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20
장거리 카메라에 잡힌 에이센의 헬 케이저급 지상 전함의 거대한 모습은 대지를 모두 짓밟아 버리려는 듯한 거인의 육중함과 같은 것이었다. 왠만한 장애물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며 진행하는 그 모습은 지켜보는 이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엘레비아는 왼손으로 자신의 코와 입술 사이를 살짝 누르고 있었다. 건조한 대기 때문에 코가 많이 아팠고 콧물이 자꾸 나오려 해서 머리가 다소 지끈거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 자신들은 에이센의 지상 전함을 공격해야 했다. 우리의 영토에 침략을 가해온 에이센에 대한 공격을 시도한다는 것이 지휘관인 부르노 엘카토르 대좌가 내린 공격 명령의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실상은 부족한 보급품을 에이센군을 통해 탈취한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매복지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트레일러가 바로 그 목적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었다.
“거리 12,000. 호위 바리스타도 없고 전투기도 없군. 주변에 적의 매복도 없는 것 같고······아주 좋은 먹잇감이군.”
유선 통신망이 열리면서 아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곧 두 사람이 이끄는 바리스타 대대가 좌우에서 에이센의 지상 전함을 향해 공격을 가할 예정이었다. 상대가 어떤 목적을 가진 지상전함이었든 최소한 많은 물자를 보유하고 있을 것은 확실한 것이었다. 최소한 지상 전함은 장기적인 활동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하다 못해도 바리스타의 수리 부품이나 어느 정도의 식량을 소지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예전이었다면 단순한 목표 이외의 것은 아니었을 테지만, 이제는 저 지상전함이 많은 물자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는 그런 막연한 기대에 사로잡혀 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빌어먹을······’
엘레비아는 이곳 룸네가 트리멜 대위의 고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생각하자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자신은 이제 트리멜의 고향에서 에이센에 대항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타르고 상위. 계획대로 측면과 후면으로 공격해 들어간다. 잘하자!”
아담의 목소리가 유선 통신선을 타고 흘러와 엘레비아의 고막을 타고 들려왔다. 그녀는 이 목소리가 트리멜 대위였으면 싶었다. 그렇지만 하는 수 없었다. 지금을 위해서 엘레비아는 아담과 협력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기분 나빠. 그렇지만.’
엘레비아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잠깐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있었다. 그런 다음 다시 한 번 메마른 코끝을 매만졌다. 엘레비아는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바리스타들 중에서 하이파워 빔 바주카를 가지고 있는 엘윈들에게 정확하게 공격을 가할 것을 주문했다. 그녀가 명령을 내리는 사이에도 차츰 에이센의 지상 전함은 빠른 속력으로 지상의 모든 것을 짓밟아 나가고 있었다. 마치 지금의 에이센 처럼 거칠것 없이 자신보다 작은 것들을 모두 무너뜨려 버리려 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엘레비아에게는 저런 에이센의 거대한 지상 전함이 마치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자신들에게는 저런 것을 정지시킬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에이센은 거대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것에 자신의 잣대를 들이밀고 그것에 맞추려 하고 있었고, 다른 생각을 결코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제 엘레비아는 저런 에이센의 오만함을 무너뜨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빔 라이플을 조용히 조준한 엘레비아는 빠른 속력으로 지상의 모든 것을 짓밟으며 자신들이 매복하고 있는 사이를 지나가려는 에이센 지상 전함을 향해 공격 명령을 내렸다.
“쏴라!”
엘레비아의 명령이 떨어지자 그녀의 뒤쪽에서 하이파워 빔 바주카를 들고 있던 엘윈이 즉각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엘레비아를 비롯해 매복해 있던 바리스타들의 빔 라이플 사격이 이어졌다. 맞은편에서도 아담이 이끄는 대대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었다. 에이센의 헬 케이저급 지상 전함은 함체 곳곳에 사격을 받은 후 잠시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정지해 버렸다. 지상 전함이 정지하는 것을 확인한 엘레비아는 즉시 바리스타 부대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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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가 또다시 심술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어흐흑…
…올렸던 것…날려 먹었어요…T^T
이게 두번째 수정한 겁니다…ㅠ_ㅠ;
음…뭐, 언젠가는 괜찮아 지겠지요…^_^; 믿어야 겠지요…흠흠…
음…이번화에는 독자분들의 궁금증을 자아낼 만한 것이 없군요…^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82…
흐흐흐…드디어 액플을 구했습니다…기다려라 슈로대…+_+)/
…한 스테이지에서 3시간 헤메다가…액플을 충동 구매한 아뒤쥔장…
…커흑~! ㅠ.ㅠ 내도온~
‘판타로드’님…오~ 1타를 축하드립니다…코멘트 수에 비해 의외로 경쟁이 치열하군요…-ㅅ-; 음…질문…아니 딴지(?)거신 부분은 작가넘의 말에 의하면 다 노림수가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나중에 나온다는…쿨럭~ ㅡ_ㅡ; 그리고 크라우프는 초능력은 없는데요…단지 엄청난 정력이 있을 뿐…
‘아이페르’님…저는 아무리 발리 들어가도 ‘아이페르’님의 소설에 1타를 못하더군요…가끔 운이 좋을 경우에만…쿨럭~ ㅡㅁㅡ;
‘마알’님…음…총격전의 묘사는 수~~~~많은 전쟁영화에 기초한 것 입니다…묘사가 딸리어…그만한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쿨럭~쿨럭~ 큰 문제여서 탈일 뿐이지요…-ㅅ-;;
‘창세전쟁’님…쿨럭~ 발기부전…쿨럭~ 누구 혼사길 막을 일이 있으십니까…가뜩이나 요즘 아침에 소식이 없어서 큰일인데요…하긴 일어나서 조금 지나면 소식이 오기는 합니다만…더헙! -ㅁ-;;; 내가 무슨 소리를…쿨럭~ 못 들은 걸로 해 주세요…같은 솔로끼리…다툴 필요 없지 않습니가? ^_^;
‘연리지’님…재미있게 봐 주신다니…감사합니다…더욱 열심히 쓰라고 작가넘을 갈구도록 하겠습니다…하지만 갈구기 전에…Call Of Duty를 지워야 겠지요…투쿵~칙! 철커덕~! 투다당~다당~당~…쿨럭~ -ㅅ-;
‘yaiddasya’님…음…설마하니…지루는 아니시겠지요? -ㅅ-; 지루의 최대 문제점은 아내가 남편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다는 것이지요…사랑하지 않으니 느끼지 못하는것이 아니냐…쿨럭~ -ㅅ-; 음…지루의 원인이…많은 성경험과…많은 자위행위로 인한 감각기관의 퇴화(서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라는데…쿨럭~ 음…갑자기 무슨 소리랴…쿨럭~ -ㅁ-;
‘마이트레야’님…음…야이다의 보직은 파일럿이 아니지요…강습해병대 특수전 요원입니다…음…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의 군인입죠…그러니 야이다는 패스…시에나는 쿨럭~ 드릴 말이 없다는…하지만 그녀의 입장(임무???)은…쿨럭~ -ㅅ-; 그리고 경호팀은 알게 모르게 따라 갔습니다…단지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다 보니 투입이 조금 늦어졌을 뿐…음…그리고 받았던 100원은 돌려 드리도록 하지요…^_^)/(100원)
‘horizon’님…맨몸은 아니었습니다…원래 작가넘이 쓴 것에서는 차량도 방탄 차량이 아니라 보통 차량이었다는…다 뜯어 고치느라 죽을 뻔 했습니다…쿨럭~ ㅠ_ㅠ 그리고 이번의 사건은 크라우프가 그냥 당해준 것에 가깝습니다…쿨럭~ 나중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만…
‘검은묵시록’님…음…언젠가는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우선은 Z계열이나 ZZ…뉴건담 계열을 주력으로 쓰시고요…나포한 드벤울프나 양산형 큐베레이를 잘 이용하시는 것이(물론 나포하려면 상당한 희생이…맵병기와 프레셔 난무의 압박…T^T)…쿨럭~ 이정도 밖에는 조언을 해 드릴 수 없네요…죄송합니다…
‘하레스’님…쿨럭~ 그, 그래도 침대에서라도 쓸모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복상사 했을…퍽~!
‘로이드’님…쿨럭~ ^^; 칭찬 감사합니다…본래 저 장면은 저렇지 않고 더 급박한 편이었는데요…작가넘이 떠오르는 ‘FEEL’을 주체 못하고 너무 급하게 썼던 나머지 뒤죽박죽이어서 정리에 상당한 고생을…쿨럭~ -ㅅ-;
‘다크크라이드’님…(자신있게~)네! 한방에 죽습니다…불사신이 아닌 이상 한방에 죽지요…물론 급소에 잘 맞았다는 전제하에 말이죠…^_^; 육체적으로 뒤어나긴 하지만 불사는 아닙니다…죽이면 죽죠…ㅡ.ㅡ;; 얘네덜은 ‘늙지 않는 것’일 뿐…’죽지 않는 것’은 아니거던요…쿨럭~
‘자다가쿵해쪄’님…음…앞으로의 스토리에 관계된 미묘한 질문이군요…-ㅅ-; 작가의 압박을 무시하고 살자꿍 알려 드리자면…못하는 것과 비슷합니다…쿨럭~ 아…뒤통수 땡겨…-ㅁ-;
‘soulschaos’님…어제 코멘트로 답변해 드렸습니다만…쳐낸 것…입니다…쏘면 끝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쏘겠습니까…헌데 실제로 수류탄을 총으로 쏘면 터지나요? 의경 출신인지라…훈련용 수류탄 외에는 던져본 적이 없어서리…작가넘의 경험에 의하면…수류탄 던지고 나서 ‘깜딱’ 놀랐다는데…^_^;
‘나만의천사’님…작가넘의 머리속을 보고서 말슴하신 건 아니겠지요?…쿨럭~ 패턴이 읽히고 있다…쿨럭~
음…늦었군요…하지만 이번에도 제대로 올라간다는 보장이 없으니…쿨럭~
…소제목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0^)/~
디네스는 자신이 탑승하고 있던 지상 전함이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게 되자 무척이나 당황하게 되었다. 하지만 노련한 고참병 답게 재빨리 사태를 파악한 그녀가 재빨리 자신의 바리스타인 스부타이에 올랐을 때 외부에서의 공격으로 격납고 안으로 화염이 밀려 들어왔다. 그 여파로 인해 격납고의 내부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였고, 매캐한 연기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공기정화 시스템이나 전기 시스템이 파괴당하지는 않았는지 자동으로 작동하는 소화장치나 배기장치가 작동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은 기계뿐이었고,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당황하고 있기만 했다.
“적의 기습이다! 적의 기습이다! 전 승무원은 각자의 위치에서 요격전에 들어가라!”
지상 전함 함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 나왔으나 우왕좌왕하는 승무원들을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디네스는 당황하는 자신의 소대원들을 다그치면서 스부타이를 격납고에서 빼내었다. 바로 그때 또다시 큰 충격이 함체를 흔들더니 격납고 안쪽으로 다시 한 번 큰 화염이 밀고 들어왔다. 그 충격으로 디네스는 자칫 중심을 잃을 뻔 했지만 자세를 낮춰 넘어지는 것을 간신히 면할 수 있었다. 정신이 다 얼얼해지는 상황이었지만 디네스는 본능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적의 공격으로 바리스타 사출 장치가 가동 불능에 빠지자 두 번째 폭발로 발생한 커다란 구멍을 통해 지상 전함 밖으로 빠져 나왔다.
“젠장······”
바닥에 착지한 디네스가 바리스타의 자세를 조정하고 있을 때 그녀의 앞으로 엘윈 1기가 빔 라이플을 들고 덤벼 들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디네스는 본능적으로 빔 라이플을 조준해 발사해 넣었다.
곧이어 디네스는 자신이 발사한 빔에 맞아 폭발을 일으키는 엘윈의 너머로 적 바리스타들이 전진해 들어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디네스는 입술을 지긋이 깨물며 지상 전함에 등을 기댄 채 주변에서 전진해 들어오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을 향해 빔 라이플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멋모르고 접근해 들어오던 엘윈과 치라운이 각각 1기씩 디네스의 빔 라이플 사격을 받고 격파 되었다. 그러나 디네스는 그 이상의 적을 격파할 수 없었다. 주변에서 밀고 들어오는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의 집중 사격이 시작 되었기 때문이었다. 디네스는 자신의 안위만이 아니라 뒤따라 나오는 소대원들을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주변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적을 상대할 수 없었다.
디네스의 주변으로 화력이 집중되며 크고 작은 폭발이 연이어 일어났다. 그 폭발 때문에 일어난 엄청난 흙먼지를 덕분에 디네스는 기체를 숨긴 채 처음 서 있던 곳에서 이동할 수 있었다. 상대 바리스타들 중에서 자신을 향해 정확하게 빔을 날리고 있는 놈들이 있기는 했지만 디네스는 기체를 낮추며 자신을 향해 빔을 발사해낸 적기를 향해 반격을 가했다. 바로 그 순산 지상 전함의 대공포대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디네스의 머리 위쪽에 있던 대공포대가 좌우로 움직이더니 사방으로 포탄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디네스의 앞쪽으로 희뿌연 흙먼지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사이를 뚫고 파츠 베이스군의 바리스타가 발사한 빔 공격이 지상 전함의 대공포좌를 향해 날아 들어가고 있었다. 디네스는 기체의 자세를 낮추며 전함을 향해 빔이 발사된 곳과 좌우로 조금씩 벗어난 지점으로 연속해서 빔 라이플을 발사해 넣었다. 이 사이 디네스의 소대원들이 지상 전함의 격납고 밖으로 빠져 나와 자세를 잡고 있었다.
“결코 한자리에 멈추어 서서 적을 향해 사격하지 마라!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시간을 끌어!”
디네스는 소대원들에게 크게 소리를 지르며 사방에서 날아오는 빔을 회피하며 전투장을 누비기 시작했다. 주변은 온통 빔과 포탄으로 인해 불타오르는 대지와 솟아오른 흙먼지, 희뿌연 연기 때문에 아무 것도 알아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순간 적의 공격이 일순간 멈춰 버렸다. 디네스가 있는 전함의 반대쪽에서는 계속해서 대공포대가 불을 뿜기 시작했지만 디네스와 그녀의 소대원들이 있는 쪽으로는 별다른 적의 공격이 없었다.
“······어떻게 된 거지?”
디네스가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좌우로 무엇인가가 번쩍하는 것이 지나갔다. 미처 피할 사이도 없이 빔의 에너지는 디네스의 바로 앞을 스쳐 지나갔다. 깜짝 놀란 디네스는 거의 본능적으로 조종간을 잡아 당겨 이동했고, 방금까지 그녀의 기체가 서 있던 곳으로 하이 파워 빔 바주카의 에너지가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등골이 오싹해진 디네스는 다시금 기체를 움직여 또다시 들어오는 공격을 회피해 냈다. 다시금 기체의 자세를 잡는 그 순간 디네스의 앞쪽으로 무엇인가 검은 물체가 고속으로 접근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디네스는 순간적으로 추진기를 작동시키며 돌진해 들어오는 그 물체가 적임을 깨닫고는 빔 라이플을 발사해 넣었지만 제대로 조준되지 않았는지 맞지 않았다.
“웃!”
그 검은 물체는 디네스의 기체 앞쪽으로 정확히 내려앉았다. 엘윈이었다. 추진력이 부족했던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본래 의도했던 위치가 그곳이었는지 엘윈은 디네스의 눈 앞에서 메인 카메라를 빛냈고, 디네스는 눈앞에서 엘윈이 착지하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엘윈은 손에 아무 무기도 들고 있지 않았다. 아주 잠깐 동안 그녀를 노려보던 엘윈은 왼손으로 광검을 꺼내더니 디네스의 콕핏을 찌르려 했다. 광검의 빛을 바라보던 그녀는 그 빛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본능적으로 방패를 움직여 막아갔다. 방패에 광검이 와 부딪치자 디네스는 본능적으로 상대의 기체를 방패로 밀어 버렸다. 방패와 상대방의 기체가 부딪치며 육중한 충격이 콕핏에 와 닿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며 그 충격을 견뎌 내었다. 다시 방패를 든 왼팔을 움직여 비틀거리는 엘윈의 바디를 후려 친 뒤 다시 스부타이의 발로 걷어차 버렸다. 연속된 충격에 상대가 중심을 잃어버리며 비틀대자 디네스는 즉시 바디에 빔 라이플을 먹여 주었다. 상대는 잠시 움찔하는 듯 하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져 움직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통신기를 통해 뒤쪽에 있던 소대원이 지르는 비명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디네스가 돌아보니 세우터 1기가 돌진해 들어와 연속 사격으로 자카운 2기와 스부타이 1기를 빔 라이플로 날려 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3기의 바리스타를 단숨에 격파해낸 그 적기는 똑바로 디네스를 향해 덤벼들고 있었다.
아담은 일단 대공포화를 퍼부어 대는 에이센 지상 전함의 대공포대를 향해 빔 라이플과 하이파워 빔 바주카 공격을 퍼부어 무력화시킨 후 좌우로 공격해 들어가는 전법을 취하고 있었다. 대공포만 침묵시키면 움직임이 멈추어 버린 지상 전함은 하나의 목표물에 지나지 않았고, 숫적으로 열세에 있는 에이센의 바리스타 부대는 지상전함의 지원이 없다면 쉽게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적 바리스타가 지상 전함에서 출격하는 것을 봉쇄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었다. 아담은 내심 적 바리스타가 출현하기 전에 전투를 종결짓고 싶어했고, 그 때문에 전투 초반부터 적극적인 점근 공세를 가했다.
하지만 아담의 생각은 전투 초반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는데, 1기의 에이센 신형 바리스타가 여러기의 아군기를 격파하며 지상 전함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 적기가 자신의 부하들을 여러기 격파해 내자 잠시 상황을 지켜보던 아담은 낮게 혀를 차며 그 기체를 목표로 하여 적진 속으로 뛰어 들었다. 아담은 자신의 앞쪽으로 보이는 적기 3기를 단숨에 격파해 냈다. 그리고 자신에게 등을 보이고 있다가 막 돌아선 적기를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느려!”
그는 잠깐 지상에 착지를 한 후 자신에게서 등을 보이고 있는 에이센의 신형기를 목표로 그대로 속력을 높였다. 상대가 자신을 향해 빔 라이플을 발사하는 것이 보였지만, 그는 재빨리 그 공격을 회피해 냈다. 그 사이 아담도 빔 라이플을 조준해 상대를 날려 버리려 했다. 그러나 아담이 막 조준을 하려는 순간 상대 기체가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웃!”
아담은 순간 상대가 육박해 들어왔음을 알아 차렸다. 재빠르게 기체에 역추진을 걸면서 주변으로 흙먼지를 뒤집어 씌웠다.
그 순간 에이센 신형기가 아담의 기체 측면으로 정확하게 돌진해 들어왔다. 방패를 앞세운 공격이었다. 갑작스러운 공격이었지만 아담은 기체를 비켜 내면서 상대의 육탄 돌격을 회피해 냈다. 그리고 아담은 공격이 실패하여 완전히 비어 있을 적기의 등을 노리려 했다. 그렇지만 에이센 신형기는 지상 전함의 외벽에 방패를 부딪쳐 속도를 급격하게 줄이더니 동시에 역추진을 걸며 튕겨져 나왔다. 그것과 동시에 오른팔을 자신 쪽으로 뻗었다.
“큿!”
적기의 오른팔에는 빔 라이플이 들려 있었고, 그것은 아담이 타고 있는 세우터의 바디 쪽으로 정확하게 겨냥되어 졌다. 그 모습을 본 아담의은 머리가 곤두서는 것을 느끼며 재발리 조종간을 잡아 당겼다.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아담은 코앞에서 발사된 상대의 공격을 가까스로 회피해 낼 수있었다.
“젠장! 이 거리에서!”
디네스는 눈앞에 있는 세우터가 자신의 공격을 회피해 내는 것을 보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재빨리 빔 라이플을 여러 발 발사해 넣었다. 그렇지만 상대는 근거리에서 발사된 디네스의 공격을 모조리 회피하면서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모든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디네스는 다시 자세를 낮추며 연이은 충격으로 반쯤 부서진 방패로 바디를 가렸다. 바로 그 순간 지상 전함의 정면 함포 부분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통신기를 통해 지상 전함이 항복한다는 내용이 들어왔다.
“항복이라고? 빌어먹을!”
디네스가 닌상을 스는 동안 그녀의 주변으로 파츠 베이스군의 바리스타들이 출현해 함체 곳곳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디네스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알아차렸다. 전함이 항복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후퇴하라! 후퇴해!”
그녀는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는 파츠 베이스 바리스타들을 향해 몇 발의 빔을 발사해 넣은 후 적의 포위망 중에서 약해 보이는 부분을 향해 고속으로 빔을 연사했다. 그 매서운 공격으로 인해 적 바리스타들이 주춤하며 틈을 벌렸고, 그 틈을 노려 디네스와 살아남아 있던 바리스타 3기가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주변에 몰려든 적에 의해 디네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기체들은 모조리 격파되고 말았다.
디네스가 적의 포위망을 거의 돌파하였을 때 그녀의 앞으로 뜻밖에도 20년 전쟁 초기 모델인 구식 아이바쿠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아이바쿠는 빔 라이플이 아닌 실탄 병기를 장착하고 있었다. 상대는 소형 고성능화 되어 있는 디네스가 탑승한 스부타이 보다도 훨씬 커다란 기체를 가지고 있었다. 기본적인 설계상의 문제 때문에 현재의 바리스타들 보다 덩치가 크고 상대적으로 느린 아이바쿠였다. 그렇지만 그 구식 아이바쿠는 연속된 머신건 사격으로 디네스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는데 성공했다. 공격을 받은 디네스가 잠깐 주춤거리자 탄환을 모두 소진한 아이바쿠는 머신건을 내려놓고 왼쪽 손등과 일체화 되어 있는 광검을 빼들더니 디네스의 스부타이를 향해 돌진해 들어왔다. 개량형 아이바쿠 부터는 광검이 탈착식으로 되어 있지만 구식 아이바쿠는 광검이 왼팔의 팔목 부분에 고정되어 있는 방식이었다. 디네스는 실제로 구식 아이바쿠를 타 본적이 없었고 실제로 본 것도 바리스타 박물관에서나 보았던 것이었다. 현재의 소형 고성능화 되어 있는 바리스타에 비한다면 형편없는 기동력과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지만, 그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구식 아이바쿠는 어느새 디네스의 기체 앞으로 근접해 들어왔다. 디네스는 상대가 내지른 광검과 왼팔을 슬쩍 피한 후 방패로 상대의 콕핏 부분을 정확하게 찍어 버렸다. 방패가 깊숙이 찍혀 버려 방패를 뺄 수 없게 되자 디네스는 미련없이 방패를 버리고는 재빨리 자리에서 벗어났다. 머뭇거리다가 죽기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 구식 아이바쿠가 포위망의 마지막이었던지 그녀의 앞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틈도 없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적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추진제를 몇 번 분사하며 시스 시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에이센 지상 전함은 운행 능력이 파괴되고 정지한 후 방어 능력을 상실해 항복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전함을 호휘해야 하는 바리스타들은 아담의 공격으로 대부분이 격파되었다. 엘레비아는 에이센 지상 전함의 항복을 받자마자 그 안에 적재되어 있는 전투 물자를 최대한 많이 실어 나르도록 지시를 내렸다.
“1기가 살아남아 도주했다고?”
엘레비아는 아담의 휘하 바리스타들 중 무려 17기가 격파 되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들 중 12기를 끝까지 살아남아 도주하는데 성공한 1기의 바리스타가 파괴했다는 말은 그 바리스타 파일럿의 실력을 짐작케 해 주기에 충분했다.
“하는 수 없지. 추격은 포기하자. 일단 짐들부터 빨리 옮겨야겠지. 에이센의 증원군이 오기 전에 말이야.”
엘레비아는 순식간에 17기의 부하들을 잃은 아담을 위로할 틈도 없이 지상 전함에 가득 실려 있는 화물들을 옮겨 싣기 위해 열중했다. 바리스타들이 안쪽에서 화물들을 꺼내고 있고 이것을 보고 근처에서 위장한 채로 대기하고 있던 트레일러들이 달려왔다. 이 트레일러들은 바리스타 운반용 트레일러들로 브리짓테 기지에 있던 것들이었다. 다른 바리스타들이 주변 경계에 나서고 있을 때 나머지들은 에이센 지상 전함 속에서 화물들을 끄집어 내 트레일러에 옮겨 싣고 있었다. 물론 적의 추적장치가 있을지 검색하는 것을 잊지 않았는데, 예상대로 몇 개의 짐에서 에이센군이 붙여 놓은 것으로 보이는 전파 발신장치가 발견되었다. 아담은 적의 추적장치를 발견했다는 보고가 들어오자 그것들을 모두 파괴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혹시라도 찾아내지 못한 것이 더 있을지도 모르니 철저히 탐색할 것을 지시했다. 이상한 전파가 발생하는 화물만 조사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으므로 아담의 지시는 순식간에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들을 감독하고 있던 엘레비아는 지상 전함의 승무원들이 백기를 들고 지상 전함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니터를 확대해 본 결과 모두들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
“타르고 상위. 포로들을 어떻게 하지?”
아담이 항복해 오는 에이센 포로들을 보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물어왔다. 양손을 머리위에 들고 서 있는 에이센의 포로들은 숫자도 꽤 많았기 때문에 이들을 따로 수용하거나 할 수 없는 자신들로서는 항복해 오는 에이센 병사들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모두 죽여 버릴까?”
아담이 통신기를 통해 말을 건네오자 엘레비아는 순간 그렇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즉시 아담의 말을 거부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어차피 전투 능력이 없으니 말이야.”
트레일러에 실어갈 수 있을 만큼 짐을 실어낸 엘레비아와 아담은 지상 전함 승무원들에게 들리도록 크게 통신기를 열었다.
“지금부터 10분 뒤 지상 전함을 파괴할 것이다. 지상 전함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라!”
순간 어쩔 줄 몰라하던 에이센의 투항병들은 일제히 개미떼 흩어지듯 지상 전함에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트레일러와 다른 바리스타들이 흩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정확히 10분 뒤 엘레비아와 아담이 지휘하는 바리스타들은 지상 전함을 향해 빔 라이플을 연사해 댔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처럼 큰 폭발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았다. 함체 여러 곳을 파괴해 아주 못쓰게 만들어 버린 두 사람은 기체를 돌려 예정된 퇴로를 따라 이동해 갔다.
같은 시각 크라우프와 다이레아는 록시나 XI호의 지휘 데스크에서 현재 파츠 베이스 바리스타 부대가 지상 전함을 파괴하고 떠나는 모든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었다. 이 영상은 궤도에 있는 순양함에서 대지 촬영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
“빌어먹을 녀석들······”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 크라우프는 짧게 혀를 차며 약간 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가 일부러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다이레아는 조용히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니터를 통해서 불타오르고 있는 에이센 지상 전함의 좌우로 무언가 작은 것들이 깨알처럼 흩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무엇인지 몰라 의아해 했지만 곧이어 파츠 베이스 바리스타들이 지상 전함을 향해 사격을 퍼부어 대자 낮게 신음성을 터뜨렸다. 얼핏 보기에는 포로로 잡은 동료들을 움직이지 못하는 지상 전함에 가두어 놓고 학살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퇴각해 하는 저놈 들을 놓치지 마라!”
다이레아는 통신기를 통해 대지 촬영을 하고 있는 순양함 함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다이레아도 중령이었고 작전 참모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하게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었다.
이윽고 궤도에 있는 순양함에서부터 송출되어 오는 정보를 토대로 정보가 모니터화 되고 있었다. 화면에는 병력을 싣고 근처의 상공을 배회 중에 있던 오커스 수송기 1대가 현장으로 급파되고 있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지만, 현장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빌어먹을. 저 녀석들이 저런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는군.”
그렇게 중얼거린 크라우프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 자리에 올라와 있는 루이스 대령에게 지시를 내렸다.
“궤도에 주둔중인 함대가 보유하고 있는 바리스타의 30%를 지상용으로 개조해 주시오.”
“알겠습니다.”
루이스 대령은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크라우프는 지그스문트 대령과 쉐프턴 대령을 돌아보며 마치 준비하고 있었던 듯 지시를 내렸다.
“일단 적 기지를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지상전 준비를 서둘러 주시되 기존에 경비병력으로 배치된 병력들을 그대로 유지시키고 사령부 예하와 궤도상에 주둔하고 있는 함대에서 새로운 병력들을 차출시키도록 합시다.”
크라우프가 지상에 내려와 있는 기존의 경비 병력들을 움직이지 않으려 한 것은 지난 번 자신이 겪은 대로 파츠 베이스 잔존 병력들이 시내에서 무슨 분탕질을 벌일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각하. 그렇게 되면 지상전을 수행할 병력이 부족하게 됩니다.”
다이레아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많은 수의 강습해병대와 공간기갑병들이 도심 점령과 치안 유지 활동에 투입되어 있어 사령부 예하의 예비병력들로서는 지상전을 수행하기 힘들다는 것이 다이레아의 의견이었다.
“상관없어. 어차피 점령이 목적이 아니니까.”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의 지적을 듣고 잘라 대답을 한 후 자신의 지시대로 바리스타들을 지상전용으로 전환시킬 것을 지시했다.
“알겠습니다.”
다이레아를 비롯한 참모들이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흩어지자 크라우프는 다시금 상황을 보여주는 모니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곧 그의 눈에 파츠 베이스 잔당군들이 움직이는 것이 들어왔다.
‘역시 식량과 물자가 부족한 것 같군······’
그 생각을 하면서 크라우프는 씁쓸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으로 도망친 파츠 베이스군은 공간 전투 능력을 상실했으니 차라리 항복하는 것이 나을 것이었다. 크라우프였다면 마땅히 항복을 했을 것이다. 만약 항복하지 못할 사정에서 공간 전투 능력을 상실하고 궤도마저 점령 되었다면 차라리 보급 물자를 챙겨 곳곳에 숨어들어 있게 될 것이다. 바리스타 같은 대형 장비들은 모두 폐기를 해 버리든지 그렇지 않으면 잘 숨겨둔 뒤 게릴라전 위주로 전술을 바꿨을 것이다.
“너무 무모해.”
적의 도주 방향을 주시하고 있던 크라우프는 포로를 계속해서 심문한 결과 얻어낸 대략적인 적의 예상 행동 범위와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이 저항한다면 하는 수 없겠지.”
그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부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도주하고 있는 적을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적도 우리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크라우프는 잠시 턱을 괴면서 눈을 가늘게 뜨며 적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슬쩍 입가를 들어 올렸다.
‘아마······마지막까지 살아 남은 기체가 디네스겠지? 왠지 미안해 지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