혁이 자신을 내려보고 있었기 때문. 그렇기 때문인지, 박광태가 자신의 눈을 연신 비벼댔다.
김진구와 마찬가지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듯.
그러거나 말거나 주혁의 시선은 입 벌린 고진아에게 향했고.
“ 고진아 작가님? ”
“ ······네? 아- 헐. 네. 제가 고진아. ”
“ 잠시 저쪽으로. ”
말을 마친 강주혁이 검지로 김진구와 황실장이 서 있는 방향을 찍었다. 그러자 고진아가 어물어물 김진구에게 움직였다. 이어 비워진 자리를 보던 주혁이 다시금 배 나온 선배를 내려봤다.
“ 그래서. 그 영화팩토리라는 곳에서 당신은 무슨 업무를 보시는지? ”
“ 예? ”
“ 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 마시고. ”
“ 아! 저, 저는 제작팀. ”
“ 스텝이죠? ”
“ 마, 맞습니다! ”
얼마나 강하게 끄덕이는지, 배 나온 선배의 턱살이 흔들렸다.
“ 스텝이라. 제작팀 스텝이 작가 한 명을 영화사에 꽂을 수가 있나? 제작 실장이면 몰라도. 그 영화사는 그게 가능한가요? 궁금하네. ”
“ 아, 아니. 그게 아니라. ”
“ 영화팩토리라 그랬죠? 어쩔까요? 제가 한번 찾아볼까요? ”
배 나온 선배는 명백하게 당황했다. 실제로 영화사에 근무하고 있던 그가 강주혁을 모를 리 없었고, 보이스프로덕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 바닥에 나타난 게 딱 1년.
고작 1년 만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보이스프로덕션이었다.
그런 곳과 척을 졌다간, 심지어 고작 제작 스텝인 자신이 강주혁을 건드렸다는 얘기가 회사로 들어가면 미래는 안 봐도 빤했다.
그만큼 이 바닥은 좁았기에.
“ 아! 아닙니다! 잘못했습니다. 그, 그럼 이만! ”
다급하게 말을 마친 배 나온 선배가 탁자 위 자신의 물건을 대충 챙겨선 문 쪽으로 빠르게 뛰었다. 바로 그때 주혁이 그의 뒤통수에 대고 말을 이었다.
“ 만약. 또 고진아 작가님과 관여가 된다면 저를 또 보게 될 겁니다. ”
“ ······예. 예! ”
-탁!!
그렇게 다부진 대답을 마친 배 나온 선배가 방문을 닫고는 사라졌다. 이어 주혁의 시선은 다시 바닥에 엎어진 박광태로 향했다.
“ ······ ”
그렇게 가만히 박광태를 보던 주혁은 이내, 뒤쪽 김진구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짜인 대사를 허락하는 듯이.
그러자 김진구가 똑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당당하게 걸어왔고, 박광태를 내려보며 외쳤다.
“ 야 꺼져. 너 해고야. ”
“ ······뭐, 뭐? ”
“ 꺼지라고! ”
순간, 실업자 형편이 된 박광태가 당황 섞인 눈빛으로 김진구와 강주혁을 번갈아 올려다보다, 급하게 옷을 챙겨 방을 뛰쳐나갔다.
약 10분 뒤.
얼추 노래방 내부를 정리한 뒤, 방 안에 있던 강주혁 포함, 모든 인원이 자리에 앉았다.
“ 좌닌한! 여자라!! – ♪ ”
그 순간 노래방이라 그런지 딴방에서 울리는 강력한 노랫소리가 스며들었다. 덕분에 김진구가 이마를 쓸며 강주혁에게 물었다.
“ 그······시끄러우시면 자리를 옮길까요? ”
“ 아뇨. 뭐, 말소리가 안 들리는 것도 아니고. 움직이기에 시간이 늦었네요. ”
“ 아, 네. ”
그때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고진아가 김진구의 옆구리를 툭 치며 목소리를 죽였다.
“ 오빠. 뭐야? 이 상황? 혹시 나 꿈꾸는 거면 지금 말해줘. ”
“ 쉿. 꿈 아니야. ”
“ 헐- ”
짧은 탄성을 지른 고진아가 황실장을 봤다가 강주혁과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부끄러운 듯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에 살짝 미소지은 주혁이 입을 열었다.
“ 시간도 없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고진아 작가님. ”
“ 예. 예?! 아, 네네네. ”
“ 혹시 제작사 강필름에 파신 영화 ‘폭풍’ 시나리오 기억하시는지. ”
“ 아······네. 기억해요. 제가 처음 쓴 시나리오라서. ”
“ 그렇군요. ”
고개를 끄덕인 주혁이 다리를 꼬며 답했고.
“ 그 시나리오가 지금 저한테 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강필름이 저한테 있습니다. ”
“ 아- 네. 어? 네?! ”
“ 시나리오나 강필름. 두 개다 제가 샀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
말을 마친 주혁이 김진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 영화 ‘폭풍’의 시작점인 애니메이션 ‘폭풍전야’. 그것도 사고 싶어요. ”
-덜컹!
예상은 했지만, 직접 강주혁을 통해 들어서인지 앉아있던 김진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지, 진짭니까?! 진짜? ”
“ 네. 진짜. 지금부터 잘 들으세요. ”
-스윽.
말을 마친 주혁이 꼬았던 다리를 바꾸면서 김진구와 눈을 마주쳤다.
“ 김진구 씨는 지금 이 순간부터 애니메이션 ‘폭풍전야’의 기획을 시작하세요. 들어가는 예상 제작비부터 기술자, 장소, 일정, 제작과정 등등. ‘폭풍전야’가 영화관에 걸리기까지의 모든 기획을 하나 빠짐없이 만드셔서, 저한테 브리핑을 해주세요. 아시겠죠? ”
“ ······아, 예. ”
김진구가 뭐에 홀린 듯 답했다. 이어 주혁의 시선은 고진아에게 향했다.
“ 그날 작가님도 같이 오세요. 그리고 오실 때 영화 ‘폭풍’ 시나리오와 애니메이션 ‘폭풍전야’ 시나리오의 차이점과 어느 부분에 변화를 줬는지, 캐릭터를 뺐는지, 추가했는지 등. 각색하는 과정을 전부 작성해서 가져오시면 좋겠습니다. ”
“ 네? 어- 네네. ”
“ 그리고, 정식 계약을 해야겠지만, 어쨌든 지금 이 자리에서 나온 대화는 두 분만 알고 계세요. 혹시나 이 얘기가 밖으로 새면 제가 두 분을 돕기가 좀 곤란해집니다. ”
“ 아, 알겠습니다. 걱정 마십쇼! ”
“ 그래요. 그럼 두 분 기획 완성되면 연락 주세요. 자세한 얘기는 그날 하죠. ”
-스윽.
김진구의 대답을 들은 주혁이 웃으며 명함을 내밀었고, 이후 자리에서 일어나던 때였다. 대뜸 고진아가 손을 번쩍 들었다.
“ 저! 저기! ”
“ 네. 작가님. ”
“ 진구 오빠 기획은 이해가 되는데. 제가 하는 각색 과정은 왜 아시려고 하시는지······ ”
질문을 들은 주혁이 미소지으며 간단히 답했다.
“ 두 작품 다 제작을 하려면 확인해 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5분 뒤.
어느새 강주혁과 황실장이 사라진 방 안. 그러나 김진구와 고진아는 바로 전까지 강주혁이 서 있던 곳을 멍하니 올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잔상을 감상하듯이.
그리고 정확히 10초 뒤.
“ 우와아아아아악!!!! ”
“ 꺄아아아아악!!! ”
김진구와 고진아가 비명을 지르며 얼싸안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 18일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에 사람이 가득 차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헤나였다. 그녀를 쉬는 날이었는지, 꽤 편한 후드집업 차림이었다.
이어 그녀 주변으로는 최근 뮤직톡스튜디오 사장에서 이적한 김수열 팀장, 헤나의 최측근 스텝들 등등이 모여있다.
즉, 보이스프로덕션중 매니지먼트 부분의 가수를 맡는 인원이 모인 셈이었다.
아침부터 이들에게 보고를 들은 주혁이 팔짱을 끼며 되물었다.
“ 그러니까. 헤나씨 콘서트를 미뤄야 된다? ”
대답은 김수열 팀장 쪽에서 나왔다.
“ 예. ”
“ 왜요? 콘서트는 계속 준비 중 아니었습니까? ”
“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거기다 헤나 급 가수 콘서트는 장소 협조라든지, 협찬이나 들어가는 자금이 몸집이 커서 특히나 신경 쓰고 있었습니다. ”
“ 그런데 왜 갑자기? ”
물음을 들은 김수열 팀장이 옆에 앉은 헤나를 슬며시 쳐다봤다. 그러자 헤나가 대답을 대신했다.
“ 김수열 팀장님이 파악하기에는 지금 콘서트 하는 게 좀 시기상조래요! ”
“ 시기상조? ”
“ 네! 저도 설명 들어보니까 급했던 것 같기도 하고, 김수열 팀장님은 작곡가기도 하시니까, 가수들 엄청 많이 알아서 엄청 해박하시더라고요! ”
텐션이 높은 헤나의 대답을 들은 주혁의 고개가 김수열 팀장 방향으로 돌아갔고, 김수열 팀장이 준비된 설명을 뱉어냈다.
“ 헤나가 지금 싱글로 대박이 나긴 했지만, 그것보단 28주, 궁궐로 더욱 대박을 쳤습니다. 그런데 콘서트에 사람들은 헤나의 연기가 아니라, 노래를 듣기 위해 옵니다. ”
“ 그렇죠? ”
“ 그렇다면 이 상태로 헤나가 콘서트를 열면 현재 싱글 앨범인 ‘차가운 이별’과 예전 히트곡들로 채워야 한다는 건데. 그렇게 되면 우리한테 이미지상으로나 뭐로나 이득 되는 게 많이 없습니다. 전 회사면 몰라도. ”
“ 즉, 보이스프로덕션의 이름이 걸린 정규 앨범 수록곡으로 콘서트를 채워야 된다? ”
“ 맞습니다. ”
설명을 들은 주혁이 턱을 쓸었다. 틀린 소린 아니었기 때문. 수입 부분은 논외로 제쳐둔다고 해도, 콘서트에서 헤나가 부르는 노래가 죄다 전 회사에 있던 곡이었다면 보이스프로덕션의 이름을 알리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대중들한테든 가수들한테든.
고개를 끄덕이던 주혁이 헤나에게 물었다.
“ 헤나씨는 어때요? ”
“ 음- 사장님만 허락해주시면 정규부터 갈게요. ”
“ 좋아요. 그렇게 해요. ”
“ 와- 이렇게 아싸리 결정이 난다고? ”
“ 왜요? ”
“ 아, 아뇨! 원래 전 회사나 다른 곳은 이런 결정을 내릴 때 몇 날 며칠이 걸리거든요. ”
그때 김수열 팀장이 조심스레 끼었다.
“ 저······사장님. ”
“ 네. ”
“ 그리고. 마니또 애들은 사장님 말씀대로 ‘만능엔터테이너’가 끝나기 전까지 이 상황을 계속. ”
“ 네. 숨기세요. 마니또를 제외하고도 마니또를 탐냈던 소속사나 모든 곳에 전부. 이건 변동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
“ 어, 어째서 그렇게까지. ”
어렵사리 되묻는 김수열 팀장에게 주혁이 웃으며 답했다.
“ 글쎄요. 음- 핵폭탄을 떨어트릴 생각이다. 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습니다. ”
“ 예? ”
“ 핵폭탄??! ”
주혁의 대답에 김수열 팀장이 헤나 그리고 사장실에 모인 인원 전부가 놀랐다. 그 상황에 강주혁이 갑작스레 무언가 떠올랐는지, 턱을 쓸었고.
“ 그래요. 헤나씨 콘서트. 어차피 일정이 늘어진 거, 거기가 좋겠어요. ”
“ 뭐가요? ”
헤나의 물음에 턱을 쓸던 주혁이 결론을 던졌다.
“ 핵폭탄을 떨어트릴 장소. ”
한 시간 뒤, 엘리베이터 앞.
꽤 길었던 회의를 마친 강주혁 포함, 모두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곧 점심시간이기도 했고, 헤나가 전부 점심을 같이하자는 제안을 던졌기에 음식점으로 자리를 이동하는 중이었다.
그때 대뜸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헤나가 번쩍 손을 들었다.
“ 사장님! 뭐 드실래요? ”
“ 글쎄요. 사람도 많으니, 넓은 곳이 좋겠네요. ”
“ 그럼 좀 나가서 먹을까요? 저 주변에 갈비찜 맛있는 곳 아는데! ”
“ 그럴까요? ”
이어 전체 의견을 물은 헤나가 크게 외쳤고.
“ 그럼 갈비찜으로 낙찰!! ”
약속이라도 한 듯이 헤나의 말이 끝나자,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띵!
이어서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렸고, 헤나와 김수열 팀장 그리고 사람들이 타고 있을 순간.
바로 그때였다.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품속, 강주혁의 핸드폰이 벨소리를 뱉어냈고, 핸드폰을 꺼내 액정을 확인한 강주혁. 그의 표정에 살짝 변화가 생겼고, 곧장 고개를 들며 입을 열었다.
“ 먼저 내려가세요. ”
“ 아! 네네! ”
-스르륵.
헤나의 다부진 대답을 끝으로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복도에는 강주혁 혼자 남았다. 이어 주혁이 전화를 받았다.
곧, 그의 핸드폰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버’단계의 주인이신 강주혁님 안녕하세요!] [강주혁님의 유료서비스 ‘실버’의 남은 횟수는 총 13번입니다.] [유료 서비스인 ‘실버’단계를 통해 인생역전에 더욱 가까워지길 기원합니다! ] [계속 진행을 원하시면 1번을 눌러주세요. ]전화는 보이스피싱이었다. 그대로 주혁이 미소지으며 1번을 터치했다.
-띠익.
[들으실 항목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 [ 1번 ‘회장님 너무 감사해요’, 2번 ‘너무 멋진 분’, 3번 ‘화이트 빅 마우스’, 4번 ‘누나 넷 3대 독자’, 5번 ‘새벽 1시 30분’, 6번······] [ 다시 듣기는 #버튼을 눌러주세요. ]“ 흠. 저번에 1번을 눌렀지? ”
키워드를 확인한 주혁이 짧게 읊조렸고, 생각이 있는지 2번 ‘너무 멋진 분’을 눌렀다.
[ 탁월한 선택! 강주혁 님이 선택한 키워드는 ‘너무 멋진 분’ 입니다! ]이어 곧 미래정보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 ······이거 ”
미래정보를 들은 주혁이 다급하게 사무실의 문을 다시 열었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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