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583
이곳에서 이러한 일체의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아주 오래 전 천역주가 이곳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나, 한제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쉽게 말해 이곳은 천역주의 고향이었다.
그러니 말하자면 이 역시 원인과 결과인 셈이었다. 사실 한제가 이곳에 이르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은 아니었다. 원신이 부상을 입은 후 이곳에 감응한 것은 뇌룡의 특성 덕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천역주의 힘이었다. 천역주는 한제의 원신과 융합되어 있었으니, 한제의 원신이 이곳에서 편안함을 느낀 것도 천역주의 영향을 받은 결과였던 것이다.
사실 당시 천역주는 오행 속성을 다 채우지 못해 진정한 주인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이곳에 와서도 특별한 변화를 일으키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후 오행의 속성이 가득 채워지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돌연 나타났던 거대한 문은 천역주가 한제를 진정한 주인으로 인식했다는 뜻이었다.
한제는 다시 한 번 천역주를 원신에 집어넣었고 주인을 알아본 천역주는 자신이 탄생한 이곳에서 원력이 활성화된 그 순간 변이를 일으켰다.
어느 하나의 조건이라도 충족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변화였다. 천역주가 나타난 이후로 그 오랜 세월 동안 이 모든 조건을 맞아떨어지게 한 사람은 오직 한제뿐이었다.
다시 나타난 거대한 문은 보라색 빛을 번득였다. 마치 이 세상 모든 것이 사방의 연못에 연결된 듯했다. 이 순간, 천둥번개 역시 보라색이 됐다.
문이 나타나자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생겨난 경외감이 또다시 한제의 전신을 뒤덮었다. 이미 경험해본 일이었음에도 온몸이 떨렸다. 하지만 두 눈에서는 불굴의 의지가 번득였다.
보라색 빛이 퍼져나가는 와중에 거대한 문 바깥쪽에 거대한 팔이 다시 나타났다. 이전과 다를 것은 별로 없었지만 한제는 그때보다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거대한 팔이 나타난 순간, 주위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보라색 전광이 그 팔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그 팔을 속박하는 것 같았다.
한동안 그 팔을 노려보던 한제는 이내 이를 악물고 곧장 그 거대한 문으로 달려들었다.
만약 그 팔이 전광에 속박된 상태가 아니었다면 감히 문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허나 지금 이 기회를 놓친다면 다시는 저 문 안의 비밀을 알아낼 수 없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제는 만약 저 팔이 전광에서 벗어날 경우를 대비해 곧장 돌아갈 수 있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문에 점차 다가가고 있을 때, 거대한 팔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광이 마치 쇠사슬처럼 팔을 바짝 잡아당긴 덕에 그 움직임은 굼떴다.
한제는 눈을 번득이며 더욱 속도를 높였다. 한 줄기 전광이 되어 거대한 문에 도달했을 때, 문 사이로 약간의 틈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의 모든 것들이 멈춘 것 같았다.
한제의 몸 역시 문밖에 멈춘 상태였다. 그는 문틈으로 보이는 광경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치 원신이 육신 밖으로 빠져나간 듯한 느낌에 끝없는 혼돈 속에 잠식되고 있는 것 같았다.
세 번째 단계를 보다
“여⋯⋯ 여기는⋯⋯ 천역주 공간.”
한제는 단박에 이곳을 알아보았다. 문 너머 공간은 그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곳이었다. 혼란스러운 공간 안으로 보일 듯 말 듯한 발광체들도 있었다.
그때, 마치 한제의 눈길이 촉매제가 된 듯 그의 시선을 받은 발광체들은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 발광체들은 거의 눈 깜짝할 사이에 끝도 없이 거대해지더니 결국 어지간한 수련성 크기의 빛 덩어리로 변해 버렸다.
그 빛 덩어리로부터 흘러넘칠 듯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그 기운에는 생기가 가득했고 매우 순수하여 조금의 불순물도 섞여 있지 않았다. 마치 갓 태어난 아이 같았다.
뒤이어 주위에서 회색 먼지가 나타나 빛 덩어리에 녹아들었다. 그리고는 빠른 속도로 모여들어 대륙을 형성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강과 바다를 이루었다.
한제는 찬 숨을 들이마셨다. 눈앞에 나타난 별에서는 매우 짙은 영기가 느껴졌고 일반인이 없다는 것 외에는 여느 수련성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때, 수련성이 다시 한 번 변화를 일으켰다. 응집됐을 때보다 더욱 빠르게 마치 시간을 거꾸로 돌린 것처럼 눈 깜짝할 사이 다시 발광체로 되돌아가더니 갈수록 작아져 결국 보일 듯 말 듯한 상태가 됐다.
한제는 거의 넋을 놓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공간의 변화를 지켜보았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 한제는 이미 모든 것을 잊고 기이한 상태에 접어든 상태였다. 끝없는 공간 속을 그저 둥둥 떠다니는 듯한 느낌이었다.
시야의 끝에는 항상 발광체의 기이한 모습이 들어왔다. 그런 광경을 점점 더 목격하게 될수록 한제는 어떤 신비로운 힘을 느끼게 됐다. 그 힘은 어디에나 존재했다. 한제는 무의식적으로 그 힘의 근원을 찾기 시작했다.
한데 그는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그가 화범하여 일반인으로 살다가 천도를 깨달으려 생사윤회를 더듬었던 그 당시와 얼마나 비슷한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힘의 근원을 찾는 동안 한제는 시간의 흐름조차 잊었다. 그는 마치 이 허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유혼처럼 끊임없이 탐색했다.
한제는 지금 도를 찾아 걸음을 옮기면서 그 끝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도를 깨닫는 사람은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어도 족하지만 도를 찾는 사람은 생을 잊고 죽음을 알아도 아쉬울 뿐이었다.
도의 탐색에는 끝이 없었다. 한제는 자신이 여태까지 발광체로 이루어진 별을 몇 개나 봤는지, 또 몇 개의 별이 허상이 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매번 그 도의 흔적을 잡아채려 할 뿐이었다. 비록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으나, 한제는 자신과 그 도 사이의 거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만은 느낄 수 있었다.
도는 찰나의 순간에 스쳐갔다가 허상으로 흩어졌고 한제의 도를 찾는 여정은 여전히 막막하기만 했다. 그가 찾고 있는 신비한 힘이 마치 규칙을 초월한 존재인 듯, 그는 매우 옅지만 매우 커다란 깨달음을 찾고 있었다.
어느 곳에나 도가 있는 것 같았지만 그가 눈길을 옮기면 방금까지 있었던 도는 사라지고 없었다.
너무도 흐릿한 느낌이었다. 흐르는 물처럼 심신으로 흘러내리는 듯한 그 느낌에 한제는 금방이라도 도의 흔적을 잡아채고 신비의 힘의 원천을 찾아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났을까? 한제는 또 하나의 별을 보게 됐다. 이 별은 발광체로 구성된 것이 아니었고 약하지만 충분히 따뜻하고 부드러운 생기가 흘렀다. 그 가까이에는 두 개의 작은 별이 더 있었는데 마치 떨어지기 아쉬워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제가 가까이 다가간 순간, 작은 별 중 하나에서 파란이 일었다. 기쁨으로 가득 찬 것 같기도 하고 진한 애정을 느끼는 것 같기도 했다.
그 별들을 본 순간, 한제는 심신이 진동했다. 그리고는 뭔가를 발견한 듯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었다. 그는 지금의 자신에게는 육신이 없다는 사실조차 잊은 듯했다.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손이 나타났다. 마치 그가 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듯했다.
그의 손은 허공을 부드럽게 휘저어 경미한 파동을 일으켰다. 그 파동에 세 개의 별은 곧장 흩어지더니 세 갈래의 빛이 되어 그의 손에 녹아들었다.
한제는 도를 찾는 것을 멈추었다. 도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움직임을 멈추자 그의 심신은 차차 안정되어갔고 그는 하나의 발광체가 되어갔고 점점 부풀어 오르면서 주위의 먼지들을 흡수했다. 그리고 곧 하나의 별이 됐다.
이 별의 산은 장엄했고 강은 아름다웠으며, 대지에서도 풍족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한편 바다는 하늘처럼 푸르렀다.
이 별의 북부에는 집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안에는 한 쌍의 남녀가 살고 있었다. 그들의 삶은 매우 평화로웠다. 또한 모든 것들이 그이 원하는 대로 갖춰져 있었다. 주위의 마을과 수많은 일반인들까지도⋯⋯.
문득 이 별의 남부에 한 줄기 빛이 나타났다. 그 빛 안에는 하얀 옷을 입은 여인이 있었는데 매우 아름다웠고 이따금 부드럽게 날리는 머리를 희고 고운 손가락으로 귀 뒤로 넘겼다.
한데 그녀의 눈에는 의아함이 깃들어 있었다. 고개를 숙여 아래를 살피던 여인은 붉은 입술을 오므리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어째서인지 굉장히 익숙한 느낌이 드는 곳이군.”
그녀는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하늘 끄트머리로 사라졌다.
“답을 찾아야겠어.”
바람 속에서 그 여인의 결연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 흘러갔다. 이 별은 오랜 세월 동안 천천히 변해갔지만 오직 세 사람만은 변하지 않았다.
어느 하루가 끝나갈 무렵, 도가 임하는 순간까지 두 사람은 시종일관 평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나머지 하나는 내내 답을 찾는 중이었다.
도가 임한 순간, 대지는 흩어졌고 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으며, 세 사람은 세 개의 광원으로 돌아가 거대한 손바닥 위에서 먼 곳으로 날아갔다. 손바닥 역시 한제의 의식에 불과했다.
“이것이 도인가⋯⋯?”
한제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울려 퍼졌다. 내내 뭔가를 찾던 그의 길 끄트머리, 그곳에 있던 것은 그 자신이었다.
자신이 곧 도였다. 세상은 셀 수 없이 많은 도로 구성되어 있고 그 도가 바로 한제 자신이었다.
한제는 수많은 발광체의 변화를 목격했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날 때까지… 이는 그가 깨달은 생사윤회의 도였다.
인과(因果)는 순환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생겼고 결과가 있다면 자연히 그 원인이 있었다. 모완이 답을 찾았던 것도 이평과 청희가 평범한 삶을 살았던 것도 모두 한제가 깨달은 인과의 도의 표현이었다.
순간 한제는 자신이 뭔가를 깨달았다고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혼란스러움은 마치 밀물처럼 그의 마음을 잠식했고 갈수록 격렬해지면서 거친 파도를 일으켰다. 그 격한 움직임에 한제의 심신이 진동했다.
그리고 그는 깨어났다.
정신을 차린 순간, 한제는 거대한 힘에 의해 바깥쪽으로 매섭게 나가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두 눈을 번쩍 떴을 때, 그는 하늘에 나타난 거대한 문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였다.
사방의 모든 것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방금까지 보고 겪은 모든 일이 마치 한바탕 꿈에 불과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허나 이는 어처구니없는 허상 같으면서도 무엇보다 확실한 진실 같았다.
살짝 열렸던 문은 다시 천천히 맞물렸고 이내 문은 사라졌다. 거대한 팔을 옭아매고 있던 전광 역시 함께 사라졌다. 모든 보라색 빛은 수축해 이내 천역주가 됐다.
한편, 천역주에는 신비로운 변화가 일어난 상태였다. 그 위에 새겨져 있던 오행의 낙인이 사라지고 그 대신 음과 양의 표식이 나타나 있었다. 음과 양은 각각 천역주의 절반을 차지한 채 서로 섞여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천역주는 붕 떠올라 한제의 미간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한제는 내내 허공에 선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이내 그는 두 눈을 천천히 감고 마음속으로 허상에서 목격했던 장면들을 떠올렸다.
‘아아!’
그 순간, 한제는 깨달음을 얻었다.
다시금 시간의 흐름을 잊은 것처럼, 그는 그 자리에 오롯이 서 있었다. 오직 그의 깨달음만이 끊임없이 메아리치면서 진실 같지 않은 꿈속에서 느꼈던 진실들을 그의 마음에 아로새겼다.
한제는 그 꿈속에서 보고 느꼈던 모든 것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잘 알았다. 엄청난 기회와 인연이 있어야만 가질 수 있는 귀중한 것이었다. 천운자나 능천후 등은 이런 기회와 인연을 얻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할 터였다. 왜냐하면 한제가 목격한 것은 수련의 세 번째 단계였기 때문이다.
한제는 여전히 천역주의 진정한 가치를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빙산의 일각처럼 드러난 것만으로도 평생 잊을 수 없을 충격을 받았다.
도를 찾는 여정이 그의 수준을 높여주지는 않았지만 한제의 도는 진화했다.
이전에는 자신과 다른 차원의 존재인 그 거대한 문 아래에 서기만 해도 영혼 깊은 곳에서 깊은 두려움이 차올랐던 그였지만 지금은 달랐다. 여전히 그 앞에 서면 자신이 개미처럼 느껴지긴 했지만 보통 개미가 아니라 수련의 세 번째 단계를 목격한 개미였다.
마음을 가라앉힌 한제는 전광이 흐르는 연못으로 내려왔다. 그러자 이에 호응하듯 거대한 천둥번개가 사방에서 내리쳤다.
그 무렵, 자갈층 안으로 한 줄기 전광이 쉭 하고 날아들었다. 이 안에는 갑옷을 입은 뇌수가 있었고 그 위에는 경계심 어린 표정의 검은 머리 사내가 서 있었다.
그는 이 자갈층 근처에 이른 순간 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너무나 격렬한 전광의 파동은 일전에 그가 이곳에 왔을 때와 상당한 차이가 났다. 심지어 이 전광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한 기운도 어려 있었기에 그는 더욱 신중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천천히 자갈층 사이를 가르며 이동했다. 뇌원술을 수련하기 위해 여러 번 와보았기에 익숙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처음 와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갈층 가장 깊숙한 곳의 뇌옥이 가까워졌다. 하지만 그곳에 가까워질수록 그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대체 무슨 변고가 생긴 것인가!’
사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의 수준은 양의의 경계에 이르러 있어 곧 절정에 이를 참이었다. 그 경계를 돌파하면 곧장 규열로 진입할 터이니, 수련의 두 번째 단계에 이른 수련자가 아닌 이상 그에게 이런 위기감을 느끼게 할 이는 많지 않았다.
잠시 망설이던 사내는 이내 결심한 듯 이를 악물고 뇌수에 오른 채 마지막 자갈을 지나쳤다. 그러자 눈앞에 익숙한 전광의 연못이 드러났다.
그는 단번에 한제를 발견했다. 한데 지금의 한제는 너무도 기이한 존재로 보였다. 하늘에 떠올라 있는 전신에는 전광이 맴돌았고 대량의 천둥번개가 그의 몸에 떨어졌으며,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휘날렸다.
전광이 흐르는 연못의 크기를 본 사내는 또 한 번 놀랐다. 마지막으로 이곳에 왔을 때에 비하면 연못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 상태였던 것이다.
사내가 나타나자 잠잠하던 수면에 돌을 던져 넣은 것처럼 형태 없는 파문이 일었다. 그리고 그제야 한제가 천천히 두 눈을 떴다.
형언할 수 없는 한 쌍의 눈에는 이 세상의 모든 규칙이 배어 있는 듯했다. 온 세상을 간파하는 듯한 눈이었다. 그 두 눈에는 꿈속을 더듬는 빛이 남아 있었다. 지금의 그는 이 세상의 천도를 방불케 했다.
이것이 바로 세 번째 단계의 기운이었다.
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그저 덤덤하고 멍한 한제의 눈이 검은 머리의 사내에게로 향했다.
그 눈을 본 순간, 사내는 한제가 그 거대한 팔을 목격했을 때 느꼈던 것과 같은 충격을 스스로가 개미만도 못한 미물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뇌원술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천둥번개를 흡수한 것처럼 우렁찬 콰르릉 소리가 귓가에서 울려 퍼졌다.
‘크으으!’
그는 소리를 내지도 못한 채 속으로 신음을 삼키며, 못 박힌 듯 꼼짝도 하지 못했다. 세상에 오직 한제의 눈빛만 남은 것 같았다.
귓가에서는 계속해서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쿵쾅, 쿵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