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87
20일 10시 38분 엠더광산 주변에는 파괴된 바리스타들이나 전투의 흔적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멜리사 코벨중령은 지휘전투차량 밖의 황량한 모습에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아직도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전사자들의 시체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불에 타고, 총에 맞고, 뒤틀려진 시체들은 이제껏 살아온 자신의 삶만큼이나 기괴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우습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3명의 아이를 둔 어머니로서 그 아이들에게 자신은 무엇이 될 수가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무 결론도 나오지 않았다.
단지 아이들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했던 것 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에 비틀어져 쓰러져 있는 사람들 모두 자신과 같이 아이를 낳은 여자들의 자녀들일 것이다.
‘귀중한 생명이라고 하지만······’
씁쓸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를 현재 더욱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파츠 베이스군이 셰어필드기지의 외각 방어선에서 병력을 셰어필드기지 내부로 철수시키기 시작했다고 하는 정보였다.
정보란 정확한 것만이 필요한 것이지만, 셰어필드기지를 위성 촬영함으로서 얻어진 영상는 파츠 베이스군이 철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밤부터 수많은 수송기가 셰어필드기지에 내려서서 물자와 병력들을 차례대로 적재하고 가빈으로 철수하고 있는 모습들이 계속해서 포착된다고 보고해 주고 있었다.
“철수라······”
현재의 계획은 엠더광산에 셰어필드기지를 공략할 정도의 대규모의 병력을 집결시킨 다음 단계적으로 셰어필드기지를 공략하고, 그 이후에 남부고원지대를 장악함으로서 만드레일대륙에서 완전하게 파츠 베이스군을 몰아내는 것이었다.
적의 사기를 저하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많은 전투부대의 이동을 눈에 띄이도록 했는데, 적들은 지레 겁을 먹고 달아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전격적으로 철수를 실행하고 있었다.
‘도대체······무슨 의도가 있는 거지?’
도무지 적의 의도를 알 수 없으니 모르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녀석들이 셰어필드기지 주변으로 방어를 강화하면 어느 정도 충분히······’
그녀는 적이 병력과 물자의 부족 때문에 철수하는 것 같다는 정보부의 분석과, 확실하게 상황을 알 때 까지 공격하지 말라는 렘셰이드기지 사령관의 지시를 착실하게 이행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적의 의도를 확실히 모르는 상황이니만큼 섵부른 행동은 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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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철님…물론 시에나가 저렇게 행동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작가넘이 스토리를 저한테 완전히 공개하지는 않아서요…대략적인 상황은 알고 있습니다만…
무턱대고 밝힐 수는 없지요…^_^;
음…래리가 무언가를 꾸미는 것 같기는 한데…복잡한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뭔 일인지 짐작하고 계신 분들도 많을거라 추측됩니다…
하지만 발설하진 말아 주십시요…읽는 재미가 반감됩니다…^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13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파츠 베이스군의 전격적인 철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이 지휘하는 바리스타대대는 22일 14시 30분 다이아몬드 광산지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광산지대에 도착하자마자 부대를 정비하도록 지시하고, 가장 먼저 광산지대까지 나와 있던 렘셰이드기지의 작전참모인 다니엘 허버크대령을 찾아가 도착신고를 했다.
“간만의 후방배치일 것인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이렇게 오게 되었으니 안타깝게 되었네!”
허버크대령은 크라우프가 찾아오자 먼저 위로의 말부터 건넸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령님의 배려로 충분히 재충전했습니다.”
그의 대답에 대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단 이곳에서 부대를 재정비하고 있게나······계속해서 육로로 부대가 집결하고 있으니 조금 번잡할 거네!”
그는 이렇게 계속해서 집결하고 있는 부대를 보고 파츠 베이스군이 현재 조금씩 철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적들도 전투를 회피하고 물러나 준다면 좋겠지만 말이야!”
허버크대령은 그만 가서 쉬고 있으라고 했다.
23일 0시 19분 케네피온행성에서 에이센군이 대규모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가 전 우주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었다.
표준시로 0시였기 때문에 대부분이 잠들어 있는 이때, 로이드행성계를 출발해서 케네온행성계의 제 2태양계의 유인행성인 샴펠을 향해 경공업품을 잔뜩 싣고 항해하고 있는 화물선이 있었다. 민간 유통업자 소유의 대형화물선 루바일Ⅰ,Ⅱ,Ⅲ호는 평화롭게 항해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제 이틀정도 후면 목적지인 케네온행성계에 도착하게 된다. 즉시 제 2태양계의 주성 샴펠로 기항해서 현지 업자에게 싣고온 물품을 전달하고 잔여대금을 받으면 이번의 항해도 끝이나는 것이었다.
루바일Ⅰ호에서 나머지 2척의 좌표를 산정해 주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어긋남이 없도록 루바일Ⅰ호의 함교에서 야간 근무를 서고 있던 항해사는 다소 느긋해진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늘어진 기분과는 달리 시선은 거의 항해상태를 나타내주는 화면에서 떼지않고 있었다. 지루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간단하게 책들을 뒤적여 보고 있었지만, 그것도 짜증이 났기 때문에 잠시 깊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낮에 푹 자뒀지만 그래도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도 모르게 스스륵 잠이 오는 것 같자 깜짝 놀라면서 몸을 일으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기함의 함교에서 이상이 발생한다면 다른 2척의 배 또한 똑같이 이상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잠시 일어서서 함교 안을 조금 걸었다. 계기에 이상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투가 자주 벌어진 지역이니 전투의 잔해물 같은 것들이 부유물로 인해 선박에 크고 작은 안전 사고를 일으키고 있었기에 에너지실드발생장치나 부유물 요격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수시로 체크해 주어야 했다.
그때 갑작스럽게 항해사의 귓전을 때리며 날카로운 벨소리가 울렸다. 반사적으로 무슨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닌지 계기판을 내려 보았는데 별 다른 이상은 없었다.
“뭐지?”
의아한 얼굴로 다른 이상상황을 살폈는데 뜻밖에도 후방에서 선단으로 고속으로 접근하고 있던 배가 포착되었다.
“뭐야?”
항로상으로 자신들이 우선권이 있었다. 그렇게 큰 배는 아닌 것 같았은데 매우 고속으로 접근해 오는 것이 3, 4분 이내에 실드에 접촉할 것이 분명했다.
“이 녀석들? 우리들이 우선권인데?”
항해사는 당황해서 통신기를 열어 후속에서 접근하고 있던 배에에 통신을 내보냈다.
“후방에서 접근중이 배에게 알린다! 이 항로의 우선권은 우리에게 있다. 즉시 속도를 줄이거나 항로를 변경하기 바란다!”
세번에 걸친 무전에 상대가 별다른 응답이 없자 당황해서 선장과 다른 항해사들을 깨웠다.
선장과 항해사들이 보고를 받고 급히 함교로 올라왔을 때 이미 그 선박은 루바일Ⅰ호의 실드에 접촉하고 있었다. 두 함선의 에너지실드가 접촉하고 간섭파를 일으키면서 그 충격에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 덕분에 후방에서 따라오고 있던 다른 2척에 대한 통제가 위험하다는 비상신호가 울렸다.
“Ⅱ,Ⅲ호 2척의 배가 통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
노련한 배의 선장은 재빨리 지시를 내렸다.
“어디의 녀석들이야! 성간 항행법 무시로 고발해 버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선장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상대는 뜻밖에도 그 상황에서 바리스타를 내보내고 있었다.
“뭐야? 저 녀석들?”
항해사들이 깜짝놀라 당황하고 있을 때, 자신들의 눈앞에서 발진한 바리스타들은 뜻밖에도 빔 병기를 함교에 스치듯 발사해 왔다.
“뭐야? 빔 병기?”
모두들 순간적으로 당황해 했다. 다른 2척 모두 함교 앞에 빔 라이플을 소지한 소속 불명의 바리스타들이 위치하고 있었다.
“선장님! 발광신호가 옵니다!”
항해사가 상대의 신호를 해석하면서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선장 또한 낭패감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23일 새벽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자신의 침낭 속에 들어가 곤하게 잠들어 있었다. 이곳은 낮에는 무척이나 무더웠지만 밤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에 꽤 추웠다. 광산지대 한편을 자신들의 대대가 차지하고 앉았고 이곳에서 대기명령을 받았다.
그 명령이 철회될 때까지 임시로 천막으로 설치된 막사에서 바닥에 침낭을 깔고 잠을 자는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별로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생명유지장치와 헬멧은 각자의 바리스타에 남겨두고 파일럿슈트만 착용한 채로 침낭에 들어와 잠들었다.
잠자리가 불편해서인가 조금 정신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그녀 자신이 스스로 정신이 들어서가 아니라 옆에서 자꾸 뒤척여서 정신이 든 것이었다.
‘뭐지?’
자신의 옆쪽으로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 모두 소리를 내지않고 있었지만 거칠게 숨을 내쉬고 있는 것이다.
‘환장하겠다.’
이런때에는 다시 잠이 들어 버리면 좋겠지만 오히려 정신이 더 번쩍 들어 버리는 것이 사람이다. 자신의 정신구조가 어떻게 되었나 싶었다. 자신의 옆자리에서 잠든 사람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바로 등뒤쪽에서 뒤척이면서 계속해서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두 사람 모두 거칠게 헉헉 대고 있었지만 한쪽이 다른쪽의 입이라도 틀어 막았는지, 막힌 신음소리 같은 것이 작게 들렸다. 아마도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무척 애쓰는 것 같았다.
‘죽겠네. 진짜.’
다시 눈을 감았지만 마치 누군가를 목졸라 죽일 때처럼 한쪽의 숨소리가 거칠어 졌고, 다른 한쪽은 마치 비명이라도 지를 듯 숨이 멎어 버릴 것 같은 소리와 안쪽에서만 맴도는 신음소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한참 동안이나 그렇게 하고 있다가 다시 두개의 길게 내쉬는 숨소리가 들려오면서, 두 사람이 숨소리로만 웃는 소리가 들렸다.
‘미치겠다.’
디네스로서는 차라리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시 몇 번 서로 키스를 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서로 웃고 있었다.
‘이런 데서 하는게 좋은가?’
아직 남자와 이런 일이 없었던 디네스는 자신이 한심스러워졌다. 다른 사람들이야 이렇게도 하지만 아직까지도 변변한 남자도 없었다. 옆에 누워 자는 사람이 누구일까 싶었다. 시에나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크라우프가 찾아왔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잘도 한다.’
다시 팔배게를 했지만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옆에서 누군가 일어서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비었다. 아마 크라우프가 일어섰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른 아침 야전취사로 아침을 준비한 취사병들에게 아침식사를 받은 디네스는 크라우프와 시에나가 밝은 얼굴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조금 삐죽한 생각이 들었다.
‘원 참······그런게 좋은 건가?’
아침식사는 계란토스트에 식빵에 햄과 샐러드를 대충 얹어만든 것이었다. 그것에 우유 한팩을 받은게 아침의 전부였다.
“이거먹고 어떻게 힘을 써?”
식사가 너무 형편없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취사병들은 아무말없이 아침식사를 내어 주었다.
디네스가 자리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을 때 그의 옆자리에 우즌 리베라중사가 다가와 앉았다. 그는 들었냐고 서두를 꺼내고는 오늘 새벽에 민간의 대형화물선 3척이 한꺼번에 해적들에게 납치되었다는 말을 해 주었다.
“대형화물선이 3척이나요?”
의아해 하는 얼굴에 그는 그렇다고 하면서
“이곳에서 우리가 이렇게 설쳐대면 뭐하냐? 우주에서는 정작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말야!”
디네스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파츠 베이스가 아니구요?”
“아니라고 하더군······혹시 맞다고 해도 민간화물선을 탈취해서 뭐 어쩌겠어? 비싼 화물이라도 실려 있었다면 몰라도. 다이아몬드나 금같은거 말야.”
리베라중사는 아침식사로 나온 것들을 한꺼번에 먹지 않고 하나씩 따로 먹었다. 마지막으로 샐러드를 입안에 넣고 씹어 먹으면서 우유와 함께 삼켰다.
디네스는 새벽의 그 소리들 때문에 크라우프와 시에나가 좀 신경쓰였다.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리베라중사에게 파츠 베이스군이 철수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하더군······”
리베라중사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어지간하면 전쟁이 안 일어나면 좋겠다.”
두 사람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현재 파츠 베이스군이 철수하고 있다는 것에 한가닥 희망을 걸어야 했다. 제발 적들이 이 상태로 철수를 해서 다시 만드레일에 오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야만 모두들 편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24일 18시 10분 수송기편으로 가빈대륙에 도착한 엘레비아들은 버스터기지에 다시 발을 딛게 되었다.
“원 참, 이곳을 금방 다시 보게 되네!”
그녀의 중대원들은 허무하다는 말들을 하면서 이제는 조금이나마 편하게 되었다는 말들을 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후퇴를 해온것이나 마찬가지인 엘레비아로서는 기분이 좋지 못했다. 적어도 중대장이라고 한다면 이런일에 대해서 좋다고만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후퇴해 와 있는 자신들과는 달리 이런 혼란한 와중에 한구석에서 다시 출격태세를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아마도 남부고원지대로 병력지원을 하려는 모양이라고 다들 말을 하고 있었지만 엘레비아는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다. 지원을 위해 출동하려는 병력치고는 장비의 수량이나 병사들의 긴장정도가 어쩐지 조금 이상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혹시······’
그렇지만 입밖으로 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묵묵히 복귀하게 된 것을 기뻐하고 있는 중대원들을 이끌고 있었다.
25일 10시 정각 엠더광산지대에서 끊임없이 증원되고 있는 병력들을 재편성하고 있던 멜리사 코벨중령은 당혹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위성의 사진촬영으로 확인해본 결과 셰어필드기지에서 대다수의 병력들이 철수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투를 회피하려는 걸까?”
경험이 많은 코벨중령으로서도 현재의 상황이 언뜻 이해되지 않았다. 사령부에서 수송기로는 물자만 적재하고 추가병력들을 육상통로를 통해서 진격하도록 조치하여, 막대한 병력과 장비가 끊임없이 증원되어 내려오고 있음을 일부러 드러내 보이도록 했다. 이 때문인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