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43
크라우프는 곧바로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 디나에게 보드 쿠벨라가 어떤 녀석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지 위해서 이렇게 떠들썩하게 일을 벌여 놓았는데 그것을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지 말라고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크라우프는 명심하겠다고 대답했다. 그의 다짐을 받은 카레나는 1월 말에 보자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카레나의 일 처리를 직접 보게 된 크라우프는 디나와 보드 쿠벨라 같은 녀석이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막아서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빠로서 동생을 위해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한켠으로는 처음부터 디나의 말 같은 것을 들어보지 않고 일을 처리해 버렸기 때문에 디나를 보기 좀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만약에 디나와 보드 쿠벨라의 사이가 각별해져 쉽게 돌이킬 수 없게 된 것 보다는 나았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보드 쿠벨라가 어떤 식으로 디나에게 접근을 했든 디나는 그 혼자의 좋고 싫음으로 이성과 교제하는 것이 쉽지 않은 위치에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결점이 많은 보드 쿠벨라가 디나와 각별한 사이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이다.
에이센 제 4대 황제 리하르트는 자신의 황녀들 대다수를 20세도 되기 전에 혼처를 정해 강제로 결혼시켜 버렸다. 이것은 리하르트 황제가 가진 첫번째 황녀 커스토인 고트 펜 류픽크가 자유연애를 통해 결혼했는데, 커스토인 고트의 결혼 생활이 결코 순탄치 않았고 커스토인 고트의 배우자가 된 게르하르트 크로메가 매우 방탕하고 난폭한 인물로서 수많은 기행을 일삼음으로서 황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데 일조했기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자녀가 없던 리하르트 황제가 처음으로 가진 황녀였고 그 황녀가 성장해 배우자를 맞이했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관심의 대상이 되어 언론에서는 연일 커스토인 고트와 그 배우자인 게르하르트 크로메의 일을 방영하고 있었다. 이런 언론의 관심은 연일 벌어지는 게르하르트 크로메의 낭비와 도박, 파티벽, 그리고 아내인 황녀에 대한 학대 같은 것을 매일 같이 찾아낼 수 있었고, 좋은 먹이감을 발견한 언론은 그것을 연일 보도해 댔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싸구려 잡지에도 황실 가족의 이야기가 오를 정도로 황실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던 것이다.
이것 때문에 리하르트 황제는 크게 분개했다. 그렇다고 사위인 게르하르트 크로메에게 죽음을 내릴 수 없었다. 또한 게르하르트 크로메 뿐만이 아니라 두 번째 황녀인 지나 아르테아도 남편인 하르트무트 샤이블레와의 사이가 매우 좋지 못했다. 샤이블레 또한 첫번째 부마인 크로메 이상으로 방탕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언론에 이들 두 사람의 기사가 실리지 않을 때가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은 황실의 명예를 갉아 먹었던 것이다. 이들 두 부마 때문에 리하르트 황제는 커스토인과 지나 이후 태어난 황녀들을 강제로 혼처를 정해 일찍 결혼시켜 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리하르트 황제 슬하의 대부분의 황녀들이 19세에서 23세 이내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이런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 게르트 하우츠 황제의 하나뿐인 황녀인 디나가 리하르트 황제의 두 골칫거리 부마였던 게르하르트 크로메와 하르트무트 샤이블레와 같은 식의 남성과 결합하게 되는 것을 황실은 무척이나 두려워했다. 그렇기 때문에 디나가 보드 쿠벨라와 보다 각별한 사이로 발전하기 전에 디나가 그런 남성과 만나는 것 자체를 가로 막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디나가 보드 쿠벨라를 자신의 첫 번째 남편으로 맞을 수 있다고 까지 은근하게 생각하고 보드 쿠벨라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단순하게 보드 쿠벨라와 디나를 떼어 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두 사람을 못 만나게 하는 대신 디나가 자연스럽게 보드 쿠벨라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었다. 그것은 보드 쿠벨라를 중심으로 큰 사건을 일으켜 그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방법 밖에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디나가 비록 정치와 군부의 일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황실에서 공적으로 행사를 벌이는 일에 대해서도 거의 참석을 하지 않고 개인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다고는 하지만, 황실의 명예와 그녀 자신에게 가해지는 사회적인 평판 같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는 있었다. 이것은 디나를 어릴적부터 지고신교 수녀원에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만든 습관이었다. 지고신교의 교리는 매우 금욕적인 성격을 띄고 있으며 상대에 대한 정조와 개인 적인 명예를 중시하는 면을 띄고 있었기 때문에 디나는 자신의 일 때문에 황실의 명예가 실추되는 일을 보지 않으려 할 것이라 예상되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디나가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남자가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와는 다르게 여성들을 속이고 이용하여 잇속을 챙기고, 마약에 취해 2명 이상의 여자들과 거리낌 없이 섹스를 나누며, 매춘 사업에 손을 대고 있다는 사실들을 알게 된다면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 뻔했다.
크라우프와 통화를 하면서 카레나 스쿠비는 보드 홀 쿠벨라에 대해서 간단하게만 조사를 했던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었다. 자신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이런 사실을 확실하게 알아냈을 것인데 수박 겉핥기 식으로 간단한 신원 조사만을 한 것이 후회된다고 한탄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이렇게 일을 크게 벌이고 말았다는 것이다.
카레나와 통화를 마치고 난 크라우프도 마음 한 구석이 복잡했다. 일을 제대로 처리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시에나와 다이레아가 이런 일을 디나에게 말을 해 줄리는 없었기 때문에 그는 안심을 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다시 한 번 다이레아와 시에나를 불러 이 일을 발설하지 말 것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이레아는 야이다와 알리시나가 결혼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발표를 전해 듣고 축하한다는 말을 해 주러 파일럿 숙소 쪽으로 내려와 있었다. 두 사람은 아이크 전선에서 귀환해 오면서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로 발전했고 이제는 결혼식을 올리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야이다가 평소와는 달리 쑥쓰러운 듯 한 표정으로 양가의 부모님들이 두 사람의 결혼을 위해 베르베라로 직접 오기로 결정 내려 졌다고 말을 하자 모여있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환성과 박수 소리가 일제히 터져 나왔다.
“전쟁터에서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더니 이제는 완전히 죽음의 길로 들어가 버리네!”
이들 두 사람의 결혼 발표를 들은 이미 결혼해 가정을 가진 사람들은 결혼은 곧 두 사람 모두 죽음의 길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라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의 짓궂은 말을 듣게 된 야이다는 알리시나와 함께라면 죽음의 길도 두렵지 않고 오히려 행복할 것이라고 말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로부터 시샘을 받게 만들었다.
다이레아는 야이다가 평소의 거친 이미지와 행동과는 달리 알리시나에게 만큼은 순한 양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하해요. 알리시나.”
다이레아는 예전에 알리시나의 상관이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고맙습니다. 다이레아.”
같이 일선에서 싸웠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알리시나는 다이레아의 축하를 고맙게 받아 들였다. 이들 두 사람의 직속상관인 에이린도 두 사람의 앞날에 대해서 축복의 말을 해 주었다.
어쨌거나 갑작스러운 두 사람의 결혼 발표는 전선에서만 바쁘게 살아왔다가 후방으로 와서 자칫 지루해져 버리려 하고 있던 베르베라에서의 생활에 하나의 활력소가 되었다. 많은 고참병들이 제대를 해 버린 상황에서 아직까지도 군대에 남아 있던 야이다와 알리시나가 전격 결혼을 한다는 것은 전선에서 살아 돌아온 고참병들에게 매우 반가운 내용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바로 이 순간 이번 초계 활동이 군 생활의 마지막 초계 활동이 되는 사람이 있었다. 우즌 리베라 준위가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는 이제 29세의 늦은 나이에 인생을 새롭게 시작해 보겠다고 결심해 전역 신청서를 낸 것이다. 그는 18세에 처음으로 하사관으로서 군인이 된 후 10년 넘게 군인으로서 생활한 것이었다. 우즌 리베라 준위는 자신의 인생의 황금기를 모두 군대에 바쳤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전쟁을 통해서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아 했다. 아니 이제 우즌 리베라 준위는 자신이 할 만큼 했다고 판단을 내린 것 일지도 몰랐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전우들이 있는 군대에 자신의 남은 삶을 묻어 버릴 수 있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전쟁터에서 수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겨가면서 남게 된 자신의 삶을 완전히 내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몰랐다. 그의 결심을 더욱 굳히게 만든 것은 그의 낭비하지 않는 성격과 평소의 성실한 저축 습관이었다. 그가 하사관으로부터 시작해서 전투에 참가하면서 받은 수당 같은 것들을 고스란히 모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즌 리베라 준위가 군대에서 모아놓은 돈도 꽤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고 그는 이제 다른 자신의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 진 것이다.
그는 결혼을 발표한 야이다와, 결혼을 위해서 자신의 배우가자 될 발레리 미구엘 대위의 가족들을 만나보기 위해서 휴가를 받아 떠난 게리 쉐프턴 대령 같은 사람들이 내심 부럽기도 했다. 그들 모두 그들 스스로의 인생을 위해서 그렇게 스스로를 투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곁에서 지켜 보면서 우즌 리베라 준위도 이제는 자신의 삶에 투자하고 싶어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그의 동료들은 이제 부대에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오랫동안 고생을 함께 한 디네스도 지금이 자리에 없었다. 그녀뿐만이 아니라 많은 동료들도 전쟁이 끝나자 차츰 제대를 했다. 비록 디네스는 지금 제대를 했는지 안했는지는 몰라도 그녀의 고향인 프로스베인에 남아 있어 지금 이 자리에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시에나와 니콜라스 라티시드 소위 같은 몇몇 사람들은 우즌 리베라 준위와 함께 남아 있었고, 그들은 제대를 앞둔 우즌 리베라 준위에게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우즌 리베라 준위의 옛 소대장이기도 했던 시에나는 그의 제대를 무척이나 안타까워 했다. 그렇지만 이제 더 이상 전쟁에 이끌려 다니는 것 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우즌 리베라 준위에게 그녀는 묵묵히 그의 어깨를 두드려 줄 뿐이었다.
1월 16일 화요일 20시 뉴스에서는 바르디아의 중심 행성인 에르바 행성에서 대규모 반 에이센 폭동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 되고 있었다. 무기를 가지지 못하고 있는 바르디아인들이 자동소총과 탱크를 앞세운 에이센 진압군들을 향해 돌팔매질과 화염병을 투척하는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었다. 폭도들을 해산시키기 위해서 에이센 병사들이 소총을 허공에다가 발사하는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에이센 병사들이 수평 사격을 가해 직접적인 총격을 가했다는 사실이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는 했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미확인 사실로 취급되어질 뿐이었고, TV에서는 방송 기자가 바로 뒤에서 촬영한 기관총 사수는 기관총의 총구를 허공으로 향하도록 한 후 계속해서 시위대의 머리위에다가 총탄을 쏘아대고 있는 모습만이 방영되고 있을 뿐이었다.
곧이어 이어진 현장 인터뷰에서는 에이센군의 지휘관이 나타났다. 현장 진압 부대를 지휘하는 지휘관은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중령이었다. 그녀는 폭도들이 거리를 장악하고 상점을 약탈하며 질서 문란 행위를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한 그녀는 일부 폭도들이 총기를 탈취해 진압하려 나서는 병사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병사들의 희생이 발생한다고 크게 화를 내고 있었다. 시민들에게 수평 사격을 가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자 중령은 크게 화를 내며 원론적인 말을 이었다.
“이들은 우리가 보해야 할 시민들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이들에게 직접 사격을 가할 수 있겠습니까?”
그 중령은 무척이나 화를 내었다. 바로 그때 화면이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과 돌이 근처에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어 방탄 방패를 손에 쥔 병사들이 시위대가 던지는 돌을 막아내고 있는 모습이 비추어 졌다.
화면은 이것에서 정지해 아나운서의 멘트로 이어졌다. 에르바에서의 반 에이센 폭동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 같다는 아나운서의 다급한 멘트와 함께 에르바 상황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어디를 보아도 상황이 별로로군.”
여기까지 시청한 크라우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옆에서 묵묵히 뉴스를 시청하고 있던 아세라를 돌아보았다.
“생각보다 심각하네. 에휴······”
폭도들에 의한 에이센군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에서의 보도 때문에 아세라는 꽤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었다. 과거에 베르베라에서도 비슷한 소요 사태가 일어났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저런 일이 없어야 할 텐데 말이야.”
크라우프는 아세라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 안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내 동생은 보병 나왔잖아······다행히 레오드가 저런 곳에 징집되어 가지 않았어서 다행이야.”
아세라는 크라우프 쪽으로 돌아 서면서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일이 좀 안정 되었으면 하는데 말이야. 기존의 관료 조직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들을 아이크와 바르디아 총독으로 내보냈고 이들의 후임으로 중앙과는 관련이 없던 인물들이 들어오고······어느 정도 체계가 잡혀 간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생각이 나는 대로 말을 해 앞뒤가 맞지 않기는 했지만, 크라우프의 말에서는 현재의 불안한 상황에 대한 막연한 감정이 조금씩 배어 나오고 있었다. 아세라는 그런 크라우프의 말을 이해하고는 슬쩍 웃으며 그에게 키스를 건넸다.
“뭐가 어떻게 되든······나는 당신하고 함께 있을 꺼야.”
아세라의 다짐 같은 말을 듣게 된 크라우프는 묵묵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래 고마워 아세라.”
그는 아세라의 몸을 감싸 주면서 몇 번 그녀에게 키스를 한 후 다시 뉴스를 시청하는 데 시선을 돌렸다. 이제 뉴스에서는 폭동 소식과 더불어 폭동이 일어난 곳이 아닌 곳의 주민들을 인터뷰하는 내용을 내보내 주고 있었다. 이들은 반 에이센 시위가 일부의 조장을 받아 일어난 것이고 자신들은 이런 폭동 때문에 불안해 죽겠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이들 모두 더듬거리는 에이센어나 아니면 자신들이 쓰기 편한 바르디아어로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표준어로 번역된 자막이 화면 하단에 나오고 있었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폭도들이 에이센인들에게 반대해서 일어났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같은 바르디아인들을 공격하고 약탈을 일삼기만 한다고 크게 분개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바르디아인들에게 무기 소지를 금지한 총독부의 방침에 크게 화를 내기도 했다. 폭도들이 위협해 오는데 무기가 없으니 이들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잠깐 사이에 서로 다른 분위기의 보도를 보게 된 아세라는 잘 모르겠다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몰라도 바르디아의 중심인 에르바에서 반 에이센 폭동이 일어났다는 것은 확실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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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죽이지는 않았지만…죽은 것이나 마찬가지…
에…디나를 왜 감싸느냐…에 대한 이유가 조금 나왔지요…성실치 못한 부마때문에 골치를 썩은 전례가 있는 황실이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리하르트는 정치를 잘 했습니다만…스스로 벌인 엽색행각과…부마들의 탈선(?)으로 인하여…쿨럭~ 많은 이미지의 손실이 있었지요…그것을 잘 알고 있는 현 황제인 게르트는 둘뿐인 자식들을 잘 키워 보려고(?) 하나는 수도원에 보내고…하나는 군대에 보냈지만…쿨럭~ 아시다시피…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었나 봅니다…^_^; 딸내미는 어디서 굴러먹던 말뼈다귀인지 모르는 놈과 사귈 뻔(!) 하지 않나…아들내미는…쿨럭~ 말을 말자…-ㅅ-;
…역시 ‘무자식이 상팔자’라는..ㅡ_ㅡ; 하긴 솔로 주제에 걱정할 것은 아닙니다만…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10…
‘창세전쟁’님…1타를 축하드립니다…^0^)/ 음…그리고 명심하고 있으니…너무 그렇게 닥달하진 말아 주세요…ㅜㅡ…요즘에는 가위에 눌릴까봐 잠도 제대로 잦 못한다는….쿨럭~ 물론 농담이구요…^_^; 실제로는 잠이 잘 오지 않아서 문제입니다…01시 이전에는 잠이 오지 않는다는…-ㅅ-;
‘너를위한’님…음…3타가 아니라 2타신데…^_^; 뭐…제가 보기에는 운이었다기 보다는 손놀림의 차이인 것 같다는…불과 몇초 차이였던 듯…걱정하지 마세요…오늘 분발하시면 되지요…^_^)/
‘yaiddasya’님…허억~…이런…’45분째 기다리고 있다’…는 코멘트가 달리는 것을 확인하고 막바로 올렸던 것인데…안타깝게 되었군요…^_^; 음…그리고 15k 5연참이라…오늘 올라가는 비축분의 번호가 E-09이지요…내일 분량이 10번…헌데 현재 비축분은???…불행히도 13번…쿨럭~ -ㅁ-; 그것도 13번은 작성중ㅡ_ㅡ 이라지요…2연참만 해도 연중이라는…그리고…오늘도 역시나 테러를…음…지명 수배자 명단의 1순위로 ‘yaiddasya’님을 올려 놓는 사태가 벌어질지도…죄명 :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발생을 유도하여…스토리를 변경하게 만듬…포상금 : 최신야동 CD 10장…퍽~! _…뭐…어쨋든…처형은 되지 않았으니…추가 테러에 대비하여~ 텨텨텨텨~ ┌( ;ㅡ_-)┘┌( ;-_-)┘…응? 도망갈 필요까지는 없나? 음…그리고 도대체 어떤 컴퓨터로 예상을 하신 것이길래 저런 스토리가 짜여진다는 말씀이신지…-ㅅ-; 제가 보기엔 적중률이 한 0.1mg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만…^_^;;; 에…그리고…제 방안에 설치하신 몰카는 빨리 회수하시기 바랍니다…작가넘이 사생활 유출을 빙자하여…비축분을 만드는 작업을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그러니 빨리 회수해 가세요…흐흐흐…연중한다는 데 설마 계속 감시하실라나…흐흐흐…
‘휴식시간’님…음…그…최악의 시나리오라는 것이…디나랑 보드랑 XX한 관계가 되어서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지요? 뭐, 그것은 넘어갔으니 대략 아심…^-^)/ 그런데…여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계시군요…디나를 하렘에…쿨럭~ (가차없이~) 기각!!
‘rioter’님…뭐…이런 말도 있지요…’위기는 곧 기회’…꼬리를 잡았으니 가차없이 잡아 당겨서…일석이조…아니 일석 100조 정도를 노리는 겁니다…상대적으로 큰 사건을 일으켜 작은 사건을 묻어 버리는 작업은…예로부터 많이 애용되던 방식이지요…괜히 옆에 있다가 말려들은 사람만 불쌍할 뿐이지요…^_^; 그리고 저쪽이 알아채기 전에 먼저 선수를 치면…일망타진 할 수 있다는…그들(엮어진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이번 사건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일 테니까요…^_^;
‘kim197911’님…뭐…죽이지는 않았지만…사회적으로는 완전히 매장되었지요…큰 사건이다 보니 감옥에서 아주 오래~ 아주 오~래~ 썩을 것도 분명하구요…^_^; 제 생각에 보드는 감옥에서 늙어 죽을 것 같은…응?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요?…뭐…어쩝니까…이미 그리 써 버렸는데…쿨럭` -ㅅ-;
‘horizon’님…음…솔직히 알리는 것도 좋지만…그렇게 된다면 디나가 남자라는 생물을 아주 경멸하게 될지도 모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꿨습니다…솔직히 말씀 드리자면…원래의 스토리는 디나랑 보드랑 그렇고 그런 사이로 발전했다가…이 사건이 터지면서 디나가 충격을 받아 수녀원으로 잠수ㅡ_ㅡ하는 것이었는데…쿨럭~ 갑자기 등 뒤에서 가공할 프레셔가 덮쳐오는 바람에…변경을…-ㅅ-;
‘toyr’님…고급 간첩단…이라기 보다는…이후의 스토리 전개에 바탕으로 쓰일 스토리의 복선(…이라는 것이 과연 이 소설에 있었던가…하는 문제는 둘째로 치더라도…)…비슷한 것입니다…음…이 이상 설명하면 재미 없으니…^_^;
‘와룡’님…음…끄단놈 내시로 만들어서 무었에 스라는 말슴이신지…미모의 여성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쿨럭~ 남자는 싫어요…게다가 30대 아저씨인데…(이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어이~ 이봐~ 자네도 이제 30대 아니었던가?”, 아뒤쥔장 : “응? 무, 무슨 소리야 아직 난 20대야~!! 생일 지나려면 아직 멀었다구~!”…쿨럭~ ㅠ_ㅠ
‘kingsnowman’님…이런 졸작을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m(_ _)m 앞으로도 열심히 연재할 테니…지켜봐 주십시오…음…그런데요…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인데…”디나를 하렘ㅇ!”를 주장하시는 분은 아니지요? 예? 갑자기 왜 그러냐구요?…아, 아무것도 아닙니다…^_^;;; 그냥요…그냥…
‘whomi’님…오~ 정확하게 예측하셨군요~!….응? 예측이 아니셨던가요? 음…개인적으로는 보드를 ‘녹여’버리고 싶었습니다만…쿨럭~ 이후의 스토리 전개를 위하여 눈물을 머금고 저리 처리 했다는…작가나 저나 쓰면서(고치면서) 매우매우매우 아쉬워 했다는 풍문이…쿨럭~
‘검은묵시록’님…쿨럭~ 으으음…그런 깊은(?) 속내가 있으셨을 줄은…다 이해합니다..토닥토닥…ㅡ_ㅡ)/…쩝…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모처럼만에 아군(!!)을 얻었다고 조아라~ 했는데…그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왠지 슬퍼진다는 것이 조금…ㅜ.ㅡ 으..작가야 힘내자~! 역시 사회의 정의는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이야~!!! 씨우우우우우우우웅~!!! 쿠콰콰쾅~!!! 우에엑~!!…”음…명중이군…” (←아마도 독자분들일 것으로 추정…)
‘soulschaos’님…!!!(움찔~!!) 무…무슨 웃음 소리가 이리도 음산하게 들린단 말이더냐…-ㅁ-;;;
‘세라핌루시퍼’님…음….오오오~…감사합니다…^0^)/~ 거봐라 작가야…독자님들은 나를 너보다 더 아끼시지 않느냐~ 음화화화화화~!!…작가넘 : “…엎드려 절받기…”, 아뒤쥔장 : “…쿨럭~”
‘흑호’님…흐흐흐…유력자가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싸그리 잡아 들였다는…^_^; 그리고 뇌물수수 등의 혐의가 옅은 사람들은 알아서 몸을 사릴테니…적어도 일석 삼조는 되는 듯 하지요…음…그리고 모성본능이라…쩝…여자를 사귀어 본 경험이 없으니…무어라 말슴 드릴 수 없군요…으흐흑…ㅠ_ㅠ
음…많이는 늦지 않았군요…족발을 먹느라…퍽~!
에…나름대로 잘 수습했다고 자화자찬할 수 있으려나…응? 작가야…저기 몰려오는 사람들…독자님들 맞지? 으에엑~! 텨텨텨~! ┌( ;@_@)┘┌( ;ㅡ0-)┘
…소제목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0^)/~
언론에 비추어 지는 바르디아의 모습은 매우 극단적이었다. 에이센에 의해 안정된 지역과 전혀 안정되지 않은 지역으로 확연하게 나뉘어진 듯 한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다.
에이센에 의해 안정되어 어렵지 않게 생활을 하고 있는 지역은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고, 활기에 차 있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었다. 어떤 곳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 문제 때문에 주민들이 에이센군 공병대에 협조를 부탁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이 건설 되었다는 곳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모습과는 정반대로 어느 곳에서는 대규모 난민이 발생해 난민촌이 생겨났고, 발바이스 제국에서부터 에이센으로 망명해 오는 난민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해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다가 죽어가고 있는 곳이 있었다. 이렇게 서로 전혀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모습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 바로 바르디아라고 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어떤 모습으로든 에이센군이 있었다.
바르디아 지역에서는 경찰을 대신해 군인들이 치안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시내에서 순찰 활동을 벌이는 군인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TV화면에서도 그런 에이센군의 모습이 자주 잡히곤 했는데, 화면에 비추어 지고 잇는 에이센군의 모습도 조금전에 비추어 졌던 바르디아의 상반된 두 얼굴과 매우 흡사했다. 안정적인 곳에서는 가벼운 무장에 웃는 얼굴을 하고 잇는 그들이었지만, 반대의 지역에서는 중무장한 채 삼엄한 모습으로 경비를 서고 있었던 것이다.
티아라 고메스 중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게 된 엘레비아는 가볍게 하품을 하면서 자신의 방에서 에이센 공용 TV를 통해서 보여 지고 있는 에이센군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에서 오래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티아라는 이렇게 시간이 나면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TV를 보거나 하는 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문득 이런 저런 고민이 많이 생겨났다. 자신을 에이센인으로 전향시킨 일에 대해서 에이센 상층부에서 무슨 걱정이나 후회 같은 것이 없나 싶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카레나 스쿠비로부터 에이센으로 전향하라는 말을 듣고 덥썩 승낙하기는 했다. 분명 자신을 바르디아 전선으로 내보내 최전선에서 싸우도록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은 그녀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예상과는 사뭇 다르게 자신은 최전선이 아니라 수도 방어 사령부 소속의 한가한 함대 파일럿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물론 수도 방어 사령부는 에이센에서 제법 실력 있는 파일럿들이 모여 들고 함대에 대한 투자도 잘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초계와 순찰 임무에 종사하고 어쩌다가 신병 훈련을 맡아 훈련 함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 그만인 것이었다. 너무나도 한가했기 때문에 따분하게 느겨질 정도였다. 게다가 엘레비아는 자신에게 붙게 될 것이 당연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감시의 눈도 없고 행동의 자유를 보장 받자 너무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만 먹는 다면 언제라도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건지······’
사형당할 뻔 했던 자신의 신분을 모두 바꾸고 굳이 에이센인으로 만들어준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선전용으로 전향시킨 것이라면 이곳저곳을 떠돌면서 에이센에 대한 찬양의 말이라도 늘어놓게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가한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지내기 편하고 티아라 고메스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보니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던 것이다.
파츠 베이스군도 에이센군의 군제를 따르고 있었기 때문에 엘레비아가 에이센군에 적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그리고 남녀가 뒤섞여 생활하는 것도 양측이 다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엘레비아는 불편함 같은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표현이 옳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엘레비아는 어느순간 자신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티아라 고메스로서 이 자리에 섞여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충격도 잠시 분이었고 곧이어 너무나도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과 그렇게 오랫동안 싸워왔던 사람들과 이렇게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무척 이상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런 어색함과 허탈함, 충격 같은 기분을 애써 추스리고 엘레비아는 TV를 끄고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 어지 되었든 그녀는 에이센군에서 티아라 고메즈 중위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엘레비아라는 이름 대신에 티아라 고메즈로서 행세해야 했다. 그녀는 중대장으로서 잠자리에 들기 전 자신의 중대원들을 한 번 돌아 보려 발걸음을 옮겼다.
티아라 고메스 중위는 자신의 중대 파일럿들의 숙소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대부분의 대원들은 조용히 잠을 자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느 소대에서는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소대원들이 마치 디스코텍에 온 것처럼 춤을 추며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티아라가 혼을 내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그들을 제어해야 했을 소대장도 함께 신나게 춤추고 있었다. 화사한 금발 머리카락을 가진 소대장은 다른 남자 소대원과 함께 침대위에 올라가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왠지 허탈해진 티아라는 잠시 천장을 올려다 본 후 되돌아 나갔다. 사실 이런 자리에서 말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소대장까지 함께 저러니 중대장인 티아라로서는 문을 닫고 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굳이 소리 질러가며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다소 허탈함과 혼란스러움, 그리고 따분함을 느낀 티아라는 중대원들을 돌아 본 후 잠자리에 들기 전 우주 공간의 모습이 보고 싶어 전망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통로와 통로가 이어지는 전함의 내부에서만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 보면 사람의 마음마저도 좁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전함의 전망대에 올라 자신의 좁아지려는 마음을 한껏 넓히는 것이었다.
엘레비아가 전망대로 올라섰을 때 그곳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혼자만 그 자리에 서 있자 티아라는 조금 서글퍼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가족들을 보러가지 못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자신의 가족들을 만나러 갈 것이라고 결심했다.
‘오빠가 무사히 석방되기를 바래야 하는데······’
그러나 탈출하고픈 엘레비아의 마음을 가로 막는 것은 래리와 자신의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었다. 만약 자신이 사라진다면 래리와 가족들에게 보복을 가할 것임을 은연중에 암시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쉽게 적응이 안되나?”
바로 그때 그녀의 뒤쪽에서 약간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뜻밖에도 크라우프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아?”
엘레비아는 자기도 모르게 오른 손을 올렸다. 크라우프도 갑작스러운 자신의 행동 때문에 약간 당황한 듯 보였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이내 경례를 받아 주었다.
“저기······”
엘레비아는 지금 티아라 고메스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기는 해도 자신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크라우프가 자신에게 어떻게 나올까 걱정이 많았다. 거의 5년 만에 본 자신을 금새 알아본 크라우프였기 때문에 엘레비아는 크라우프가 자신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사령관에게 신고를 했을 때 일부러 모른 체 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미 하고 있었다.
“당황할 것은 없어······에이센인으로 전향했다면서······가족들 생각이 나서 그래?”
그가 자신에게 말을 건넸을 때 엘레비아는 잔뜩 긴장해서 마른 침만 삼켰다.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크라우프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너무 경계하지 마······너를 살려 준 것이 바로 나니까 말이야.”
아주 당당하게 말을 하는 크라우프에게 엘레비아는 무슨 말이냐면서 다시 물었다. 사실 그녀로서도 자신에게 전향을 하라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의문이었다. 하지만 좋게 생각하기로 하고 애써 그 생각을 묻어두고 잇었는데, 크라우프의 이 말은 엘레비아의 궁금증을 자극하기 충분한 것이었다.
“무슨?”
잠깐 말끝을 흐리는 엘레비아를 보고 크라우프는 잠깐 숨을 들이 마신 뒤 그녀를 바라보았다.
“사실 당신이 사형 판결 받을 것은 미리 알고 있었어······그래서 내가 당신 같은 사람을 죽게 둘 수 없다고 열심히 노력을 했지······”
크라우프의 설명을 들은 엘레비아는 잠깐 이해가 되는 듯싶었지만 다시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다.
“아니 잠깐 당신이 나를 구했다구요?”
그녀가 목소리를 높이자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다시 엘레비아가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슬쩍 웃으며 엘레비아를 바라보았다. 그는 주위를 한 번 돌아 본 후 은근하게 엘레비아에게 청했다.
“그 이유를 듣고 싶다고? 이곳에서는 말하기 좀 그러니 내 방으로 가는 것이 어때?”
크라우프의 말을 듣게 된 엘레비아는 순간 경계심이 일었다. 크라우프가 이곳에 나타난 것 하며 자신에게 그 말을 꺼내고 자신을 그의 방으로 데려 가려는 속셈이 의심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별다르게 기다릴 것도 없이 되돌아섰다.
“안 올 텐가?”
따라갈지 말지 마음을 정하지 않고 있던 엘레비아는 그 말에 자신도 모르게 그의 뒤를 따라 나서게 되었다.
크라우프의 방에 들어선 엘레비아는 잔뜩 긴장한 자세로 문 쪽에 서서 그 이상 방안으로 들어서려 하지 않았다. 크라우프는 자신의 방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응접실 소파에 앉아 엘레비아에게 자신의 앞에 앉을 것을 요구했다. 그녀는 잠시 굳은 표정으로 크라우프를 바라본 후 결심을 굳히고 그의 앞자리에 앉았다. 기회를 주지 않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 몸을 긴장시키며 단정하게 크라우프의 앞자리에 앉아 그를 바라보았다.
“너무 무례했다고 생각했다면 용서해 주게나. 그래도 알고 지내는 것이 좋을 것아서·····잠시 기다려 주게나.”
그는 엘레비아에게 갑자기 이렇게 말을 꺼낸 후 두 사람 사이를 가로 지르고 있는 테이블 위에 동영상 편지 인식기를 올려놓았다. 그것은 가로 세로 30cm에 두께가 5cm정도의 디스플레이 전용 기계였다. 가운데 둥그런 부분이 작동하면서 입체적으로 동영상을 보여주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다가 데이터 디스켓을 집어넣고 인식 시켰다.
잠시 뒤 동영상 편지 인식기의 가운데 부분이 작동하면서 영상이 디스플레이 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을 하는지 몰라 크라우프가 하는 일을 빤히 보고 있던 엘레비아는 디스플레이 되는 영상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그것에는 록세비엔 행성계에 거주하는 자신의 부모님의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인식기는 몇몇 남자들이 부모님에게 1억 다르크라고 하는 거금을 전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부모님들은 엘레비아가 부쳤다는 1억 다르크라는 돈을 전달 받고는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1억 다르크라고 하는 돈을 현금으로 가져가 부모님들의 눈앞에 쌓아 주고 엘레비아의 몸값이라고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이들은 부모님들께 엘레비아가 파츠 베이스를 배반하고 에이센에 전향했음을 설명해 주었다. 그렇지만 왜 전향을 하게 되었는지를 궁금해 하는 부모님께 전달관은 자신들이 1억 다르크를 전달 해준 계기를 설명해 주었다.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 상위는 에이센인으로 전향했습니다. 자신의 부대 정보를 아군에게 넘겨주어 아군이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1억 다르크를 포상금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결정적으로 엘레비아가 파츠 베이스군을 배신해서 그녀가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일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전혀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설명을 들은 엘레비아는 눈을 크게 떴다. 그녀는 하도 놀라 두 눈을 크게 드며 크라우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묵묵히 계속해서 보라는 말을 했다.
“아니! 도대체 왜?”
엘레비아는 너무나도 황당해서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자신을 치졸한 배신자로 몰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말을 전해들은 부모님은 엘레비아는 그럴 애가 아니라고 부정을 했다. 하지만 전달관은 자신들은 분명히 엘레비아의 포상금을 가족에게 전달해 주었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1억 다르크면 당신들이 앞으로 아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전달관은 그녀의 부모에게 이 1억 다르크가 실제로는 엘레비아에게 약속된 돈이었다고 은근하게 주지시키면서 엘레비아가 쉽게 이들을 찾아 올 수 없게 될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