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but the strongest in the dimension RAW novel - Chapter 85
게을러서 차원최강 085화
085 마신 강림(2)
어찌어찌 밀어붙일 수는 있었지만, 놈이 다시 일어나면 내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게으름 수치가 -90%를 기록하고 있었고, 여기서 수치가 더 떨어지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그때부터는 게으름 수치 보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페널티를 받는다. 그때에는 애써 쌓아 온 여러 가지 능력치들이 깎여 나갈 수 있었다. 최대한 그런 상황까지는 만들려 하지 않았지만 어찌 될지는 알 수 없다.
놈이 죽었다면 다행이다.
물론 마신의 강신체를 타격하였기에 마신을 죽였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마도 연합의 맹주를 죽인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가 될 수 있을 터였다.
약간은 긴장이 되는 얼굴로 다가가 봤다.
꿈틀!
“아직도 죽지 않았나!”
게으름 수치를 마저 사용해야 할 것 같았다.
쐐애액!
빠르게 움직인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었다.
만약 놈을 죽이지 못하면 페널티를 받더라도 힘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화르르륵!
검에서 신성력이 타올랐다.
어마어마한 양의 신성력이었고 전류까지 흘렀다.
성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그 충격으로 인하여 공간이 일렁거렸다.
그대로 성력을 꽂아 넣는다.
쿠아아아앙!
놈은 그대로 일어났는데 성력에 맞아 튕겨져 나갔다.
퍽! 퍽퍽퍽!
땅을 데굴데굴 구른다.
바닥은 깊게 파였으며 성력에 맞은 부분은 완전히 녹아 없어졌다.
이 정도면 죽어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닐까.
인간의 경지를 뛰어넘은 마스터라고 할지라도 이 정도 충격을 받았으면 죽었다고 보았다.
살아 있는 것이 비정상이었다.
하지만 놈은 기어이 일어났다.
-발렌! 나는 네놈을 기필코 죽이겠다!
“흥! 할 수 있다면 해 봐라!”
파바바밧!
카르마젠의 육신을 입고 있는 마신은 그대로 줄행랑을 놓았다.
다시 경고음이 들렸다.
[경고! 게으름 수치가 -100%입니다! 페널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줄행랑 하나는 빨랐다.
여기서 쫓아가면 죽일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 봤다.
만약 놈이 갑자기 태세를 전환하여 나를 치려 한다면? 그때에는 나도 죽음의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너무 많은 게으름 수치를 사용했다.
“큭!”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렸다.
“각하! 괜찮으십니까!?”
카르엔과 베르체가 뛰어와 나를 부축했다.
“놓쳤구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마신의 강신체가 아니었습니까?”
“마신의 강신체!”
컬크를 비롯한 지휘관들은 눈을 부릅떴다.
방금 전에 상대했던 마도 연합의 맹주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신의 강신체라고 하니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죽이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당연한 일이라.”
“놈은 마신이었습니다.”
카르엔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마신도 아니고 강신체를 죽이지 못했다.
이래서야 마신의 본체를 상대하면 죽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직도 수련이 부족하다.”
“아닙니다. 충분하십니다.”
눈앞이 캄캄해져 왔다.
만약 여기서 게으름 수치를 더 사용한다면?
몸에 과부하가 걸릴 것이다.
하급 신으로 거듭났지만, 아직 육신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니 이런 현상은 당연했다.
“뒤를 부탁한다.”
“편히 쉬십시오.”
멀어져 가는 의식 속에 뭔가 알람이 울린 것도 같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1,000,000 카르마가 적립됩니다!]‘이 짓을 했는데도 백만 카르마밖에 얻지 못했다고?’
너무 짜다.
이런 식으로 언제 1억 카르마를 채울 수 있을까.
위업 달성의 알람을 끝으로 의식이 끊겼다.
카르엔은 발렌 사령관을 들쳐 업었다.
컬크가 다가와 보고했다.
“단장님! 이제 가셔야 합니다!”
“언데드 군단이 몰려오고 있나?”
“그렇습니다.”
“나머지 병력은?”
“도시를 빠져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카르엔은 잠시 생각했다.
이 정도라면 위대한 업적을 쌓은 것이었다.
발렌 사령관이 아니라면 할 수도 없었던 일.
분명히 어마어마한 공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좋아. 빠져나간다!”
“이동한다!”
“예!”
왕궁에서 약탈하던 병사들은 북문으로 이동하였다.
남문이나 중앙 지역은 모조리 언데드로 바뀌었다. 불에 타 죽은 사람이 많아 100만의 언데드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였지만, 수십만은 되어 보였다.
언데드들이 주변의 위성 도시에 출몰한다면?
아마 골치 꽤나 썩을 것이다.
“이걸로 목적은 달성이다.”
수도를 없애 버리고 언데드 군단을 만들었다.
물론 수십만 언데드를 모두 통솔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파급력을 생각해야 한다.
연합은 엄청난 타격을 받고 말 것이다.
언데드가 몰려오고 있었지만, 피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카르엔과 병사들은 북문에 대기시켜 놓은 말에 짐을 실었다. 애써 얻은 금은보화들을 잃을 수는 없었다.
“엠파스로 이동한다!”
두두두두!
그들은 엠파스로 이동을 시작했다.
이것이 원래 계획이었다.
계획에 성공을 하건 실패를 하건 엠파스에서 전열을 가다듬기로 하였다.
일단의 무리들이 평야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전마들은 빠르게 이동하지 못하였는데, 워낙에 많은 짐을 싣고 있었기 때문이다.
식량을 실은 수레들도 이동했다.
카르엔을 비롯한 지휘관들은 수도의 동쪽에서 본대와 합류하였다.
본대 역시 어마어마한 약탈품을 싣고 있었다.
화르르륵!
뒤쪽을 돌아보니 수도가 불타고 있었다.
컬크가 카르엔에게 물었다.
“단장님, 언데드가 얼마나 만들어졌을까요?”
“적어도 20만은 되지 않을까 싶다.”
“저 도시에는 100만에 달하는 인구가 살았습니다.”
“과장이 좀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50만 이상은 살았겠지. 하지만 모든 사람이 언데드로 변할 수는 없었다.”
“도시가 불탔기 때문이로군요.”
“언데드들도 도시를 나가려다가 병목 현상 때문에 타 죽었다.”
“그래도 주변 도시들에는 엄청난 피해를 주겠습니다.”
“그러기를 바라야지.”
“한데 말입니다.”
“말해라.”
전마가 워낙 느리기 이동하였기에 그들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사실, 승마술이 절정에 달하지 않고는 말을 달리면서 대화를 나누기는 힘들다.
“아까 정말 마신의 강신체였습니까?”
“직접 보았지 않나.”
“그런 마신의 강신체를 상대로 승리하신 각하는 대체…….”
“반신의 경지에 이른 성인이시지.”
“후우.”
컬크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말 마신의 강신체를 상대로 승리한 것이라면 반신의 경지라고 보아야 하는데, 사령관의 행동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르엔은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오늘 거하게 판이 벌어지겠군.”
“도박판이 열립니까?”
“그렇겠지. 원래 이런 식으로 큰 전투가 벌어지면 도박판이 벌어지지.”
거대한 도박판은 발렌이 게으름 수치를 회복하기 위해 하는 일이었지만, 그들이 그런 발렌의 사정을 알 리가 없었다.
그저 넉넉하게 재화가 들어왔으니 빚도 갚고 다시 도박판에 끼어들려는 것이다.
“자네도 오지?”
“저도요?”
“한 번 해 보게. 생각보다는 재미있다니까.”
“그럴까나…….”
자신도 모르게 도박을 권유하는 카르엔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야말로 기절을 했다.
게으름 수치의 회복 때문에 잠을 잔 것이 아니라 워낙에 힘겨운 전투를 치러 왔는지라 잠이 든 것이다.
에르나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언제까지 주무실 거예요?
“으음…….”
-이틀이나 잤어요. 알아요?
“겨우 이틀 가지고 그래?”
-하! 잔소리하지 않게 생겼어요? 여긴 적진이에요. 수도에서 가깝기도 하죠. 언데드 군단이 몰려오면 어쩌려고 그래요?
“난 또 뭐라고.”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나 했는데 에르나의 목소리를 들어 보니 이틀이 지난 모양이다.
“어머? 일어나셨어요?”
“그래.”
실비아는 무릎을 꿇은 채 자수를 두고 있었다.
그녀는 내 시중드는 것을 의무로 여겼기에 항상 내 곁에서 시중을 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머리맡에 토스트와 우유가 놓여 있었다.
이틀 동안 몇 번이나 음식들이 바뀌었을 것이다. 혹시라도 내가 일어나면 배가 고플 것이 뻔했기에 이곳에 음식을 두었던 것이다.
꼬르르륵.
역시나 배가 고파서 곧바로 토스트에 우유를 마셨다.
게으름 수치는 30%까지 올라갔다.
-100%에서 시작했으니 실질적으로는 130%를 회복한 것이다.
“오늘도 도박판이 열리나?”
“그럼요. 이틀 동안 계속 열렸어요.”
“누가 강세지?”
“베르체 예하요.”
“오호, 이제야 빛을 보는 것 같군.”
베르체는 어마어마한 빚을 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수도에서 한몫 잡았을 테니 아낌없이 배팅했을 것이고, 지금까지 쌓인 내공으로 돈을 쓸어 담고 있는 모양이었다.
한쪽 입꼬리가 올라간다.
아무래도 오늘도 도박을 하면서 게으름 수치를 회복해야 할 것 같았다.
“오늘 참여한다.”
“그 전에 하실 일이 있어요.”
“무슨 일?”
“폐하께서 바로 연락을 하라고 하셨거든요.”
“황제 따위야 좀 기다리라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