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88
‘겁은 먹은 건가?’
지휘관으로서 적의 의도를 모르고 있는 이상 섵부르게 판단을 내릴 수 없는 것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정보가 부족해······정보가 부족하다.’
이미 병사들 사이에서 파츠 베이스군이 셰어필드에서 철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이제 전쟁이 끝이 나 버렸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기 저하가 우려되었다.
‘이거야 원. 참나······’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코벨중령이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인데 이렇게 병사들이 먼저 전쟁이 끝나 버렸다고 떠들어 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걱정된다.’
현재 집결되고 있는 병력들은 셰어필드기지를 공격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사전훈련이 매우 미흡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령부에서는 적보다 많은 병력을 기지공략에 동원하려고 하고 있었다.
‘현재의 병력으로 가능할까?’
코벨중령은 입술을 지긋이 깨물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저돌적인 지휘관이라면 공격요청을 했을 것이지만, 신중한 성격의 그녀는 적보다 확실하게 우세한 병력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의 섵부른 공격은 꺼려하고 있었다.
‘신중해야 한다.’
언제나처럼 이렇게 다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걱정이 먼저 되었다.
‘어떻게 한다······’
지휘관으로서 느긋하게 현재의 상황을 손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이곳의 전투를 빨리 매듭지어야 했다. 다른 여러곳에서 병력들을 끌어 들여오게 되니 23일 벌어진 우주해적들에 의한 민간화물선의 납치사건이 벌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경비함대의 초계활동이 대폭적으로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미 경비태세가 허술함을 만방에 선전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곳이 국경지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우주해적들이 설쳐대고 있었다. 상대의 추격을 피해서 반대쪽 지역으로 넘어가면 깊숙이 추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해적이라고 해도 대부분이 합법적인 민간화물선으로 위장하고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단정하고 덤벼들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민간화물선에는 군대에 비하면 비약하지만 나름대로 자체적인 무장력을 갖추고 있었고, 함내전에 대비해 합법적인 화약 총기류를 갖추고 있기도 했다. 또 일부 대규모 상회사에서는 경비용 바리스타도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해적행위 희생자들은 대규모 상회사 소속이 아니라 이런 설비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유통업자들이었다. 이번의 희생자도 개인 유통업을 하던 사람이라고 했다. 이 덕분에 군의 경비태세의 허술함이 대대적인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었다. 아마도 군사령부에서는 이런 비난을 조금이나마 무마시키기 위해서라도 엠더광산에 집결해 있는 병력에게 셰어필드에 대한 공격 지시가 하달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각 대대장과 중대장은 예하부대의 사기가 저하되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하라! 군기 태만을 엄격히 단속한다.”
이제 곧 공격명령이 하달될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다시금 준비태세에 신경쓰도록 지시했다.
코벨중령의 예상대로 민간화물선 습격사건 때문에 케네온의 군사령부는, 쏟아지는 질책은 물론 케네온행성계 민회의원들의 항의방문과 언론에서 쏟아내는 각종 비판기사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었다.
이렇게 화물선이 위협받게 되면 지역의 물자유통에 막대한 타격이 입게 되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손실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언론에서는 계속해 보도하고 있었다. 유통이 제대로 되지않아 입게 된 막대한 경제적인 손실과 함께, 20년 전쟁의 와중에 일어난 물자수송의 지연으로 벌어진 식량폭동 같은 것을 계속해서 보도해 대었다. 이것으로 빚어진 경제적인 손실이 막대하다며 시사저널리스트나 논객들이 각종 언론매체에서 군의 잘못된 태도를 비난하고 나섰던 것이다.
더불어 경비함대를 비롯한 군의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대대적으로 보도됨으로서 케네온행성계사령관이 해임되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올라오고 있었다. 일부 보도에서는 최전선과 밀접한 거리에 있는 케네피온행성의 어느 보급기지에서 신참 하사가 상급자인 중위와 중사에게 하극상을 벌이다 결국에 군교도소에서 재판을 받고 징역 2년에 처해졌다는 보도와 함께, 하사의 가족들이 형집행정지를 요구하며 소송을 벌였다고 전하면서, 이런것을 증거로 내세우며 군의 기강문제를 걸고 넘어왔던 것이다. 이렇게 되니 케네온행성계의 사령부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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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작가넘에게 “도데체 언제 싸우냐? 지겹다!” 라는 불평을 했습니다…
작가넘 曰…”때가 되면…”
…하긴 때가 되면 싸우겠지요…당연히 말이죠…쩝…
오늘도!!!!!!!!!! 한편만!!!!!!!!!!! 올립니다…^_^)/ Next-14
제 스케줄상 두편은 무리입니다…ㅡ_ㅡ; 죄송해요…ㅠ.ㅠ
…이로써 면죄부를 받는 것인가~!!!! 냐하하핫~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아직 충분히 준비가 덜된 상황이었지만 26일 18시 셰어필드기지에 대한 공격지시가 하달되었다. 엠더광산기지에서 공격명령을 받은 멜리사 코벨중령은 곧바로 야전 부대에 출격명령을 하달했다. 꾸준하게 전투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출격해서 공격하는데 까지는 별 다른 문제가 없었다.
이미 정찰부대를 셰어필드기지와의 중간 정도의 위치까지 내보낸 상태였다. 셰어필드기지와 엠더광산 사이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는 구릉지대에 진추하여 있던 정찰대에게 현재 상황을 보고하도록 지시했고, 이들이 별다른 파츠 베이스군의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고를 해왔다.
“출격하라!”
갑작스럽게 준비를 갖춰서 부대를 내보낸다면 준비에만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겠지만 공격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던 코벨중령으로서는 예정되어 있던 대로 부대를 출격시켰다.
‘조금이나마······’
선두에 선 바리스타 대대를 바라보면서 계속해서 전투 부대를 내보내라고 지시했다. 구릉지대까지 전투 부대가 남하하면 엠더광산지대에서 지상공격기를 출격시킬 예정이었다. 미리 짜여진 작전대로, 공격지시가 하달됨과 동시에 부대를 출격시켰지만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같은 시각 파츠 베이스군의 가빈대륙 최대 군사기지 바스타에서는 1,000명 가량의 강습해병대원들이 수송기에 차례로 탑승하고 있었다.
“저 친구들 뭐하러 가는 거지?”
바스타기지로 철수했지만 다시 출격태세를 갖추고 있던 엘레비아들은 언제라도 수송기에 탑승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강습해병들이 탑승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자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기지에 왔을 때 보았던 중장비태세로 출격하던 부대는 어디로 배치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원지대 수비를 강화하려는 걸까?”
현재까지도 계속해 셰어필드기지로 부터의 철수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자신 같아서는 이런 병력의 대부분을 남부고원지대로 이동시켜 그곳의 수비를 강화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굳이 가빈까지 자신들을 철수시킨다는 것에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지만 군인으로서 사령부의 지시에 따르는 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사령부의 지시에 따라야지 뭐······’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이 탈 바리스타의 상태를 체크했다. 언제라도 수송기에 탑승해 투입될 수 있도록 최상의 준비를 갖춰 놓으라는 지시 때문이기도 했고, 겨우 이 정도로 파츠 베이스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20시 30분 엠더광산에서 공격부대가 남하를 시작했다는 소식은 금새 전해졌다. 에이센군은 파츠 베이스군이 스스로 무너지도록 하기 위해, 은밀하게 행동해야 할 군사작전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서 시시각각 에이센군이 셰어필드기지를 향해 남하하고 있는 모습이 방영되기 시작했다. 휴전조약이 체결된 후 현재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고 있던 만드레일대륙에서 드디어 에이센군이 완전히 파츠 베이스군을 몰아내고자 총공세를 가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었다.
“대단하군요.”
다이아몬드광산지대에서 뉴스를 통해 공격이 개시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크라우프는 민간화물선 강탈문제가 수면아래로 내려가고 다시 이 전쟁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군사작전을 너무 선전하고 있는데?”
크라우프로서는 좋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지금 다이아몬드광산 지대에 있는 자신으로서는 대기하는것 밖에 할일이 없었다.
파츠 베이스군이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있는 모습이 계속해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전투가 격렬해 질 것이다와 그렇지 않을 것이다로 의견들이 분분해져 있었다.
‘전투가 어찌 되려는 걸까?’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던 크라우프로서는 파츠 베이스군이 철수하고 있다는 것이 그마나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나마······’
잠시 머리를 긁적이면서 파츠 베이스군이 아마도 다시 반격에 나설 생각인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자신이 적의 지휘관이라고 한다면 현재의 셰어필드기지에 많은 병력을 두어 수비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다. 에이센의 대규모의 공세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무의미하게 병력만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병력손실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일까?’
엠더광산에서 주력부대가 남하하기 시작했으니 전투상황을 살펴 자신들도 다이아몬드광산지대에서 엠더광산지대로 이동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 엠더광산에서 셰어필드기지 공격부대에 대한 추가 병력투입에 참여하게 될지 모른다.
“어떻게 되든 준비를 갖추어 놓으면 충분한 것이야!”
크라우프는 각 중대장들에게 곧 배치이동이 있을 것 같으니 준비를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서 각중대장들에게 혹시 모르니 대대의 전 바리스타에 연료와 탄약을 최대한 적재할 수 있을 만큼 적재해 두도록 지시했다.
“보급부대에서 주지 않겠다면 구걸을 하거나 타 대대에서 빌리거나, 그서도 안되면 훔치기라도 해!”
쉽게 전쟁이 끝이 날 것 같으니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거라고 하는 중대장들의 말이 있었지만, 대비를 해서 나쁠 것은 없을 것 같다고 하는 다이레아의 말에 모두들 그렇겠군이라고 수긍했다. 그리고는 대대장이 지시한 대로 행동하기 위해 각자의 중대쪽으로 흩어졌다.
모두들 초조한 마음으로 전투를 기다렸다. 27일 03시 20분을 기해서 엠더광산으로 다이아몬드광산지대에서 대규모의 지상부대 배치 이동이 명령 되었다.
28일 10시 13분 셰어필드기지까지 급속히 남하한 에이센군 병력들은 별다른 저항없이 파츠 베이스군의 일차 저지선까지 전진할 수 있었다. 27일 정오부터 시작된 지상 공격기의 셰어필드기지 폭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상포대들이 살아남았으며, 도로를 따라 전진해 내려오고 있던 에이센군의 바리스타를 향해서 대지포격을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기동력을 위해서 부대를 일렬로 전개시켜 남하하던 에이센군은 즉시 부대를 산개시켜 전투대형을 갖추고 반격에 나섰다.
파츠 베이스군의 매복공격을 염려했지만 대지포격 이외에는 별다른 공격이 없었기 때문에 몇몇 바리스타들을 선두로 내세워 서서히 셰어필드기지쪽으로 접근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어지듯 발사된 것이 대전차 미사일들이었다.
숨겨져 있던 포대에서 미사일이 차례대로 발사되기 시작했고, 공격해 나선 바리스타들은 날아오는 미사일에 재빠르게 방해물질들을 산포하면서 회피기동에 들어갔다.
몇발의 미사일은 속아 넘어갔지만 상당수의 미사일들은 공격하던 바리스타들에 명중했다. 피격당한 바리스타 파일럿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다시금 지상포대에서 대지포격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11시 정각 지상 공격기들이 다시 출현해서 발목이 묶여있는 바리스타 부대를 지원하기 위해 대지포격을 퍼붓고 있는 지상포대를 향해 폭탄과 로켓탄을 발사해 넣었다. 그렇지만 이어지듯 벌떼처럼 날아 올라오는 대공미사일들에 경악해 버렸다.
50대의 지상공격기가 폭격에 나섰지만 단 10여분도 못되는 사이 지상에서의 미사일 공격에 20대 가까이 격추되었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바리스타들도 전진공세를 취했지만, 교묘하게 구축되어 있는 방어선과 격렬하게 쏟아지는 대지포격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12시가 거의 다되어서도 단지 3개소의 포대만 파괴했을 뿐이었다. 전진이 어렵게 되자 공격을 주도하고 있던 바리스타부대에서는 2개 소대 16대의 바리스타를 선발해서 대대의 공격이 가해지는 지점에서 좌우로 나누어 전진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30분도 못되는 사이 미리 매복해 있던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의 집요한 사격에 좌우로 침입해 들어갔던 2개 소대중 절반 가량이 파괴되었다. 하지만 이들 중 3대의 바리스타가 1차 저지선 후방으로 돌파해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공격을 감행하고 있던 부대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13시 쯤에는 이 3대의 바리스타도 후속부대가 돌파구의 확대를 하지못한 관계로 지원을 받지 못해 차례로 격파 되어 버렸다.
파츠 베이스군들은 하루 정도의 공중폭격 따위는 우습다는 듯이 잔여포탄에 상관하지 않고 대지포격을 퍼부어 대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파츠 베이스군의 대지포격과 잔류하고 있는 바리스타들의 게릴라전술 때문에 공격을 주도하고 있던 대대는 더이상 전진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17시 30분까지 에이센군은 전 전선에 걸쳐 격렬한 공격을 가했지만, 대지포격과 교묘하게 움직이는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부대에 걸려 많은 희생자만 내고 더이상 전진을 하지 못했다.
18시 전선으로 내려온 멜리사 코벨중령은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지려 하는 상황에 이르게 한 예하 대대장들을 크게 질책했다.
“이런 사람들 하고는! 대체 뭐하고 있는 건가!”
잠시간의 휴식을 요청하는 바리스타 대대장에게 크게 화를 내고선, 섣부른 공격을 하여 피해만 늘어난 공격부대를 후퇴시켰다. 그리고 나서 계속해 후속하여 내려오고 있던 공격부대를 교체배치 시켰다.
29일 새벽 02시 10분까지 상당수의 바리스타부대와 지상부대가 도착했고, 코벨중령은 파츠 베이스군이 역으로 반격을 가해오지 않도록 조심하며 자신의 의도대로 병력을 배치시켰다.
그녀는 03시 정각 예하 대대장들을 불러들여 단번에 셰어필드기지를 함락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공격방향을 지시했다. 각 대대별로 임무를 할당했는데 공격에 가담하는 부대를 전부 3대로 나누었다.
“가장 먼저 최대한 많은 포격을 가할 것이다······공격개시 바로전에는 짧지만 강력한 포격이 있을 것이다. 물론 짧은 시간동안 많은 폭격이 감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의 전력이 온존해 있는 것으로 볼 때 그렇게 효과가 높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포격이 끝이 남과 동시에 바리스타들을 투입한다. 선두에 서고 있는 바리스타부대는 일단 목표한 지점까지 전진하면서 저항에 부딪친다면, 규모가 작은 것은 분쇄하고 규모가 큰 것은 전투를 회피하고 우회 침투해 들어가라. 명심할 것은 결코 멈추지 말라는 것이다.”
가장 먼저 공격해 들어가는 부대에 대해서 이렇게 지시를 내리고, 그 다음으로 돌입하게 되는 부대의 지휘관들에게
“자네들은 제 1차 공격부대의 뒤를 따라 전진하되 1차 공격 부대가 미처 분쇄하지 못한 저항 세력을 나누어 파괴하도록 하고, 그 여력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에는 그대로 우회해서 지나쳐야 한다.”
제 3차 공격부대 지휘관들에는 제 1차 공격부대와 제 2차 공격부대가 침투하고 최대한 약화된 적의 저항세력을 철저하게 무너 뜨리는 것이 임무라고 각별히 주의를 주었다.
각 공격부대를 지휘하는 대대장들에게 최대한의 재량을 부여하겠다고 하면서
“일일이 지휘부의 지시를 받으려고 하지 마라! 우리들의 목표는 파츠 베이스군의 남부 최대 군사기지인 셰어필드의 함락에 있다. 그리고 지금 공격의 목적은 셰어필드기지 외각 방어선 붕괴에 있다. 이 점을 각별히 명심하도록!”
지시를 내린 코벨중령은 공격개시는 07시가 될 것이고 그 전까지 최대한 많은 포대를 동원해서 포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들이 쏘아대는 대지포격에 대한 실효성보다는 이 공격으로 적이 혼란에 빠지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준비포격이 끝이 남과 동시에 바리스타부대를 투입한다면 적의 혼란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03시 10분부터 끌어 모을 수 있는 포대는 최대한 모아져 있는 상태에서 대지포격이 개시 되었다. 현재로서는 최대한 단시간에 셰어필드기지를 점령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후속해서 보급지원이 끊어질 염려가 없었기 때문에 잔여포탄을 생각하지 않고 아낌없이 포격을 가하도록 조치했다.
잠시나마 코벨중령은 대지포격이 쏟아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공격부대를 재정비 하면서 07시 대지포격이 끝남과 동시에 부대를 투입시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포병관측용망원경으로 포탄이 떨어지고 있는 지점을 관측하고 있던 중령은 왼손으로 자신의 턱을 쓸어 만졌다. 주위에서는 계속해서 포격이 가해지고 있었다.
‘엄청나군······’
자신이 명령한 것이지만 굉장한 장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포격이 떨어지는 지점에서는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폭연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었다. 이것이 불꽃놀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스름하게 해가 떠오르려고 하고 있는 이때 코벨중령은 어릴적 도시에서 벌어진 축제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렸을 때 불을 붙여 터트리면 마치 딱따기를 부딪치듯 연달아 터지는 화약식 폭죽과 불꽃놀이를 보고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었다. 지금 마치 그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지휘관으로서 이런 감상에 젖어 있어서는 안되었다.
“대단하다.”
직할 참모들 중 한 사람이 감탄사를 내뱉으면서 생각없이 말을 했다.
“마치 불꽃놀이를 구경온 것 같습니다.”
코벨중령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지휘관으로서 그런 생각을 입밖에 낸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무척이나 상했다.
“자네······저 폭염이 끝나면 아군 공격부대가 돌파해 들어간다. 그렇게 되면 빔에 사람이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누군가를 부르며 절규하며 죽어가는 병사들이 생기게 되네! 불꽃놀이라고? 그 불꽃에 병사들이 타죽는단 말이야!”
그 참모는 움찔하면서 뭐라고 말을 못하고 있었다. 그녀도 썩 잘한 말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했다. 화가 치밀어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지휘관으로서 나름대로 많은 전투를 경험했었다. 지금까지도 자신이 무력하게 느껴진 것은,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수없이 절규하며 죽아간 병사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 내지 못한 것 때문이었다.
책임감이라는 것이 어깨를 짖눌러 왔다. 사령부에서는 멈추지 말고 공격할 것을 지시했다. 그렇지만 이런 대지포격이라도 없다면 피해가 조금이라도 늘어났을 것이 당연했다. 장시간 달려온 부대를 제대로 정비도 하지 않고 전장에 투입하라 하는 사령부의 안일한 지시가 있었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 있을 방향으로 그녀 자신이 생각한 대로 밀고 나가야 했다.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이 중요했지만 이번 전투에서는 쉽게 그런 확신이라는 것이 서지 않았다. 다이아몬드광산지대의 지휘소에 나와있는 다니엘 허버크대령이 계속 공격을 종용하고 있다는 통신장교의 보고에 그녀는 지금 공격중이라고 보고하도록 지시하면서 최대한 그를 피하려 했다.
렘셰이드 기지 사령관인 도리안준장도 이번일만 잘 되면 하만 바이파로 전출된다. 그리고 허버크대령 또한 준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번 엠더광산에 대한 공세 이후에 셰어필드기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그리고 그 이후에 계획되어 있는 남부고원지대에 대한 공격으로 파츠 베이스군을 만드레일대륙에서 몰아내 버리겠다고 하는 계획이 의외로 쉽게 승인된 것은, 두 사람이 강력하게 사령부에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사령부에서도 무엇인가 하만 바이파의 집단군 사령부에 내세울 공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서로간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실패가 있을까봐 잠시라도 지체되는 것 같으면 허버크대령과 도리안준장이 차례대로 공격을 종용하고 있었다.
‘망할! 그럴 자신 있으면 직접 전선에 나와 보기나 할 것이지······’
두 사람의 지위도 지위였지만 거의 전선에 두 사람은 얼굴을 들이밀지 않았다. 대부분이 부하들이 세운 공적으로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다이아몬드광산지대를 잃은 자신이 처벌되지 않도록 막아준 것이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욕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