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26
‘이 모든 것은······부딪쳐봐야 알 수 있는 일인가?’
아세라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차피 적에 대해서 모르니 일단 부딪치는 수 밖에는 달리 다른 도리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적이 있는지 알아 보라는 명령이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에이센군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동행하는 병사들조차 알아서는 안된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이기 때문에 소문이 나서도 안된다. 다만 아세라만 알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얼마나 우스운 명령인지 아세라도 잘 알고 있었다.
‘무엇을 그렇게 조심해야 한다는 거야?’
그녀는 고개를 조금 뒤로 젖히면서 이런 생각을 잠시 접어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아무런 무늬도 없는 단순한 천장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현 황제 게르트 하우츠는 20년 전쟁의 영웅이었다. 20년 전쟁때 신분을 속이고 소위로 참가해서 종전 후에는 백효연 원수와 나란히 원수로까지 승진했던 사람이었다.
황제가 20년 전쟁 동안 병사들과 함께 그렇게 싸워왔기 때문에 에이센군인들은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 게르트 황제의 부황인 제 4대 황제 볼프 리하르트의 시절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볼프 리하르트 황제는 자신의 9명의 애첩들로 하여금 군부의 실세로서 군대를 장악케 한 인물이었다.
그의 시절이었다면 20년 전쟁에서 보여준 능력 우선주의는 실현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혹시 모른다. 리하르트 황제의 엽색 행각이 아직까지도 계속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9명의 심복들로 불리는 황제의 애첩들은 기네스 엘드린 대원수를 제외하고 모두 황제가 어릴적부터 키워 아름다운 처녀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애첩으로 삼은 인물 들이었다.
기네스 엘드린은 라시티어 황제 말엽부터 출현했던 인물로 다곤의 황가 출신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했다. 고대 초제국 황실의 피를 이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기네스 엘드린은 제 2대 황제 윌리엄 그레이트의 첩이었다. 그런 기네스를 그의 아들인 리하르트가 다시 애첩으로 삼아 버렸다.
기네스 엘드린은 에이센 최고의 미녀 중 한 사람에 꼽힐 정도로 마치 여신 같이 아름다운 인물이었다고 했다. 현재 남아 있는 기록 영상을 보더라도 빼어난 미인임에는 틀림 없었다. 하지만 그녀도 또한 리하르트황제의 엽색 행각의 한 희생자일 뿐이었다. 비록 군 최고의 권한을 부여 받았지만 밤에는 단지 여자로서 리하르트황제에 봉사해야 했다.
수많은 리하르트 황제의 엽색행각 중에서 가장 기막힌 것은 특출나게 빼어난 미모를 지니게 될 여아들을 어릴 적부터 키우면서 훈련 시켜 자신의 친위대를 만든 것이었다. 물론 이들 모두 황제의 개인 욕망을 채우기 위한 봉사를 위한 여성들이었다.
현재 이들에 대한 영상은 그렇게 많이 전해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신족의 황제를 베르베라로 압송해왔을 때 신족 황제가 연금되어 있던 저택을 지켰던 이들이 바로 리하르트황제의 친위군이었고, 그때의 영상이 조금 남아 있어 대략의 윤곽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여자들로서 미인들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10대 초·중반에서 2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아세라는 그 당시의 여자란 존재는 단지 섹스의 대상일 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혐오감이 먼저 들었다. 아세라는 외모에 자신 있는 사람보다는 자신에 당당한 사람이고 싶었다.
‘나 자신에 당당한 사람······’
빙긋 웃으면서 자신은 얼마 만큼이나 그렇게 당당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아직은······아무 것도 아닌가?’
아세라는 자신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너무나도 한탄스러웠다. 그렇지만 아직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았고, 기회도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하자 조금은 기분이 풀어졌다.
‘언젠가 반드시······크라우프를 따라 잡아야 겠다.’
그녀는 그렇게 다짐하면서 굳은 표정을 지었다. 크라우프의 모습을 떠올리려던 그녀는 머리를 저어 이내 떨쳐 버리고는 작전에 다시 집중했다. 그러나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물을 수 밖에는 없었다. 일단 아무것도 모르니 먼저 겁을 집어 먹지 말고 최대한 열심히 부딪치는 수 밖에는 달리 다른 도리가 없었다.
‘최선을 다하자······’
죽게 될지 모랐고 상황도 전혀 모르지만 아세라는 이렇게 축쳐져 있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주먹을 굳게 쥐면서
‘무엇이 오든 나는 최선을 다하겠다.’
그렇게 굳은 결심을 했다. 이렇게 결심을 굳히고 나니 기분이 편해 졌다. 몸과 마음이 편해져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세라는 이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1월 25일 20시 30분 케네피온 행성의 만드레일 대륙의 엠더 광산기지에서 다이레아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의자에 걸터 앉아, 창밖에서 경비에 임하고 있는 자카운을 지켜보고 있었다. 평온한 밖의 모습은 엠더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쟁터였는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평안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1시간 쯤 전 크라우프는 다시 다이에라를 찾아왔다. 다시 그가 자신을 끌어 안았을 때 다이레아는 단지 포옹정도만 하고 끝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심과는 다르게 지금 이렇게 되어 버렸다.
살며시 다이레아의 뒤쪽으로 크라우프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빙긋 웃으면서 살짝 숨을 깊게 내쉬며 크라우프의 가슴에 등을 기댔다. 서서히 그의 손이 다이레아의 유방위로 올려지더니 부드럽게 매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귀에다 바짝 얼굴을 들이대며
“다시 침대로 갈까?”
그녀는 크라우프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를 따라 침대쪽으로 돌아섰다. 그러자 가슴을 만지던 그의 손이 자신의 허리에 올라와 있게 되었다.
다이레아는 크라우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놔 버렸다. 그는 조용히 들어 주기만 했다. 다른 사람에게 한번도 제대로 말하지 않았던 것이었는데, 크라우프에게 털어놔 버려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알아버리니 너무나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한번 다이레아를 위로해 주었었다. 그런 다음 그가 다시 다이레아를 안아 왔을 때 다이레아는 의례 위로해 주는 것이겠지 생각을 했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자신에게 그 이상의 것을 요구 해 왔었다.
3시간 정도 그와 함께 지내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다이레아는 나쁘다는 생각 보다는 즐겁다는 생각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 크라우프가 다가왔을 때 다이레아도 쉽게 그를 받아 들일 수 있었다.
그녀가 무엇보다 크라우프가 좋았던 것은 말이 통해서였다. 다른 사람들처럼 단지 섹스만 바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와는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길게 토의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 있었다. 하지만 크라우프에게는 시에나가 있었기 때문에 적지 않게 마음에 걸렸다.
‘결국에는 이렇게 되어 버리는 건가?’
예전에 크라우프에게 먼저 다가가 안긴 것은 그가 자신의 약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 스스로 원하고 있었다. 이제껏 사랑했기 때문에 몸을 허락했던 남자는 한 사람 뿐이었다. 그 이후로는 무엇인가 얻어낼 수 있는 것을 바랬기 때문에 몸을 이용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은 크라우프에게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었다. 단지 지금은 그의 곁에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고, 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만 했다.
다이레아는 크라우프가 조심스럽게 키스를 해오자 그의 목에 팔을 감으며 받아들였다. 크라우프는 키스를 하는 와중에 그녀의 뒷머리와 허리를 가볍게 안고는 서서히 침대로 몸을 눕혔다.
다시 1시간 정도 크라우프와 침대에서 열심히 뒹굴고 나니 온몸에 힘이 쭉 빠져 버렸다. 크라우프와 다이레아는 나란히 몸을 뉘였다. 다이레아는 짧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크라우프에게 조금 피곤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크라우프는 빙긋 웃으며 팔을 뻗어 다이레아의 몸을 감싸 안아 주었다. 다이레아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 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따뜻한 느낌이 들어 그녀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크라우프는 조용히 오른손으로 그런 다이레아의 머리카락을 쓸어 만지고 있었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 크라우프에게 점점 더 파고드는 다이레아 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시에나에게 많이 미안했다. 하지만 이렇게 저질러져 버렸으니 돌이킬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레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면서 크라우프에 몸을 기댔다. 그둘은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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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문(?)에 대한 답변…
‘酒虎’님…설마 작가넘이 ‘여자’를 설마 죽이기야 하겠습니까?…혹시 모르기는 하지만요…
‘yaiddasya’님…기다려 주시다니…그저 감할 뿐입니다…T^T 그리고 저도 한잔하고 싶기는 합니다만…
‘마르두크’님…출근하셨습니까…^_^)/
‘프리맨’님도 반갑습니다….^_^
‘질풍무영’님…그러고 보니 벌써 100연참이 넘었더군요…작가넘이 글공장이라도 차린게 아닌지 저도 가끔은 헷갈린답니다…ㅡ_ㅡ
‘KaRaNan’님…은영전보다는 그래도 손색이 있지 않을까요? 제가 보기엔 이 소설…허접ㅡ_ㅡ입니다…
‘의학과4년생’님…감사합니다…더 열심히 쓰도록 채찍질을 하죠…(전 여왕님이 아니긴 하지만요…^_^;)
‘피르다룬’님…남은 시험도 잘 보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헛? 벌써 다 끝내셨다구요? 이런이런…
‘월하독작’님…저도 ‘레이크전기’ 잘 보고 있습니다…단지 코멘트를 잘 달지 않지만요…^_^; 물론 ‘사나운 새벽’이야…요즘 안 올라와서 서운하더군요…
‘黎明’님, ‘키터’님…연중이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오늘만해도 친구집에 놀러와서 컴터 뺏어서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_^)/
‘다크크라이드’님…베스트3라니요…과분합니다…그리고 말씀하신대로 한번 불러드립죠…”얘, 다크야~”…^_^;;; 일욜에 뵙겠습니다….
음…모든 질문에 다 답변해 드린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느꼈습니다…ㅡ_ㅡ;
하지만 관심을 가져 주신다는 것만해도…크흑…ㅠ_ㅠ…감동의 물결이…쏴아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빛과 신의 가호가…
내일 뵙죠~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51…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다이레아는 짧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자신의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것 같은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그가 조용히 쌕쌕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는 모습이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이 되어 여자도 아는 남자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좀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그녀는 빙긋 웃으면서 손을 들어 크라우프의 빰을 쓸어 만졌다.
“······안 피곤해?”
그때 자고 있는 줄 알았던 크라우프가 손을 뻗어 뺨을 어루 만지고 있던 다이레아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눈을 절반만 뜬 채 조금은 멍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는 다시 다이레아를 앞으로 끌어 당겨 키스를 해왔다.
“안잤어요?”
다이레아의 물음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팔을 옆으로 뻗어 다이레아의 날씬한 허리를 손으로 쓸어 만졌다. 그느 잠시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의 감촉을 즐기는 듯 했다.
“한 번 더 할까?”
“됐어요······”
크라추프의 물음에 다이레아는 삐죽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크라우프는 조금 아쉽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피식 웃었다. 그의 표정을 부드럽게 바라보던 다이레아는
“그런데 좀 우습네요······”
“뭐가?”
크라우프의 물음에 다이레아는 잠시 눈을 내리 깔면서
“아니······다른 것이 아니고······시에나한테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말이에요······”
그녀의 걱정된다는 말에 크라우프는 핏 웃으면서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당신한테야 별것 아니겠지만······시에나한테는 괜찮다고 해도 심각한 문제라고요······”
어딘지 모르게 다이레아가 투덜거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애당초 시에나가 마음에 걸렸다면 크라우프에게 하기 싫다고 말했을 것이다. 자신이 명확하게 의사 표현을 했다면 이 사람이라면 물러났을지 모른다. 아니 적어도 이렇게 우습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생각에 잠겨 있는 다이레아를 물그러미 바라보던 크라우프는
“······뉴스나 좀 볼까?”
크라우프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팔을 옆으로 뻗어 다이레아의 머리 맡에 놓여져 있던 리모컨을 들었다. 뉴스에서는 온통 포로 교환 얘기들 뿐이었다. 양측에 억류된 포로들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서 상대국으로 돌려 보내지게 된다는 내용이 방영되고 있었다.
리포터가 전투 중에 포로로 잡힌 가족이 있는 집에 찾아가 사정을 묻고, 꼭 포로교환이 성사되어 가족들이 서로 다시 만나기를 빈다고 말하는 형식으로 인터뷰가 방영되고 있었다.
크라우프쪽으로 몸을 돌리고 있던 다이레아는 뉴스를 보기위해 몸을 돌렸다. 그러자 그녀의 탄력적인 엉덩이가 크라우프의 아랫배를 자극해 왔다. 크라우프는 리모콘을 손에서 내려 놓은 뒤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살며시 쓰다듬기 시작했다. 다이레아는 간지러운지 몸을 잠깐 움찔거렸지만, 이내 자신이 베고 있던 크라우프의 팔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둘은 서로 잠시 그렇게 있으면서 TV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 놈의 전쟁이라는 거······”
짧게 혀를 차며 말하고 있는 다이레아에게 크라우프는 슬몃 질문을 던졌다. 물론 그녀를 만지고 있던 손을 더욱 안쪽으로 집어 넣는 것을 잊지는 않았다.
“이번의 포로교환······어떻게 생각해?”
“음······이번의 포로교환요?”
가볍게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다이레아는 반문했다. 그녀는 곧 엷게 웃으며
“글쎄요······앗, 그만······제가 보기에는 음······민회의 수작인 것 같기도······흐응······하구요······”
그녀는 크라우프의 손길이 점점 노골적으로 변하자 가쁜 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그러면서 슬며시 크라우프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의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자 크라우프는 빙그레 웃었다. 아무리 몸을 서로 섞은 사이라고는 해도 어엿한 상관이었기 때문에 발언하는 것에는 조심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괜찮아······긴장하지 말고 말해봐······”
그녀의 기분을 읽은 크라우프가 부드럽게 다이레아의 귓볼에 키스를 해 주면서 말하니 다이레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이내 상관없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제까지 돌아가는 사태에 대해서 짐작만 하고 있었을 뿐, 속시원하게 털어 놓고 말할 상대가 없었기 때문에 다이레아는 크라우프에게 말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민회의 수작이라는 것은······웃······아마도 이번의 포로 교환이 반전······아앙······주의자들이 득세를 하고 있는, 으흥······민회에서 평화의 제스처로 내보여 준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에요. 아앗······그만······”
크라우프가 자신이 말하는 동안 점점더 몸을 밀착해 오자 다이레아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크라우프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있다 여겨졌기 때문에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번······셰어필드기지 전투가······핫······준비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나······으으음······남부고원지대를 공격 중이던 아군이 고립된 일이나······하악!”
갑자기 크라우프가 자신의 젖꼭지를 세게 잡아왔기 때문에 그 이상 말하기가 좀 곤란해진 다이레아가 머뭇거리고 있자, 크라우프는 미안하다고 하며 다시 한번 키스를 해 주었다.
“너무 하세요······”
조금은 볼멘 소리를 하는 다이레아에 크라우프는 핏 웃으면서
“그 사건들 모두 군부에서 조작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지원을 안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사령부에서는 일부러 지원을 꺼리는 기색이 보였고······재빨리 전해졌어야 할 정보가······몇시간 늦춰져서 보고되기도 한것 같기도 했거든······”
크라우프가 계속 다이레아의 몸을 더듬으면서 하는 대답에 다이레아는 가쁜 숨을 내쉬는 중에서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제 생각에는 아마도 군부에서 정보 유통을······읏······차단했든지 아니면 적의······아앙······흐윽······움직임에 대해서 방조한 ······하앗!······것 같습니다. 그래서 군부에 대한 비난을······학······피하려 한 것 같아요.”
“계속해봐······”
크라우프의 애무때문이지 다이레아는 잠시 말을 하지 않았다. 물론 그의 애무때문에 말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던 것도 있었지만, 남자 앞에서 이런 말을 하기는 처음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시다시피 군부와 민회는 서로의 우위권······음······싸움 때문에······사이가 좋지 못해요······으······더욱이 여론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그래서 이번의 포로 교환 협상은 민회에서 그 동안 미뤄왔던 것을 꺼낸 것 같구요······하앙······”
그녀는 몰려오는 쾌락 때문에 겨우 끝까지 말을 이었다. 쾌락과는 별개로 혹시 크라우프가 이 발언을 문제 삼아 자신을 고발한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이 반역자로 걸려들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 것이 사실이었다. 유언비어를 퍼트려 군 내부의 단결과 기강을 해쳤다는 이유로 충분한 것이다. 하지만 다이레아는 크라우프는 그럴 사람은 아니라 굳게 믿었다.
“염려 하지마······나도 다이레아와 같은 생각이니까······”
그가 조금은 주저하는 듯이 느껴지는 다이레아에게 손을 뻗어 다이레아의 유방위에 얹더니 다시 매만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느낌과는 달리 그가 만지는 가슴이 좀 간지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살며시 양손으로 크라우프의 양손을 밀어 내더니 잠시 숨을 고르고는, 그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했다.
“어떤 생각이 드세요? 이번의 포로 교환요······”
그녀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조금 아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군 내부에서는······20년 전쟁 당시 많은 경험을 쌓은 지휘관들이 현재 고위 관직에 올라 있지. 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으로······에이센이 양분 되었다고 믿고 있지······”
하지만 당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버리고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 수많은 물자들이 징발되는 바람에 에이센 내부에서는 대규모의 기근까지 발생했던 것이다. 식량과 생필품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때문에 대규모의 폭동까지 발생했었다. 이렇게 되니 내정을 담당하고 있던 민회에서는 오랜 전쟁으로 인한 경제의 붕괴와 내정의 피폐함을 크게 우려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니 평화라는 것을 무엇보다 갈구하게 되었다.
군부의 고위직에 올라 있는 사람들은 예전 에이센군이 보여 주었던 그런 막강한 군사력을 다시 한번 크게 떨쳐, 전 우주를 다시 에이센의 지배아래 두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워 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휴전 협정후 민회에서의 거듭된 청원에 따라 수많은 함대가 해산하고 많은 군인들이 사회로 내보내 졌다. 그것 때문에 군사력이 급속히 약화 되었기에 군부에서는 민회를 썩 좋게 보지 않고 있었다.
민회에서는 더 이상의 전쟁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전쟁이라는 수단은 가장 최후에 사용되어야 할 것이었는데, 군부에서는 20년 전쟁에서 다져진 군사력 제일 주의와 군부 최우선 사상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군대가 세상을 지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민회에서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20년 전쟁 때야 시대가 시대니 만큼 어쩔 수 없었지만, 이제 에이센은 평화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내세워 군부의 지배권을 약화시키려 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민회와 군부는 서로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많은 술책을 사용하고 있었다.
변경에서 끊임없이 부딪쳐 오는 파츠 베이스와 저멀리 발바이스의 도전 아래, 에이센군부는 다시 군사력을 증강시켜 이런 외적의 위협에 대항해야 한다고 언제나처럼 주장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민회에서는 전쟁의 구실을 주지 않기 위해 열심히 군부의 전쟁 논리를 주저 앉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군인들 모두 전쟁을 바라지 않아요······”
다이레아의 말에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지······전쟁을 주장하는 것은 소수라고 볼 수 있지. 그렇지만 그 소수가······군부 전체에 끼치는 영향력은 실로 막대하지······”
군부에서는 어떻게든 전쟁을 일으켜 20년 전쟁에서의 과오를 씻어 내고 싶어하는 지휘관들이 생각 외로 많았던 것이다. 20년 전쟁이 그렇게 종결된 것은 자신들의 무능함 때문이고, 이렇게 에이센이 양분되고 바르디아의 잔당들이 저렇게 발바이스라는 세력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것 또한 자신들의 책임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