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69
68장. 정의사회구현 행동실천가
“좋은 장소 없을까요?”
“100명 정도 되는 보육원 원생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이라……, 이거 참 난감하네요. 시내에 있으면 집값 떨어진다고 다들 싫어할 테고……, 너무 외곽에 위치한다면 애들 학교가 문제고…….”
내가 아파트를 구매했던 행복 부동산 유 사장님을 찾았다.
지역 토박이 부동산 사장님답게 해결책이 나올 것 같았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터를 사고 싶었지만 이미 건설 회사에 주인이 팔아버린 상태다.
그리고 아직 놈들을 건드릴 때가 아니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대기업의 권력층이 결합한 이권 사업이다.
고3인 내가 나서기에는 힘이 역부족이다.
돈이 억수로 많았지만 돈만 가지고 사회 기득권층을 상대할 수 없었다.
일단 한 발자국 후퇴가 정답이다.
“혹시 폐교 같은 거 없습니까?”
“폐교……, 아! 마침 좋은 곳이 있습니다!”
“있습니까?”
“네. 시내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곳입니다. 작년에 학교가 통폐합되어 폐교가 되었습니다. 건물 상태도 괜찮고 매매 확정된 곳이라 바로 매입이 가능합니다. 주변에 농가도 많지 않아 민원 들어올 걱정도 없습니다.”
“그래요?”
얼떨결에 던진 말에 사장님이 반색했다.
“가격이 좀 셉니다. 시설이 쓸 만해서 교육청에서 크게 불렀습니다.”
“얼마 정도 합니까?”
“잠시만요.”
사장님이 인터넷에 들어가 정보를 확인했다.
“15억 3,000만 원입니다.”
적당한 가격이다.
100명이 살 집을 구하는데 그 정도 가격이면 저렴한 편이다.
“바로 구입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죠?”
“업자들이 붙었지만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년쯤에 교육청에서 30프로 할인해서 재판매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이리 와서 한 번 보십시오. 학교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사장님 곁에 가서 폐교를 봤다.
교육청 폐교 처분 공고가 올라와 있었다.
‘쌩쌩하네.’
옛날 건물이 아니라 최근 건축한 교실과 체육관이 보였다.
갑작스러운 통폐합이 아니라면 몇 십 년은 더 사용해도 될 것 같았다.
“석면도 없는 최신식 학교입니다. 창틀도 이중창이니 온수 바닥 공사하고 몇 개 욕실 공사를 하면 그만일 겁니다. 뒤에 작은 산도 있습니다. 딱 봐도 최적지 같네요. 급식실도 넓고 좋네요.”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학교 전경은 내가 봐도 환상이다.
하늘이 준 기회가 분명했다.
“바로 매입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 뒷산도 가능하면 구입해 주세요.”
길게 끌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산을 보자 마음이 확 땡겼다.
저곳에 과실수라도 심으면 애들 과일이나 텃밭으로 안성맞춤일 것 같았다.
“네? 바로요? 그것도 산까지 포함해서요?”
“어머니 이름으로 구입해서 기증할 겁니다. 세금 문제까지 부탁합니다.”
“허어, 나이 어린 학생이 대단합니다!”
집 구할 때 내 성격을 보았기에 부동산 유 사장님은 나에 대해 알고 있다.
오다가다 만나면 인사를 나누는 사이다.
‘대단하기는요. 제게는 남는 장사입니다.’
삼겹살을 배터지게 구워먹었다.
세상에 50킬로그램 삼겹살이 그날 저녁에 바닥이 났다.
애들과 콜라도 마시고 노래도 불렀다.
참으로 순박한 아이들이다.
창고에 부식 거리가 쌓이자 원장님도 엄청 좋아하셨다.
친구 형석이가 날 고맙다고 뜨겁게 안아줬다.
그리고 난 엄청난 카르마 포인트를 획득했다.
아직도 그때 울림이 생각났다.
– 카르마 포인트를 대폭 획득하셨습니다.
수치화되지 않았지만, 대박 났다는 건 확실했다.
부모님도 보육원 아이들의 밝은 모습에 활짝 웃으셨다.
알바가 필요한 중고생들은 주말에 사과 따는 일을 도와주기로 했다.
그렇게 난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간의 현질로 신선계의 포인트와 바꾸는 대사업이다.
“바로 구입 가능하죠?”
“물론입니다. 서류만 몇 개 준비하면 등기 이전할 수 있습니다. 폐교를 이런 가격에 구입한다면 환영받을 겁니다.”
“부탁드립니다.”
“아이고, 제가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유 사장님은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대 반말하지 않았다.
이번 건만 잘 해결되면 수입이 짭짤할 것이다.
밖으로 나왔다.
“사장님, 저 장태산입니다. 잘 지내셨죠?”
밖으로 나와 바로 핸드폰을 들었다.
작년에 우리 집을 완벽하게 개조 수리해준 건축업자다.
“하하. 잘 지냈나? 우리 장한 학생~.”
부모님 집을 내가 의뢰했다는 걸 알고 나를 장한 학생이라고 불렀다.
“사장님, 혹시 급행으로 일 하나 맡아 주시겠습니까?”
“급행?”
“네. 보육원으로 사용할 폐교 하나를 급하게 주거지로 개조하고 싶습니다.”
“흐음……, 보육원이라고?”
“네, 연말에 시설에서 퇴거당하게 되었습니다. 돈은 구애받지 마시고 빠르고 완벽하게 처리 부탁드립니다.”
“알았다. 학생 부탁이라면 당연히 들어줘야지. 정 팀장 보낼 테니까 주소 한 번 불러줘.”
“네~ 감사합니다.”
“돈 받고 하는데 감사는 무슨~ 태산 학생은 복 받을 거야.”
“제가요?”
“그래. 부모님께 효도하지, 이제는 보육원 일까지 챙기니 하늘이 학생에게 복을 주지 누구에게 주겠어.”
“헤헤. 그런가요?”
순진한 고삐리처럼 웃었다.
칭찬은 언제 들어도 나쁘지 않았다.
“그럼 나 같은 업자를 만난 것도 복이지.”
그 말도 맞았다.
얼마나 완벽하게 공사를 마쳤는지 1년 동안 수리할 곳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믿고 연락을 취한 것이다.
이것도 하늘이 허락한 인연이다.
“네~ 이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알았어. 나만 믿어.”
그렇게 건축업자까지 섭외를 마쳤다.
하지만 쉬지 않았다.
집으로 가는 와중에 다시 번호를 눌렀다.
“아니 바쁘신 장 대표님께서 어인 일이십니까~.”
“변호사님은 왜 그러세요.”
“흐흐, 고3이 안 바쁘면 그건 말이 안 되지. 왜 무슨 일 있어? 동네에 불량배들이 다시 활개 치냐?”
법인 담당 조 변호사님께 바로 연락을 취했다.
농담을 던질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그리고 나 또한 믿음이 갔다.
관상을 봤더니 이 양반 사주가 제대로다.
조선시대 같으면 포도청 수장이 될 관상이다.
그렇기에 검사 중에서도 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곧 관직 대운이 들것 같았다.
느낌이 딱……, 국회의원 감이다.
“변호사님, 민원 하나 처리해 주십시오.”
“민원? 사고 쳤어?”
“사고는요. 전 정의사회구현 행동실천가일 뿐입니다.”
“정의사회구현 행동실천가? 푸하하하하하. 그래. 네가 사고를 치는 게 아니라 사회가 사고를 쳤지.”
조 변호사님이 호탕하게 웃었다.
이래서 변호사님이 편했다.
나이로 사람을 나눠 상대하지 않았다.
“그래, 무슨 사건이야?”
“제가 아는 친구가 보육원에서 생활하는데 이주할 곳도 제공하지 않고 시청에서 해체하려고만 합니다. 담당 공무원과 시장이 수상한데 적당히 압력 좀 가해주십시오.”
“흐음……, 시장이라……, 이번에는 고위 공무원이냐? 소송까지 원하는 건 아니지?”
행정소송을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다.
돈독에 눈먼 자들을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보육원에서 민원을 받았다고 무료 변론이라 포장하십시오. 다른 건 필요 없고 새로 보육원으로 이사할 곳에 최대한 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판만 깔면 됩니다.”
“뭐 그 정도는 가능하다.”
이전 문제에 분명 찔리는 게 있어 시청에서 트집을 잡을 게 확실했다.
그럴 때 적당히 힘을 이용해 협조만 받아내도 성공이다.
타락한 행정 권력만큼 무서운 게 없다.
이것저것 보육원 이전을 트집 잡으면 몇 년 동안 질질 끌며 일이 파투날 수도 있다.
행정 소송하는 동안 보육원은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님을 이용하면 타협의 여지가 그만큼 커지기도 했다.
그게 바로 거대 권력들 사이에서만 가능한 게임이다.
내가 매달 수억씩 지불하면서 대형 로펌을 고용한 이유이기도 했다.
“메일로 사건 내역 보내드리겠습니다.”
“넵! 대표님. 이번 일도 담당 변호사가 확실하게 마무리 하겠습니다!”
“에이~ 또 왜 그러세요.”
“충성! 나 진짜 자가용 비행기 탈 거다.”
“믿는 자에게 비행기가 허락될 겁니다.”
“흐흐흐흐. 그래, 고맙다.”
그렇게 조 변호사님과도 전화가 끝났다.
이제 곧 수능이다.
돈이 있어 일을 길게 끌어 처리할 것도 없었다.
이렇게 지시를 내리고 보고만 받으면 됐다.
돈이 부리는 마술의 힘은 모든 걸 가능케 만들었다.
“형석이 녀석도 다시 학교에 나오고……, 뭐 이 정도면 훌륭하네.”
생각처럼 일이 수월하게 풀렸다.
하지만 나에게는 큰 숙제가 남았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내 본업과의 전쟁이다.
“오늘 밤부터 정리해야 한다. 괜히 더 먹겠다고 늦장 부리다가 큰코다친다.”
지난봄에 묻어 두었던 FX 마진 거래.
미국 달러와 캐나다 달러와의 거래를 청산하기 위한 시간이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지금껏 묻어 놨던 슈퍼 복리 통장을 개봉할 생각에 엔도르핀이 솟구쳤다.
중간에 벌어놓은 수익으로 재투자를 반복했다.
한 번의 추락에 이은 두 번째 폭락으로 엄청난 이익이 발생됐다.
꼭꼭 숨겨놨던 꿀단지.
오늘 밤 개봉 박두다!
***
“좋았어!!!”
모니터를 바라보며 환호성을 터트렸다.
내 개인 계좌를 통해 투자되었던 구글이 목표한 주가에 근접했다.
4,000억이 3조가 됐다.
실로 엄청난 투자 수익이다.
물론 다른 투자에 비하면 그렇게 화끈한 이익은 아니다.
하지만 난 만족했다.
관계 당국의 눈을 속이기 위해 투자되었던 미국 주식.
구글은 내가 죽던 해까지도 나스닥의 대장주다.
후에 알파벳 주가 C 주식까지 분할되었다.
1주에 1주의 의결권이 부여되는 알파벳 A 주식은 보통주다.
1주에 10주의 의결권을 소유한 알파벳 B 주식은 경영자 둘이 보유한 특별주다.
후에 의결권이 전혀 없는 알파벳 C 주식이 다시 발행됐다.
앞으로 7년 후쯤 일어나는 사건이다.
“아쉬워…….”
입맛을 다셨다.
4,000억을 투자해 3조 가까이 됐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는 내 순수한 개인 자금이다.
“구글 주식도 당분간은 빠빠~.”
앞으로 금융위기를 겪게 되면 구글 주식도 하락하게 된다.
쓸어 담을 게 많은 상황에서 굳이 구글에 묻어 둘 필요가 없다.하지만 아마존과 구글, 사과 주식은 다음 기회에 쓸어 담을 생각이다.
타다닥 타다닥.
매도 주문을 본격적으로 넣기 시작했다.
아직 최상가는 며칠 후지만 조금씩 분할 매매를 시작했다.
그리고…….
밑바닥에 떠받치고 있던 엄청난 규모의 호가창에 모조리 쓸어 넣었다.
누군지 몰라도 오늘 똥 됐다.
“후우!”
짧은 전투가 마무리됐다.
30억 달러에 이르는 내 매도에 잠시 주가가 요동쳤지만 다시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미국 주식답게 뒷심이 좋았다.
이래서 대형 주식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이놈은 끝났고~ 다음 녀석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무려 초기 자본 40억 달러가 들어갔던 놈이다.
물타기에 물타기를 거듭했다.
떨리는 심정으로 계좌 비밀번호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파아아앗!
그때 갑자기 나를 휘감은 빛줄기.
“뭐, 뭐야!”
# 69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