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105)
특성 쌓는 김전사-105화(105/300)
대미궁의 김사제 -1-
대미궁의 김사제
“쉿!”
김사제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갔다.
주위를 빠르게 돌아보더니 내게 속삭이듯이 말했다.
“형. 어디 조용한 데 없을까요? 제가 지금 쫓기고 있어서요.”
쫓기고 있다······
그럴 만하지.
김사제네 교단은 신멸 조약에 기재되지 않은, 명실상부한 사이비 교단이니까.
“알았어. 내가 부축해줄게.”
김사제는 내 말을 찰떡처럼 알아들었다.
즉시 술에 취한 듯 연기하기 시작한다.
한쪽 어깨로 부축하고 호텔 입구에 접근하자 직원이 미소지으며 문을 열어주었다.
“영웅 귀환을 환영합니다!”
“축제도 못 즐기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내년에는 연차 내고 꼭 즐길 겁니다.”
“하하하······”
정말로 매년 정기 축제를 벌이는 건 아니겠지?
부끄러운 이름이 붙을 것 같아 조금 두렵다.
어색하게 웃으며 문을 통과했다.
눈 마주친 호텔 직원들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며칠 전만 해도 공손하되 비즈니스적인 미소였다면, 지금은 아주 진심에서 우러나온 웃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형. 인기가 좋네요?”
로비를 지나쳐 엘리베이터에 타자 김사제가 속삭였다.
“그렇게 됐다.”
“대체 성흔 치료법? 극복법? 그건 또 어디서 배워오신 거예요?”
“내가 들은 게 좀 많아. 깊이가 얕아서 그렇지.”
“얕지도 않던데요? 예전에 우리 교단 번제법 교정해주신 것만 해도요.”
“그건 내가 잘 아는 분야였으니까.”
“도시 전체가 형을 좋아하는 느낌이에요.”
내 객실은 호텔 꼭대기층.
원래는 평범한 디럭스룸을 잡았지만 극복법에 대해 밝히자마자 수호자 연맹에서 객실을 업그레이드해주었다.
프레지덴셜 스위트로.
나도 영화에서나 봤지 생전 처음 이용해 본 곳.
호텔 객실이 아니라 최고급 아파트인지 알았다. 커다란 침실이 세 개나 있고 대형 회의실에 응접실, 초대형 욕실이 딸려 있었으니까.
“우와!”
김사제가 나직이 감탄을 터뜨렸다.
“형 성공하셨네요! 하긴 레벨도 4레벨이나 되셨으니까 돈도 많이 버셨겠어요.”
“내가 예약한 거 아냐. 수호자 연맹에서 준 거지. 이 호텔 자체가 수호자 연맹 거잖아.”
“역시! 성흔의 수호자답네요.”
“그건 또 뭐야.”
“형 별명이에요. 인터넷에서 완전 떠들썩하던데요? 독일 뉴스도 그렇고요. 형 얼굴로 TV가 완전히 도배되고 있어요.”
“하······ 이건 또 무슨. 아, 그나저나 5레벨 된 거 축하한다.”
“헤헤, 감사해요.”
보물 창고를 찾은 걸까?
다시 만난 김사제는 또 달라져 있었다.
내가 4레벨이 된 것처럼 5레벨이 된 것.
다만 꾀죄죄한 몰골이라 미니바를 털어 탄산음료와 과자를 가져다주었다.
이것도 다 무료랬지?
생각난 김에 나도 캔커피 하나를 빨았다.
“휴우, 살겠네요.”
“그런데 아헨에는 어쩐 일이야? 난 너 레반트에 그대로 있는 줄 알았다.”
“일단 보물 창고는 찾았어요.”
“진짜? 축하해!”
“보물 창고는 찾았고, 그 안의 황금 공예품으로 제사 지내서 5레벨이 됐죠. 거기까진 좋았는데 보물을 거의 옮겼을 때쯤에 옛 아버지 교단에 발각됐어요.”
또 옛 아버지 교단이야?
진짜 옛 아버지 교단은 어디서 빠지질 않네.
“옛 아버지 교단이 레반트 지역에 아직도 남아 있었어?”
“거기가 발원지니까요.”
“신멸 전쟁 후로는 퇴출당한 줄 알았지.”
“에이. 약해졌다는 거지 완전히 퇴출당할 수는 없죠. 지금도 레반트 지역에 옛 아버지 교단을 믿는 사람이 꽤 있어요.”
그래서 고생을 꽤 했다는 모양.
보물 창고는 시나이 반도 구석에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거기서부터 추격전을 벌였다고.
겨우 이집트 카이로로 도망쳤는데 쫓아오고, 알랙산드리아로, 키프로스로, 아테네로, 시칠리아 팔레르모로, 로마로, 스위스 제네바로, 독일 아헨으로 장대한 여정을 겪었다고 한다.
“고생했다.”
“말도 마세요. 죽는 줄 알았어요. 그나마 남유럽이 가이아 교단이 강세여서 다행이었죠. 가이아 신전으로 몇 번이나 도망쳤어요.”
“너희 교단은 가이아 교단이랑도 사이 안 좋은 거 아니었어?”
“신님이 부활하셔서 그런지 가이아 교단 사제들이 사정을 봐주더라고요.”
거듭 말하지만 신멸 조약에 기재된 100좌 신격 외에는 사이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신이 멀쩡히 살아 있고 힘을 발휘한다면 단순히 악마 취급하기도 힘들지.
옛 아버지 교단과의 관계를 고려해 가이아 교단이 관용을 베푼 모양.
“너희 신님은 완전히 부활하신 거야?”
“절반은요. 대신전 짓고 황금 신상만 만들면 부활하실 거예요.”
“거의 다 갔네?”
“네······ 아. 제가 최소한 7레벨은 되어야 해요. 그래야 부활 의식을 진행할 수 있어요.”
“그거면 진짜 쉽다. 다른 신들 부활 의식은 장난 아니던데.”
“신님한테는 죄송하지만, 사실 저희 신님이 강한 신은 아니니까요. 더 거창한 부활 의식을 치르면 좋겠지만 신님께서는 소신격으로라도 부활하고 싶어하세요.”
옛 아버지 부활 의식은 장난이 아니었지.
천만 단위 인신 공양이 필요했다.
고레벨 초인들도 시체의 산을 쌓다시피 해서 바쳐야 하고.
그래서 에피소드 3에서 옛 아버지 교단이 서울 전역을 공격하는 거다.
에피소드 1, 2도 옛 아버지 교단이 한 짓이고.
“내가 도와줄 게 있냐?”
“음······ 사실 있어요.”
“뭔데?”
“실은······”
김사제가 입을 막 떼려고 할 때였다.
띵동.
객실 종소리가 울렸다.
누구지?
밤도 늦었는데 찾아올 사람이······
찌르릉.
무심코 원격으로 문을 열려는 순간 반지가 진동했다.
아울러 몸이 뻣뻣해지는 느낌.
위기 감지 반지의 경고였다.
급히 [육감][통찰]을 장착하자 퍼뜩 영감이 치솟는다.
‘큰일 날 뻔했네.’
일어나면서 김사제에게 주의를 주었다.
[숨어.]소리가 나지 않게 입만 벙긋거려 전달한 경고.
김사제의 눈이 커졌다.
막 입에 가져가던 과자도 내려놓고 살금살금 객실 구석으로 녹아 들어간다.
몇 초 후 다시 종소리가 울렸다.
띵동.
“예! 갑니다!”
나는 화장실에 있었던 것처럼 물을 내렸다.
“누구세요?”
문 앞에 가서 묻자 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쉬시는데 죄송합니다. 수호자님. 옛 아버지 교단 주교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옛 아버지 교단 주교님이요?”
“예.”
“저는 옛 아버지 교단과는 할 말이 없는데······ 무슨 일이에요?”
밖에서 뭐라고 빠르게 대화하는 소리가 났다.
독일어라 알아듣기 힘들었다.
직원이 난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수호자님. 수색 영장도 들고 오셨고 수색 특권을 가진 분이 직접 오셔서 도시법 상 문을 안 열어드릴 수가 없습니다.”
수색 영장에 수색 특권.
위기 감지 반지가 발동한 이유가 있었다.
이단심문관이다.
내 촉처럼, 김사제를 쫓아온 이단심문관이 여기까지 들어온 것이다.
버텨볼까?
나는 명예 성기사이자 정식 수호자.
더구나 내 입으로 말하긴 쪽팔리지만 성흔의 수호자이기도 하다.
두 교단과 수호자 연맹에 도와달라고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아니야. 명분에서 밀려.’
이단심문관의 수색 특권은 국제 협약으로 공인된 부분.
내가 인맥으로 막으려고 들면 결국 내가 욕을 먹는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차라리 김사제를 믿어보자.
신이 죽은 다음에도 3천 년 이상 존속한 비밀 교단이잖아.
이런 상황을 상정한 은신 방법이 있겠지.
“뭐······ 알겠습니다.”
내키지 않는다는 눈치를 팍팍 주며 문을 열었다.
대나무처럼 비쩍 마른 여자가 들어온다.
주교복 위에 강철 흉갑을 덧입고 있다.
허리에는 전쟁 망치를 찼고 등에는 대구경 산탄총을 짊어졌다.
성기사는 아니지만 성기사처럼 차려입은 주교.
이단심문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정중히 인사를 한다.
“구원자를 뵙습니다.”
이 여자는 또 왜 이래?
내 얼굴이 일그러지자 이단심문관이 환하게 웃었다.
“이번 일이 있고 성녀께서 성지를 내리셨습니다. 구원자께서는 언제든 입교만 하시면 성녀님과 동격, 사도의 예후를 받으실 것이며 오직 구원자님을 위해 설계된 성전 사도의 승천 과정을 밟게 되십니다.”
미친.
이것들 이제 아예 대놓고 날 잡아먹겠다고 공표하고 있네.
토르 교단과 가이아 교단이 얽히니까 위기감을 느낀 걸까?
어쩌면 처음에는 내가 너무 하찮은 존재라 긴가민가하다가 내가 이룬 일들을 보고 확신을 가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조심해야겠다.
지금 이렇게 환하게 웃는 이단심문관만 해도, 날 입교시킬 기회만 생기면 절대 주저하지 않을 테니까.
“누구 마음대로요?”
“옛 아버지께서 점지하신 일입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란 고귀하면서도 허망하고, 위대하면서도 허약한 법. 구원자께서는 결국 옛 아버지께 몸과 혼을 모두 바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지옥 같은 지구에서, 고통의 바다인 인생에서 승천하게 될 지리니 그야말로 영세의 공덕이자 영원한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친 새끼가 미친 소리 하고 앉아 있네.
정신분열증 환자냐?
광신도답게 앞뒤 전혀 안 맞는 말이다.
나는 팔짱을 끼고 이단심문관을 노려보았다.
“그 말 하려고 온 겁니까?”
“아, 구원자님을 뵈어 잠시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정신은 항상 나가 있는 것 같다만?
이단심문관이 내 뒤로 드넓은 거실을 훑어보며 말했다.
“실은 제보가 있었습니다. 극악하고 사악한, 고대 마신의 음흉하고 음험한 추종자가 숨어들었다고요.”
“추종자요?”
“예. 살아 있는 역병의 증거이자 타락의 우상 같은 존재입니다. 마땅히 박멸하여 불태워 죽여야 하는 악마지요. 부디 협조해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도 구원자님과 마찰하기는 싫습니다.”
그놈의 구원자, 구원자.
나는 조용히 길을 터주었다.
이단심문관이 거침없이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호위하는 5레벨 성기사 둘은 물론, 성전사들까지 흙발로 들어가려 하자 나는 볼멘소리를 냈다.
“말만 구원자지, 그쪽 교단은 구원자에 대한 예의가 없나 봅니다? 성기사님들은 이해하지만 성전사들도 들어가게요? 당신네들 단원 중에는 성흔에 걸린 사람도 없나 봐?”
처음에는 존대로 시작했지만 집어치우고 반말을 날렸다.
성전사들이 멈칫하며 서로를, 앞서간 이단심문관을 쳐다본다.
이단심문관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저희의 일입니다. 수색 영장도 받아 왔고요. 성전사들이 실무를 처리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수색 영장과 특권이 있어서 문을 열어드렸잖습니까? 그 정도면 됐지, 도대체 몇 명이 더 들어오는 거예요? 하나 둘 셋······ 어이쿠, 열다섯 명이나 들어오시려고? 이러라고 수호자 연맹에서 이 좋은 방 내줬나 봅니다? 이단심문관이면 아주 다인가 봐요? 누가 보면 지금이 21세기가 아니라 17세기인 줄 알겠어요?”
내 말에 이단심문관이 멈칫했다.
17세기.
마녀사냥과 인신 공양이 최절정에 달했던 때이면서 옛 아버지 교단이 전 유럽을 적으로 돌리던 시대.
그 결과 신멸 전쟁이 발발했고 옛 아버지 교단은 유럽에서 쫓겨나 신대륙으로 건너갔다.
따라서 옛 아버지 교단에게는 흑역사로 기록되어 있었다.
“뭐라 말씀하셔도 수색은 예정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들어와.”
“이야아, 과연 옛 아버지 교단! 정말로 감탄했습니다! 어휴, 그러시죠. 힘없는 제가 어떻게 옛 아버지 교단을 방해하겠습니까. 다 내어드리겠습니다. 몸도 마음도 영혼도요! 다 확인해 보세요. 그렇게 설렁설렁 보지 마시고 여기 소파도 들쳐 보시고 옷장도 열어보시고 침대 밑도 확인해 보셔야죠. 암요!”
이단심문관한테는 이빨도 안 들어간다.
성전사들을 따라다니며 노래 부르듯 고성을 질렀다.
사자후도 고함도 포효도 없지만 나는 4레벨 초인.
하도 소리를 질러대는 통에 호텔 전체에 내 목소리가 울려퍼질 지경이었다.
잠들어 있던 손님들이 하나둘 객실 밖으로 나왔다.
“뭔 일이야?”
“어, 우리 수호자님이네.”
“아, 성흔의 수호자······”
“그런데 저것들은 뭐야?”
“이단심문관! 이단심문관이잖아!”
“뭐? 이단심문관이 왔다고?”
“이단심문관이 우리 수호자를 잡아가려고 한다!”
“미친 새끼가! 당장 내 검 가져와!”
이 호텔에 묵는 사람은 대부분이 초인.
더구나 최상층이다.
프레지덴셜 스위트와 그 아래 등급 객실밖에 없었다.
5레벨인 이단심문관을 뛰어넘는 6레벨 초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단심문관도 낭패한 얼굴이 되었다.
“이런······ 구원자님. 이건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이단 수색을 방해하시다니요!”
“방해라니요? 문 열어드렸고, 제대로 비켜드렸는데요? 제가 불평을 조금 하긴 했지만 방해라니요? 말이 심하십니다?”
니들만 꼼수 쓰냐?
나도 꼼수 쓴다.
지금도 호텔 전체로 웅성거림이 퍼지는 게 느껴졌다.
그런가 하면 밖에서는 대형 밴들이 달려오고 있다.
밴 옆에는 방송국 로고가 선명했다.
벌써 기자들이 냄새를 맡은 것.
아마 근처에서 도시 축제를 취재하던 기자들이겠지.
“주교님. 이만하시는 게 어떠십니까?”
보고 있던 호텔 측에서 중재에 나섰다.
나도 얼굴을 봤던 총지배인이 이단심문관을 말린 것이다.
“객실을 이미 확인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제보가 들어왔다고 하셨지만 제보자를 밝히지도, 증거를 제시하지도 않으셨고요.”
“제보가 있었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제보자를 말씀해 주시지요. 주교님도 아시다시피 증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큽니다.”
“내부 제보자는 국제 협약으로 보호받습니다. 따라서 그 요청에는 답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가 불이익을 줄 것 같아서 그러십니까? 토르께 맹세코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해도 이단심문관은 입을 꾹 닫고 있을 뿐 제보자를 밝히지 않았다.
총지배인도 알 만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설마 제보자가 없나?
어쩌면 추적 능력으로 김사제 뒤를 쫓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들어오면서 김사제가 살살 신성력을 뿌려 흔적을 지우긴 했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 법이니까.
“곧 기자들이 들이닥칠 건데, 그렇게 되면 주교님도 저희도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여기까지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위대하신 옛 아버지와 고귀하신 성녀님께 누가 될까 두려워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끄응!”
신과 성녀까지 들먹이자 이단심문관도 조금 부담스러운 모양.
안 그래도 욕 많이 먹는 옛 아버지 교단이니까.
성흔 극복법 때문에 내 주가가 상한가를 연속으로 치고 있는데, 객실 수색했다고 하면 난리가 나겠지.
어쩌면 이단 수색은 핑계고 날 잡아가려고 했다고 오해를 살지도 몰랐다.
“후우, 알겠습니다. 성녀님의 명예를 위해서, 또 구원자님께서 이리 싫어하시니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하지요.”
“과연 영명하십니다! 그러믄요! 굳이 일 키울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같이 내려가시지요. 제가 라운지에서 좋은 포도주 한 잔씩 대접하겠습니다. 정령수로 담그고 정령나무통에 보관하여 숙성한 최고급품입니다. 주교님께서도 마음에 드실 겁니다.”
“흥.”
이단심문관이 대놓고 코웃음을 쳤다.
뒤를, 객실을 쓰윽 둘러보며 차가운 목소리를 남겼다.
“악신의 추종자야.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거다. 그 멍청한 머리로 찾아갈 곳은 뻔하지. 쥐새끼는 반드시 하수구로 돌아가는 법.”
그러더니 손을 한 번 떨치고는 걸어 나갔다.
손을 비벼대는 총지배인도 싹 무시하고.
“실례했습니다.”
“편히 쉬시기를.”
이단심문관이나 성기사들은 아무 말이 없다.
성전사들만 내게 꾸벅 인사하곤 물러갔다.
속으로 미안하기는 했던 모양.
“편안한 밤 되십시오. 수호자님.”
쿠웅.
총지배인이 문을 닫았다.
마법진 품은 문이 닫히고 겨우 적막이 찾아왔다.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김사제.
그 자리에 주저앉으면서 겨우 한 마디를 토해놓는다.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