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3
“에이센의 프로트 원수는 유케울을 공격해서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소……이번 전쟁을 오랬동안 준비를 해온 것이 분명하오! 참모장, 작전의 설명을!”
그는 그렇게 끝맺음을 하면서 참모장을 바라보았다.
참모장 빌리 게라일 카레트 중장이 자리에서 일어서 준비되어 왔던 작전 계획을 설명했다. 일단 적의 진격이 예상외로 빠르기 때문에 국경지역에 있는 수비대에게 적과 조우하게 되었을시 교전권을 부여하되,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서 자체적으로 후퇴를 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당장 동원이 가능한 할트레인 빈스 중장의 유케울 기동함대를 중심으로 한 함대를 동원해 에이센군의 함대에 요격에 나선다는 것이었다.
자리에 배석해 있던 비트 로렌조 린제이 타르고 중좌는 에이센군의 움직임을 파악해 보면서 에이센군의 주공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싶었다.
에이센군은 전 방향에서 비슷한 병력으로 동시에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압박을 가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3방향에서 동시에 타이밍을 맞춰 공격을 가해야 하는 것이지만, 평소에 에이센군은 그런 훈련을 쌓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대규모의 함대전이 심심치 않게 벌어졌던 10여년 전이라고 한다면 몰라도, 현재 이곳저곳에 분산배치된 함대로는 대규모의 함대 기동훈련을 할 수 없었고, 각 군관구에 소속된 함대들은 그런 긴밀한 협조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에이센군도 이런 자신들의 약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주공방향이 어디에 있을지……’
암브로이즈 차수도 자신과 마찬가지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경험이 풍부한 고급 참모진들은 에이센군의 주된 공격방향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것을 차단해 내야지만 승리할 수가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이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었다.
‘주공방향이라……’
참모들 모두 에이센군의 공격에 대한 대응방법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래리는 빈스 중장의 지휘하에 있는 엘리트부대에 소속되어 있는 여동생인 엘레비아를 순간 떠올렸다. 여동생이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자신이 이곳에서 잘못된 작전을 펼치지 못하도록 최대한 힘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에이센군이 전면공세를 취했다는 소식과 전함대에 동원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에 훈련중이던 기동함대 소속의 병사들은 즉각적으로 함대에 귀환하였다.
소지품들을 챙겨 가지고 함정에 오르기 위해서 셔틀 발착장으로 모여든 파일럿들은 구름과 같이 모여든 병사들 때문에 무척이나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휘우……많기도 하다.”
아담 조슈아 디제 중위는 수많은 병사들이 동원령에 응해서 이렇게 복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짧게 기침을 하고 있던 아담은 사람들 틈속에서 더블백을 메고 있는 엘레비아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별다른 시선을 주지 못하고 있다가 셔틀에 탑승하라고 하는 안내방송에 셔틀로 들어갔다. 계속해서 궤도상에서 대기하고 있는 함대와 셔틀 발착장을 오가고 있는 셔틀의 파일럿들은 지친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다급한 일이었기 때문에 서둘러서 승무원들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셀리더 아르코 중위는 짧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셔틀의 좌석에 앉았다. 그는 자신의 짐을 다리 사이에 끼고 단정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주변에도 사람들이 들어차 앉기 시작했다.
그는 옆자리에 라디아 파드 중위가 앉는 것을 보고 힐끗 돌아 보았다. 라디아는 아르코는 보고 빙긋 웃어 보여만 주었다. 그런 다음에 똑같이 다리 사이에 더블백을 끼고 안전벨트를 하고 앉았다. 자리가 모두 차 있다는 것을 파악한 셔틀의 파일럿들은 곧 출발한다고 하고선 조종실로 들어갔다.
11시 40분 에이센군은 파츠 베이스군의 소규모의 저항을 받으면서 전진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국경 수비대는 자신들의 병력으로는 상대해 볼 도리가 없었기 때문에 재빠르게 철수함으로서 전투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풀려나가고 있었다.
“생각이상으로 쉬운 것 같은데?”
전투대기 상태에 있으면서도 에이센군 함대는 의외로 손쉬운 전진에 조금씩 흥분하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군이 재빠르게 철수하고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전투다운 전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었다.
“의외로 싱거운 싸움이 될 것 같은데?”
초반 강력한 적의 저항을 예상하고 죽음을 각오했던 병사들에게 이런 상황들은 맥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가볍게 하품을 했다. 전원 출격대기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내무실에 앉아 있어야만 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스러웠다. 사관학교 출신의 간부들은 나름대로 앉아서 무엇인가 깊이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보였고, 상사인 시에나는 침대에 반쯤 엎드려 기댄채로 잡지책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말을 해도 나눌 상대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불안했다. 소대장인 알리시나가 중대장에게 여러가지 말들을 전해듣고 자신들에게 전달해 주고 있었지만 내무반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불안과 안도감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전투경험이 있는 고참병들은 적의 저항이 이렇게 손쉬운 것은 파츠 베이스군들이 자신들이 오고 있는 것을 미리 예상해서 함대를 대기시켜 놓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빠른 함대의 전진도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고 했다.
“처음에 쉬울수록 중간과 마지막이 어려운 법인데!”
빌리 테이터 준위가 한숨을 내쉬면서 그렇게 말을 내뱉었고, 디네스는 시에나처럼 저렇게 무표정하게 잡지나 뒤적이고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디네스가 너무 무료해 책을 좀 빌려 달라고 하니 시에나는 가져다 보라고 하면서 열 몇권의 책들을 내보여 주었다. 대부분이 패션이나 이미지 사진모음 같은 것들이었다. 시에나가 하고 싶은게 사진작가와 패션모델이라고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었다.
디네스는 아무거나 집어들어 보고 있었지만 머리에 잘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뭐라도 하고 있지않으면 걱정부터 앞섰던 것이다.
크라우프 페트릴 중위는 음료수를 한모금 마시면서 벽에 등을 기대고 서 있었다. 그런 그의 뒤쪽으로 페넬로페 로자 우르반 중위가 다가와서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크라우프의 손에 들고 있는 음료수를 빼앗아 들고 입을 대고 마셨다.
“아? 미안!”
그녀는 빙긋 웃어 보여주면서 놀란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모금 마시면서
“이거 참. 전쟁이 처음부터 격렬하게 벌어졌다고 한다면 몰라도……”
그녀의 말에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군복으로 몸을 가리고 있었지만 페넬로페는 상당한 미인이었다. 다갈색 피부로 매우 건강함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몸매는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고 있었다. 검은색과 갈색이 적당히 섞여 있는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언니에 비해서 약간 얼굴이 통통한 편이었다. 눈도 크고 윤기가 흐르는 붉은 입술에 매끄러운 얼굴선을 지니고 있었다. 웬지 끌어안고 키스라도 해주고 싶은 얼굴이었다. 다소 앳되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그것 또한 무척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전쟁, 좋아해요?”
갑작스러운 크라우프의 물음에 페넬로페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니……하지만 군인이라는 입장에 있으니 할 수 밖에 없잖아?”
그녀는 크라우프에게 빙긋 웃음을 보여 주면서
“음료수 잘마셨어. 이번 작전이 끝나고 살아있게 되면 다른 것 사줄게!”
“다른 것 보다는……저녁이나 한번 사줘요!”
그의 대답에 의아한 눈동자로 지켜보고 있던 그녀는 흔쾌히 웃으면서
“비싼걸로 사줄게!”
“네!”
크라우프가 영광이라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총총히 사라지는 페넬로페를 지켜보았다. 그는 짧게 자른 갈색 머리카락을 손으로 한번 쓸어 넘겼다.
…복구합니다…^_^;;;
5월 13일 에이센군의 침공에 파츠 베이스군의 대응은 매우 신속했다. 콜 브롱 암브로이즈 차수는 에이센군의 침공에 대응해 국경 수비대에게 적과 조우하면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도록 했다. 그렇게하면서 그는 적의 움직임에 대해 어느정도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 적의 진출상황을 모니터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는 이틀동안 동원 가능한 모든 함대가 소집되어 유케울 주변에 포진하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말인가?”
쓴웃음을 짓고 있던 암브로이즈 차수는 참모장인 카레트 중장을 돌아 보면서
“적을 아군 깊숙히 끌어 들여 유케울 근교에서 결전을 벌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군. 적들의 움직임을 볼 때 일일이 대응한다고 하는 것은 병력의 낭비가 될 공산이 크네……”
카레트 중장도 옳은 의견이라고 하면서
“적이 가장 멀리 원정 왔을 때 공격을 가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자신들은 앉아서 기다리고 적들은 장거리를 원정오게 되는 것이다. 단순한 전략이기는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적절한 대응방법이 될 것이었다. 적을 아군의 영토안으로 끌어 들여 최대한 지치게 만든 다음 결전을 통해 승리를 거두는 방법이었다.
사령부에 직속으로 소속된 참모인 래리는 굳은 표정으로 전체적인 작전상황을 분석해 보고 있었다. 에이센군은 전체적으로 압박해 들어오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예정된 에이센군의 공세였기 때문에 대강의 규모를 예측하고 있었고, 많은 수의 적들에게 일일이 대응해 싸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적의 목적이 유케울의 초토화인 이상 유케울까지 적을 끌어 들여 결전을 벌이자고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적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찰함들을 대규모로 파견하고 각 행성 수비대들로부터 수집되고 있는 정보들을 종합해서 에이센군의 움직임을 계속 모니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싸운다면 오히려 에이센군의 의도에 말려들게 될 것 같은데……’
그의 눈에는 현재 아군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보였다. 에이센군은 오랬동안 이번 공략을 준비해 왔을 것이다. 대규모의 군사 작전을 일으키는 일이었기 때문에 아군의 여러가지 행동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거듭했을 것이다.
하만 바이파의 프로트 원수가 이런 정도의 군사작전을 국방부의 허락없이 실행할리 만무했다. 에이센 국방부의 우수한 참모진들도 프로트 원수의 계획에 구체성을 요구했을 것이고, 제출된 구체적인 계획과 자신들의 의견이 일치했기 때문에 10만척이라고 하는 대규모의 군사작전을 승인해 주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책임은 프로트 원수가 지도록 되어 있을 것이다. 성공하게 된다면 원수는 영웅이 될 것이고, 실패해도 원수는 파츠 베이스에 에이센의 힘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으며 패전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센군으로서도 국경 수비대의 병력 중에서 중요한 10만척이나 되는 함정들을 동원해 가면서 작전을 벌이는 일을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일으켰을 리 만무했다. 그들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고, 자신들의 장단점 또한 충분하게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군사작전의 목적이 결코 전면전이 아니라 유케울을 초토화시키는 것에 목적을 둔 제한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전쟁의 장기화를 꺼려할 것이고 사태가 커지는 것을 우려할 것이 분명했다.
‘……물론……’
현재 파츠 베이스군은 적이 3방향에서 압박해 들어오는 것을 파악하면서 함대를 유케울을 중심으로 집결시켜서 결전을 구상하고 있었다. 멀리 원정온 적들을 최대한 끌어들여 공격을 가한다는 작전이었다.
단단히 마음 먹고 공격해 와 3일간이나 어느정도 규모있는 적들을 발견하지 못하게 된 것과 수비대들이 거듭 후퇴를 하고 있는 것들을 보게 된다면, 경험이 풍부한 지휘관들은 분명하게 파츠 베이스군의 기본전략이 내륙으로 자신들을 끌어 들이고 결전을 벌이려 한다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래리는 에이센군의 진행방향을 볼 때 적의 움직임이 나름대로 연계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되었다. 상당한 훈련을 쌓은 적들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군도 매우 신중하게 움직여야 했다.
현재 유케울이 집결되어 있는 함대중에서 직접적인 전투가 가능한 함정은 10만척이 넘었다. 그렇기 때문에 병력이 분산되어 있는 적에 비해서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었다. 오히려 역으로 치고 나간다면 에이센군을 양분할 수 있을 것이다.
적의 한 축당 병력은 3만척 정도로 보여지고 있었다. 좌익과 우익, 중앙으로 나뉘어 있었고 그 숫자는 약 9만척에서 12만 척 사이로 추정되었다.
‘틈이다……’
래리는 중앙과 우익의 진격속도를 분석해본 결과, 속도가 다소 느린 우익과 중앙부분에 약간의 간격이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간격이라……’
자신들은 현재 준비되어 있는 10만척의 전투함대에 퇴각해 들어오는 국경 수비대를 모두 포함한다면 30만척 정도의 함대는 구성할 수는 있었다. 그렇지만 경비함대는 재편성에는 시간이 걸렸고 함정들도 소형이었기 때문에 전투력이 매우 떨어졌다. 하지만 사용하기에 따라서 충분한 예비전력으로서 활용될 수 있었다. 에이센군의 함대는 상당수가 전함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정보가 있었다. 이것은 파츠 베이스군의 주력함인 중순양함에 화력으로서 대응하겠다는 목적일 것이다.
“발목이 너무 무겁다.”
래리는 이 사태를 호전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직속상관인 카레트중장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타르고 중좌……귀관은 그럼 역으로 공격을 가하자고 하는 건가? 적의 정확한 의도도 모른 채 말인가?”
카레트 중장은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차라리 비슷하게 병력을 집결시켜 놓은 이상 적이 지치기를 기다렸다 쳐 버리는 것이 오히려 더욱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대답을 한 것이었다.
“각하……적들은 아군이 사방에서 공격을 받게 되는 것에 대응해 병력을 밀집시켰다고 믿고 있을 것입니다.”
“각개격파를 주장하는 귀관의 의견을 이해하네만……그런 의견이 없었던 것도 아니네. 적들은 거의 비슷한 속도로 진격해 오고 있네……아군이 역공을 취한다 해도 자칫 병력을 분산한 꼴이 된다고 한다면……오히려 역포위에 말려들게 될까 모르겠네……”
카레트 중장도 나름대로의 위험성을 감지하고 있었다. 각개격파에 나서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적의 움직임이 긴밀하게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래리는 자신의 의견을 그대로 철회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적의 움직임을 보면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비교해 보면 좌익이 가장 진격이 빠르고 우익이 다소 느립니다. 그리고 중앙 함대를 사이에 두고 좌익과 우익의 거리가 상당히 멉니다. 좌익이 우익을 구원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래리는 침을 한번 삼켰다. 카레트 중장이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카레트 중장은 참모들의 어떤 의견이라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참모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었다. 중장은 어떤 의견이라도 모두 듣고 있다가 자신이 생각을 해서도 옳지 못하다 판단이 든다면 거부하게 되면 그만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5만척 정도의 함대를 적의 중앙과 우익 사이의 진격속도 차이에 의해 발생한 이 간격으로 진출시키면, 에이센군의 중앙과 우익의 진격은 멈추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현재로서 파악된 바로는 적들이 후방에 예비대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작전이라 보여집니다. 예비대가 없는 적은 당연하게 교전을 벌이려 들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5만척의 함대는 교전을 위해 멈추지 말고 전진해 나가 적의 후방으로 진출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적들의 후방에 5만 척의 함정을 전개시킬 수가 있게 되는 것이고, 이때 총반격을 가한다면 적의 2/3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적의 틈새로 치고 나가 적이 대응하기 전에……후방에서 총공세를 펼쳐 전력으로 적의 중앙과 우익을 격멸한다…..인가?”
카레트 중장은 팔장을 끼고 자신의 턱을 괴었다. 충분하게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그도 가만히 앉아서 적을 기다리며 결전에 모든 것을 건다는 것이 너무나도 위험한 도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적의 좌익이 온전하다고 해도……”
일단 적 전력의 반수 이상에 많은 타격을 줄 수 있다면 적들의 작전 계획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만약 적을 격퇴하는 데 실패하여 유케울에서 결전을 벌인다고 해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좋아. 사령관께 건의하겠네!”
“이것은 참모장께서 내신 의견으로 해주셨으면 합니다.”
래리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카레트 중장은 무슨 말이냐고 했다.
“이 의견은 자네의 판단일세……”
래리는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상관에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일개 중좌가 제안했다면 어느 누가 따르겠습니까? 참모장님께서 제안하셨다고 한다면 비록 받아들여지지 않게된다고 해도 충분히 검토하게 될 것입니다.”
어차피 실패하든 성공을 하든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 카레트 중장인 것이다. 중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쓴웃음을 한번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작전을 제안할 것이라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5월 14일 01시 20분 출격명령이 떨어진 할트레인 빈스 중장은 함대를 전진시켜 나가고 있었다. 기함 톨베의 함상에서 빈스 중장은 쓴웃음을 지었다. 사령부의 작전이 갑작스럽게 수세에서 공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원, 참……”
그는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자신들이 상대해야 하는 적의 규모가 6만척이 넘는다는 것에 적지않은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만 충분하다고 한다면 보다 많은 병력들을 동원해 낼 수 있을 것이겠지만, 현재로서는 당장 가용되는 병력들이 10만척 정도였다. 에이센군과 엇비슷한 병력들을 동원했다고 했다.
‘5만척으로 6만척을 견제하고 나머지 병력으로 적의 한쪽 부분을 쳐 버리겠다는 건가?’
좋은 작전이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적들은 매우 강력한 군사력을 동원하고 있었다. 전함들이 상당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었다.
‘우리보다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녀석들이다……’
전함들을 집단적으로 운용하는 녀석들이라고 한다면 상당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주력함인 중순양함이 에이센군의 전함을 상대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에이센군에게는 중순양함이라는 개념이 없었고, 전함 다음의 클래스가 순양함이었고 두 클래스 사이의 차이는 상당했던 것이다.
“일단 부딪쳐 보는 수 밖에 없지 않나?”
록세비엔에서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줄 것이다. 그리고 에이센군의 이번 도발이 전면전을 상정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적들에게 상당한 타격만 입힐 경우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전쟁이 될 것이다.
‘일단 부딪쳐 본다.’
빈스 중장은 자신이 지휘하는 유케울 행성계의 기동함대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둔중하지만 강력한 화력을 갖춘 전함들이 많은 적이었기 때문에 정면 승부를 벌인다고 한다면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전방에서는 극심한 통신방해가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이제부터는 거대한 전함들은 항법 시스템에 의지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시스템에 의해서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는 거함들의 내부는 에이센군과의 전쟁터로 향하고 있는 사람들이 내뿜고 있는 긴장감에 짖눌려 있었다.
“후우……”
길게 숨을 몰아 내쉬고 있던 아담은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한번 문지르면서 대기실의 소파에 앉아 등을 기댔다. 이제 곧 전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적들은 얼마나 나올까?”
대기하고 있는 파일럿들 모두 긴장한 얼굴들이었다. 벽이나 의자에 기대 눈을 감고 있는 사람들은 고참병들이었다. 전쟁이 계속된다고 한다면 쉽게 잠을 잘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잠을 자둘 수 있을 때 자둬야 한다며 저러는 경우가 많았다.
“잠좀 자두시죠! 디제 중위님!”
엘레비아가 빙긋 웃으며 그렇게 말을 건네 왔다. 아담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지금도 이렇게 긴장이 되는 것을 어떻게 할 수 없다 싶었다.
“경험 많은 사람이 그렇게 신경 많이 쓰나?”
약간 앞쪽에 있던 에네르 하트 슈넬 중위가 그렇게 물었다.
“응……”
아담은 비꼬는 듯한 슈넬 중위의 말이 기분이 썩 좋지가 못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기야……여기에 있는 친구들 모두 긴장돼는 것은 마찬가지니 말이지……”
슈넬 중위는 자신의 금발 머리카락을 손으로 한번 쓸어 넘기면서 입술을 한번 손으로 쓸어 만졌다. 아담은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슈넬 중위에 대해서 많은 말들을 들었다. 전쟁터에 나간다면 단독으로 날뛴다고 했다. 글자 그대로 전장을 종횡으로 움직여 단독으로 적진 속으로 뛰어드는 위험한 행동을 일삼는다고 했다. 연계플레이를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중위에 대한 평가는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쨌든 간에 그는 살아남아 있는 사람이었다. 아담은 대답 대신에 양손으로 자신의 뺨을 문질러 주었다. 좀 아프다는 생각을 했다. 근육이 뭉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다.
병사라는 입장에서는 사령부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라서 싸우면 그만인 것이다. 그는 갑자기 자신의 어머니인 백효연 대원수를 떠올렸다. 바르디아인들의 갑작스러운 침공으로 시작된 7년간의 전쟁에서 어머니는 처음에는 파일럿으로서, 나중에는 함대 지휘관으로서 참가를 했었다. 종전때에는 변방의 중요거점인 네므 주류기지를 건설해서 기지사령관 및 군관구 지휘관까지 올라 있었다. 그리고 바르디아에 대한 에이센의 두 번에 걸친 원정에 모두 참가했고 원수라는 지위에까지 올랐다.
‘나는 말이야……’
군인으로서 최고의 대우를 받은 어머니였다. 소위에서부터 시작해서 원수에 이르고 파츠 베이스라고 하는 이 국가를 세우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에이센과의 분리독립에 대해서 부족한 군사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독립전쟁에서 그녀가 이룩한 3번에 걸친 대승리를 바탕으로 해 총 3차에 이르는 로이드 강화조약이라는 협정까지 이끌어 냈던 것이다. 이 협정들을 근거로 파츠 베이스는 에이센에게서 독립된 국가라는 것을 인정받게 되었던 것이다.
‘독립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