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56)
특성 쌓는 김전사-56화(56/300)
백소린 -3-
생각지도 못한 보너스.
마음이 넉넉해진다.
백소린의 각성도 끝나가는 상황.
골프백에서 전투식량 2팩과 생수통 2개를 꺼냈다.
“아······”
그세 각성이 끝난 백소린.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천장을 올려다본다.
마력이 물결치고 있었다.
핏물과 땟물로 얼룩졌던 얼굴이 반질반질하게 변했다.
자기 몸도 더듬어보고, 근육도 꾹꾹 눌러보고.
신기하긴 할 것이다.
마력 감각도 개방되고 전신에 전능감이 넘쳐 흐를 테니.
“와서 밥 먹어라.”
“어? 밥이요? 전투식량이네요?”
“나중에 금역 같은데 들어갈 땐 미리미리 준비해야 해. 며칠씩 걸릴 때도 많거든.”
“오늘은 금방 끝날 거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그래도 하루는 걸리지.”
제 1 매립지 같은 오염 시설이라면 밥은 아예 안 챙긴다.
다 오염돼서 오염 마력이 체내에 직격하니까.
죽음의 마력은 오염 마력에 비하면 독성이 약하니까 취식이 가능하지만.
내가 준비한 전투식량은 원래 세계로 치면 3형, 즉각취식형이었다.
맛은······
“맛있어요!”
백소린이 눈을 반짝였다.
맛있다고?
나는 백소린에게 불신에 찬 눈빛을 보냈다.
분명히 똑같은 제품인데 맛있어?
짬밥이 짬밥이고 군납품이 군납품이다.
여기 들어오기 전에 미리 하나 먹어봤는데 영 아니었다고.
원래 세계의 전투식량과 흡사한 그맛.
이게 맛있다고 하면 평소에 얼마나 못 먹고 살았다는 건지······
‘아.’
생각해 보니 백소린은 각성한 직후다.
탄수화물이 땅기겠지.
온종일 칼질하고 뛰어다니고 좀비들한테 물렸으니 더더욱.
“내 것도 먹을래?”
“어······ 그래도 돼요? 선생님은요?”
“난 별로 생각 없다.”
“주시면 감사히 먹을게요.”
반도 안 먹은 전투식량을 밀어주었다.
그걸로도 모자라 전투식량 두 팩을 더 까야 했다.
어차피 오늘 안으로 금역을 완료할 거고 준비한 전투식량은 많으니 괜찮다.
백소린이 배를 두드리며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너무 많이 먹었죠?”
“전사 계열 초인은 보통 그렇지. 칼로리 소모가 많으니까. 눈치 보지 말고 먹고 싶은 대로 먹어.”
“원래 그런 거예요? 그런데 선생님은 많이 안 드시잖아요.”
“난 마력 효율이 다른 초인들보다 좋아서 그래.”
“어······ 그럼 저도 선생님처럼 해야 하지 않아요?”
“사람마다 다르지. 넌 칼로리 소모 많으니까 그냥 많이 먹는 게 나아.”
“네! 열심히 먹겠습니다!”
천살성에 폭주 기관차 조합.
마력도 칼로리도 어마어마하게 소모한다.
‘폭주 기관차는 조금만 신경 쓰면 돼.’
애초에 불굴은 상태 이상 면역이 아니다.
강한 저항력을 선사할 뿐.
광기와 냉정, 그 사이에서 전투를 치르다 보면 폭주 기관차를 획득하게 된다.
남은 것은 하나.
‘구사일생은?’
생각해 보니 이건 얻을 수밖에 없겠다.
나는 항상 짊어지고 있는 골프백을 한 번 쓰다듬었다.
거금을 들여 공간 이동 마법칩을 사 왔으니 만약의 경우라도 죽지는 않을 것이다.
최선은 수정칩을 안 쓰고 살아나오는 거지만.
“가자. 지금부터는 사정 보지 말고 전력으로 죽여버려.”
“네! 선생님!”
“좀 강한 놈들 나올 거니까 방심하지도 말고.”
“넵!”
최하층을 향해 쾌속 돌파.
초인이 된 백소린은 정말이지 엄청나게 강해졌다.
좀비가 보이자마자 눈을 희번덕이며 돌격하는데, 일격에 강화 좀비가 두 조각이 났다.
두개골?
갈비뼈? 가슴뼈?
뭐든 걸리기만 하면 썽둥썽둥 잘렸다.
공장제 양산형 검을 들고도 그랬다.
나중에 제대로 된 검을 구하면 진짜 볼 만하겠다.
“선생님! 이거 보세요!”
쌔액! 꽝!
어느새 [돌진] 특성을 획득한 백소린.
여기에 [도약], [가속], [돌파]까지 연달아 획득하며 좀비들 사이를 종횡무진 누빈다.
다음 층으로 향하는, 꽤 큰 공동에서 좀비 스무 마리와 마주쳤는데 그때 보여준 움직임은 아주 무시무시했다.
말 그대로 폭주 기관차처럼 좀비들을 갈아버린 것.
나도 폭주 기관차 특성을 얻을까 고민될 정도로 인상 깊은 광경.
‘나한텐 안 어울리지.’
폭주 기관차의 파괴력은 확실히 굉장하다.
대신 일 보 후퇴나 돌아간다는 개념이 없었다.
오직 전진만을 외치는, 그야말로 상남자 특성이면서 광전사와 검투사에게 어울리는 특성.
“잘했다. 그렇게만 해. 오늘 2레벨은 찍겠다.”
“벌써요?”
“너도 느껴지지? 좀비 죽일 때마다 마력이 흘러들어오는 거.”
“네. 느껴져요.”
“천살성이라 그래. 넌 싸우고 죽이면서 성장한다. 수련 같은 건 절대 쓸모없으니까 아예 하질 마.”
“그······ 명상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필요 없어. 차라리 낮잠을 자라. 멘탈적으로 힘들면 나 찾아오고.”
“네!”
모든 전투를 백소린이 치렀다.
좀비 무리, 강화 좀비, 변이 좀비, 무장 좀비, 마법 좀비, 강령 좀비······
강해지는 속도를 보고 있으니 무서울 지경이다.
나도 빨리 강해졌지만 저 정도는 아닌데.
조만간에 넥타르를 더 마시든지 해야겠다.
선생님 소리 들으면서 따라잡힐 수는 없지.
서우진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똑, 똑.
동굴 천장에서 물이 떨어진다.
희한하게도 검은색으로 번들거리는 물방울.
동굴 벽이 옻칠한 듯 기이한 광택이 어려 있었다.
나는 손을 들어 백소린을 제지했다.
“마지막이다. 넌 뒤로 빠져.”
“제가 하면 안 돼요?”
“너 유령 잡을 방법은 있어?”
“유, 유령이요?”
“이 뒤에 있는 놈, 유령이다.”
3레벨 보스.
사실 나나 되니까 혼자 잡을 생각을 한 거지, 충실히 파밍한 3레벨 풀파티가 잡는 마물이다.
전사 계열 초인이라면 마법검은 필수.
최소한 기름 종류 소모품은 갖고 와야 한다.
백소린이 주춤주춤 물러났다.
“전 뒤에 있을게요······”
“아예 안 들어오진 말고. 냉기 영역이 좀 세긴 한데 너라면 버틸 수 있어. 가끔 영혼 창 날리는데 그건 조심해라.”
“냉기 영역에 영혼 창이요? 무슨 리치라도 되요?”
“비슷하지.”
보스룸으로 가는 길은 금줄로 막혀 있었다.
X자로 쳐진 금줄 여러 겹.
게임에서 봤던 것과 다르게 봉인이 온전하다.
저걸 무너뜨리면서 좀비 사태가 시작되겠지.
저 안에 고여 있던 죽음의 마력과 냉기 마력이 흘러나올 테니.
까아앙!
곡괭이를 들어 금줄을 부쉈다.
마법적으로는 강력할지 몰라도 물리적으로는 약한 금줄.
곡괭이에 맞자마자 쪼개져 부서졌다.
“어!”
백소린이 쪼개진 금줄을 잡았다가 깜짝 놀랐다.
잡자마자 푸시시, 하며 흰 연기가 피어오른 까닭.
반사적으로 내팽개치자 떨어진 금줄이 금방 검게 변하더니 다 삭아 없어졌다.
“마법 물품에는 손대는 거 아니다. 마법사가 감정해주기 전에는 쳐다보지도 마.”
“으······ 괜찮을까요?”
“저주받은 물건은 아니니까 괜찮지. 앞으로는 조심해.”
“진짜 배울 게 너무 많네요······ 초인 되고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사실 어지간한 저주에 당해도 괜찮다.
불굴 특성으로 다 튕겨낼 테니.
이윽고 모든 금줄을 제거.
성검을 쥐고 성큼성큼 안으로 전진했다.
어둑한 통로를 한참이나 지나고 명백히 인공적인 분위기의 공동이 나왔다.
정육각형으로 깎아낸 콘크리트 공동.
전기가 아직도 들어오는 걸까?
천장에서 형광등이 희뿌옇게 빛나고 있었다.
기온은 차갑다. 숨을 쉴 때마다 방독면을 쓰지 않은 백소린의 입에서 흰 김이 구름 과자처럼 뿜어졌다.
공동 한쪽에 살짝 열린 철문이 보인다.
그 안에서 냉기가 쏟아지는 중.
게임에서 백소린이 발견되는 냉동 창고였다.
전리품도 저 안에 있겠지.
“유, 유령은요?”
백소린이 달달 떨며 묻는다.
나는 말없이 정면을 주시했다.
공동 중심.
콘크리트 바닥을 뚫고 나온 손뼈.
뭉그러지고 쪼개진 해골 손에 들린 스마트폰에서 발랄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음산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노래.
원래 세계에서도 악취미라고 불평이 많았지.
이렇게까지 해야 했냐고.
천천히 걸어간다.
뚜벅뚜벅 발소리가 퍼지고 거기 반응하듯 노래가 엿가락처럼 길어진다.
[곰 세 마리가······ 가가가······ 한한한한한한······집집집집집집집집집······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낮아지는 음정.
스마트폰이 출력하는 기계음.
한데 뒤섞여 기괴하고도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손이 쑥 올라왔다.
해골 손에서 영혼 손이.
죽음의 마력에 찌들어 거무튀튀하게 물든, 한편으로는 반투명하여 훤히 뒤가 비치는 마물.
백소린이 긴장하여 몸을 굳혔다.
“저, 저게 뭐예요?”
얼핏 보기에도 흉악하게 생겼다.
흔히 생각하는 사람 유령이 아니라, 시체를 겹치고 포개어 접합한 다음 영혼만 추출해서 만든 듯한 모양새.
시체 더미를 그대로 유령화시켰다고 할까?
그 와중에 허공을 붕붕 떠다니고 눈 감은 채 벌린 입에선 흐릿한 허밍이 흘러나오니 악몽의 주인이 따로 없다.
“유령 접합체다. 원통하게 죽은 원혼들의 원념과 죽음의 마력이 결합해서 탄생하는 괴물이지.”
“보통은 그냥 좀비나 유령 되는 거 아니었어요?”
“보통은 그렇지. 보통은.”
하지만 강력한 아티팩트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쇼핑몰 던전의 메인 보상.
가공해서 무기나 방어구로 만드는 게 가장 좋지만, 직접 쓰는 걸 포기하고 4대 세력에 제출하면 훌륭한 무구로 바꿀 수 있는 물건.
“준비해라.”
“네? 어어어?”
내가 말하는 것과 동시에 유령이 길게 비명을 질렀다.
소리는 없다.
대신 지독한 냉기가 뿜어졌다.
고드름 같은 바람이 불고 공동 전체가 얼어붙는다.
고글에 서리가 끼고 방독면에 얼음이 맺혔다.
“으으으.”
백소린이 몸을 오들오들 떤다.
불굴이 있다곤 하나 버티기 힘든 냉기.
나도 조용히 특성을 교체했다.
[에인헤랴르 연공법][인내][활기] [파산검법][통찰][흑염]인내만으로 버티기는 힘들다.
마력 연공법을 극한으로 발휘하여 마력을 돌려도 그렇다.
이제부터는 시간 싸움.
처억, 처억.
얼어붙는 신발을 간신히 떼어 걸음을 옮긴다.
백소린은 이미 뒤쳐진 다음이다.
성검을 들어 유령 집합체를 가리키자 성검이 스스로 빛나기 시작했다.
[캬아악!]발작적으로 비명을 지르는 유령 집합체.
영혼손을 내게 가리킨 후 그대로 쏘아낸다.
영혼 창!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영혼손을 내게 가리키던 때부터 어떻게 날아올지 궤적이 훤히 보였다.
아니, 인지되었다.
통찰의 효과.
그래서 가볍게 피할 수 있었다.
얼음 때문에 발이 잘 안 움직여도 괜찮다.
내겐 신속 신발이 있으니까.
영혼 창을 피할 때만 신속을 발동시켜 피하고 전진.
서두르지 않았다.
백소린의 상태만 힐끔힐금 확인하며 유령 집합체에게 접근했다.
쌔애액!
[캬아악!]마침내 내지른 참격.
공격 순간 활기를 참격으로 바꾸어 공격했다.
성검이 유령 집합체를 통과하며 번쩍 빛나고 흑염이 맹렬하게 타올랐다.
비명이 직접 대뇌에 내리꽂힌다.
치명타는 아니다.
그 증거로 유령 집합체는 생생했고 냉기 영역도 차가움을 더해가고 있었다.
“제대로 해봐.”
[캬아악!]유령 집합체가 천천히 몸을 돌린다.
하나둘 일어서는 영혼손.
이어, 나를 목표로 해서 영혼 창을 마구 날려댄다!
회피를 장착하고 피한다.
방어를 장착하고 쳐낸다.
신속이 나를 도왔다.
통찰로 미리 인지하는 탓에 할 수 있었다.
맞을 것 같으면 성채와 철갑을 활성화했다.
유령 집합체는 전형적인 기어체크(전투력 측정) 보스.
패턴은 단순하다.
전장 전역에 까는 냉기 영역과 연발 영혼 창이 전부.
따라서 최소한의 생존 능력을 갖춘 다음 극딜하는 게 정석 공략이었다.
‘페이스를 올리자.’
나는 괜찮다.
몇 날 며칠도 버틸 수 있다.
문제는 뒤에 있는 백소린.
“으으, 으으으······”
이미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게임에서보다 경험을 적게 쌓은 판이라 생존하기도 힘들었던 것.
그러나 이 정도는 견딜 것이다.
나는 묵묵히 검을 휘둘렀다.
피하고 막고 지르고!
어느 순간 냉기가 덜해졌다는 느낌이 오고, [냉기 저항]을 획득하자 더욱 속도가 붙었다.
오른손에는 성검.
왼손에는 격노 도끼.
격노마저 활성화한다.
파산검법의 산 부수기, 산 가르기를 연속 시전하며 흑염을 불태운다!
3레벨 4명 풀파티가 와서 잡아야 하는 던전 보스.
그러나 내 앞에서는 때리기 좋은 샌드백에 불과했다.
계획적으로 꽉꽉 채운 특성 여섯 개.
전신을 도배하다시피 한 마법 장비.
사악한 존재에게 특히 효과가 좋은 성검.
무형체에게 추가 피해를 입히는 흑염.
나야말로 유령 집합체의 하드 카운터였으니까.
어설픈 3레벨 풀파티가 밍기적 밍기적 깎아내는 딜보다, 나 혼자 퍼붓는 딜이 훨씬 강력했다.
“끝이다!”
최후의 일격.
[섬광]눈 부신 빛이 피어나고.
유성처럼 길게 꼬리를 매단 검이 유령 집합체를 관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