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1317
한 걸음 앞으로 나선 본체가 도고의 기운을 발휘하자 고요의 몸이 모습을 드러내 한쪽으로 돌진했고 동시에 고마의 몸 역시 하늘을 뒤덮을 듯 짙은 마기를 뿜어내며 다른 쪽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고신의 몸은 뒤로 질주했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사방을 에워싼 것이다.
“금제, 융합!”
한제의 분신은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 채 낮게 외쳤다. 그의 신식은 또다시 금제를 강하게 압박했고 본체에서 분리된 세 고족의 몸이 동시에 힘을 발휘해 신식에 녹여냄으로써 금제들을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
콰쾅!
거대한 소리와 함께 분열 중이던 금제도 융합 중이던 금제도 전부 응집됐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 금제들은 줄어들기 시작해 이제 남은 것은 5백만 개도 되지 않았다. 네 번째 융합의 결과였다.
5백만 개의 금제는 길들여지지 않은 5백만 마리의 야생마처럼 번득였다. 만약 한제의 신식이 꽁꽁 감싸고 있지 않았더라면 세 고족의 몸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것들은 곧장 분열됐을 것이다.
이 무렵, 한제의 두 눈은 붉게 물들었고 실핏줄이 잔뜩 드러난 상태였다.
두 눈과 눈동자 실핏줄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실핏줄의 형태와 수는 각기 달랐다. 지금 한제의 눈에 드러난 수많은 실핏줄에서 한제가 얼마나 피로한 상태인지, 지난 며칠간 그가 얼마나 격렬한 싸움을 이어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금제, 융합!”
한제는 결인을 그린 손으로 여섯 갈래의 본원을 소환했다. 본원들은 우주를 진동시키며 여섯 자루의 장검이 되더니 하늘로 솟아올랐다가 순식간에 내리 떨어졌다. 고신과 고요, 고마는 각각 두 자루씩 검을 손에 쥐었다. 한제의 분신이 정중앙에 있었다.
여섯 자루의 검이 떨어진 순간, 5백만 개의 금제는 다시 융합되기 시작했다. 우렁찬 소리가 울려 퍼졌고 연달아 여덟 번째 융합까지 이어졌다.
한 번의 융합이 진행될 때마다 금제의 수는 대폭 줄어들었다. 때로는 두 개가 아니라 한꺼번에 세 개, 많게는 다섯 개 이상의 금제들이 하나로 합쳐지기도 했다.
여덟 번째 융합이 마무리됐을 때, 남은 금제의 수는 수천 개에 불과했다.
이 금제들은 모두 4대 금제를 포함하고 있었고 동부계 외부의 금제도 포함돼 있었다. 수백 척에 달하는 그것들은 사방을 맴돌며 주위를 진동시킬 만큼 우렁찬 소리를 냈다.
그 금제들을 응시하는 한제의 두 눈 위로 더 많은 실핏줄이 드러났다.
“3172개⋯⋯ 충분하다!”
한제는 벌떡 일어나 오른손으로 자신의 가슴팍을 두드렸고 동시에 입을 벌려 피를 뱉어냈다.
내뱉어진 피는 그의 손짓 아래 3172개의 방울로 갈라지더니 각각의 금제에 피 한 방울씩 녹아들었다.
“혈금(血禁), 융합!”
한제의 외침에 핏방울이 매개체가 돼 남은 금제들을 다시 융합시켰다. 짙은 핏빛이 피어오르면서 하나하나의 금제들은 요란한 소리와 함께 서로 중첩됐다. 핏빛은 점점 짙어졌고 결국 한제의 앞에 떠오른 금제는 아홉 개로 줄어들었다.
1만 척에 달하는 아홉 개의 금제가 서늘한 기운을 발산하며 허공에 떠 있었다.
하지만 이 아홉 개의 금제를 마저 융합하려는 순간, 그중 하나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면서 셀 수 없이 많은 금제로 불어나 사방으로 흩어졌다. 뒤이어 또 하나의 금제가 붕괴했다.
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한제는 반사적으로 자신의 오른쪽 눈을 두드렸다. 그러자 오른쪽 눈에서는 피 안개가 뿜어져 나왔고 이 피 안개 속에서는 거대한 눈동자의 허상이 나타나 떠올랐다. 그 눈동자는 셀 수 없이 많은 실핏줄로 뒤덮여 있었다.
규칙이란 무엇인가. 그 답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법칙과 규칙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고민해 왔지만 아직 그럴 듯한 답을 내놓지 못한 상태였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한제도 혼란스러웠다. 때로는 알아차린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이내 그 생각의 허점이 발견되었다.
규칙, 법칙, 이 세상의 진. 이는 한제가 지금 생각해낸 답이었다.
세상이란 무엇인가. 동부계 안의 세상은 천도였다. 그렇다면 천도는 또 무엇인가. 무엇을 기준으로 규칙과 법칙을 결정하는가. 또 그것들은 어떻게 만들어내는가.
한제는 알 수 없었다. 전쟁의 본원으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는 그저 규칙과 법칙 모두 형태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만약 그것들이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과 모든 생명, 모든 물체에 뒤얽혀 있는 줄기줄기 선으로 나타날 터였다. 정신술을 발휘할 때 나타나 적의 몸을 옭아매는 선처럼 매우 가늘고 많은 선.
지금 한제는 규칙과 법칙을 그런 식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각각의 선은 다르며 그것들은 서로 뒤얽혀 다른 규칙을 형성하고 그 규칙을 포함하는 의지가 바로 법칙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이고 천도다.
금제는 세상이 처음 열렸을 때 가장 먼저 태어나 세상을 숭배했다가 의심하고 나중에는 의문을 갖게 된 생명이 그런 변화가 진행되는 동안 바뀌거나 바뀌지 않은 세상에 대한 숭배를 토대로 규칙과 법칙을 모방해 만들어낸, 일종의 술법이었다. 한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그러했다. 이 술법이 곧 진법이었고 곧 금제인 것이다.
한제가 지난 며칠간의 깨달음 아래 연구해온 것은 이 금제들 사이의 차이점이 아니라 금제의 기원이었다.
그는 만약 보이지 않는 선들이 규칙과 법칙이라면 정말로 금제의 본원을 완벽하게 손에 넣으려면 반드시 자신의 선들을 응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선들을 자신의 육신에 근거하여 만들어내야만 했다.
이에 그는 귀면기를 갈라 무궁무진한 금제의 폭풍에 뒤덮인 순간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려 냈다. 바로 두 눈에 나타난 실핏줄이었다. 이 실핏줄들을 세상의 규칙과 법칙의 선으로 삼아 모든 금제에 녹여낸다면 한제의 두 눈 안에는 이 세상과 같은 존재가 나타나게 될 터. 그의 두 눈이 금제의 본원이 되고 그의 생각은 규칙의 의지, 즉 법칙이 되는 것이다.
지금껏 이런 방법을 생각해낸 사람은 없었다. 신중하지만 한편으로는 대담한 한제는 치밀하게 생각한 뒤 내린 결정이라면 힘 있게 밀어붙였다.
그의 앞에 나타난 허상의 오른쪽 눈에는 수많은 실핏줄이 또렷하게 나타났다.
“하앗!”
한제의 낮은 외침에 눈동자를 뒤덮은 실핏줄이 번득이면서 금제를 뒤덮었다.
그 순간, 한제는 오른손을 들어 왼쪽 눈도 두드렸다. 그러자 왼쪽 눈동자 역시 허상으로 나타났다.
두 개의 눈동자가 나타나자 그 위를 뒤덮고 있던 실핏줄들은 사방으로 뻗어 나가면서 하나하나의 금제에 녹아들었다.
1각이 지났을 때, 그곳에는 더 이상 어떠한 금제도 남아 있지 않았다. 수많은 실핏줄에 뒤덮인 두 개의 거대한 눈알만이 허공에 떠 있을 뿐이었다.
이 눈알들이 곧장 줄어들어 자신의 두 눈으로 스며들자 한제는 눈을 감았다.
셋으로 갈라졌던 한제의 본체는 순식간에 완전한 본체로 융합한 뒤 한 걸음 성큼 나서더니 눈을 감은 분신과 합체했다.
사방으로 뻗어 두었던 신식 또한 천천히 응집해 한제의 체내로 돌아왔다.
여섯 자루의 장검이 됐던 본원이 다가와 주위를 맴돌았다. 그 본원들의 기운으로 인해 한제의 모습은 약간 흐릿해보였다.
한제는 완전히 안정을 되찾은 균열 안의 공간에 가부좌를 튼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 그의 체내에서 한 줄기 극강의 기운이 피어올랐다. 공령기 중기의 강력한 힘으로 이루어진 이 기운은 순식간에 끓어오르듯 증폭될 조짐을 보였다.
그렇게 점점 강력해지던 기운이 점차 퍼져 나감에 따라 한제 주위를 맴돌던 여섯 자루의 검이 웅웅 울렸다. 마치 일곱 번째 본원의 등장에 환호하듯이.
동시에 한제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그의 눈빛은 아무런 색도 띠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이 눈길을 마주한다면 심신이 진동할 터였다. 또한 그들은 한제의 눈빛이 붉은 색을 띤 것으로 착각할 것이다.
눈빛의 근원은 한제의 눈을 뒤덮은 실핏줄이었다. 서로 교차되어 있는 실핏줄은 이 세상의 규칙이자 법칙 같기도 했다. 각 실핏줄에는 금제가 담겨 있었다.
한제는 침착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눈에 비친 이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선이 존재했다. 바로 규칙이었다.
한제는 손을 들어 가볍게 허공을 움켜쥐었다. 이 가벼운 손짓으로 그의 손에는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한 가닥의 얇은 선이 잡혔다. 그리고 그 순간, 저 먼 곳에서 얼음이 나타났다. 갑작스런 얼음의 등장에 그 주위까지 곧장 얼어붙었다.
뒤이어 한제가 집었던 선을 놓자 얼음은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를 향해 밀려오던 거대한 얼음조각 또한 1백 척 떨어진 곳에서 흩어지듯 소멸했다.
다른 선을 집어들자 이번에는 오른편 저 멀리 허공이 콰르릉 하고 붕괴하면서 거대하고 검은 구멍이 생겨나더니 무궁무진한 흡입력으로 주위의 먼지를 빨아들였다.
한참 뒤, 두 눈을 감았다가 뜬 한제는 결인을 그린 손으로 미간에서 3촌 정도 떨어진 허공을 두드렸다. 그러자 그의 두 눈에서 번득이던 붉은 빛이 점점 짙어졌고 그 빛 아래 줄기줄기 핏줄이 드러났다. 이 핏줄들은 궤도를 바꾸면서 천천히 응집되더니 끔찍한 고통과 함께 결국 한 줄기로 합쳐졌다. 이제 각 눈에는 한 줄기씩의 붉은 선만이 남게 된 것이다.
모든 실핏줄이 응집되어 이루어 한제의 눈동자를 수평으로 가로지른 한 줄기의 선이 붉은 빛을 발산했다. 한제의 오른손 손가락 끝에 응집해 점점 밝아지던 그 빛은 점차 어스름하게 바뀌었다. 뒤이어 한제가 오른손으로 앞을 가리키자 손가락 끝에 응집되어 있던 어스름한 빛은 한 자루의 장검이 되었다.
수많은 금제가 담긴 이 허상의 검이 나타난 순간, 한제의 머리카락이 세차기 휘날렸고 온몸의 기운이 증폭해 공령기 중기에서 후기로 곧장 치솟았다.
고개를 홱 쳐든 한제는 오른손을 힘껏 바르쥐었다. 그저 주먹을 쥐었을 뿐인데도 사방의 허공이 바르르 진동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한제는 소매를 휘둘러 주위를 맴돌고 있던 일곱 개의 본원의 검을 거두어들였다. 갈라진 귀면기도 함께 끌려왔다.
한제가 번득이는 눈으로 바라보자 갈라져 있던 깃발은 순식간에 한 점의 흠도 없는 상태로 돌아왔다.
깃발 위의 귀신 얼굴은 여전히 험상궂었지만 지금의 한제에게는 한없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귀면기는 이미 완전한 한제의 법보가 되어 있었다.
‘선강 대륙 대혼문의 환술도 금제의 일종이었어. 금제의 본원의 일부분이 되기도 했지. 금제는 본디 규칙 같은 허상의 존재. 내가 그것이 존재한다고 말하면 존재하는 것이다. 허나 그것을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가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이것이 바로 환각. 진실과 거짓이 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달라!’
한제는 곰곰이 지금의 깨달음을 복기했다.
‘난 스스로 금제의 본원을 깨달았지만 완성하지는 못했다. 그저 스스로의 이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일 뿐. 금제의 본원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세상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규칙을 세상의 규칙으로 만들고 자신의 의지를 세상의 법칙으로 만들어야 하는, 더없이 어려운 일이지.’
한제는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다가 귀면기를 거두고는 걸음을 옮겼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이 귀면기에 드리운 환각 금제도 연구해야 하지. 그러나 우선은 이곳을 떠나야 한다.’
한제는 긴 백발을 휘날리며 이동했다.
이번에 그가 운해성역에서 얻은 수확은 매우 컸다. 도고를 8성급으로 승급시켰고 수준은 공령기 후기에 이르렀으며, 귀면기도 손에 넣었다. 게다가 혼마주를 장악했고 반산로와 연맹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세 번째 주혼을 찾아낼 방법을 알아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책략
선강 대륙, 선족이 점유한 구역의 상공. 그곳에서는 어마어마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면에 있는 이들로서는 이런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수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저 지난 몇 달 동안 하늘에 안개가 가득 낀 듯 먹먹하고 흐렸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현라, 그때보다 수준이 훨씬 낮아졌군. 곧 환생을 하겠어. 그동안 수호해줄 사람은 찾았는지 모르겠군. 아직 찾지 못했다면 내가 보내줄 수도 있는데…”
“도일, 내가 선강 대륙에 들어왔을 때부터 내내 자네는 나를 방해했지. 한 번만 더 방해한다면 나는 자네를 죽이고 자네의 종파를 몰살시킬 걸세.”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는 하늘 아래, 현라는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내 종파를 몰살하겠다고? 이토록 성급하게 구는 것을 보니 우리 선족의 땅에 들어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는 모양이군!”
“이 현라가 하는 일은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일이지. 그러니 물러서게.”
현라는 상대의 떠보기 위한 말에도 서늘한 눈빛으로 덤덤하게 답했다.
운해성역의 균열 너머로 수많은 흉수가 모여 있었다.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의 흉수들은 몇 달 전 균열 안에서 생겨났던 금제 폭풍을 떠올릴 때마다 두려움에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들의 집인 균열을 떠나기는 싫었기에 그 근처를 배회하는 중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흉수들은 점차 참기 힘들어졌지만 그렇다고 균열 안으로 들어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우오오!”
녀석들이 먹먹한 포효를 내지르며 주위를 맴돌고 있을 때, 백의백발의 인영이 균열에서 걸어 나왔다. 그러자 주위를 에워싸고 있던 흉수들은 일제히 물러났다. 백발의 인영, 한제의 몸에서 흐르는 기운에 간담이 서늘해진 것이다.
한제는 덤덤한 눈으로 수많은 흉수들을 슥 훑어보더니 곧장 몸을 날려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고 나서도 한참 후에야 균열 쪽으로 다가온 흉수들은 머뭇거리며 조심스레 그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한제는 우주를 가로지르며 나아갔다. 수시로 사라졌다가 한참 먼 곳에서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던 그의 앞에 얼마 후 운해성역이 나타났다. 새로운 선계가 있는 곳이었다.
허공에 뜬 대륙을 둘러싼 은하수에서 반짝이는 부드러운 빛이 사방을 환희 비추었고 그 위를 뒤덮은 갖가지 금제가 파동을 일으키며 선계를 수호했다.
한제의 표정은 좀 전과 달리 부드러웠다. 이곳은 그가 만들어낸 곳이자 주작성에 이은 또 하나의 고향이었으며 익숙한 이들이 있는 곳이었다.
‘소하성역의 선계로 만든 은하수가 금제를 포함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위력은 아직 부족해. 세 번째 주혼을 찾으려는 강자들의 힘을 견뎌내기에는…’
이는 당시의 그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금제였지만 금제의 본원을 깨달은 지금이라면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
한제는 정신을 집중해 은하수의 금제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이내 그의 두 눈동자에서는 사라졌던 붉은 선이 다시 나타나 기이한 붉은 빛을 발산했다.
동시에 그는 손을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두 눈동자의 붉은 선이 허상으로 나타나 은하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한제의 두 눈에서는 붉은 빛이 뿜어져 나와 허상의 붉은 선과 연결돼 은하수에 녹아들었다. 선계를 수호하는 은하수에서도 어렴풋한 붉은 빛이 흘렀다.
작업을 마친 한제는 말없이 우주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야에 흐릿한 규칙의 선들이 다시 나타났다. 그 상태에서 손을 휘두르자 선으로 나타난 대량의 규칙이 파도치듯 일렁이면서 몰려들어 은하수 주위에 빽빽하게 밀집됐다.
‘이 정도면 이곳만큼은 안전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