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29
순간적으로 시어리 준장에게 모두의 시선이 쏠리자 그는 주눅드는 것 없이 어렵지 않게 대답했다.
“아마도 3,000기의 바리스타는 적의 주력 부대일 것입니다. 아군의 전투함 함 열 사이로 뛰어 들었으니 분명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당장은 전투에 대한 의지가 클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때 티아라 고메스 중령이 집결시킨 아군의 정예 병력을 투입한다면 반드시 크게 낭패를 보게 될 것입니다. 현재 스펜서 하울러 소장이 최대한 적을 소진시키거나 그렇지 않으면 적의 피로도가 급격히 증가되었을 때 티아라 고메스 중령을 투입할 것입니다. 그러면 적들을 상대로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시어리 준장의 말이 끝이 나자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부사령관이 기가 찬 듯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샤파 발타자르 중장이 처음 중장으로 승진하는 조건으로 부사령관직을 제안 받고 승낙한 후 크라우프의 수뇌부에 도착했을 때 역시 소장으로 승진한 다이레아는 크라우프와 연인 사이이기도 했기 때문에 선입견을 가지게 하기 충분한 사람이었다.
선입견을 가지고 보았지만 다이레아는 크라우프를 위해서 인지 아니면 그녀 자신을 위한 것인지 부사령관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공손하게 대한 후 남의 의견을 경청해 주려 최선을 다했다.
비록 다이레아도 자신의 의견에 대한 고집이 무척이나 세기는 해도 부사령관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충분히 본인의 의견을 밝히고 이해를 구하려 하고 있고 늘 상 자신과는 다른 의견을 들어 줄 자세를 견지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 이외에도 다이레아가 제법 말을 아끼며 은근히 기품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발타자르 중장은 처음에는 다이레아를 단순하게 크라우프와 연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능력이 없으면서도 현직에 오른 사람으로 생각했었던 선입견을 버리고 차츰 일을 해 보면서 다이레아를 인정하고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시어리 준장은 다이레아와 같은 자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애써 선입견을 지우려 해도 능력은 있으되 자신의 생각만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고집 불통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 고집 탓에 이곳 저곳에서 쫓겨다닌 경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발타자르 중장이 시어리 준장을 대할 때 늘 상 앞서 나오곤 했다.
선입견 때문인지 지금 눈앞에 있는 시어리 준장은 지금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보다 많은 희생이 발생한다는 사실 아니 바리스타 부대가 어떠한 이유에서 존재하고 있다는 이유 자체를 망각하고 있음을 마치 대단한 생각인 마냥 풀어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러십니까?”
가까운 곳에 있던 카르스 에곤 솔티 소장이 한심하다는 표정이 역력한 듯 시어리 준장을 바라보는 부사령관에게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솔티 준장이 부사령관은 쓴웃음과 더불어 묵묵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정색을 하며 시어리 준장에게 명령을 내렸다.
“길게 말할 것 없다. 즉각 티아라 고메스 중령을 투입해 발바이스군 3,000기의 바리스타를 저지해 내도록 해!”
갑작스레 부사령관이 공격 명령을 내리자 갑자기 시어리 준장이 왜 그러는지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쓸데없는 말이 길어질 것 같아 보이자 그 자리에 있던 크라우프가 나서서 부사령관을 도왔다.
“즉각 티아라 고메스 중령에게 공격 명령을 내려서 스펜서 하울러 소장의 함대로 뛰어든 쥐새끼들을 몰아내도록 조치해라! 알겠나?”
갑자기 사령관인 크라우프가 부사령관 편이 되어 공격 명령을 내릴 것을 종용하니 시어리 준장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가 머뭇거리자 크라우프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 명령이다. 어서 티아라 고메스 중령을 본인이 요청한 대로 병력을 투입시키도록 지시해라!”
크라우프가 목소리를 높이자 시어리 준장이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시어리 준장도 할 말은 많았다.
“각하! 지금 예비 병력이 부족합니다. 자칫 티아라 고메스 중령의 부대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아군은 다른 곳에서 병력을 뺄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칫 . 전체적으로 전선의 균형이 무너지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된다면 한 순간에 전체 전선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티아라 고메스 중령의 부대를 투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어리 준장이 말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라우프까지 티아라를 전선에 투입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당황해 변명을 늘어 놓았다.
미처 변명을 끝마치기 전에 사령관과 부사령관이 함께 전투 지휘관 대리에게 무엇이라고 소리 지르려 하는 순간 뜻밖의 인물이 끼어 들었다. 바로 낭랑한 목소리의 클로리사였다.
“……각하! 시어리 준장께서 자칫 바리스타 부대가 양면 전쟁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예비 병력이 부족하신 것 같아 티아라 고메스 중령의 부대를 아껴 두시는 모양입니다. 지금과 같은 병력이 부족한 시기에 한 기의 바리스타라도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바라건데 제가 바리스타를 조금 조종할 줄 압니다. 그러니 부디 티아라 고메스 중령님의 부대에 합류해서 적 바리스타 3,000기를 격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수 있도록 출격을 허가해 주십시오.”
갑자기 클로리사가 바리스타로 출격해 나가겠노라고 나서자 수뇌부는 깜짝 놀랐다.
일단 직속 상관인 차석 부관 길리엄 에스먼 중령이 놀란 표정으로 클로리사에게 갑자기 왜 이러는 지 물었다.
이미 클로리사의 얼굴에는 평소의 자상한 얼굴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고 차가운 웃음을 곁들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마도 3,000기의 발바이스군 바리스타 부대에는 다수의 아라크니드가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어지간한 실력이 아닌 이상은 공격을 감행하는 아군 파일럿이나 특히 전투함들이 매우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으니 제가 가서 힘이 되겠습니다.”
갑자기 이제까지 바리스타 조종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적이 없었던 클로리사가 바리스타에 탑승해 나가겠다고 나서니 모두 놀랐다. 모두가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클로리사는 드디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감정을 폭발시켰다.
“수뇌부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히 이곳에 서 있는 것뿐입니다.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보고 싶습니다. 공중전 부대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면 아군 함대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한 사람이라도 바리스타를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전선에 나가 싸우는 것이 우선 이라고 생각합니다. 각하! 출격을 허락해 주십시오.”
결연한 표정의 클로리사가 크라우프에게 출격해 나갈 것을 청하니 크라우프는 남들이 무엇이라고 하기 전에 부상당한 왼팔 대신 오른 손을 들어 승낙해 주었다.
“좋다. 자네를 믿는다. 대신 살아 돌아오게나.”
지금과 같은 때에 클로리사가 직접 바리스타 조종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가로막을 명분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직접 하겠다고 나서는데 죽더라도 본인 책임이라는 것인지 크라우프는 모두가 의아하게 생각하고 심지어는 클로리사의 정신이 이상해 졌다고 말을 하는 사이에서도 그녀의 출전을 허락해 주었다.
“감사합니다. 죽이고, 죽이고 또 죽여 버리고 오겠습니다.”
평소의 자애로움이 가득 넘치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버린 클로리사를 보고 모두 놀랐다.
크라우프의 허락을 받은 클로리사는 모두가 어떻게 쳐다보거나 말거나 곧 바로 함교를 빠져 나왔고 격납고로 통하는 엘리베이터로 찾아 나갔다. 그리고는 예비 기체로 남아 있던 자카운 1기를 파일럿 슈트도 입지 않은 채로 올라탔다. 그녀가 파일럿 슈트를 입지 않고 있자 당황한 정비병들이 깜짝 놀라 출격을 만류했다.
“파일럿 슈트를 입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피격되었을 때 질식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모두들 놀란 표정으로 출격을 만류하자 클로리사는 비켜서라고 소리 지르며 정비병을 밀처 냈다.
“피격 되지 않으면 된다. 파일럿 슈트를 입으면 불편해서 움직임이 느려진다.”
그녀는 능숙한 솜씨로 자카운의 콕핏을 닫고 추진제와 무장 상태를 확인 한 후 두말 할 것도 없이 호박의 정령 호에서 빠져 나온 후 빠르게 티아라 고메스 중령의 부대 쪽으로 방향을 잡고 그쪽으로 달려나갔다.
너무나도 황당하게 클로리사가 탑승한 자카운이 고속으로 호박의 정령 호에서 빠져 나와 티아라 고메스 중령이 위치한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자 수뇌부 참모들은 클로리사의 표정이나 내뱉은 말이 평소의 그녀가 아니라며 몹시 놀랐다.
“세상에나, 갑자기 왜? 저러지? 발라트 대위가 미쳤나? 갑자기 조종할 줄도 모르는 바리스타에 올라타더니 말이야 .”
“바렌브룩 준장을 사살하더니 미쳐 버린 것 아니야?”
누군가가 이렇게 놀란 표정으로 클로리사의 표면 때문에 당황하고 있을 때 크라우프는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 크라우프를 걱정하게 만든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시어리 준장이 이야기했던 대로 양쪽에서 전투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예비 병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솔티 소장과 시어리 준장을 번갈아 바라보며 각 함대의 예비 기체를 전부 끄집어내도록 명령했다. 특히 그는 시어리 준장을 겨냥해 한 마디를 던졌다.
“병력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주력 부대를 아껴 두면 바리스타가 보호해야 할 아군 전투함이 더욱 큰 인명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 즉시 예비 기체까지 모두 끌어내서 전선에 투입하도록 한다. 조종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한 사람이라도 더 전선에 투입해 넣도록 해!”
생각 같아서는 크라우프 자신도 직접 바리스타에 올라 전선으로 뛰어 나가고 싶었지만 어깨에 매달려 있는 대장 계급장은 그가 겨우 일개 병사로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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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내용이 이상하시면 재빨리 지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m(_ _)m…
대세는 순결당입니다…Next-73…
므흐흐흐…
●’내멋대로할꼬야’님…^0^;; 순결당이 대세인데…ㅠ0ㅠ;; 어쨌든 간에 1타를 하셨네요…축하 드립니다…베실베실…@_@)乃 글쿠…일단 뜨거운 밤이 아니라 전쟁…전쟁이 대세입니다…씨익…이제 티아라도 투입되었으니 죽고 죽이는 전쟁뿐이지요…^0^)乃
●’판타로드’님…^0^;; 엔딩이라…너무…그렇게…저 작가넘의 머리 속을 뒤져보시면…ㅠ0ㅠ;; 그나저나 조루의 정체는 어쨌든 간에 쉬운 일입니다…조만간 이 전쟁 끝나고 나온답니다…씨익…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요…음흠흠…^0^;; 글쿠…에이센 황실 근위 함대는 출격하지 않습니다…왜.냐.면…에이센 내부의 군대가 바닥났다고 적들에게 선전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국가적인 자존심 문제랍니다…^0^;
●’오멘’님…^0^; 뭐 이제 클로리사 양도 전선에 나섰답니다…어차피 이번 전쟁을 끝으로 [……]와 화려하게 은퇴(?)할 처자니까 막판에 한 번 힘써 주려는 것이지요…씨익…
●’현돌’님…핫핫핫…인간은 전쟁을 거듭하면서…전쟁으로 발전을 한다고 하는 말도 있지만 말씀대로…자칫 너무 전쟁만 하면 공멸할 수도 있겠네요…깊이 새겨 듣겠습니다…m(_ _)m…
●’underworld’님…이제 티아라 즉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 가 다시 전선에 나서게 된답니다…^0^; 글쿠 이제…소위 말씀 드리자면 졸라 싸우는 것이지요…전투당 만쉐이!!! 므흐흐흐흐흐…^0^)乃
●’당근선인’님…뭐…채가연은…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겠지요…물론…비 내린다고…웰컴 투 동막골에서의 강혜정 처럼 머리에 꽃 꼽고 뛰어 다니는 일은 없지요…^-^;
●’soulschaos’님…당.연.히…가연이와 티아라 그리고 여기에다가 조금 더 덧붙여서 클로리사가 활약을 합니다…씨익…불타 오르는 전장이지요…베실베실…^0^)乃
●’bsh2345’님…저 작가넘 사는 곳은 비가 부슬부슬이 아니라 번개까지 포함해서 좍좍좍…쏟아졌었습니다…오늘 아침에는 해가 떠서 조금은 이상하지만…^-^;; 그래도 멀쩡하게 아르방 나왔답니다…^0^; 울쩍함도 잠시 접어 두고 말이죠…^-^;
●’빨강보석’님…쿠울럭…^0~; 어느 순간 보면 그렇게 시간이 빨리 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답니다…=_=;; 글쿠…한 꺼 번에 술 많이 마시고 한 동안 또 드시지 않으면 정상으로 됩니다…물론…금주 기간이 좀 길어야 겠지만요…글쿠…전투 상황인데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조사는 미루어 집니다…당장은 말이죠…^0^;
●’acehelp’님…맞습니다…빨강보석님 처럼…천국에 다녀왔으면 좋겠습니다…저 작가넘은 그냥 혼자서 와인을 조금 물컵에 따라 홀짝거리는 것이 취미랍니다…~-~;; 쭈압…
●’키트릿지’님…카레나는 컨셉이 미친뇬이 아니라…뭐…다들 이해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뭐…~-^;; 컨셉트는 건담 시드의 그…약물 삼인방…아주 인상적이었거든요…^0^;; 글쿠…두 얼굴의 소녀랍니다…평소에는 얌전…전장에서는 피에 미쳐 날뛰는 살인귀…바로 그것이지요…^-~;;
●'[M.I.F]강도헌터’님…맞습니다…가연이 이뇬…이제 제 세상을 만났지요…씨익…글쿠…이제 티아라도 간만에 멋지게 전투를 벌인답니다…므흐흐흐…전투 만쉐이!! 대세는 순결당입니다…씨익…
●’라이네케’님…^0^;; 엣헷헷…뭐…그나저나 라이네케님…지금 이곳에서는 죽진 않으실 것입니다…물론…네슬런 행성계 전투에서는 기약을 해 드릴 수 없을 것이지만 말이지요…베실베실…
●’가연을이’님…뭐…세상이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흐흐…그리고 일단 자신을 잃어버리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무엇 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니 말이지요…씨익…
●’호박의정령’님…감사합니다…호박의정령님…저 작가넘이 다시 한 번 힘을 내 봅니다…호박의정령님도 만쉐이!!! %26 화팅!!
에궁…모든 독자분들 간밤에 별 다른 비 피해가 없으시기를 빕니다…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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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02시 30분 아나베 행성계 외각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동안 실시간으로 전황을 에르바 행성의 모처에 있는 안전 가옥에서 보고 있던 카레나는 새벽 시간이 다가와 함께 전황 보고를 받던 키트릿지를 비롯해 정보 분석관들이 슬슬 피곤해 하면서 배고파하자 모처럼 만에 직접 자신의 솜씨를 발휘했다.
예전에 곧잘 황실 가족들을 위해 직접 요리해 황제와 두 황후 그리고 크라우프와 디나의 입맛을 즐겁게 해 주었던 그녀는 황실 정보부장이라는 지위를 맡게 되고 자신의 현재 위치를 감추기 위해 에이센인 사업가로 변신하면서 거의 직접 요리를 하지는 않았다.
모처럼 직접 요리 솜씨를 발휘하지 않던 카레나가 만든 요리는 무척이나 맛이 좋았고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를 즐겁게 만들었다.
맛나게 모두 요리를 먹고 난 후 카레나는 정보 분석관들에게 아나베 행성계에서 에이센 함대가 입게 될 피해가 어느 정도 수준일 것으로 보는지를 물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곧 코넬리우스 타머란 대장이 전장에 도착하게 된다면 아군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정보 분석관들은 이번에 벌어진 전투가 단기적으로 매우 극단적인 소모전으로 전개될 양상이 매우 크기 때문에 차후 네슬런 행성계를 공략하게 될 때 많은 병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이미 발바이스 함대는 전세가 무너졌습니다. 200만 척 정도로 추정되는 발바이스 함대의 주력군은 전부 에이센 함대에게 포위되어 있고 발바이스 함대의 별동대 약 50만 척은 현재 포위되어 있는 주력군과 분리되어 있습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발바이스 주력 함대는 도주하지 않고 포위되어 있고 에이센 함대는 이들을 포위하고 있으니 당연하게 전투가 계속될수록 에이센은 코넬리우스 타머란 대장의 지원군까지 합류하게 되고 발바이스 함대는 퇴로가 차단될 것이니 에이센이 승리하게 될 것은 자명 했다.
카레나는 정보 분석관들이 지극하게도 너무나 상식적인 선에서 결론을 내리자 어딘지 모르게 조금은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씁쓸한 마음을 대변하듯 이내 소파에 앉아 왼손을 들어 약지 손가락으로 이마를 긁적이며 아랫입술을 살짝 앞으로 내밀었다. 자신이 원하는 분석을 내놓지 않는 다고 해도 굳이 정보 분석관들을 탓하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럼 지금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아군이 아나베 행성계 에서 어떻게 싸우느냐가 아니라 아나베 행성계 에서의 승리 이후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 지역 책임자의 보고에 의하면 아참! 미리 알려 드린 자료 그대로입니다. 흠흠 . 일단 네슬런 행성계 에서는 자료에 기록되어 있는 것과 같은 준비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다음의 주제에 대하여 카레나가 미리 서두를 떼자 정보 분석관들 중 한 사람이 발언권을 얻었고 바르디아 지역 책임자가 조사해 보고한 자료에 의한다면 발바이스 황실은 지금 아나베 행성계에서 에이센 함대와 결전을 벌이고 있는 에네르 자드 하페텐을 다른 곳을 위한 제물로 삼으려 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마도 아나베 행성계 외각 전투에서 에이센 함대의 힘을 최대한 소진시킨 다면 네슬런 행성계 까지 에이센이 진격해 들어왔을 때 다시 조지 월터 부치 대장의 전철을 밟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보 분석관들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내놓자 다른 정보 분석관들 또한 에이센이 만약 네슬런 행성계 공략에 실패할 경우 최저 5년 동안은 대규모 함대를 동원해 발바이스를 원정하기 힘들 것인데 발바이스 수뇌부도 이 점을 예측하고 있을 것으로 전제했다.
“최저 5년 이라고 한다면 발바이스도 다시금 절치 부심해서 함대를 재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고 하면 .”
이 순간 카레나가 갑자기 정보 분석관의 말에 불쑥 끼어 들어 그의 발언권으 빼앗아 자신의 의견을 한 마디 보탰다.
“아군이 네슬런 행성계 공략에 실패하면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약 5년 정도 다시 원정을 감행할 수 없다. 그리고 그 5년 동안 발바이스가 함대를 재건한다면 . 발바이스의 경제가 파탄이 나게 될 것이다. 지금도 기형적인 군사력 제일주의 때문에 내부 경제가 매우 피폐해져 있다. 이 전쟁이 일어나게 된 것도 우리가 발바이스군에게 먼저 움직일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내 생각에는 아군이 네슬런 행성계를 일단 발바이스 인들에게 최소한 10년에서 20년은 더 맡겨 두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폐하께서는 새로운 구상을 하고 계신 듯하니 어떻게 해서든 이번에 네슬런 행성계를 점령하고 한 동안 타 지역에 대한 대규모 원정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
카레나의 전제를 듣고 정보 분석관들은 모두 잠시 동안 자신들이 느끼는 시간과 카레나가 보는 시간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잠시간의 침묵이 끝이 나고 카레나는 갑자기 구드 바렌브룩 준장이 크라우프를 공격한 일에 대해 물었다. 다행히 크라우프는 중상을 입는 선에서 무사했고 오랫동안 따랐단 상관의 뒤통수에서 총을 꺼내 든 바렌브룩 준장은 폐하가 내려보낸 클로리사에게 사살되었다.
다른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어째서 크라우프와 거의 6년이나 함께 하면서 크라우프의 파격적인 대우로 겨우 6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겨우 대위에서부터 이제는 어엿한 준장으로 승진을 한 바렌브룩이 크라우프의 뒤통수에 총을 빼들었냐는 것이다. 이번의 있어서는 안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키트릿지가 보고를 해 올렸다.
“급하게 조사를 해 봐도 별 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정신 이상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
키트릿지로서도 짧은 순간 조사를 한 것만으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현재 베르베라 지역 총 책임자인 부르군트가 베르베라 지역 출신인 바렌브룩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맡아 바렌브룩의 배경 조사를 다시 한 번 실시하고 있었지만 부르군트도 뚜렷하게 무엇인가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어서 서둘러 정확히 조사를 하도록 하라고 해!”
카레나는 서두르라는 말과 정확하게 조사하라는 서로 상반된 단어를 섞어 가며 조사를 재촉한 후 갑자기 클로리사가 바리스타 올라 출격한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배석해 있던 정보 분석관들 중 몇 사람이 혹시 크라우프가 부상을 입은 것 때문에 자신이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해 자살하려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했다. 그러자 카레나는 묵묵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 애는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으니 굳이 자살을 하지는 않겠지. 무슨 생각을 하고 바리스타에 올라타서 전장에 나섰는지는 몰라도 이번 전투에서 살아남게 되면 현재의 임무를 중지시키고 이곳에서의 임무를 완수해 베르베라로 돌아가게 되어 있는 [ ]와 함께 베르베라로 돌려보내도록 해!”
바르디아 지역 책임자인 [ ]가 클로리사와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때 카레나의 발언은 자리에 앉은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갑작스러운 말을 듣고 모두 놀란 표정으로 카레나를 바라보고 있을 때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이제는 사정 상 베르베라로 돌아가야 하는 [ ]가 그간 여러 가지 일을 열성을 다해 애써준 것에 대한 자신의 작은 보답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자네들 모두 [ ] 에게는 미리 말하지 않도록 해라. 알겠나?”
모두들 카레나의 배려에 감사하며 그녀가 참으로 [ ]를 비롯해서 부하를 아끼는 사람이라며 감탄했다.
“무슨 말을? 나야 뭐 .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야. 일단은 다들 피곤해 하고 있으니 5시간 정도 쉬어 두도록 하자. 나도 한 5시간 정도 잠을 자 두겠다. 수고들 했어. 키트릿지도 괜찮으니 이만 돌아가서 잠을 자두도록 해!”
카레나가 잠시 5시간 정도 쉬어 두자는 말을 하며 모두들 돌려보내자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앞에 놓인 서류들을 정리한 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마지막으로 키트릿지가 돌아간 후 카레나는 빙긋 웃으며 금새 사라져 버린 비어 있는 자리들을 바라보았다. 문득 시간이 지난다면 자신의 눈앞에 있던 사람들 모두 이렇게 하나 둘씩 아니면 한 꺼 번에 빠른 시간에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전에 자신이 [ ]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일을 해 주고 싶었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거의 여자라는 존재 자체에 이렇다할 관심이 없었던 단단하고 차가운 무쇠 같던 [ ]의 마음을 녹였던 것이 바로 클로리사였다. 처음 기사 능력 발현자로서 기사 능력을 보다 강력하고 체계적으로 강화 받기 위해 여러 가지 고된 훈련 속에서도 맑은 웃음을 잃지 않던 클로리사를 보고 [……]가 어쩔 줄 몰라 했던 것이 얼마나 귀여워 보였는지 모른다.
[ ] 가 처음으로 카레나에게 클로리사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을 때 그녀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어떻게든 막기 위해 애써야 했다.
처음에는 [ ]가 단순하게 나이 어린 여자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식으로 생각했지만 카레나가 생각했던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 가 진심으로 클로리사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카레나는 키트릿지나 [ ] 같이 위험한 일을 자원한 클로리사를 여러 가지 움직이기 편하도록 군대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위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굳이 그녀가 오랜 시간 동안 배우고 익힌 것과는 상관없는 부관 과정으로 진로를 마음대로 결정시켰다.
주머니 속의 송곳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그 끝이 주머니 밖으로 나오려 하는 법이다. 부관과정을 목표로 진로를 삼게 되었지만 클로리사의 빼어난 미모와 실력은 곧바로 베르베라 책임자인 까다로운 성격의 부르군트의 눈에도 들어왔다.
아직 부관 과정을 거치는 사관학교에 있을 때 모든 면에서 재색을 갖춘 너무나도 매력적인 클로리사를 어떻게 해 보려고 부르군트가 무척이나 애썼다는 것은 [……]는 모르는 카레나 자신만 알고 있는 사실이다.
카레나가 알기로 클로리사는 여느 여자애들처럼 남자들이 자신에게 접근해 오면 특별하게 거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은근하게 웬만한 남자들 모두를 눈에 차지 않아 했고 어느 순간 부터는 모든 것을 오직 [ ]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기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 ]와 헤어지게 된지 제법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만나게 된 [ ]와 뜨거운 사이로 변할 수 있었다. 이번 에르바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이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결국에는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다.
카레나로서는 처음 만났던 자신의 남자를 잊지 않고 기다려 준 클로리사가 대견해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크라우프가 비록 상처를 입었지만 나름대로 강한 호감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되는 암살자 바렌브룩을 주저 없이 쏘아준 것이 고맙게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