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1
누군가 외치는 소리에 남자의 시선이 일시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군인들로 향해졌다. 모두들 달려 나가 가족들을 찾고 있었다. 금새 서로를 찾아본 사람들은 부둥켜 안고 있었고 각자 자신들이 표현할 수가 있는 최대한의 방법으로 만남을 축하하고 있었다.
“오빠 여기야!”
사람들 틈에서 다소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방금의 그 여성이 갈색 머리의 중위를 보고 반가워 하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마 오빠일 것이다. 달려가 목에 안기고 있었다. 중위 옆에도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 서 있었다. 서로 잘아는 사이 같았다. 하지만 이들은 곧바로 사람들 사이로 뭍혀 버렸고 그도 자신이 찾고 있던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크라우프는 자신을 보고 달려와 목을 부여 잡고 안기는 동생의 어께를 감싸 안아 주었다. 시에나와 마찬가지로 짙은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동생이었다.
“오빠 무사해서 천만 다행이야. 사상자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시에나도 무사해서 다행이에 요!”
“네 그렇습니다.”
시에나가 빙긋 웃으면서 어께와 목을 조금 숙여 인사를 했다. 다소 어색한 분위기였다. 크라우프는 이내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들면서
“디나도 건강하니 다행이다. 우주 여행은 괜찮았니?”
“물론……동면 여행이 좀 이상하더라 끝나고 나면 골치가 좀 아프기는 해도 말이지!”
디나는 빙긋 웃으면서 두 사람의 손을 잡아 끌었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자고 했다.
“호텔 잡아 놨어 이미 시내는 초만원이야……가족들이 모두들 찾아와서 난리들이지! 빨리 가자!”
“중대장님! 한턱 내주십시오! 어딜 도망 가시려구요!”
뒤쪽으로 자신의 중대원들이 크라우프쪽으로 다가왔다.
“누구?”
디나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중대원들이라고 했다.
“이쪽은 내 동생 디나라고 해!”
“반갑습니다. 디나 페트릴이라고 합니다.”
인사를 꾸뻑했다. 매우 활달해 보이는 얼굴에는 주름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 같이들 가자 한잔씩들 해야지!”
크라우프의 말에 다들 매우 기뻐했다. 중대원들 대부분이 하만 바이파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땅하게 가족들이 찾아오기 힘들었다. 10일짜리 포상휴가증으로 고향을 방문하기도 어려운 것이었다. 그렇지만 개중에는 멀리서도 소식을 듣고 찾아온 가족과 만나는 이들도 있었다. 알리시나는 뜻밖에도 집에서 가족들이 찾아왔던 것이다.
모두들 어울려서 우주항을 빠져 나가고 있었고 뒤쪽에서 나란히 서 있던 아세라와 페넬로페도 플랫폼을 빠져 나왔다. 가족들이 찾오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기대를 하지 않았다. 기뻐하는 사람들 틈속에서 자신이 찾고 있던 사람들이 끝내 보이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람들 틈속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안타까웠다.
“어서 가자!”
아세라는 페넬로페의 손을 잡고 일단 집에다 안부 전화를 걸기 위해서 전화기 앞에 서 있었지만 전화기 앞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서둘러 우주항을 빠져 나와서 다른 골목길을 찾아 들어 갔지만 그곳도 이미 사람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다. 여러 곳을 헤멘 끝에 겨우 인적이 드문 곳에서 전화기를 발견했다. 잡다한 광고 쪽지들이 붙어 있는 가운데 전화를 걸었다. 초장거리 전화선이 폭주하는 바람에 접속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1분 40초 정도만에 집과 연결이 되었다.
전화를 받는 것은 마침 집에 있었던 동생인 레오드였다. 아세라를 보고 반색을 하면서 기뻐하고 있었다. 공중 전화기라서 화상이 좋지가 못했지만 그래도 가족과 통화를 할 수가 있다는 것이 매우 기쁜 일이었다.
“정말로 무사하다니 기뻐……아버지는 지금 일하러 나가셨구 어머니는 지금 쇼핑 나가셨어 나도 학교 가려다가 이렇게 받게 되니 정말로 좋다!”
레오드는 전장터에 나간 두 사람을 만나게 되니 참으로 기쁘다는 말을 했고 둘은 잘 있으니 염려 말라고 하면서 부모님께 안부 전해 드리고 곧 다시 전화할 것이라고 했다.
“응 걱정하지 말고 몸 건강히 있어! 에롤”
안부를 뭍고 전화를 끊었고 아세라와 페넬로페는 빙긋 웃음을 지었다. 올해 16살의 남동생은 올해 졸업하고 상급 학교에 진학할지 군대에 들어갈지 결정해야 했는데 그것을 물어보지 못했다.
“나중에 전화하면 되지 뭐!”
동생의 말에 아세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의 검은 색과 갈색이 섞여 있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기면서
“일단 방부터 잡고 한잔 하자!”
페넬로페와 아세라는 다시 길을 빠져 나왔다.
시내는 이미 초만원이었다. 가족들과 어울리고 있고 그렇게 못한 사람들은 친구들과도 어울리면서 유흥가를 배회하고 있었다. 10일 간의 휴가였기 때문에 그 동안 못해본 것들을 실컷 해보자고 하면서 신나게 떠들고 마시고 즐기고 있었다.
사복 헌병들이 시내 곳곳에 배치되고 있었고 전투에 참가했다가 귀환한 병사들이 난폭하게 구는 것을 막았다.
디네스는 자신의 앞에 놓여져 있는 술병들을 보면서 질린 표정이 역력했다. 4번을 돌아 다니다가 겨우 중대원들 모두 자리를 차지하고 앉게 된 것이다. 곧바로 다른 곳에서도 사람들이 몰려와 자리를 메워 버렸다. 시에나는 디나와 함께 호텔방에 가본다고 잠깐 나갔고 크라우프는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들 그간 수고들 했어 다 실컷들 마셔!”
크라우프의 말에 중대원들 모두 술병을 들어 마셨다. 잔을 채워 마시는 것이 아니라 거의 병째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별로 그럴 기분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것이다.
깊게 한숨을 내쉬고 있던 크라우프는 쓴웃음과 함께 자신도 브랜디를 병째 들어 입을 대고 마시기 시작했다. 독한 술기운이 목을 타고 넘어가고 속이 후련하다는 생각을 했다.
“후욱!”
술기운을 깊게 내쉬면서 죽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렇게 쉽게 죽어 버린다는 것이 너무나도 허탈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직 잘 알지도 못한 사람들이 아주 간단하게 사라져 버렸다. 영원하게 사라져 버렸다. 이제 조금 지나면 기억도 희미해 져 버릴 것이다. 아주 면역이 되어 버릴 것이다.
“이 자리에 끼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크라우프가 술병을 들어 그렇게 말하면서 건배를 기다릴 것도 없이 술병을 입에 대고 마셨다. 중대원들 모두 그의 그런 행동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중대장님!”
디네스가 옆으로 다가와 말렸다. 크라우프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모두들 죽은 사람들에게 부디 명복을 빌어 주면서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을 기뻐해야지! 자 마시자! 죽은 놈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살아 있다. 언젠 가는 자네들과 같은 세상으로 가겠지만 지금은 우리는 이렇게 살아 있어……살아 있는 기 분으로 한껏 취해 보자!”
모두들 중대장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그만 두세요.”
디네스가 브랜디를 한병 모두 들어 마시고 다시 다른 병을 잡자 그의 손을 잡았다. 의외로 순순하게 병을 빼앗겼다.
“미안하다. 분위기가 좋지 못하군 그래! 일단 마시자! 마시고 다 풀어 버리자!”
그러면서 중대원들과 더불어 술을 들어 마셨다. 디네스도 이곳에서 맥주 이외의 술을 처음으로 마셔 보았다. 처음에 술이 들어갔을 때 숨이 탁하고 막혀왔다. 몇 잔 다시 마시니 목이 아프고 속이 울렁 거렸다.
“바닥에다가는 토하지마라!”
누군가의 말에 디네스는 입을 잡고 일어섰다. 순간 머리가 핑 돌정도로 어지러움이 심했다.
화장실을 찾았을 때 속에서 무엇인가 울렁이고 있었기 때문에 눈이 다 돌 정도였다. 겨우 변기를 찾아서 속에 들어 있는 것을 모두 다시 토해내 버렸다. 아예 정신이 하나도 들지가 않았던 것이다.
누군가 등 뒤에서 두드려 주고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남자였다. 누군지 몰라 자리에서 일어서려다가 잠시 비틀 거렸다. 군복 차림이었다는 것은 기억을 할 수가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술을 많이도 마셨군 중사……적당히 하는 것이 좋아 풀어졌다고 그러는 것이 아니고!”
“누구세요?”
디네스의 물음에 남자는 하핫 웃으면서 뭐라고 대답을 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 곧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모두들 술을 양껏 들어 마시고 있었다. 주량을 한껏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에 다들 많이 취했던 것이다. 실컷 술잔을 비운 다음에 중대원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죽은 사람들은 이제 잊어 버리고 살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축하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보드 홀 쿠벨라는 검은 머리색의 20대 중반의 남자였다. 키가 큰 편이었고 운동을 많이한 그였다. 이번에 하만 바이파로 오게 된 것은 이번 전쟁에 기술 하사로 참가한 여동생 때문이었는데 여동생은 부상이 매우 심각해서 프로스베인에 남겨졌다는 소식을 들을 수가 있었다. 걱정이 먼저 앞섰지만 그래도 전사한 가족이 있는 사람들 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동생을 위해서 잡아 놓은 방의 열쇠를 반납하기 위해서 로비에 내려왔다가 자신의 옆으로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면서 지나가는 것에 저절로 고개가 돌려졌다.
“……누구지?”
서서히 로비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에 따라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뒤따라 나서게 된 것이었다.
앞서 걷고 있는 여성은 몸매가 갸날퍼 보였다. 하얀색 원피스에 매우 짙은 긴 검은 색 머리카락을 하고 있었고 목에는 아주 연한 분홍빛깔을 띄고 있는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호텔의 로비를 빠져나와 주차되어 있는 택시중 하나에 올랐다.
보드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그도 앞서 가고 있는 택시를 뒤따라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자신이 왜 이렇게 따라 왔는지는 그 자신도 모를 일이었다.
택시는 시내의 한 유흥가에서 멈추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일지 모른다 싶었다. 그렇지만 호기심에 그 여성의 뒤를 따라 나섰다.
그 여성은 군인들이 잔뜩 모여 춤을 추고 있고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시선을 받으며 그 사이를 지나쳐 구석에서 자리잡고 있던 군인들 틈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보드는 자신이 따라온 여성이 어디에선가 본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곧 우주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그 사람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원 참……”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서 그도 술을 한잔 시켰다. 그러면서도 그 하얀색 원피스의 여성에게서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옆에 앉은 짧은 갈색 머리의 남자와 무슨 사이인지 모르겠다 싶었다. 이런 곳에서 종사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분명하게 생각나지는 않지만 우주항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사람일 것 싶었다. 그 중위일 것이다.
‘남편인가? 아님……’
결혼을 했을 것이라고 보기에는 나이가 좀 들어 보이지 않았고 남자 친구가 아니었다. 오빠를 기다린다고 했다. 보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게 들었다. 검은 머리카락의 여성은 군인들이 소리지르고 거칠게 술을 마시고 있는 사이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적당히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 자리에서 전혀 흐트러진 것 없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웠던 것이다. 적어도 이런 술집에서 종사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슨 상관이 었을 것이지만 보드는 그녀가 잠시 자리에서 일어서서 화장실쪽으로 걸어갔을 때 맞춰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참을 떨리는 그 앞에서 기다리고 서 있었다. 이런 자리에서도 무엇인가 노래를 흥얼 거리면서 손을 씻고 걸어 나오고 있었다.
“노래를 아주 잘 부르시네요?”
보드가 자신을 지나치려 하는 여성에게 그렇게 물었고 그 사람은 자리에서 멈추어 서서 고개를 돌려 자신을 돌아 보았다.
“호텔에서부터 따라 오시던데요……무슨 용건이 있으신가요?”
흠칫 놀랐지만 보드는 이내 정색하면서
“그렇지 않습니다. 노래소리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이만……다른 뜻은 없습니다.”
“이곳에는?”
“오빠 만나러 왔어요. 같이 술 마신지도 오래 됐구요.”
다소 경계하는 표정으로 물었지만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진정으로 아름답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조각품 같이 얼굴 전체의 조화가 매우 잘 이루어져 있었다. 화장을 하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는 다고 해도 무척 아름다울 것이다.
“네에……재미있으신 분 같네요? 저는 디나라고 해요!”
“예? 저는 보드라고 합니다.”
어린애 처럼 당황하는 보드에 디나는 재밌다는 듯이 키득거리고 있었다. 하얀 얼굴에 짙은 검은 색 머리카락 빠져 들 것 같은 검은 눈동자는 정말로 마음을 사로잡아 버릴 것 같았다.
“반갑네요. 보드씨 저는 이만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언제 시간 있으면 만나보죠!”
빙긋 웃어준 다음에 돌아섰다. 보드는 자신이 무척이나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긴장해본 적은 없었다. 이런 멋진 여성을 만났다는 것이 진정한 행운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는 짧게 숨을 들어 마셨다 내쉬었고 디나라고 했던 말과 함께 짧게 만난 대화가 진정 행운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복구합니다…^_^;;;
새벽까지 흥청거리던 술자리도 끝이 나고 술에 취해서 걷기 시작한 디네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중대원들과도 헤어져서 어딘지 모르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 지금 자신은 홀로 이렇게 한숨만 내쉬게 되었던 것이다.
“젠장할……”
각자 자신들이 있던 자리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자신은 그렇지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쉽게 사람이 죽어 버렸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 자신도 이번 전투 참가의 공적으로 훈장이 수여될 것이라고 했다. 상사 승진이 휠씬 쉬울 것이라고 했다. 16살에 상사라고 한다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웃어 버릴 것이다.
크라우프중대장은 이번의 전투 공적으로 대위승진이 확실시 될 것일것이라고 했다. 특히 전투 중에 적의 전함대를 일격에 격침시킨 공적이나 퇴각 시에 적의 기동함대 사령관의 기함을 격침시켜 사령관을 전사케한 공적은 실로 대단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잘한다면 소령까지 특급으로 승진하게 될 것인지 모를 것이라고 했다.
‘누구는 그렇게 되고……’
디네스는 같은 내무실에 있었고 같은 배에 있던 사람들이 그렇게 너무나도 간단하게 모두 사라져 버렸다는 것에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너무나……’
방금전까지도 같이 웃고 떠들고 있던 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죽어 버렸다. 크라우프도 내색을 하지 않고 있다가 술자리에서 그렇게 슬퍼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이거……”
디네스는 왼손으로 자신의 금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이 이렇게 간단하게 되어 버리는 거야!’
그렇게 한숨을 내쉬고 있던 디네스는 아무 곳에나 털썩 주저 앉았다. 술마시고 이런 고통을 모두 잊어 버리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른 중대원들도 다들 어디론가 흩어져 버렸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낯선 길목 한가운데 서 있는 디네스는 자신도 이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은 나 혼자 뿐이야……’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집에다가 전화를 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이 어찌 되었든 간에 걱정이 너무나도 크셨을 것이다.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손으로 눈가를 문지르면서 서둘러 공중 전화기를 찾았다.
다음날 아침 07시 디나는 상의로 하얀색 블라우스에 하의로 약간 진한 우유빛의 면바지를 입고 목에는 하얀색 스카프 하나를 두르고 호텔의 로비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섰다. 가볍게 하품을 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빈 테이블에 앉았다. 크라우프와 시에나가 아직 일어나지 않았는 것 같았고 두 사람을 방해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포개 얹었고 테이블 옆에 있는 메뉴판을 선택했다. 아침에 오렌지 쥬스와 함께 간단한 야채 스프 계란 프라이 밀 빵을 주문했다. 잠시 자리에 앉아 아침의 전자 신문을 열람하고 있었을 때 그녀의 앞으로 검은색 머리카락의 남성이 다가왔다.
“저기 디나씨죠?”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고 잠깐 생각해 본 다음
“아 보드씨였죠? 이 호텔에 투숙하시나요?”
빙긋 웃으면서 지켜보고 있었고 보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하! 이렇게 같은 곳에 있었군요. 아참 일행이 있으시다고 들었는데요……지금은 혼자신 가요?”
“네? 아……예 오빠는 피곤해서 아직 안일어 났어요.”
디나의 대답에 보드는 용기를 내어 말을 이었다.
“괜찮으시다면 저도 혼자 있는데 합석해도 괜찮을까요?”
그의 물음에 디나는 핏 웃고 있다가 앉으라고 했다.
디나와 맞은 편에 앉은 보드는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마주 앉아 있는 디나는 정말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자신도 주문을 하라고 하는 말에 그는 야채 스프에 계란 프라이 우유를 선택했다.
“보드씨는 어디 출신이세요?”
“저는 로이드출신입니다.”
베르베라에서 로이드 하만 바이파를 거치는 길목에 위치한 하만 바이파에서 가까운 곳 사람이었다. 에이센 교통과 무역의 중심지로서 군사적인 요충지이기도 한 곳이다. 예전 에이센의 군사적인 요지중의 요지로서 베르베라와 아이크 다곤을 잇는 그 중간에 위치한 곳이기도 했다. 신규 항로가 많이 개설되어 있기는 해도 많은 물류가 로이드를 거쳐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디 출신이냐고 물어도 될까요?”
보드의 공손한 말투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저는 베르베라요.”
디나의 대답에 보드는 그러냐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군대라는 것 때문에 주민들은 자신들이 가보지 않을 곳까지 가보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족들도 또한 군대가 배치된 곳에 면회를 가보기 위해서 이렇게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저는 회계 법률회사에서 근무합니다.”
보드의 대답에 디나는 그러냐고 했다.
“저는 학생이에요.”
그녀가 말을 마쳤을 때 요리가 나왔다.
“잘 먹겠습니다.”
음식이 나오자 다른 말은 할 것도 없이 아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아침을 다 먹고 나서 우유와 오렌지 쥬스를 마시고 있으면서 보드가 지나가는 투로 무엇을 공부하냐고 물었다.
“사진하고……영상장비요.”
디나의 대답에 방송국에 들어가고 싶냐고 물었다. 상대가 학생이라는 것에 조금 자신이 나이가 많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상대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 미인이라고 한다면 오래 보게 된다면 질려 버린다 싶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디나는 그렇지가 않았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게 되니 더할 수가 없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어디에선다 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