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506
506장. 미친 천재 (2)
“노, 농담도 잘 하십니다.”
현동영은 믿지 않았다.
아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들도 콘셉트를 잡고 디자인을 완성하는 데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들은 손발이 되는 팀을 끌고 다니는가 하면 막강한 자본을 소유한 자동차 회사의 보조를 받았다.
신차의 운명은 시각적인 디자인에서 좌우된다.
엔진과 미션 같은 기술적 부분은 기술자들의 몫이었다.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 한 몫은 디자인에서 판가름이 나는 법이다.
“농담 아닌데요.”
보스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싱긋 웃었다.
“…….”
현동영은 차마 입을 떼지 못하고 다물었다.
‘정말 이게 며칠 만에 가능하다는 건가?’
대신 다시 한 번 노트북에 떠 있는 화면을 살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로 구현됐다.
그간의 삼룡과는 어울리지 않는 지극히 여성 취향적인 디자인이었다.
라디에이터 크릴부터 시작해 아웃사이드 미러, 휠, 테일게이트 가나쉬, 헤드램프, 외장 전체는 누가 봐도 신선하고 특별했다.
역시 전문 디자이너의 솜씨가 분명했다.
스케치 및 렌더링, 테이핑 드로인 및 디지털 모델링을 뛰어 넘어 최신 기법인 VR 모델까지 접목시켜 디자인을 끝내 놨다.
디자인 된 화면용 차가 3D로 렌더링 됐다.
아직 클레이 모형은 없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면 1단계는 거의 패스해도 되는 수준이었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차체 구조 디자인 테스트도 어느 정도 마무리 해놨습니다. 공기 역학과 내부 충격성능, 차량 구조 강도도 나와 있는 데이터로 진행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네? 슈, 슈퍼컴퓨터로요?”
자동차 전문가인 현동영은 슈퍼컴퓨터라는 말에 다시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차를 생산해 보면 알겠지만 출력된 수치와 계산에 의하면 부품이 제대로 투입된다는 가정하에 풍동, 고온, 저온, 사막, 수밀, 충돌 문제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
급기야 할 말을 잃어버린 현동영.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테스트 했다는 말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정도라면 제작 기간이 반절로 단축될 수 있었다.
자동차 생산의 혁명이었다.
‘미친 게 아니라……. 미친 천재?’
신차 개발비를 이 단계부터 이렇게 줄인다면 창출될 이득이 엄청 났다.
초기 개발비가 낮으면 낮을수록 가격 책정에 유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믿을 수가 없었다.
자동차는 수많은 테스트를 통과해 완성단계에 이르러도 대부분 한두 가지의 문제가 생기는 게 보통이었다.
“보시면서 느끼셨겠지만 박스카 형태의 소형 SUV는 여성을 겨냥한 모델입니다. 그동안 삼룡이 성장하지 못했던 이유는 디자인 대부분이 너무 아저씨 취향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놓고 그간의 삼룡차 디자인에 대해 깠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현동영도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남자들이 경제 주도권을 소유했던 시절은 아버지 세대 이야기입니다. 여성들을 공략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대형 SUV도 조수석에 앉는 여자분들 취향을 적극 반영해야 합니다. 화장거울 같은 것도 고급품으로 넣어야 합니다. 여성들은 엔진이나 미션 성능을 먼저 보는 것이 아니라 차가 얼마나 예쁠까? 나와 궁합이 맞나? 앉을 때 편안하나? 가죽은 뭐야? 고장 나면 바로 고쳐주나? 친구들이 볼 때 감탄사가 나올까? 등을 먼저 생각합니다. 내부뿐만 아니라 외장에도 감각적인 LED 헤드램프, 안개등, 리어콤비네이션 램프등을 과감하게 투입하십시오. 자동차는 앞태와 뒤태 모두 매력적이야 합니다.”
“LED 헤드램프요? 제작 단가가 높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연대 최고급형 세단인 아쿠스에도 아직 HID 헤드램프가 차별적으로 적용 단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파격인 겁니다. 에어백도 어드밴스드를 적용해 주십시오. 운전석과 조수석 무릎, 전복감지 커튼, 사이드 커튼 에어백은 기본입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자동차는 흉기입니다. 동시에 VSM, HAC, 급제동 경보시스템, 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시스템도 적용시켜야 합니다.”
“소형 SUV에 그것을 다 말입니까?”
“앞으로 제작되는 모든 삼룡차에는 신기술들이 먼저 적용됩니다.”
“보스, 말씀하신 기술들에는 최근 개발된 신기술이 섞여 있습니다. 로열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네?”
“저를 비롯해 상당수 삼룡 투자자들이 그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의 대주주입니다.”
“!!!”
‘도대체 말도 안 되는!’
급기야 기술 로열티를 계산하지 않는다면 더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할 만 했다.
“분명한 건 3년 뒤에 착오 없이 신차가 나와야 합니다. 현재 생산중인 차들도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해 저렴한 것들을 싹 걷어 내십시오. 짱개들이 주인이었을 때 제작했던 건 똥입니다. 세상에 뒤쪽 범퍼가 싸구려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하다니……. 그게 찹니까?”
보스의 말에 현동영은 내심 동감을 표했다.
삼룡차는 2010년 어디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로 이미지가 엉망이었다.
원가 절감의 타격을 제대로 받았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시장과 전기차를 준비해야 합니다.”
“아!”
나이가 한참 어린 보스의 선견지명에 현동영은 진심으로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자동차 업계 현역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현동영은 지금까지 시장 경제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현동영도 직감하고 있는 미래 트랜드를 젊은 보스 역시 정확히 짚었다.
“TS 큐셀에서 배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벌써요?”
보스가 제시하고 있는 큰 그림은 감히 현동영의 상상 이상의 판이었다.
“삼룡에서 개발한 하이브리드 기술은 가솔린차도 디젤차만큼 출력과 동시에 연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만들 겁니다.”
보스의 눈빛은 마주보기 부담스러울 만큼 이글거렸다.
허세에 물든 농담이나 계획성 없이 어설픈 포부 따위가 아니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현동영은 젊은 보스의 열정에 진심으로 고개를 숙였다.
마스터 플랜을 소유한 보스를 지금에라도 만나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했다.
“인도 시장 진출도 준비해 주십시오. 투투 자동차와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투투 자동차요? 라훌 아스맛 회장의 자회사인 투투 자동차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감당하기 벅찬 폭탄은 그치지 않고 연속 터졌다.
“경영권은 삼룡이 소유할 겁니다.”
“세상에…….”
“미국 시장도 준비해야 합니다. 경제 흐름으로 보아 앞으로 세계는 자유무역에서 후퇴해 다자무역이나 자국에 유리한 폐쇄적인 관세무역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에 공장을 세우고 기술 로열티를 받아내야 합니다.”
꿀꺽.
미국에 자동차 회사를 세우고 기술 로열티를 받겠다는 당찬 보스의 말에 현동영을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목구멍으로는 바짝바짝 마른 침이 넘어갔다.
이 정도의 계획과 추진 능력이라면 꿈이 큰 게 아니라 미친 거였다.
“10년 후쯤 되면 엔진차량의 매력이 사라질 겁니다. 그때를 준비하면……. 반드시 시장을 석권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기술 투자도 병행하고 있으니 대표님은 회사를 무리 없이 운영하기만 하면 됩니다. 직원들 인건비 주겠다고 하청 업체들 납품 단가 후려치지 마십시오. 직원들이 하청 업체에서 술이라도 한 잔 얻어 마시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바로 퇴직 처리하겠습니다.”
뿌리 깊은 자동차 업계 관행에 대해서도 보스는 가차 없는 철퇴를 준비했다.
지휘고하를 막론하겠다는 말은 현동영에게도 적용되는 사항이라는 의미였다.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인수가 완료되는 대로 하청 업체 사장단을 불러 어음이나 기타 미지급된 잔존 대금을 바로 결제하십시오. 삼룡차는 앞으로 어음 거래나 외상 거래를 일절하지 않을 겁니다.”
“!!!”
‘사람이 맞는 거야?’
파격과 혁명을 넘어 인류애가 넘치는 발언의 연속으로 현동영은 눈앞이 어지러웠다.
현금이 돌면 하청 업체 생산 품질은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또 얻어먹은 게 없다면 일적인 면에 있어서 원리원칙으로 처리하게 될 것이다.
100만 원짜리 뇌물 하나가 억대에 달하는 전체 손해로 돌아오는 게 뇌물거래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법칙이었다.
그걸 미연에 방지하고 원천 차단하겠다는 보스의 선언.
“잘 부탁드립니다.”
보스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뜨거운 마음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충심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조선왕조도 아니건만 충심까지 입에 올리는 현동영.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가슴 깊은 곳에서 발현된 진심의 발언이었다.
***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학교에도 찬바람이 슬슬 불기 시작했다.
삼룡차 인수 건은 계획한 대로 착실히 마무리 됐다.
마음처럼 호떡 구워먹듯이 빠르게 처리가 되지 않았다.
정부의 관련 부서 쩍에서 어깃장을 놨다.
한 번 더 백악관의 힘을 빌려 지그시 압력을 넣었다.
그에 대한 최종 타결이 멀지 않았다.
그사이 디테일한 자동차 세부 디자인을 완벽하게 완성해 데이터를 넘겼다.
지난 생에 봤던 삼룡차의 혁명적 소형 SUV 컨셉카인 타볼라를 제대로 카피했다.
미술신을 비롯해 건축신들의 도움 덕분에 손기술은 마스터한 지 오래였다.
블라드미르 컴퓨터 실력까지 동원해 세부 디자인을 보란 듯이 뽑았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자동차 테스트 역시 간단하게 마쳤다.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을 번 셈이다.
“스티븐은 조용하네.”
미래에서 스티븐이 죽기 전 병상에서 읊었던 유언을 1년을 남겨두고 미리 알려줬다.
그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어리석고 아둔한 사람이 아니었다.
신들과 이미 보이지 않는 업으로 계약된 스티븐이었기 때문에 내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최근 간 이식 수술까지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그는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오정을 고소하겠다고 길길이 소리치던 그 모습이 더 안타까웠다.
죽을 때까지 죽음이 코앞까지 와 있음을 모르니 이 점에서는 스티븐도 평범한 사람이었다.
피라미드를 건축하느냐는 말에 호탕하게 웃던 스티븐도 점점 현실이 되어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는 토라진 어린 아이가 됐다.
그래서 한 번 물었던 것이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물질적인 세상일에 그렇게 화를 내고 싶냐고.
오정에 대한 소송 결과를 결국 스티븐은 알지 못했다.
그의 죽음 뒤에도 한참의 시간이 더 소요되면서 소송은 진행됐다.
사실 디자인을 트집 잡아 시비를 걸 정도로 카피가 그렇게 심했던 요소는 아니었다.
오정이 구현한 운영체계가 많이 달랐다.
스티븐의 회사는 미국 기업이라는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반면 카피에 천재적인 능력을 소유한 오정은 엄청난 이득을 봤다.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개이득이었다.
“……캠퍼스에도 가을이 오는구나.”
오가는 여학생들 옷차림이 며칠 사이에 달라졌다.
9월 중순.
며칠 후면 추석이라 그런지 들뜬 기운이 캠퍼스 곳곳에서 느껴졌다.
기감이 예민해진 만큼 계절 변화 같은 자연적인 흐름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챘다.
바쁠 것 없이 휘적휘적 가을이 내리는 교정을 거닐었다.
법대에 차를 파킹하고 한 바퀴 걸었다.
3학년 2학기 스케줄도 전공이 주였다.
로스쿨 때문에 강의를 듣는 학생이 확 줄었다.
신입생이 없는 학과니 몇 년 후에는 법과목 상당수가 폐강될 것이다.
그 전에 학점을 풀로 채워 들어야 했다.
교수들과 내기를 해 학점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 오고감이 자유로웠다.
사법연수원 입소 기간 2년 동안은 학교에 올 일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아쉬운 대로 학교 곳곳을 거닐며 즐겼다.
“곳곳이 추억이네.”
법대를 시작해 공대를 돌아 사회대와 인문대까지 걸었다.
3년의 시간이 꽉 찬 채 흘러가고 있었다.
넓은 캠퍼스 덕분에 걷는 맛이 제대로 났다.
장주시에 있을 때와 달리 서울에서는 두 발로 걸을 일이 많지 않았다.
수련도 대부분 집에서 시작하고 끝냈다.
두 여동생도 본격적으로 1학년 2학기에 접어들어 학교생활에 바빴다.
한국대는 그냥 슬렁슬렁 다녀도 되는 학교가 아니었다.
의대에 다니는 막내 동생은 미팅은 고사하고 벌써 중간고사 준비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미대에 다니는 주아도 실기 과제에 날밤 새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본가 부모님도 사과 마지막 단속으로 바빴다.
일주일에 한두 번 서울에 올라오는 엄마도 사무가 많았다.
갤러리 관리와 재단 운영이란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엄마는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일들을 훌륭하게 처리해 냈다.
조 변호사님을 통해 수시로 엄마의 업무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았다.
사업가인 외할아버지의 핏줄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이어 받은 버프가 컸다.
커피 한 잔을 뽑았다.
그리고 걸음은 자연스럽게 예술관으로 향했다.
한국대에서 가장 추억이 많은 장소였다.
생각만으로도 여전히 가슴이 아릿해져 오는 유리 선배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선머슴처럼 털털하게 입고 다니던 그녀의 야상점퍼는 잊을 수가 없었다.
커피 한 캔으로 시작된 인연이 예기치 않은 이별로 이어졌다.
이렇게 찬바람이 불 때면 문득문득 그녀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그녀와는 아직 어떤 경로로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알고자 하면 당장 알아낼 수 있는 그녀의 행방이고 연락처지만 기다렸다.
비 내리던 밤의 뜨겁고 짧았던 마지막 모습의 기억들은 아직도 생생했다.
따단 따다다다다단~♪.
예술대 중앙에 설치된 무대에서 맑은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이맘때쯤이면 음대생들이 교수들의 명령으로 야외 실습을 실시했다.
청중 앞에서 연주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어야 대성한다는 독특한 수업 방식이었다.
“???”
그런데 나에게 있어 꽤 익숙한 곡이 들려왔다.
일반적으로 연주되는 곡이 아니었다.
피아노과 교수인 라이헤르트에게 기증했던 베토벤의 피아노 천상 소나타 중 한 곡이 분명했다.
따라라라라라랑~ 따랑~딴딴딴~♫.
고음과 저음부를 교차하는 화음들이 제법 완벽했다.
누군지 몰라도 상당한 실력자였다.
하지만…….
천상의 세계를 선율 속에서 그려내지 못했다.
악보를 따라가기 바빠 악보에 숨어 있는 베토벤의 감정을 제대로 해석해 내지 못하고 있었다.
더욱이.
차라라라라라앙 딴단단! 따아아아안 탕…….팅!
격렬하게 절정으로 치닫는 부분에서 손가락이 꼬여버렸다.
단 하나의 음계 이탈로 분위기가 와장창 깨졌다.
“아!”
“하아아…….”
눈을 감고 감상하던 음대생들을 비롯한 예술대 학생들 입에서 아쉬움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맛있는 요리를 먹다가 갑자기 발견한 이물질을 마주할 때의 감정과 비슷했다.
차라리 듣지 않았다면 이렇게 찝찝하지는 않았을 아쉬운 그 무엇.
“…….”
피아노를 연주하던 여학생의 손가락이 더 이상 건반 위를 달리지 않았다.
“…….”
내가 알던 음대생들은 대부분 졸업한 뒤였다.
아직까지도 내가 던진 악보를 제대로 연주해 내는 연주자가 없는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차가워지는 하늘을 바라봤다.
아직 미세먼지가 본격적으로 공습하기 전인 초가을의 파란 하늘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햇살도 따뜻했다.
오늘 같은 날이라면 나른함을 만끽해도 나쁠 것 하나 없을 것 같았다.
그것도 예술대 앞에서의 오후 시간.
차박차박.
무심히 걸음을 옮겨 중앙 무대로 올라섰다.
그리고…….
“제가 한 번 연주해 봐도 될까요?”
# 507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