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409
408장. 겨울철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방법 (3)
‘잡았다!’
총을 쏘며 달려 나가는 주량우는 타깃 처리를 확신했다.
소림 무공을 수련했지만 주력은 총이었다.
아무리 놈이 강해도 반탄강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전설의 고수가 아니라면 실탄을 맞고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런 고수는 이제 이 세상에 없었다.
스승의 스승이었던 분이 1갑자 공력을 소유했던 게 마지막이었다.
먹거리와 공기가 오염되고 공산당이 세상을 잡으며 고수들은 모두 사라졌다.
일본과의 전쟁, 국공 내전, 그리고 홍위병의 망령 시절을 거치며 알게 모르게 중국 무림 고수들은 세상을 떠났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위해, 자기가 믿는 신념을 위해 그리고 과거의 악습과 폐단이라는 명분으로 사라졌다.
무공을 아는 이들의 씨를 말리는 멸족이었다.
다행히 주량우 같은 이들이 겨우 남아 명맥을 잇고 있었다.
천지회에서 비밀스럽게 보호하여 맥을 이었다.
밝은 곳으로 나오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 힘을 키웠다.
과거의 영화를 되살리지는 못했지만 내공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엄청난 이득을 봤다.
특기로 부각될 수 있는 각 분야, 나라를 위한다는 올림픽 같은 체육에 투입되지 않았다.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살인병기나 호위병으로 길러졌다.
그런 주량우의 사격 솜씨는 발군이었다.
함께 움직이던 동료가 화살에 맞아 즉사했지만 동요하지 않고 이를 악물고 총을 갈겼다.
기관단총 9밀리 탄이지만 특수 제작 덕분에 사거리가 400미터가 넘게 나왔다.
살아남은 동료들도 놈을 향해 총알을 퍼부었다.
성벽 위에서 화살을 겨누고 있는 놈.
총알에 벌집이…….
타다다다다다당.
“???”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다.
총알이 반원형의 투명한 구체에 부딪쳤다.
“반탄 강기!”
주량우는 자신도 모르게 놀라 신형을 멈췄다.
누가 봐도 강기의 막이 분명했다.
뭔가 놈에 관한 정보가 잘못됐다.
타깃 장태산이라는 자는 가늠할 수 없는 고수였다.
끼리리릭.
놈이 웃음을 머금은 채 이쪽을 향해 시위를 재는 것이 보였다.
지금 사태에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어 보이는 놈.
차라리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고요해 보이기까지 했다.
“피, 피해!”
주량우의 입에서 터져 나온 경고음.
퍼어어억!
하지만 그 말이 소림 제자 주량우의 입에서 마지막으로 터진 음성이었다.
빛살 같은 화살이 주량우의 목구멍을 꿰뚫고 사라졌다.
***
오! 역시 서클 마법은 제대로였다.
총알이 닿는 즉시 그대로 튕겨나갔다.
7서클 마법의 마나 밀도는 6서클의 수 배는 되는 것 같았다.
간단히 읊은 수식어에도 마법은 바로 발현 됐다.
상대가 아무리 총을 쏘아대도 두렵지 않았다.
“으아아아아아! 사, 살려줘!”
“괴, 괴물이다!!!”
“죽엇!!!”
타다다다다다다당.
내가 굳이 손을 쓰지 않아도 스스로 자멸하는 자들이 나타났다.
환영 마법에 걸린 살수들은 동료를 적으로 인식하고 총을 난사했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해도 소용없었다.
마법이 펼쳐내는 환영은 인간 상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만큼 강력했다.
콰아아아아아앙!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성에 가까이 다가온 자들도 마법진에 무너져 내렸다.
불꽃이 쉼 없이 터졌다.
사르르르릇.
어느새 어둠이 찾아왔다.
차가운 하늘에서 내리기 시작한 눈발이 굵었다.
“놈을 죽여라!!!”
“으아아아아아아!”
내공을 사용하는 자들은 기감을 읽어 마법진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총알을 난사해도 나에게 타격을 입히지 못하자 내공을 짜냈다.
그 틈에도 목숨을 부지한 놈들이 가까이 다가왔다.
총을 던져 버리고 검이나 다른 무기를 들고 미친 듯 달려왔다.
저 정도라면 내공 수련이 제법 깊은 자들이었다.
스릉.
아공간에서 소환한 검을 꺼내들었다.
거리가 가까워 더 이상 화살이 소용없었다.
그들에게 허락된 것은 오늘 밤만큼 차갑고 시린 죽음.
터엇!
성벽을 박차고 몸을 날렸다.
살기에 물든 흉신악살들을 향해 거침없이 날아갔다.
숫자는 다 합쳐 열.
달려온 성의를 봐서 화끈하게 대접하는 게 예의일 것이다.
파아아앗.
검에 깃드는 충만한 내공이 빛을 만들어 냈다.
“헛!”
가장 앞에서 용감하게 달려오던 적을 향해 벼락처럼 찍어 내려가는 검.
파강! 서걱!
막아서던 검은 물론 반듯하던 몸뚱이가 수직으로 갈라졌다.
깔끔하게 단 일격으로 그의 생사가 갈렸다.
촤아아아아아앗.
불어오는 바람에 피분수가 사방으로 흩어졌고 두 쪽으로 갈린 몸뚱이가 쓰러졌다.
“거, 검강!”
다가오던 놈들 중 누군가 소리쳤다.
이제 알았어?
“탓!”
이왕 검을 꺼내들고 춤을 추기 시작한 망나니 판.
힘찬 기합과 함께 앞을 막아서는 자들을 향해 빠르고 깔끔하게 검을 휘둘렀다.
넉넉하게 줄 수 있는 것은 죽음뿐이었다.
***
“헉헉……. 헉.”
쥐덫에 걸린 왕용은 거친 숨을 내뱉었다.
숨이 목까지 찼다.
침이 달큰해지며 목을 적셨다.
‘도대체……. 정체가 뭐란 말인가!’
말로 표현이 되지 않았다.
천지회 각 단에서 파견한 실력자들이 총 한발 못 갈기고 죽어갔다.
대부분 불에 타 재가 돼버렸다.
불귀신의 희롱 같았다.
왕용은 심장이 터지는 공포에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다.
이런 압박감을 처음 맛봤다.
천지회에서 살수 교육 때 느꼈던 공포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 당시에도 동료들이 실제 죽어 나갔지만 이런 절대적 절망감과는 달랐다.
내공을 사용할 줄 아는 왕용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함께했던 팀원과 조원들 중 보이지는 자가 하나도 없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차가운 시베리아의 불귀객이 됐다.
“크아아아아악!”
성이 바로 앞까지 가까웠다.
비명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왕용은 목구멍을 뚫고 튀어나오려는 심장을 움켜쥐며 마지막 힘을 짜냈다.
천지회를 위해서는 반드시 죽여야 할 타깃이 가까이 있었다.
덜덜 떨며 총을 움켜잡았다.
다른 총과 달리 저격용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품고 있는 총이었다.
단 한 방이면 됐다.
정확하게 총알에 맞으면 팔과 다리가 산산이 부서진다.
몸통을 관통하면 총알이 파열되며 그 즉시 즉사한다.
터더덕.
자리를 확보했다.
야간 투시경을 착용했다.
달과 별도 쏟아지는 폭설로 인해 자취를 감추었다.
사방은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과거 인도 국경 분쟁지역에서 홀로 인도군 특수부대 소대원 전부의 목을 땄던 때보다 더 긴장 됐다.
‘침착하자! 침착!’
왕용은 속으로 주문을 외우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100명의 동료가 희생되어도 타깃만 제거한다면 성공한 작전이었다.
팟! 팟! 팟!
투시경을 착용하자 눈앞에 엄청난 빛 덩어리가 보였다.
방금 전까지 앞에 서 있던 물체 하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바닥에 뜨거운 열기를 품은 물체들이 뿌려지더니 빠르게 식어갔다.
동료들의 피라는 걸 왕용은 알았다.
입술을 깨물었다.
우뚝 홀로 서 있는 물체는 타깃이 분명했다.
오연히 검을 들고 서 있었다.
숨을 가다듬고 왕용은 방아쇠를 당겨갔다.
실수는 용납할 수 없었다.
찰나의 순간 타깃의 몸통에 구멍이 뚫릴 것이리라.
‘잘 가라! 악마 같은 놈!’
놈과의 거리는 100여 미터.
실수할 만한 거리가 아니었다.
왕용은 죽어 간 동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힘껏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단 발의 총성이 적막한 설원 위 공간을 울리며 퍼져나갔다.
서 있던 물체가 없다.
괴물처럼 거침없던 놈도 총알은 피하지 못했다.
“후우.”
짧은 숨을 내쉬며 왕용은 길었던 전투에 종지부를 찍었다.
긴장했던 몸이 한숨과 함께 천천히 풀렸다.
이번 일을 마무리하면 당분간은 살행을 나가지 않을 생각이다.
생각보다 오늘 전투가 남긴 충격이 컸다.
“마지막 숨…… 다 쉬었나?”
“!!!”
그때 등 뒤에서 조용히 들려온 차가운 음성.
왕용은 어떻게든 반응하고자 했지만 진득하게 눌러오는 살기에 꼼짝하지 못했다.
벌벌 몸이 저절로 떨렸다.
놈이 다가온 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아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명하게 머릿속에 그려지는 자신의 다음 순간.
“너희들의 피로 이 땅에 제를 올렸다. 고맙다……. 짱개.”
푸욱.
등판 깊숙한 곳에서 화끈한 고통이 퍼졌다.
뜨거운 고통은 심장을 지나 갈비뼈를 뚫고 빠져나온 검날의 형태로 눈앞에 타나났다.
고꾸라지는 고개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검날의 장면은 비현실적이었다.
붉은 피가 주루룩 검신을 타고 뚝뚝 눈 위로 흘러 내렸다.
조금 전까지 누구보다 뜨겁게 살아 있던 자신의 피.
이제 사람으로 태어난 목적을 다하고 다시 대지로 돌아가고 있었다.
왕용은 떨구어진 고개를 들어 뒤를 돌아보려 했다.
지옥에 당도하기 전 놈의 얼굴을 똑똑히 보고 싶었다.
하지만 육신은 더 이상을 왕용의 뜻을 따르지 않았고 숨도 더 이상 쉬어지지 않았다.
실낱같은 목숨이 붙어 있어도 더 이상 살아 있는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수욱.
다시 뒤로 뽑혀져 나가는 검.
그 순간 왕용의 의식도 육신 밖으로 내쫓기듯 빠져 나갔다.
***
한바탕 피의 축제는 끝났다.
100여 명에 다다르던 중국 살수들 중에 살아 자는 없었다.
사사사사사사사삭.
폭설이 내렸다.
– 카르마 포인트를 듬뿍 획득했습니다.
계산도 깔끔하게 끝났다.
7서클에 오르지 못했다면 고전했을 것이다.
아린표 방어 마법진이 톡톡히 그 역할을 해냈다.
난사되던 총알에 사실 죽을 수도 있었다.
실드 같은 마법진도 무한정 사용할 수 없는 법이다.
“당분간은 조용하겠지…….”
오늘 작전이 실패했다는 걸 리장창을 비롯해 짱개 수뇌부들은 즉시 파악할 것이다.
그리고 나에 관한 정보를 더 얻을 때까지 숨을 죽일 것이다.
푸틴에게 나머지 쥐새끼 처리를 부탁할 생각이다.
맛보기가 될 만한 뜨거운 경고는 한 번이면 족했다.
“파이어!”
여기저기 널린 시신들을 겨냥해 마법을 날렸다.
마나를 아끼지 않았다.
퍼어어어엉! 화르르르르르르르.
마나에 불타오르는 시신들은 자연발화한 듯 잘 연소 됐다.
강력한 마법이라 뼈째로 깔끔하게 태웠다.
휘이이이이이이이잉.
때마침 강력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시작되는 곳을 바라봤다.
주변보다 더 짙은 어둠이 몰려 있는 곳.
나를 제거하기 위한 자들이 모습을 보인 순간부터 느껴졌던 한 존재의 기운.
“누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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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