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03
적과 마찬가지로 크라우프 자신도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신병들을 많이 데리고 있었다.
감자기 사관학교 전사학 시간에 배운 내용이 떠올랐다. 바르디아의 갑작스러운 침공으로 벌어지게 된 7년 전쟁의 초반, 대부분의 파일럿들이 전장에 투입되고 나서 5분을 제대로 버티지 못하고 전사했다고 했다.
‘5분······’
경험이 부족했던 당시나 지금이나 그 시간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사관학교 교관의 말이나 그가 즐겨보던 어느 영화에서 나오던 대사에서처럼 전투가 벌어지면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만 자신의 목숨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신병에게 침착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고 현재상황을 보다 정확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지휘관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필요한 것이었다.
‘현재상황을 정확히 인식한다.’
숨을 깊게 들어 마시고 있던 크라우프는 파츠 베이스군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적들은 이곳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을 것이고 갑작스러운 기습공격을 받았으니 쉽게 반격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무모하지 않은 지휘관인가 보군······’
갑자기 적 지휘관이 꽤 신중한 녀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파츠 베이스군의 행동으로 보건데 아마도 적들은 자신들의 정확한 병력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은 바리스타 200대가 되지 못했고 적들은 800대 정도라고 했다. 적이 공격해 온다면 결코 승리할 수 없는 차이였다. 불론 공격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무모하게 응전하지 말자······’
이런 부대를 지휘하게 되는 입장에 있는 자신이니 적은 병력으로 다수의 적을 상대로 공격하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적들이 눈앞에 있고, 지원되어 오는 아군은 지쳐 있다.’
더욱이 크라우프 자신의 지휘하로 들어온다고는 해도 그의 지휘하에 오래 있던 사람들이 아었니고, 지휘관들 모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분명할테니 자신의 지휘를 받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길것이 분명했다.
손발이 맞지않는 병력을 이끌고 전투를 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크라우프는 구릉지대를 포기하고 병력을 뒤로 후퇴시킬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하지만 좋은 전투지역인 이곳을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서 아군이 멈춰버리게 된다면 현재 포위망안에 갇혀있는 허버크 대령의 부대는 전멸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아마 허버크대령의 부대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파츠 베이스군도 섣부르게 전면공세를 취하지는 못할 것이다.’
허버크 대령의 부대가 워낙 대병력이다보니 공격하려면 파츠 베이스군도 막대한 손실을 각오해야 했다.
잠시간 고민에 빠져 있던 크라우프는 다이레아로부터의 통신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대대장님! 적이 바리스타를 밀집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곧 공격을 개시하려는 것 같습니다!”
다이레아의 통신내용은 크라우프의 고민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적이 공세로 전환해 돌격해 온다면, 적은 병력으로 이곳에 버티고 있다가는 압도적인 숫자에 밀려 파츠 베이스군에 궤멸당하는 수 밖에는 달리 다른 도리가 없었다. 결심을 굳힌 그는 즉시 지시를 내렸다. 200대도 안되는 바리스타들로 800대의 적기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전원 들어라······각 중대 현 위치에서 천천히 후퇴 시작하라······절대로 대열을 흐트러뜨리지 마라!”
지금 자신이 이 구릉지대에 연연하다가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적과 싸우느니 후퇴해 전력을 증강시키고 보급을 받는 것아 전력을 보강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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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해….어색해….
시간상 아직도 증원군이 도착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크라우프는 다시 구릉지대로 후퇴해 있구요…
아무리 방어측이 유리하다고는 해도 4배차이는..좀 그렇죠? ㅡ_ㅡ
잠시뒤에는 580 vs 796의 대결이 나올듯…..
작가의 ‘Page 늘이기신공’이 빛을 보는 편…이죠…
‘절단신공’과 ‘연중신공’을 어서 빨리 대성해야 할 텐데요…그쵸….
………..씨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푸콰앙~!!!!
…켁켁!! 쿨럭! 쿨럭!! …도대체 누가 바주카를…..풀썩…..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29.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대대원들이 중대단위 별로 철수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다이레아가 지휘하는 직할 중대와 더불어 가장 뒤쪽에 남아 파츠 베이스군이 공세를 취해올 것에 대비했다. 그렇지만 적들은 쉽게 현 위치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잔여 중대가 모두 철수하고 그도 다이레아가 지휘하는 직할 중대를 서서히 후퇴시켰다.
후퇴를 하면서 파츠 베이스군이 추격해 올 것을 우려했지만 다행히도 적은 추격해 오지 않았다.
13시 50분 크라우프는 남쪽으로 내려오던 아군 증원부대와 접촉할 수 있었다. 2개 바리스타대대에 1개 전차 대대가 크라우프의 지휘하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렘셰이드기지의 정식 명령이었기 때문이다. 불만이 가득할 것이지만 3명의 대대장들은 달갑지 않은 얼굴들로 모두 크라우프에게 다가와서 짜 맞춘 듯 말했다.
“저희 3사람이 지휘하는 2개 바리스타 대대와 1개 전차 대대 전부 260년 11월 12일 14시 정각 렘셰이드기지의 정식명령에 따라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의 지휘하로 들어갑니다.”
3명 모두 30대 중·후반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올해 20세인 크라우프의 지휘하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 기분 좋지 못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었다. 크라우프는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공손하게 말을 받았다. 세 사람 모두 소령이었기 때문에 크라우프와 동격이었지만 모두 군대 기수로는 선배였기 때문에 이들이 불쾌감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심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들······어려움에 빠져 있는 아군을 위해서 이렇게 달려와 주신 것에 대해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지휘관의 입장에 있던 크라우프가 오히려 이들에게 잘 부탁한다는 말을 했다. 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모두들 서로의 얼굴만 지켜보고 있다가 오히려 지휘관이 이렇게 나오자 당혹스럽다고 하면서 무안해 했다.
“페트릴소령, 겸손이 지나치시군!”
이들의 말에 크라우프는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
“이 모든 일은 에이센을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것을 뻔히 알고 계시면서도 이렇게 달려와 주셨으니, 저로서는 선배님들의 이 폐하와 국가를 생각하시는 마음에 깊이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는 일단 세사람을 임시로 설치된 지휘막사쪽으로 불러 들였다. 그리고 아군이 처한 현재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이들도 허버크대령이 지휘하는 아군이 포위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현재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 또한 파악하고 있었다.
“이쪽 방면에 파츠 베이스군이 800대 가량이 배치되어 있네······우리들의 병력 만으로는 쉽게 돌파해 낼 수 없네······”
대대장들은 크라우프의 설명에 못을 박듯 말을 했다.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전체 전력을 합쳐도 바리스타 600대에 전차까지 포함해도 기갑장비가 800대가 되지 못합니다. 이정도 전력으로는 어찌 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현 위치에서 부대를 정비하고 적의 반격에 대해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세 사람은 크라우프도 같은 의견이라는 생각에 잘되었다는 표정들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아도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1천대도 되지 않는 기갑장비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들은 이런 명령을 내린 렘셰이드기지의 도리안준장은 너무나도 현실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렘셰이드 기지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지대에 주둔하고 있던 자신들에게 내려진 명령이었으니, 일단 크라우프와 합류를 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이길 가능성이 낮았기 때문에 공격은 엄두도 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크라우프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름대로 안심했다. 그들은 크라우프가 젊고 패기넘치는 지휘관이니 전투만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상황은 제대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나름대로 안도하고 있었다.
일단 계속된 전투로 피로함이 쌓여 있는 크라우프의 대대에게 휴식과 보급을 하도록 배려하면서 자신들이 경계에 임하기로 했다. 경계를 강화하면서 파츠 베이스군의 도발을 견제하기로 행동을 결정했다.
15시 02분 보급부대가 엠더에서부터 도착했다. 크라우프대대는 간단한 정비와 함께 물자를 재보급 받기 시작했다. 이른 저녁식사였지만 재보급을 받는 동안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그리고 보급부대에서 급수차량을 가져왔기 때문에 간단하게 샤워도 할 수 있었다.
대대원들은 모두 피곤에 지쳐 있는 얼굴들이었다. 거의 제대로 쉬지도 못했기 때문에 일단 임시로 막사를 설치하고 샤워와 식사를 마친 파일럿들이 단 몇시간 만이라도 잠을 잘 수 있도록 크라우프가 조치해 주었다.
아직까지 별다른 파츠 베이스군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 사람들 틈에서 크라우프도 대충 샤워를 했다. 땀 때문에 참기 힘들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대원들 모두 몸을 씻기 위해서 급수차 옆에 서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없이 땀에 절어 있는 파일럿슈트를 벗고 몸을 씻고 있었다. 한번에 세사람씩 나란히 서서 급수차량의 운전병이 조절해 주는 벨브에서 나오는 물로 몸을 씻었다.
길어야 2, 3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샤워였지만, 오래간만에 몸을 씻게 되니 다들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크라우프는 시에나와 다이레아가 같이 들어가 몸을 씻는 것을 바라보았다. 연적이나 마찬가지인 그녀들이 나란히 씼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잠이라도 좀 자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많이 피로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크라우프의 옆으로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짧은 은발 머리카락의 키가 크고 꽤나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다가왔다.
“페트릴소령님이십니까?”
남자의 목소리는 남성 마치 성악가가 내는 목소리처럼 우렁찼다.
“응?”
고개를 돌려 그 남자를 돌아보니 은발의 남자는 의외라는 얼굴을 했다. 그는 크라우프가 일단 상급자이니 경례를 했다.
크라우프는 별다른 표정없이 자신에게 다가온 남자를 바라보았다. 꽤나 큰 체격에 보병들이 입고 있는 전투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전투시였기 때문에 군복에 아무런 표시도 되어 있지 않았다.
“쉬고 계신데 죄송합니다. 저는 국방부 정훈부서에서 파견된 맥스 커크 벨로스대위라고 합니다.”
크라우프는 몸을 일으키면서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아? 저는 이번에 이번 전투에서 공격장면을 촬영해 영화로 만들라는 임무를 띄고 왔습니다.”
벨로스대위의 말에 크라우프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크게 높이려 했다가 겨우 진정하면서
“전투가 장난인 줄 아나? 협조해 줄 생각은 없으니 즉시 돌아가게!”
크라우프의 반응에 대위도 지지 않고 맞받았다. 주머니속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명령서를 꺼내 들어 제시했다.
“이것은 베르베라국방부의 정식명령입니다. 저로서도 물러설 수 없습니다.”
그의 말에 크라우프는 명령서를 천천히 내려보고 있다가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자네 혼자인가?”
“아닙니다. 촬영용 장갑차 한대가 저희 몫으로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촬영기사 한사람과 장갑차 승무원 두사람입니다.”
벨로스대위로서는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입장에 있으니 크라우프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돌아갈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의 입장을 이해한 크라우프 였지만 굳은 표정을 풀지 않으면서 말했다.
“좋아! 그렇지만 작전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게!”
“물론입니다.”
어쨌든 촬영허가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자 대위는 경례를 올려 붙였다. 크라우프는 대충 경례를 받고 나서 막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혼자 남게 된 벨로스대위는 으쓱한 표정을 지었다. 파일럿들이 급수차 옆에서 샤워를 하는 모습을 보고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디를 가나 똑같은 반응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어떤 상황이라고 해도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할 생각은 없었다.
“생각보다 젊어 보이는데? 국방부에서 유망한 젊은 지휘관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대위는 크라우프가 전장터에서 자신을 조금씩 잃어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어쨌든 자신의 일을 수행해야 했다. 진격에 방해되지 않도록 비켜서 있어야 하지만 좋은 화면을 잡기 위해서는 전장터에서는 한가운데 있어야 한다.
‘망할 일들······’
대위는 조금 피곤하다는 생각에 자신이 타고 온 장갑차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임시로 설치된 막사는 간단하게 천막을 치고 그 안쪽에 다른 천막의 천을 깔고 그 위로 보병용 판초우의를 깔은 채 였다. 자신의 파일럿슈트를 베고 속옷차림으로 누워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피곤함 때문에 모두 뒤엉켜 그대로 잠에 빠져 있었다.
잠시 잠들어 있는 대대원들을 내려보고 있던 크라우프의 뒤쪽에서 시에나가 다가와 밝게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나 찾아?”
그녀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면서 시에나의 날씬한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녀는 약간 눈살을 찌푸리는 것 같더니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 목소리를 낮추었다.
“피곤하다. 코프, 같이 잘까?”
나직하게 말을 하는 시에나에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면서 한쪽으로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누웠다. 두사람 모두 파일럿슈트를 벗고 그것을 머리 맡에 놓은 다음 속옷만 입은 채로 바닥에 몸을 뉘었다. 그의 앞쪽으로 시에나도 마찬가지로 속옷만 걸치고 엎드렸다. 그가 팔을 내어 주자 살며시 기대 엎드리면서 잠깐 웃음을 지어 보여 주었다.
“음······”
그녀는 몇번 뒤척이는 듯 싶더니 이내 잠들어 버렸다. 크라우프는 살며시 시에나의 얼굴을 손으로 쓸어 만지고 있다가 손을 아래로 뻗어 시에나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부드러운 살결의 느낌이 아주 좋았다.
‘······작은 몸이다.’
금새 쌕쌕 거리며 숨을 내쉬고 있는 시에나였다. 그때 안쪽으로 디네스가 들어와 나란히 누워있는 그들을 보고는 잠시 머뭇거리는 것 같더니 똑 같이 파일럿슈트를 벗고 조금 떨어진 곳에 눕는 것이 보였다. 그것을 곁눈질로 바라보던 크라우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곧 잠에 빠져 들었다.
21시 30분 이제 해가 지고 날씨가 어두워져 있을 무렵 다이레아 마티스 중위는 잠에서 깨어났다.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린 다이레아 마티스중위는 슈츠를 대강 몸에 걸치고는 아직도 사이좋게 잠들어 있는 크라우프와 시에나를 잠시 바라보았다. 짧게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돌린 그녀는 몸을 돌려 막사를 나왔다. 막사의 입구에서서 잠시 멍하니 있던 그녀는 자신의 중대원인 파일럿들이 잠들어 있는 막사로 발걸음을 몲겼다. 안으로 들어섰을 때 처음으로 그녀가 느낀 것은 사우나처럼 데워진 막사안의 공기였고, 그런 무더위 속에서도 잘도 뒤엉켜 잠들어 있는 파일럿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그 모습에 발을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는 깨지 않도록 조심해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모두 피곤했는지 뒤척임조차 없이 잠들어 있었다. 잠들어 있는 파일럿들을 하나씩 살피고는 그녀는 막사를 나왔다. 그녀는 안의 공기가 조금 순환이 되도록 입구를 조금 열어 놓았다. 그러자 안의 열기가 후끈하게 느껴졌다. 다이레아는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다시 자신이 잠을 잤던 막사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 시에나를 끌어 안은 채로 곤하게 잠들어 있는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 모두 지쳐 떨어져 있는 모습들이었다. 다이레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대장을 흔들어 깨웠다.
“대대장님······페트릴소령님!”
나지막한 목소리로 두어번 흔들어 깨우자 크라우프의 눈이 번쩍 떠졌다. 너무나도 갑자기 눈이 크게 떠지자 다이레아는 흠칫 놀랐다. 대대장은 잠시 눈을 깊게 감고 있다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
“적의 기습이야?”
그의 물음에 다이레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그렇지 않습니다. 소령님······이제 날이 어두워 졌습니다.”
크라우프는 잠시 눈을 깜빡이고는 정신을 차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제까지 끌어안고 있던 시에나가 깨지않게 조심해서 팔을 뺐다. 그는 허리를 몇번 좌우로 움직이고는 기지재를 켰다.
“잠시만······다이레아······”
그의 말에 다이레아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다이레아의 대답에 크라우프는 곧 나가겠다고 말했다.
크라우프의 대답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서 밖에 나가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그가 나왔다. 대대장을 찾으러 갔다가 느낀 막사 안쪽의 더운 공기를 빼내려고 입구를 열어 놓으려 하자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감기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