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native American RAW novel - chapter (176)
176화
재부팅 하듯 잠깐의 시간이 흘렀다.
[띠링!] [축하합니다. 특성 ‘자원 스캔’이 개화되었습니다.]자원 스캔?
의문도 잠시 레벨 65가 되자 머릿속에 ‘천상의 도서관’의 알림음이 들려왔다.
‘천상의 도서관은 나중에.’
모두가 자신을 지켜보는 상황에서 한가롭게 ‘천상의 도서관’으로 이동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화된 ‘자원 스캔’도 나중에 따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알림음과 상태 창을 껐다.
‘음!’
카스카스키아 부족 사람들도, 나에게 일 대 일로 패배한 카스카스키아 대전사도.
심지어 뒤에서 ‘신의 치료’를 자주 지켜본 친위대 전사들도 경외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정신을 차린 카스카스키아 대전사가 바닥에 바짝 엎드리며 말했다.
“마니토와 키치 님을 제가 몰라 뵈어 아주 큰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죄송합니다.”
“…….”
그가 전과 다르게 갑자기 왜 이렇게 나오는지 짐작이 갔다.
카스카스키아 대전사의 주변에는 어깨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그리고 찢어진 가죽 사이로 화살에 뚫려 입은 큰 상처는 이미 깨끗하게 아물어져 있었고.
“카스카스키아 대전사 ‘신의를 지키는 돌’은 마니토와 키치 님을 평생 모실 것을 약속합니다.”
잠시 후, 친위대 전사들과 함께 이번에도 무혈 입성하며 카스카스키아 부족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 * *
밤이 깊어, 친위대 전사들과 이 마을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이 마을의 추장이 머무는 집인지 사각형 흙집 안은 제법 넓었다.
유도한 게 없지 않지만, 카스카스키아 부족 사람들은 나를 마치 지상에 내려온 마니코와 키치의 현신으로 생각하는지 극진하게 대접하고 있었다.
때마침, 문이 열리며 카스카스키아 부족 여자들이 큰 토기 그릇에 음식을 차례대로 가지고 왔다.
“황제 폐하! 차린 것이 없어 죄송합니다.”
이 마을 추장이 자리에 앉지 않고, 구석에 선 채 또다시 양해를 구했다.
‘빨리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데.’
일리노이 연맹 부족들을 원활한 복속 작업을 위해 일단은 마니코와 기치의 현신으로서 이들의 대접을 잠자코 받았다.
어느새 바닥에 펼쳐진 들소 가죽 위에 음식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기름으로 간을 한 삶은 옥수수.
숯불에 바짝 구운 커다란 민물 생선.
‘메기 종류 같네.’
그리고 입에서부터 똥구멍까지 긴 나무 꼬챙이에 꽂혀 통째로 불에 타 죽은 개.
얼마나 고통스럽게 죽었는지 개가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낸 채 부릅뜬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젠장! 입맛 떨어지게.’
현대에서도 개고기를 먹지 않은 나는 그 충격적인 음식에 영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정성을 생각해 카스카스키아 부족 추장 앞에서 내색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들소 뒷다리 부위가 잘게 썰린 고기가 보였다.
“조용히 혼자 먹고 싶군.”
“알겠습니다. 황제 폐하! 식사가 끝나시며 저를 부르시면 됩니다.”
내가 정정해 준 호칭으로 말한 카스카스키아 부족 추장이 나가자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됐다.
난 개고기만 빼 놓고, 나머지 음식으로 간단히 배를 채웠다.
어쨌거나 일리노이 연맹 부족들의 음식을 보며 이들의 생활상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강의 물고기와 들소를 사냥하고, 옥수수를 키운다.
그리고 가뭄이나 식량이 부족할 때 키우는 개를 먹는다?
확실히 개를 먹지 않은 레나페 부족과 북동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을 비교하며 일리노이 연맹 부족들의 생활환경이 열악했다.
하지만, 먼 훗날 화학 비료가 개발된 후, 이 지역은 세계적인 곡물 생산지로 부상하게 된다.
“화학 비료가 개발할 때까지 지금은 이 지역을 정복하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잠시 후, 카스카스키아 부족 추장을 불러 남아 있는 음식을 가져가게 했다.
개고기는 몇 점 먹은 것처럼 해서 인벤토리에 따로 보관했다.
맵 창으로 주변을 확인하자 내가 있는 흙집을 친위대 전사 몇 명이 철통같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됐어.”
난 그 자리에서 상태 창을 켰다.
[Lv 65. 이천일] [소속: 하늘의 태양, 황제, 대전사] [특성 (8) : 맵, 지도 제작, 심안, 언어의 마술사, 순간 이동, 치료, 전장 지휘, 자원 스캔] [능력치]근력 : 48 민첩 : 47
체력 : 48 지혜 : 65
통솔 : 52
[잔여 포인트 : 10] [초급 전투 스킬]– 둔기술(20/20), 투척술(20/20), 생존 기술(19/20), 방패술(20/20)
[중급 전투 스킬]– 격투술(20/20), 창술(13/20), 궁술(8/20), 검술(14/20)
[초급 비전투 스킬]– 병법(20/20), 농경 기술(19/20), 석재 기술(17/20), 채광 개술(20/20), 도자기 기술(20/20), 가축 기술(18/20), 요리(17/20), 조선술(19/20), 군사 기술(18/20), 수학(17/20), 행정(20/20), 법률(15/20), 화학(19/20), 목축(13/20), 의학(15/20)
[중급 비전투 스킬]-중급 금속 제련 기술(17/20), 무기 제작(7/20), 제작 기술(8/20), 건축술(3/20), 약초술(4/20)
[고급 비전투 스킬]-레나페어(20/20)
전투나 비전투나 숙련도가 가득 찬 스킬들이 다음 등급으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올릴 게 꽤 많네.”
짧은 감상도 잠시 나의 마지막 특성인 ‘자원 스캔’을 클릭했다.
[자원 스캔 – 두 눈으로 지하에 묻힌 자원을 볼 수 있다. (지도 창과 연계된다.)]스캔이라는 단어를 보고 대충 어떤 특성인지 감이 오긴 했다.
그래도 내가 바라는 것 중의 하나인 특성이 개화돼서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번 특성에 대해 바로 실험해 봤다.
‘자원 스캔!’
자원 스캔이 발동되자 땅 깊이에 따라 묻힌 자원들이 내 시선을 따라 간단하게 보였다.
자갈, 석탄, 석회석 등등.
하지만, 자원들 대부분 매장된 양이 적어서 개발 가치가 거의 없었다.
그래도 내 눈에 보이는 자원들이 신기하긴 했다.
“지도 창과 어떻게 연동되는 걸까?”
지도 창을 켜 방금 확인한 자원이 어떻게 표시되는지 확인했다.
“음!”
지도 창에 표시되지 않은 자원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 어느 정도 적정량의 수준에 매장되어 있어야 지도 창에 자원이 표시되는 것 같았다.
“내 추측이 맞을 거야.”
이젠 맵 창을 항상 켜 놓으며 제한이 없는 ‘자원 스캔’을 수시로 발동할 생각이다.
어쨌거나 자원 스캔이 지금 내게 꼭 필요한 능력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다만, 내가 직접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난 작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메시지 창을 켰다.
그리고 ‘YES’ 창을 눌러 ‘천상의 도서관’으로 들어갈 준비를 끝마쳤다.
스르르륵!
‘천상의 도서관’을 무사히 방문하고 돌아온 난 곧바로 선택한 스킬들을 확인했다.
-고급 격투술(0/20)
-중급 행정(0/20)
-중급 채광기술(0/20)
전투 스킬 하나, 비전투 스킬 둘.
‘천상의 도서관’ 안에 새로 배울 수 있는 스킬들도 많이 있었지만, 고심 끝에 기존의 스킬을 올리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화학이 하나가 부족하네.”
중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화학 스킬이 숙련도가 하나가 모자라서 선택할 수 없었다.
분명 중급 화학 스킬에 비료를 만든 기술이 있을 텐데.
“어쩔 수 없지. 다음을 기약해야지.”
다만, 레벨이 오를수록 레벨 업 하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만큼 아마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천상의 도서관’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젠 잔여 포인트만 남았나.”
난 고민도 없이 열 개의 잔여 포인트를 골고루 능력치에 배분했다.
근력과 체력, 민첩에 +2, 지혜에 +1, 통솔에 +3.
이로써 능력치가 변경됐다.
[능력치]근력 : 50 민첩 : 49
체력 : 50 지혜 : 67
통솔 : 55
[잔여 포인트 : 0]상태 창을 끈 나는 내일 떠날 준비를 위해서 간이침대로 가서 누웠다.
“어쨌거나 내기에 졌으니 사나운 늑대와 날카로운 사슴뿔에게 거하게 상을 내려야겠군.”
내기는 술.
물론, 전사들의 사기를 위해 일부러 져 준 것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한 달도 채 안 돼서 일리노이 연맹을 정복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 * *
아름다운 강(세인트 존 강) 중류.
‘용감한 늑대’ 부대는 네 부대로 나눠 전력을 다해 북진하며 아브나키 연맹의 부족들을 빠르게 정복해 나갔다.
물론, 각 지역에서 온 지원부대가 아브나키 연맹을 신속하게 정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모히칸 부족, 모히간 부족, 피쿼트 부족.
심지어 이로쿼이 연맹 영토에 남아 있던 전사들도 지원부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아브나키 연맹의 대추장들의 설득에도 항복하지 않고, 격렬하게 저항하는 부족이 있었다.
말리시트 부족.
각 마을에 남아있는 전사들을 모은 말리시트 부족 대전사는 치고 빠지는 작전을 구사하며 ‘용감한 늑대’가 꽤나 애를 먹고 있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저쪽으로 갔다.”
“말리시트 부족 전사들을 쫓아!”
기습에 완전히 실패한 칠십여 명 정도의 말리시트 부족 전사들이 ‘아름다운 강’ 쪽을 향해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었다.
그리고 가끔 뒤를 돌아보며 자신들을 추격해오는 ‘하늘의 태양’ 전사들을 향해 활을 쏘기도 했다.
“화살이 날아온다!”
“피해!”
‘하늘의 태양’ 전사들은 백인장들의 지시하에 적정 거리를 유지하며 말리시트 부족 전사들이 쏜 화살을 피해 주변에 있는 나무와 바위에 재빨리 몸을 숨겼다.
“넓게 포위하며 추격하라!”
“강으로 계속 유도하고!”
잠시 후, 말리시트 부족 전사들이 강가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준비한 카누에 하나둘 올라타기 시작했다.
“노를 들어 강 건너로 이동한다.”
“네, 대전사님!”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카누를 타고 말라시트 부족 전사들이 거친 물살을 헤치며 강을 빠르게 건너갔다.
때마침, 그들을 뒤쫓아 온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강가에 도착했다.
“이대로 놓칠 수는 없다!”
“주변에 있는 남아있는 카누가 있는지 확인해 봐.”
몇몇 전사들이 강가 주변으로 빠르게 흩어졌다.
나머지 ‘하늘의 태양’ 전사들은 시야에서 멀어지는 말라시트 부족 전사들이 탄 카누를 향해 무자비하게 활을 쐈다.
하지만, 화살 대부분은 말라시트 부족 전사들이 탄 카누에 닿지 못하고, 강물에 허무하게 사라졌다.
“중지!”
그 명령에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일제히 활 공격을 멈추며 건너편 강을 가만히 바라봤다.
하지만, 그 누구도 실망하거나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사히 임무를 마쳤다는 듯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가볍게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 * *
‘하늘의 태양’ 전사들의 추격을 뿌리친 말라시트 부족 전사들이 카누에서 내려 안도의 표정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때, 숲 속에서 매복하고 있던 ‘우렁찬 천둥’과 삼백 명의 전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났다.
“지금이다!”
“활을 쏴!”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말라시트 부족 전사들을 향해 활로 위협사격하며 넓게 포위했다.
슉! 슉! 슉! 슉! 슉! 슉!
수백 개의 화살이 하나같이 말라시트 부족 전사들을 위협하며 압박했다.
그 자리에서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면 죽인다는 경고의 의미.
“…….”
말라시트 부족 전사들이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가만히 서 있었다.
“너희 대추창도 항복하기로 했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이쯤에서 무기를 버리고 순순히 항복하는 어때?”
‘우렁찬 천둥’은 평소와 다르게 차분하게 말라시트 부족 전사들에게 항복 권유를 했다.
‘수장님 명령만 아니면 너희들은 나한테 뒈졌어.’
하지만, 꼭 좋게 말해도 말을 듣지 않는 놈이 있었다.
몇몇 전사들과 눈빛을 주고받은 말라시트 부족 대전사가 그들과 함께 괴성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 나왔다.
아다다다다다닷! 아다다다다다닷!
‘우렁찬 천둥’이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백인장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마침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놔 둬. 내가 처리할 테니까.”
어느새 ‘우렁찬 천둥’이 주 무기인 곤봉을 들고 앞으로 뛰쳐나갔다.
“푸하하하하하하! 내가 미친 악귀 우렁찬 천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