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42
“무슨 일이야?”
알리시나가 걸어 들어오면서 디네스와 함께 앉아 있는 하사들을 바라보면서 물었고 레너드 페러타인중위가 하핫 웃으며
“디네스가 군기 잡는 군 그래!”
그의 대답에 알리시나는 핏 웃으며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놀려 주었다.
“이 친구 첫 출격 때 오줌 싼 거 알아?”
알리시나의 말에 좌중이 크게 웃었고 디네스의 입이 삐죽해 졌다. 하지만 엄연한 사실이었다. 첫 출격 때 어쩔줄 몰라 하다가 격추되었는데 다행히도 옆구리 부상으로 살아 남았고 두 번째 출격 때 무서워서 오줌을 싸 버렸다.
신병들도 웃고 있었고 알리시나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이들에게 갑자기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우습냐? 대부분 첫 출격 때 살아 남지 못해······오줌, 똥이라도 싸도 좋으니까 살아 돌아와 라!”
갑작스럽게 말을 하자 그 말뜻을 알아 듣게 된 하사들이 오싹해 하고 있는 사이 크라우프 페트릴대위와 다이레아 마티스중위가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디네스는 뭐라고 말을 하려 했지만 대대장이 들어오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한잔 하실래요?”
느긋한 페러타인중위의 물음에 대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지금 엠더에서 파츠 베이스군이 전면 공세를 취하고 있다. 현재 적과 교전 상황에 들어갔 으니까 전원 전투 대기 상태에 들어간다. 이상!”
좌중은 순간 조용했다가 깊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젠장할 놈들 밤에 잠도 안자냐?”
투덜거리면서 모두 밖으로 나오고 있었고 디네스도 마찬가지로 따라 일어섰다. 기지에 도착하고 나서 곧바로 이렇게 전투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조립되어 있는 바리스타에 추진제와 무기들을 적재하기 시작했고 파일럿들은 자리를 정리하면서 파일럿슈트로 갈아입고 있었다. 19시 정각 엠더에서 전방에 위치한 에이센군 진지를 향해서 파츠 베이스군의 대규모 대지 포격이 감행되고 있었고 적의 공중 폭격이 개시되었다는 것이다. 그것과 함께 바리스타부대의 활동이 감지되었던 것이다.
갑작스러운 파츠 베이스군의 공세에 렘셰이드기지는 당황하면서도 최전선에서 속속 들어오고 있는 정보를 분석하면서 기지 사령관 안드레이 도리안준장에게 보고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현재는 엠더 광산 주변에서만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고 그 외 지역에는 별 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던 것이다.
도리안준장은 파츠 베이스군의 이번 행동에 의구심을 가지면서 적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사령관 각하 이번 적의 군사 행동이······혹시 지난번의 엠더 광산 공격때와 마찬가지로 자 신들의 절대 방위 라인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려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작전 참모인 허버크대령의 말에 도리안준장은 짧게 숨을 들어 마셨다. 파츠 베이스군들이 전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가한다면 적들에게 많은 병력과 물자가 동원될 것이다. 그렇지만 국지전으로서 엠더를 수비하기 위해서 보다 넓은 안전지대를 확보하기 위함이 아닐 것이냐고 반문했다. 파츠 베이스군의 능력으로 전 지역에 걸친 방위 라인을 상승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엠더 주변의 부대에 대해서 적과 교전 상태에 들어간다면 전력을 다해서 싸우고 지원 병력을 곧 보내 줄 것이니 물러서지 말 것을 지시했다.
19시 38분 1급 경계 상태에 있던 최전선 각 부대에서 파츠 베이스군의 행동이 활발해 졌다는 보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만드레일대륙의 파츠 베이스군 절대 방위 라인이 일제히 북쪽으로 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젠장할······이 녀석들이 그럴 정도의 능력이 있다는 건가?”
당황하고 있던 도리안준장은 전 방어 지역에 병력을 나누어 보내야 한다고 하는 허버크대령의 말에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었다.
“음······이거야 원 참······”
자신이 기지 사령관으로 부임했을 때부터 이 정도로 대규모의 공세가 벌어졌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지휘 통제실에서 각 지방 부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들을 종합해 보면서 거의 1,2분 단위로 파츠 베이스군이 일제히 전진 공세를 개시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사령관 각하 기지의 예비 대대를 내보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페트릴대위가 지휘하는 바리스타대대는 아직 편성 중에 있었지만 그래도 경험 있는 파일럿들이 있고 바리스타를 가용할 수가 있기 때문에 전투장에 투입한다면 어떻겠냐는 물음에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적의 능력으로 전 방위 라인을 북쪽으로 밀어 올릴 정도가 된다면 충분한 병력과 물자가 집결되었을 때의 일이다.”
적의 정확한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 내지 못한다면 우왕자왕하다가 그대로 당해 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에 감히 병력을 투입하지 못하면서도 현재의 상황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지시를 요구하는 작전 참모의 질문에 도리안준장은 일단 최전방 거점에 해당하는 다이아몬드 광산 지대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도록 하라고 했다.
“적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군······”
전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전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확실하게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번의 엠더 광산은 워낙 빨리 전투가 종결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어떻게 손써볼 도리가 없었지만 지금은 전면 적인 전투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전면 적으로 공세에 나온다고 해도 마주하고 있는 에이센부대도 엇비슷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1차 적인 방어 라인은 다이아몬드 광산 지대에 배치된 병력을 동원해서 방어하고 부족한 부분은 렘셰이드기지에 위치한 자신이 기동 예비대를 운용하면서 메워 주면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위력 행동이 아닐까요?”
동시 다발적으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은 파츠 베이스군의 위력 행동으로 에이센군에게 극단적인 전투 형태로 피해만 입히려고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그렇지만 그렇게만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도 저들은 아군의 다이아몬드 광산을 탐내고 있었어······이번 공격으로 다이아몬드 광산을 차지하기 위한 공격 발판을 구축하려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군······”
도리안준장은 일단 중요한 것은 전 전선에 걸쳐서 일어난 파츠 베이스군의 공격 행위에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기지에서는 언제라도 출동할 수가 있도록 병력을 대기시켜 놓는 것이 확실한 일이라고 했다.
“각 부대로 부터의 통신을 확보하도록 하면서 적의 통신 방해에 철저히 대응하도록 하게!”
기지 사령관으로서 각 부대에서부터 올라오는 통신망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부대와 기지간의 연락선을 확보함과 동시에 각 야전 부대간의 통신도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대 상호간에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서 적을 방어함에 있어서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치밀함을 내보였다.
일단 섣부르게 대응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도리안준장의 판단이었다. 적의 공세 행위에서 목표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것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적들이 전 지역에 걸친 공세를 취해서 전선을 확대하는 것은 충분하게 가능한 일이다. 그 렇지만 그 다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예비대를 갖고 있지 못하다.”
파츠 베이스의 사정 상 병력의 부족 때문에 셰어필드 기지에만 막대한 지원을 해 줄 수가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에 전 지역의 공세가 불가능 한 것은 자명한 것이니 적의 의도가 다이아몬드 광산에 대한 직접 적인 공격인지로 좁혀지고 있었던 것이다.
만드레일대륙의 내부는 대부분이 황야 지대였고 사람이 거의 살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바리스타들이 전투를 벌여도 충분한 것이었다.
“다이아몬드 광산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거점이었기 때문에 에이센군의 방어 시설도 또한 완벽하다고 할 수가 있었다. 대공 시스템은 물론 대지 포와 방어 병력도 충분히 갖추어 놓고 있었다. 이곳에서 채굴되는 다이아몬드보다도 지형이 방어에 편리하고 공격에 어려웠기 때문에 양측의 기지를 공격하기 위한 중요 거점으로서 활용도가 매우 높은 것이다.
사령부에서 전투 대기 지시가 내려진 지금 언제라도 출동할 수가 있도록 지상 전투함인 헬케이저에 바리스타의 적재가 시작되고 있었다. 기동력을 살린 병력의 투입이 될 것이기 때문에 각 바리스타부대는 수송기에도 탑승하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인들이 일으킨 불꽃이 거세질 경우 소방수로서 출동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상 전투 괜찮으시겠습니까?”
다이레아는 대부분의 파일럿들이 우주 공간에서만 활동하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되어 그렇게 물었다. 지상과 우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우주 공간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 지상전에 적응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다면 그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크라우프는 그렇게 대답을 했다. 그 자리에서 중대를 편성했는데 기존에 이끌고 왔던 사람들에게는 본래 맡고 있던 중대를 그대로 지휘하게 했고 예전에 아세라와 페넬로페가 이끌던 중대를 모두 크라우프가 자신의 직할 중대로 두고 알리시나와 다이레아를 신임 중대장으로 임명했다.
“마티스중위는 이번 전투만 직할 중대로 있게······”
그의 말에 그녀는 알겠다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상관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대단위로 지상 전투함에 차례대로 탑승을 서두르고 있었고 언제라도 출격할 수가 있도록 준비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전함의 보급계원들은 각 바리스타마다 전투 식량 3일치 정도와 군대용 초컬릿 6개들이 1박스와 1.5리터 짜리 생수병들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받아 두세요. 꼭 필요할지 모릅니다.”
무엇인지 몰라 의아해 하는 사람들에게 보급계원들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지상 전투에 참가하게 되는 바리스타의 필수 규정 물품들을 배급해 주었다. 이것은 에이센군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지상 전투가 된다면 보급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고 부족한 보급물자로 장기적으로 활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주일치 식량과 물을 나누어주는 것이다. 이것은 같은 군사 교리를 쓰고 있는 파츠 베이스도 마찬가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복구합니다…^_^;;;
시계를 내려보았을 때 20시가 조금 못되어 있었다. 지금 사방에서는 파츠 베이스군과 에이센군 사이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불꽃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었다. 에이센군의 방위 라인 중 중핵을 담당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광산 지대에서는 많은 병력들이 전투 대기상태에 들어가고 있었다. 이미 교전에 들어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언제 적이 내습해 올지 모른다는 판단에 병력들의 배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원 참 공격 계획은 그럴 듯 하지만······”
엘레비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에이센군의 병력이 상당 부분 배치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이미 전쟁에서 기선을 빼앗겨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식으로 전쟁을 하면 어려울 것인데 말이야······’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모니터를 통해서 잡히고 있는 광산 지대의 적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곳곳에 지뢰는 물론 대지포도 갖추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일들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군 계획성이 부족해······’
그렇지만 일개 중위로서는 어떻게 할 능력도 무엇도 없었던 것이다.
‘내가 지휘관이었다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텐데······’
상급 지휘관들의 사고가 무척이나 경직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20시 10분 지상 전투함에서 바리스타부대가 내려설 것이 지시되었고 그녀는 자신의 바리스타를 움직여서 지상 전함에서 밖으로 내려왔다. 콕핏에는 전투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서 3일치 전투 식량과 6개의 군대용 초콜릿과 물이 가득한 수통이 2개 있었다. 이곳에서는 전투에 나설 때 필수적인 것이다. 사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필수품들은 시트의 옆자리에 놓여져 있었다. 무중력 상태였다면 헬멧을 그대로 콕핏 안에 띄워 놓아도 될 것이겠지만 중력이 존재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 파일럿슈트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헬멧은 시트 뒤쪽에 매달아 놓았다.
“음······”
지상은 무척이나 황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리스타들은 전함에서 내려섬과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었고 그녀도 자신의 중대를 이끌고 정해진 위치로 이동해 들어왔다.
후방에 지상 전함이 버티고 있고 바리스타부대가 전진 공격을 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투가 개시되고 있었다.
전투 대기상태에서 크라우프 페트릴대위는 각 중대장들과 함께 전투 식량으로 저녁 식사를 보충하고 있었다. 지상 전함 헬케이저에서 제공해 주는 것으로서 따뜻하게 데워져 있었다. 파일럿슈트 차림으로 구석에 앉아서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정리가 빨리 이루어 졌으면 싶어했다. 저녁 식사를 뜯어먹고 있던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에게 현재 파츠 베이스군의 공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적의 현재 공격 말입니까?”
다소 귀찮다는 투로 대답을 한 다이레아에 고개를 끄덕였다.
“글쎄요······제 생각으로 본다면 다이아몬드 광산지대라도 노린 것 같은데 실패한 것 같습 니다.”
단정지어 말을 하고 있는 대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제 생각은······적은 한 거점에 대해서 공격력을 너무 분산시키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휘관 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전 방위라인에서 공격 행동을 벌이면서 동시에 광산 지대를 공격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아군에게 시간을 너무 주는 것 같습 니다.”
그렇게 대답을 하면서 음식을 한 입 떠 넣었다.
“내가 파츠 베이스군 지휘관이라고 한다면······다이아몬드 광산에 직접 공격을 가하지 않을 것이야······”
그가 뭐라고 말을 했을 때 지상 전함에서 호출이 왔다. 즉각적으로 출격을 할 것이니 바리스타에 탑승을 하라고 하는 것이다.
21일 21시 10분 다이아몬드광산 지대에 대해서 직접 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 4개 대대는 공중 지원 공격이 없는 상황에서 구릉지대에서 쏘아 내고 있는 대지 포격을 견뎌 내고 있었다.
최전선에서 공격 지휘를 담당하고 있는 셀리더 아르코대위는 자신들이 공격하기 매우 어려운 지역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상 전함 케이저에서 출격을 한 상태에서 광산지대를 향해서 전진해 나갔는데 적들은 광산이 위치한 구릉 지역에서 대지 포격을 쉴새없이 가해왔다.
“위치 상으로 좋지가 못해······”
높은 지대를 차지하고 있는 에이센군에 비해서 공격을 가하고 있는 자신들은 비교적 탁트인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쏟아지는 포탄을 제대로 피할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엄청난 화력이군 그래······이런 지역을 공중 지원 없이 공격하라고?”
공격을 가하고 있는 지역은 넓은 정면이었기 때문에 포대가 위치한 곳에서는 공격자의 움직임이 훤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주변이 크고 작은 암석에 잘게 지반이 약했기 때문에 쉽게 점프해 올라갈 수도 없었다. 그리고 곳곳에 에이센군의 바리스타가 매복해 있었기 때문에 결코 쉬운 공격 목표가 아니었다.
“경사진 언덕에······산 정상과 중간 지점에 지상포대······암석산 약한 지반······매복해 있는 바 리스타들······까다로운 목표로군 그래······”
아르코대위는 짧게 혀를 차면서 자신이 가장 먼저 투입한 중대가 지상 포격에 발목이 잡혀 쩔쩔매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피해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해서 추가적인 병력의 투입을 망설이고 있는 사이 탄착지점을 돌파해서 전진해 나간 부대도 적의 매복에 걸려서 모조리 격파되었던 것이다. 후퇴하도록 조치하고 싶었지만 지휘관이 된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 것이다.
“쉽지는 않겠습니다.”
일단 전투가 시작되었다면 재빨리 승부를 지어야 하는 것이다. 엘레비아가 다시 병력을 투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우회 공격도 어렵습니다. 저 정도의 경사면을 오르려면 추진제를 분사하면서 올라가야 하 는데 그렇게 된다면 지상에서 스나이퍼의 좋은 목표가 될 것입니다.”
그녀의 말에 아르코대위는 짧게 숨을 들어 마셨다.
“자네가 앞장 서주겠나?”
자신이 가장 먼저 앞서 나가고 싶었지만 대대를 맡고 있는 입장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이었다. 엘레비아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
곧바로 자신의 바리스타중대쪽으로 달려나갔다.
가장 먼저 투입된 바리스타부대가 거의 전멸하다 시피 할때 쯤 엘레비아의 중대가 투입되었다. 적의 포탄 사정 거리가 상당히 멀고 정확했기 때문에 탄착지점을 돌파해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속으로 돌진해 들어가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었다. 2개 소대씩 16대를 한조로 편성해서 전력으로 탄착지점을 돌파해서 산아래로 밀고 들어가자고 했다.
“내가 정면에 서겠다.”
지휘관으로서 가장 정면에 서지 않는 다면 누구도 따라오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지시를 내리면서 자신과 함께 20기만 먼저 돌입하고 나머지는 16기씩 뒤따르도록 했다.
“알겠나! 결코 멈추지 마라 멈추면 표적이 된다. 간다!”
엘윈의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전진해 들어갔고 그 뒤를 따라서 바리스타들이 돌입해 들어갔다. 다시 포대가 불을 뿜기 시작했고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고속으로 전진해 나갔다. 최대한 빨리 탄착지점을 돌파해 나가야 했던 것이다.
지상포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우주 전함에 비한다면 별 것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엄청나게 몰아치는 폭발의 압력과 함께 튕겨져 오르는 흙먼지와 돌덩이들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엄청났던 것이다.
후방에서 엘레비아가 공격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르코대위는 다시금 공중 지원이 없이 이 광산 지대를 공격하는 것이 무모하다는 생각을 했다. 바리스타부대의 공격만으로 충분하게 공격을 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지휘부의 말에 부아가 치밀었던 것이다.
“전 대대 돌격 태세를 갖춰라!”
엘레비아 중대의 전투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대위는 돌파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전 대대에 돌격 준비를 지시했다. 피해를 어느 정도 각오한다도 해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 싶었기 때문이다.
무사히 탄착지점을 돌파해낸 바리스타는 20기 중에서 5기가 채 안되었다. 가장 먼저 투입된 중대도 3기만이 돌파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엇비슷하게 손실을 입은 셈이었다.
“아직까지도······”
기체를 커다란 암석 뒤에 숨기면서 왼손으로 자신의 가슴부분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었다.
“중위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살아 남은 부하들이 그렇게 물었다. 위쪽에서는 계속해서 포탄이 발사되고 있었고 명령에 따라서 투입되고 있는 부하들이 탄착지점 안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지상포탄에 직격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살아남은 것은 모두 해서 5기뿐인가? 너무 부족해 너무 부족해······주위를 경계해!”
살아 남은 기체도 곳곳에 손상을 입고 있다. 그때 왼쪽 위로 무엇인가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보였다. 엘레비아의 사격이 휠씬 빨랐다. 일격에 매복해 있던 자카운을 파괴한 그녀는 이 상태로 있다가는 전멸이 시간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공격!”
기체를 일으켜 세우면서 구릉지대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지반이 약했기 때문에 발을 디딜 때마다 무너져 기체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지휘부는 멀리서 앉아서 이 전투 장면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오랬동안 이곳에 대한 공략 계획을 세워 두었다고는 하지만 이런 점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 싶었다. 곧이어서 전체 대대의 돌격이 개시 된 것이다. 수많은 바리스타들이 탄착지점으로 돌입해 들어와서 무조건 앞쪽으로 달려나갔던 것이다. 10문 정도의 포대에서 계속해서 불꽃을 뿜어냈지만 이들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수가 파괴되었지만 많은 수가 포대가 설치된 아래쪽까지 진입해 들어올 수가 있었던 것이다.
“멈추지 말고 쳐 나가라! 진격해!”
아르코대위는 머뭇거리는 부하들의 등을 떠밀면서 멈추게 된다면 표적이 될 뿐이라고 했다.
“멈추지 마라! 머뭇거리지 마!”
일제히 달려 들은 바리스타들은 능선 아래쪽에서부터 다시금 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선두에선 엘레비아 중대의 바리스타는 15기 남짓 남아 있었고 능선을 거의 절반쯤 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중간 중간에 매복해 있던 바리스타들이 간헐적으로 반격을 가해왔지만 얼마 가지 못해서 격파되었다.
약한 지반 탓에 밸런스를 잃고 쓰러져 버리거나 발이 빠져 버린 탓도 있었지만 공격 개시 2시간만에 첫 지상 포대를 파괴할 수가 있었다. 크게 폭발이 일어남과 동시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포대가 격파됨과 동시에 점프해서 위쪽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렇지만 곳곳에서 매복하고 있던 바리스타들이 격렬하게 빔을 쏘아 대면서 저항해 왔다.
…복구합니다…^_^;;;
23시 10분 헬케이저로 신속하게 다이아몬드 광산 지대로 이동하고 있는 크라우프 페트릴대위 이하 바리스타부대원들은 긴장된 속에서 모두들 조용히 콕핏에 들어앉아 있었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이런 때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긴장감에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시에나는 이런 때 가지고 온 잡지책을 뒤적거리고 있을 것이다. 전함의 도서실에서 빌려온 책들을 읽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사람들은 모두 고참병들이었다. 자신도 아무일도 하지 않고 좁은 콕핏 안에 앉아 있기만 하니 신병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올해 하사로 들어왔으니 신병이나 마찬가지일 것이지만 엄연하게 중사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