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ight Summoner of the Knights Academy RAW novel - Chapter 52
52화.
파악!
한나의 화살이 정확하게 여인의 심장 부근을 꿰뚫으며 들어갔으나 한나는 다음 화살을 준비했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죽어야 할 급소를 가격당했음에도 여인은 여전히 당당하니 서 있었다.
그것도 입가에 호방한 미소를 그린 채로.
“이거 봐. 대단하지? 심장에 화살을 맞았는데도 안 죽어. 너도 이렇게 될 수 있다니까?”
오히려 화살에 맞고도 멀쩡하다는 사실을 어필하며 한나에게 다시 한번 제안해 온다.
하지만 한나는 여전히 화살을 겨눌 뿐이었다.
파악!
다시금 날아든 화살이 이번엔 여인의 미간에 적중한다.
심장 부근은 옷으로 가려져 있었기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미간을 꿰뚫으니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남색의 마나가 머리에 둘러지며 살이 뒤틀리더니 자연스럽게 치유가 된다.
툭 툭.
바닥에 떨어지는 화살.
여인은 몸을 풀며 쇠곤봉으로 바닥을 텅텅 두드린다.
“그 다리 가지고 나한테 이길 수 있겠어? 그냥 항복하지?”
한나는 길게 심호흡하며 다시금 화살을 하나 꺼내 들며 답했다.
“이 다리는 전우들과 함께 전장에 섰다는 명예의 증거다. 단 한순간도 신에게 빌어보거나 후회한 적 없어.”
“명예?”
“그리고.”
끼이익.
활시위가 당겨지며 활이 거칠게 휘어진다. 한나의 손에 얼마나 힘이 들어갔는지 알 수 있는 대목.
“그 실력 가지고 내 앞에 선다고?”
파악!
다시금 쏘아진 화살.
이전까지는 손속을 두었다는 듯 엄청난 속도로 날아든 화살은 순식간에 여인의 허벅지를 꿰뚫고 들어간다.
“……!”
화살의 속도에 반응조차 하지 못한 여인이 다급하게 몸을 웅크리며 뒤에 있는 고블린을 데려와 방패로 세우지만….
한나의 화살은 고블린마저 꿰뚫고 여인의 심장에 닿는다.
애처로이 울려오는 겁쟁이 마수들의 비명.
자신들도 방패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고블린들은 숲 사방팔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년이……!”
“너의 그 재생이, 레비아탄이 주는 마인화라는 건 알겠어. 마몬교랑은 다른 느낌이네.”
“그놈들 관계자냐?!”
마몬이라는 이름을 들으니 바로 이를 으득 물며 적대적으로 나오는 여인.
아무래도 다른 대악마를 섬기다 보니 마몬교와는 사이가 좋지 않은 듯했다.
‘좋은 정보원이네.’
감정이 격한 적들은 부스러기가 많은 빵처럼 여러 방면으로 정보를 흘려준다.
한나는 일부러 그녀의 화를 돋우며 화살을 천천히 쐈다.
죽이려면 당장이라도 죽일 수 있다. 사지에 화살을 박아 넣고 고문할 수도 있지만….
광신도들의 특성상 대부분 입이 무거울뿐더러 과격한 놈들은 자살에도 거리낌이 없다.
이런 식으로 서로 대등한 위치.
또 언제라도 죽일 수 있다는 식으로 전투가 이어져야 여인이 흘리는 정보가 많아지겠지.
그리 생각하며 길게 전투를 이어가려던 순간.
한나의 그림자가 울렁거리며 그 안에서 검이 솟아오른다.
날카로운 일격.
하지만 한나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옆으로 피했다.
한나가 움직였음에도 그 자리에 여전히 남아있는 그림자.
그리고 그 안에서 솟아오르는 한 남자.
“간파했었군?”
진흙으로 만든 인형과 같은 모습의 괴한이 입을 벌리자 남성의 중후한 목소리가 울려온다.
한나는 고블린의 그림자에 숨어서 날아들었던 첫 일격이 여인의 것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주의하고 있었다.
“베테랑 중에서도 베테랑이다. 그나마 다리가 성치 않은 게 행운이군.”
“양쪽에서?”
“그래.”
진흙 남자와 여인이 서로 거리를 벌렸다.
꽤나 독특한 조합이구나 싶다가도 한나는 어이가 없어 비웃음을 흘렸다.
두 사람에게 자신의 앞까지 도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당장이라도 직접 깨닫게 해주고 싶었지만….
아쉽지만 시간이 다 됐다.
부스럭.
“왜 너밖에 없냐.”
수풀 사이에서 들려오는 소년의 목소리.
한껏 미간을 찌푸린 그는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듯했다.
적이 앞에 있음에도 바로 목소리의 방향을 향해 무릎을 꿇는 한나.
그런 한나의 모습을 본 두 사람은 점차 다가오는 인기척에 잔뜩 긴장했지만….
막상 나타난 건.
검은 생도복을 입고 있는 은발의 소년이었다.
“톰이랑 넬슨은 어디 갔어.”
* * *
한나의 신호를 받고 팀원들에게 대기하라고 언질해 둔 후, 그쪽으로 향하던 와중 만나게 된 마을사람들.
교수가 있는 큰바위얼굴 근처로 향하고 있었기에 안내해 준 후, 나는 한나 쪽으로 향했다.
한나가 신호를 보낸 시점에서 이미 보통 사안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건달처럼 보이는 여인과 검은 진흙으로 뒤덮인 남성을 보자 바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톰이랑 넬슨은 어디 갔어.”
내 질문에 한나는 입을 꾹 다물 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하여간 이것들은….
“벌점제도 같은 거라도 만들까 봐. 애들이 빠져가지고는.”
“그걸로 될까요.”
“에휴, 내가 부덕한 탓이지.”
이마를 탁 치며 심드렁하니 묻는다.
“간단하고 빠르게 설명해 봐.”
“대악마 레비아탄을 섬기는 광신도들이 고블린을 이용해 납치사건을 벌였습니다.”
대악마의 수하들이 마수를 다루는 건 심심치 않게 본 적 있으니 크게 놀랍진 않지만.
“레비아탄? 마몬이 아니라?”
생소한 이름에 갸웃거리자 저쪽에서 대답이 돌아왔다.
“이미 실패한 대악마 따위를 섬기는 버러지들이랑 동일시 여기지 마라!”
곤봉을 들고 있는 여인이 허공에 붕붕 휘두르며 신경질 부린다.
나는 손을 흔들며 답해준다.
“그래, 미안해. 개 좋아하는 거랑 고양이 좋아하는 거랑은 차이가 좀 있지.”
“조금이 아닙니다, 단장.”
“아, 그려. 넌 고양이파였지.”
옆에서 바로 태클을 걸어오는 한나.
우리 단원들 사이에서 토론이 잦은 여러 주제가 있는데, 개와 고양이도 그중 하나였다.
“근데 꼭 좋아해도 그런 걸 좋아하냐. 레비아탄? 이름 한번 더럽게 촌스럽네.”
“이 새끼가!”
바로 몽둥이를 들고 나를 향해 달려드는 여인.
그녀는 밟고 있던 흙이 뒤로 흩날릴 만큼 상당한 속도로 달려들었다.
“잠깐!”
진흙의 남성이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지만 이미 늦었다.
“어, 딱 그럴 것 같더라.”
겉모습, 자세, 말투.
모든 것이 도발하기에 딱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려줬기에 낚싯줄을 드리웠는데 바로 낚였다.
여인의 돌진과 동시에 검을 뽑아 들어 바로 반응해 줬다.
콰앙!
첫 일격을 맞댄 순간, 이미 본인의 패배를 직감했는지 여인의 얼굴이 사색으로 물든다.
근력에서는 차이가 났기에 손이 저렸으나, 내 발바닥은 이미 몸이 앞으로 쏠린 여인의 복부를 정확하게 찍고 있었다.
“쿠어억!”
몸을 웅크리며 토사물을 쏟아내는 여인.
그걸 보더니 한나는 혀를 내두르며 묻는다.
“재생한다는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어깨에 검을 얹으며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저기 바닥에 네 화살이 떨어져 있잖아. 화살촉에 피는 묻어 있는데 막상 상처는 없어서 대충 그런 능력을 쓰지 않을까 싶었어.”
“역시 단장.”
재생하는 적을 상대해 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리 껄끄러운 적도 아니다.
나는 그대로 여인의 관자놀이를 발로 찍으며 충격을 준다.
한동안 어지러워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할 거다.
“다음은 너야.”
검끝으로 진흙의 남자를 가리키자 그는 몸을 거대하게 부풀렸다.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저 모습은 마인화의 일종이라고.
하지만 마몬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마몬의 마인화는 과격한 힘을 선사하며 붉은 안광을 띄운다.
저것은 그 정도의 위압감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법으로는 불가능한 영역.
“마수처럼 생겼네요.”
한나가 툭 내뱉은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맞네.”
저것과 비슷한 마수를 본 기억이 있었다.
그렇다면 마수의 힘을 얻게 되는 방식의 힘인 걸까?
여인의 재생능력도 트롤 같은 마수에게서 얻어 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었다.
“어떻게, 제가 상대할까요?”
앞으로 나서려는 한나였으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모처럼의 실전인데 제대로 해봐야 할 거 아닌가.
전신에 마나가 차오른다.
[거인의 힘] [바람의 발걸음] [신속한 몸놀림]간단하기 그지없는 보조마법들이 소나기처럼 몸을 적셔오자 검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움직이기 위해 들어 올린 다리가 생각 이상으로 가벼워 명치까지 올려버렸다.
“와.”
사실 보통의 보조마법들이 이렇게까지 효율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몬의 기운과 마나가 뒤섞이면서 마법의 성능이 폭력적으로 상승했다.
그림자가 쏟아져 내려온다.
진흙의 파도처럼 울렁거리며 밀려오는 녀석을 보며 양손으로 검을 쥐고 높게 들어 올렸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바다를 베어 넘기고 싶다며 까불거리던 검사가 하나 있었지.
그 녀석은 잘 지내고 있을까.
그런 시시콜콜한 생각을 하며 나는 그대로 검을 내리찍었다.
바람 자체를 찢어발겨지는 육중함을 담은 일격.
그림자로 된 파도는 태양빛을 마주한 것처럼 사방으로 갈라지더니 곧이어 한 점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하억! 하억! 젠장, 나이트 아카데미에 이런 녀석이 있단 이야기는 없었잖아!”
그곳에는 여전히 거무죽죽한 남성이 거칠게 호흡을 내뱉으며 늘어져 있었다.
일격에 죽이진 못했지만 꽤나 피해를 입은 듯 보였다.
피가 흐르거나 하지를 않으니까 애매하긴 하지만.
“하악! 하악! 드, 드웬! 이리 나와! 얼른 와서 도와줘!”
바닥을 기며 동굴 안쪽으로 외쳐대는 남성.
또 다른 동료가 고블린 소굴 안에 있는 건가 싶어 슬쩍 시선을 돌린다.
“드웬! 나오라고! 어차피 인질들이 다 도망쳐서 소환 의식은 진행 못 한다고!”
‘소환?’
생각해 보면 이 사건엔 의문점이 꽤나 여러 부분 있었다.
마수인 고블린을 다루는 건 레비아탄이라는 대악마를 섬기기 때문이라고 쳐도.
마을사람들을 납치한 이유와 굳이 나이트 아카데미의 실습 날에 일을 벌인 까닭이 궁금했다.
드웬이라는 녀석이 밖으로 나오면 설명해 주려나?
“드웬! 뭐 하냐고!”
“그래, 드웬! 얼른 나와!”
“…….”
남자가 내 쪽을 바라본다.
힘이 부치는 것 같아서 나도 같이 외쳐줬는데 뭔가 불만인 듯 보였다.
“뭘 꼬나봐.”
바로 한마디 해주자 눈을 돌리는 진흙남.
아니, 진흙으로 되어있어서 눈을 돌린 건지도 명확하게 확인이 안 된다.
“하아.”
그때 동굴 내부에서 울려오는 깊은 한숨.
느린 걸음으로 걸어 나온 남자는 웃통을 전부 벗고 자신의 호리호리한 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해골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비쩍 꼴은 몸.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남성의 전신에 그려진 마법진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단장, 저거…….”
“소환마법진인데?”
소환마법진에도 여러 종류가 있기에 그 형태와 구조가 다르지만 저게 소환마법진이라는 걸 딱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인질도 잃어, 고블린도 도망쳐, 기껏해야 생도쯤으로 보이는 녀석이랑 웬 다리 저는 년한테 당하기까지 했어?”
한나를 비하하는 말에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
나도 모르게 저놈한테 달려들 뻔한 걸 한나가 말린다.
하지만 입은 멈추지 않았다.
“한 번만 더 한나에 대해서 함부로 이야기해 봐. 넌 평생 팔다리 다 없이 살게 해줄게.”
내 욕은 괜찮아도 단원들 욕은 참기 힘들었다.
특히나 한나 같은 우리를 위해 싸우다 다치게 된 명예로운 여인을 향한 모욕은 더더욱.
내뿜는 살기에도 드웬이라는 남자는 퀭한 눈동자로 덤덤하게 답했다.
“어차피 이미 죽은 목숨.”
주변을 둘러본 남자는 체념한 듯 말했다.
“의식 이후에는 질 좋은 산제물이 많이 필요해서 굳이 지금을 골랐건만, 그게 발목을 잡게 될 줄이야.”
“아.”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었다.
남성의 골격을 보면 원래는 꽤나 덩치가 컸을 걸로 예상되는데 지금은 비쩍 말라 있다.
저건 단순히 살이 빠진 게 아니다.
소환마법진을 자신의 몸에 그리는 대가로 그의 생명력이 소진된 것이다.
“실패보단 미완이겠지.”
마나의 유동이 느껴짐과 동시에 드웬의 몸이 덜그럭거리기 시작한다.
하늘로 휙 솟은 그의 몸은 발작을 일으켰고, 눈에 흰자위가 드러나며 거품이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온다.
비장한 등장과는 달리 허무하리만치 순식간에 죽은 것이다.
하지만 죽음의 결과는 전혀 허무하지 않았다.
마법진 안에서는 뻗어 나오는 거대한 세 개의 손.
거대한 손이 바닥을 짚고 선다.
혐오스러운 광경이었으나 그것들은 먹이를 찾아 코를 킁킁거리는 마수처럼 바닥을 휩쓸기 시작했고….
“끄아아악!”
“…….”
거대한 손이 레비아탄을 섬긴다는 진흙남자와 건달여인을 낚아채더니 그대로 마법진 안으로 끌고 간다.
쿠우우웅!
더욱 커진 소환마법진.
그리고 그 안에서 뻗어 나온 더욱 많은 숫자의 손들.
기괴한 존재들은 많이 봐왔지만 그중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들어갈 법한 마수.
아니, 저걸 마수라고 할 수는 있을까?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듯 손은 계속해서 먹잇감을 찾아 해매는 녀석.
“도착했습니…….”
“와, 씨.”
때마침 도착한 넬슨과 톰.
두 사람도 마법진에서 솟아나온 손들을 보며 어이가 없다고 입을 벌렸는데….
그 순간.
뭔가를 감지한 듯 손들이 나를 향해 빠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단장!”
한나와 다른 단원들이 다급히 반응했으나 이미 늦었다.
수십의 손들은 나를 둘러쌌고, 워낙 거대하고 수가 많다 보니 피할 수가 없었다.
급히 검을 들어 올려 막아냈으나….
나와 녀석이 닿는 순간.
“어억!”
전신의 마나가 뭉텅이로 빠져 나갔다.
지금까지 단원들을 소환했던 양과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방대한 양.
지금의 나로는 도저히 다룰 수 없는 그런 수준의 마나량이었다.
마치 지금까지 마나를 통제하고 있던 마몬이 허락했다는 듯이.
왜인지 가슴의 각인에서 웃음소리가 들리는 기분이 들었다. 섬뜩하고 탐욕스러운.
빠져 나간 나의 마나는 손을 타고 마법진을 향해 쏟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손들은 마비라도 걸린 듯 움직임을 멈췄고.
남색 마법진이 점차 검게 물들어 가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검은색으로 물드는 순간.
콰득!
안에서 무언가를 씹는 소리가 울려왔다.
쾅! 쾅! 쾅! 쾅! 쾅!
그 순간, 거대한 손들이 어딘가로 도망치기 위해 버둥거리기 시작한다.
근처의 나무를 부여잡거나, 바닥을 손으로 당기거나 하는 식으로.
하지만 도망치던 손들은 하나씩, 하나씩 마법진 내부로 끌려들어 갔고.
끊임없이 들려오는 소리로 기괴한 손들이 무언가에게 잡아먹히고 있다는 사실만을 예상할 수 있었다.
마지막 손 하나가 발악하며 나무를 잡고 버티는 순간.
마법진 밖으로 익숙한 마수가 얼굴을 내밀며 손을 완전히 잡아먹는 장면이 시야에 들어왔다.
“베, 히모스?”
그래, 익숙한 얼굴이었다.
마몬의 전차를 끄는 흉마.
달리는 재앙.
놈의 붉은 안광이 우리를 눈에 담았고.
곧이어 마법진 밖으로 다리를 내밀며 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