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r on the Frontier RAW novel - Chapter 111
112. Shock and Terror (10) >
***
민준은 큰 충격에 빠졌다.
“지금 엔델리온이라고 했습니까?”
– 네, 요원님. 맞습니다.
오늘 들은 소식 중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그냥 엔델리온도 아니고 공주라고요?”
그가 궁금해했던 인사는 촉수 생물의 왕실 후계자였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선(人選)이었다.
‘이런 변방 차원에 고대 종족을 파견하다니.’
고대 종족은 오지를 기피한다. 괜히 그 자리가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게 아니었다.
그런데 공주를 보냈다고?
‘혹시 나 때문인가?’
그가 최근 획득한 달란트가 급증하자 수상하다고 여겨서 직접 감시하려는 것인가?
하지만 그 추측은 곧 머릿속에 지워 버렸다. 세상만사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착각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무슨, 사춘기 소년의 망상도 아니고.
‘설마 델이 엮여 있는 건 아니겠지?’
민준이 아는 한, 가장 최근 지구를 방문한 촉수 생물은 그의 전처다.
하지만 이 사실만으로 두 엔델리온 간 연결 고리를 엮는 것도 억측이었다.
어쨌거나 놀랍고도 충격적인 일임은 틀림없었다.
‘당분간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이보다 놀랄 일은 없겠군.’
민준은 일단 전화를 끊고 블레어가 보낸 경호 인력을 기다렸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병원 곳곳에서 어수선한 소리가 들려왔다.
“도착했나 보군.”
“형님, 그럼 저희는 출발할까요?”
“그래. 간단한 인수인계만 하고···.”
그때 창밖을 내다보던 정팔의 얼굴이 굳었다.
“···저게 다 뭐야?”
시선을 따라간 국회의원의 표정도 굳었다.
“······?!”
바깥을 한참 응시하던 최판석이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요원님. 혹시 이 병원에서 쿠데타를 모의 중이라는 첩보라도 있었습니까?”
그들이 뭘 보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민준도 이해했다. 그들이 그리 말한 이유를.
두두두두두-
둔탁하게 공기를 때리는 소리. 멀리서 헬기 편대가 접근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쓰는 응급 환자 이송용은 아니었다. 병실 창문이 열리고 환자들이 어안이 벙벙한 채 밖을 내다본다. 칙칙한 녹색 외장의 회전익 항공기가 각 건물 옥상에 한 대씩 내려앉기 시작했다. 헬리패드가 모자라자 지면에도 착륙을 꾀한다.
그리고.
“저거, 탱크 맞지요? 제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외부 주차장에는 전차와 함께 군용 트럭이 속속들이 들어섰다. 그곳에서 무장한 특수 요원들이 뛰어내려 병원 부지로 산개했다. 지휘관 지시에 따라 모두 신속하게 몸을 날린다.
인원과 장비의 규모가 범상치 않았다.
– 모두 위치로!
민준은 군인과 섞여 움직이는 익숙한 얼굴들을 알아보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민국 요원이 대체 몇이나 파견된 거야? 저놈들만으로 어린 용 한 마리는 잡겠구만.’
보아하니 지금 손이 빈 이 나라 요원은 다 불러 모은 것 같다.
그때 병실 문이 열렸다.
“요원님, 안녕하십니까!”
척!
전투복을 입은 요원이 들어와 경례를 올렸다. 딱딱하게 각이 잡힌 몸짓이었다. 민준만큼은 아니지만, 이민국에서 나름 명성 높은 베테랑이다. 액면가로 보면 스무 살은 많아 보였지만, 민준을 향한 그의 태도에서는 경외감이 느껴졌다.
민준은 건성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
“아, 오랜만.”
그는 인사에 답하는 대신 절도 있게 보고했다.
“요원님 요청에 따라 현 시간부로 본 병원 부지를 거점으로 한 군관 합동 방어 작전을 실시합니다!”
“···오버는. 진짜 군인도 아니면서.”
민준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그런데, 난 사람 한 명 경호할 인력을 보내 달라고 했지 병원을 통째로 날려 버릴 수준을 요청한 적은 없는데? 아니면, 혹시 여기 해츨링 유괴범이라도 숨어 있나?”
그러자 요원은 블레어가 직접 지시한 내용이라고 답했다.
이어진 설명에는 다른 청자를 의식한 듯 중요한 단어 몇 개가 빠져 있었지만 민준은 금방 정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젠킨슨은 얼마 전 민준의 부탁으로 보호 중이던 지선경··· 더 정확히 말하면 하은성이 빙의된 상태의 레드 스타 간부를 빼앗긴 적이 있다. 속수무책으로 납치당한 것이다. 친구에게 보호를 위탁받았으나 한심하게 실패해 버린 그 사건은 레드 드래곤의 자존심에 깊은 균열을 새겼다.
그 후 용은 부하들에게 지시했다. 앞으로 민준이 비슷한 요청을 할 경우 가용한 모든 전력을 동원하여 응하라고.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해서.
그리고 극단적인 FM주의자 엘프답게 블레어는 지시를 충실하게 따랐다. 젠킨슨과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니 그녀에게 브레이크를 걸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지금 이 병원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용과 엘프의 성격적 결함이 절묘하게 콜라보레이션을 이루었군.’
상황을 파악 못 한 의사와 환자들은 복도에 기웃대다가 기관총을 들고 사방을 누비는 군인들을 보고는 기겁을 하며 도망쳤다.
의원이 질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부, 분명 이건 감사한 일입니다만···.”
민준은 손을 내저었다.
“이미 이렇게 된 거, 도로 물릴 수도 없어요. 그냥 누리십쇼.”
그 엘프는 명령대로 한 거라면서 꼼짝도 하지 않을 것이다. 민준 입장에서는 굳이 그렇게 요청할 필요도 없었다.
‘이 정도면 넌 여기 안 남아 있어도 되겠다. 윰투스, 우리와 함께 가자.’
언제 깰지 모르는 최선아를 기다리다가 걸어 준 투명화 마법이 깨질 수도 있는데, 오히려 잘된 일이다.
=분부대로.=
열린 문 너머, 혼이 달아난 얼굴로 사태를 관망하는 병원 이사장이 보였다.
***
민준은 성직자를 데리고 트롤의 거처까지 동행했다.
그리고 좌절했다.
“젠장, 예상대로군.”
이미 경찰이 공언했듯 그곳에서는 아무런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집도, 담뱃가게도 마찬가지였다.
“어떡하죠, 형님?”
은신한 사제가 주변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건 꿈에도 모른 채, 정팔이 민준에게 물었다.
“안 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더 이상 쑤시고 다닐 곳도, 심문할 증인도 없다. 민준은 오늘 하루는 여기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러자 정팔은 민준을 상가 앞에 내려줬다.
“술이라도 한잔하고 갈래?”
“전 괜찮습니다. 아, 참··· 아까 보니까 전화 계속 오던데요?”
고민에 빠진 민준이 지금까지 건드리지 않았던 핸드폰을 꺼낸다. 부재중 전화와 문자는 대부분 캐시의 것이었다. 사무실에 손님이 와 있다는 내용.
‘누구지?’
“그럼, 전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 살펴 가라.”
그렇게 정팔을 보낸 뒤 사무실 문을 연 민준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
“아, 오셨어요?”
사무실에 붙은 탕비실에서 캐시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는 그쪽으로 고개를 돌릴 여력이 없었다. 대신 차가운 얼굴로 오로지 한곳을 응시했다.
손님용 소파에,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될 여인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안녕, 왔구나?”
마치 몇 시간 만에 다시 만나는 듯한 평온한 어조였다.
동시에,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최근 꿈속에서 몇 번이고 되풀이된 음성이기도 했다. 나긋하고도 부드럽게 귀에 감긴다. 그리 따스한 어조였지만 민준은 등골을 타고 내달리는 소름을 느꼈다.
자기 집처럼 편안하고도 안정적인 자세로 등을 기댄 그녀는···.
“···델?”
움찔!
민준이 말한 순간, 은신 상태의 이단재판관이 묘한 반응을 보였다. 그 이름이 낯설지 않았기 때문이다.
윰투스는 기억한다. 악몽에 시달리는 사이 무거운 추에 눌린 듯 이를 악물고 식은땀을 흘리던 화신. 그가 섬뜩한 목소리로 비명처럼,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외치던 이름.
바로 그 이름이었다.
***
피비린내.
민준은 코끝에 맴도는 짙은 혈향을 느꼈다. 평화로운 사무실 풍경이 순식간에 다른 차원의 어둑한 실험실 풍경과 겹쳐진다.
동시에, 블레어와의 통화 내용이 떠올랐다.
– 위원회에서 지구대표소 수장을 새로 파견했습니다. 지구에는 오늘 도착했지만 한국 시간으로 내일 자정까지 엠바고가 걸려 있으니 유의해 주십시오. 오늘 환영회는 비공식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파견된 자는··· 고대 종족 엔델리온의 공주입니다.
아무리 공주라도 수발들 인원으로 다른 고대 종족을 데려올 가능성은 없다. 이런 오지 차원까지? 절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지금 이 순간 지구에 발을··· 아니, 촉수를 붙이고 있을 엔델리온은 하나밖에 없다는 뜻이다.
“······!”
지구를 방문한 엔델리온의 공주.
그리고, 민준의 전처는 엔델리온이다.
두 개념이 머릿속에서 합쳐진다.
‘맙소사.’
엔델리온인 것만 해도 금수저를 뛰어넘은 티타늄 수저인데··· 심지어 그중에서도.
‘공주였어?’
굳어 버린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델이 싱긋 웃는다.
“많이 놀랐어, 자기?”
쨍그랑!
탕비실에서 간식거리를 준비하던 캐시가 쟁반을 떨어뜨리는 소리였다.
델은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 대신 전남편이 손에 든 것을 응시했다.
“후라이팬? 단검 말고는 마음에 드는 무기가 없다더니 그새 취향이 바뀌었어? 파격적이긴 하네.”
“······.”
“요즘은 그거 들고 다니면서 나쁜 놈들 뒤통수 두들겨 패는 거야? 엄청 터프하네···. 당신 스타일이 아닌 것 같긴 하지만 사람은 변하는 거니까.”
후라이팬을 향해 차분한 시선을 던지더니 말한다.
“재질이 튼튼한 건 알겠어. 날만 잘 세우면 우주선 외벽도 가르겠네. 그런데, 기왕이면 다른 거 들고 다니면 안 돼? 느낌이 영 별론데. 내가 하나 만들어 줄까? 후라이팬 모양이기만 하면 다 괜찮은 거야?”
=아니, 저 누님은 별 섭섭한 말씀을 다 하시는군요! 그런데··· 누구십니까? 저분도 요원님처럼 마음이 하나도 안 읽히는데요.=
후라이팬의 주절거림은 무시한다. 그리고 간신히, 굳어 버린 입술을 움직였다.
“잠깐, 둘만 따로 이야기하자.”
장소를 옮길까 생각했지만 여기보다 나은 곳을 생각해 낼 수 없었다.
‘윰투스, 지하실로.’
=알겠나이다. 다시 부르실 때까지 그곳에서 몸과 정신을 깨끗하게 닦으며 신성력을 회복하겠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캐시를 본다. 그녀는 유령을 마주한 듯한 창백한 표정으로 민준과 델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캐시, 미안한데 오늘은 이만 퇴근할래?”
대답은 6초 늦었다.
“···아, 네?”
그러더니 깨뜨린 접시를 내려다본다.
“그래도 이건, 치우고···.”
“아니야,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그렇게 둘만 남은 뒤에도 민준은 한동안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러다 가까스로 다시 소리를 울렸을 때, 그 음성이 어찌나 메말랐던지 스스로도 낯설 정도였다.
“왜 온 거야?”
두 가지 의미를 품은 질문이었다.
왜 위원회 소속이 되어 지구까지 왔는가?
그리고, 이 집에는 왜 왔는가?
델은 질의점을 모두 이해했고, 두 질문에 동시에 답할 단어를 돌려주었다.
“당신 때문에.”
물끄러미 전남편을 올려다본다. 그녀의 두 눈동자가 칠흑처럼 깊었다.
“계속 서서 이야기할 거야?”
민준은 경직되어 있었다. 터미널에서 재회했을 당시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때는 비록 전처를 중심으로 시야가 흑백으로 변하고, 공기가 죽은 짐승의 살갗처럼 싸늘하게 식어 가긴 했지만 이렇게 끔찍한 느낌은 아니었다.
그는 곧 이유를 깨닫는다.
‘꿈 때문이군.’
그간 몇 번이고 반복된 끔찍한 꿈이 심경을 과거로 돌려놓은 것이다.
민준은 자리에 앉는 동시에 후라이팬을 가(假)봉인했다. 그대로 창고에 집어넣어 버린 다음 말한다.
“지금까지 왜 숨기···.”
말을 끝맺기 전 멈춘다. 생각해 보면 그녀가 숨긴 적은 없었다. 질문한 적이 없으니까.
전처에게 혹시 정체가 공주가 아니냐고 캐물을 상상력이 부족했던 점을 탓할까?
그는 질문을 바꿨다.
“엔델리온의 공주가 이런 오지 차원까지 가겠다는데 왕실에서 찬성했다고?”
델은 대놓고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는 내가 왜 왔는지보다 어떻게 왔는지가 더 궁금한 거야?”
민준은 대답하지 않았고 델은 얕은 한숨을 쉬면서 설명했다.
“난 여기에 아시프-1의 파편을 찾으러 온 거로 되어 있어.”
“······.”
수형자는 놀란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다.
오늘 더 이상 경악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섣부른 예단이 몇 번이고 깨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리 공표하진 않을 거야. 왕실에서 워낙 큰 현상금을 걸어 놓은 터라··· 별 어중이떠중이가 다 지구에 몰려올 거니까.”
“파편에 현상금을 건 주체가 엔델리온이라고?”
“정확히는 우리 종족 의지와 예산이 제일 많이 반영되었지.”
델은 그렇게 말한 뒤, 이번에는 시무룩한 투로 중얼거렸다.
“이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하려고 했는데···. 나 앞으로 몇 시간 뒤에 이 행성 반대편에 가 있어야 한단 말이야. 자기가 늦게 와서 남은 시간도 별로 없고, 일 이야기는 좀 뒤로 미뤄 두려고 했더니.”
하지만 전남편의 차가운 표정은 바뀌지 않았고, 델은 결국 그 이야기를 꺼내기로 했다.
“내가 여기로 파견을 요청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시 말하지만 당신이야. 파편을 찾는 목적도 결국 당신과 연결되어 있어.”
민준은 봉인된 후라이팬 쪽으로 가려는 시선을 간신히 억누른 채 묻는다.
“어떻게?”
“수형자가 파편을 입수한 다음 순서를 알아? 그걸 전달받은 위원회는 엔델리온 왕실과 소유권을 공유하게 되어 있어.”
민준은 알지 못하는 위원회 내부 사정이었다.
“그리고 난 지구에 그 파편이 흘러들어 왔다는 신빙성 높은 제보를 입수했고.”
그녀는 자신이 민준 곁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만약 내가 그걸 찾게 된다면··· 겉으로는 당신이 손에 넣어서 위원회에 제출하는 그림으로 꾸미는 게 낫지 않을까? 이 계획은 내 ‘플랜 A-2’ 정도가 될 거야.”
플랜 A-1과 플랜 B의 존재를 암시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의문은···.
“무엇을 위한 플랜?”
델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당연히, 당신을 자유롭게 만들기 위한 계획이지!”
민준은 자연스레 ‘남편 암살 계획’을 다시 떠올린다. 그 표정을 본 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옛날 생각은 집어넣어 둬. 플랜 A-1은 당신이 자잘한 미션을 성공시켜서 퇴직금을 모으는 거야. 응, 데모닉 고블린 유전자 같은 거. 이것도 업데이트해 줄 내용이 있는데 조금 있다가 하자. 그리고 플랜 A-2는 파편을 찾아서 한 방에 퇴직금을 충당하는 거지. 설마 퇴직금이 700만 달란트를 넘기지는 않지?”
민준은 잠깐의 침묵 뒤 묻는다.
“그럼 플랜 A-3도 있나?”
“아니, 대신에 플랜 B가 있어.”
“그건 뭔데?”
플랜 A는 민준 입장에서, 그리고 델의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이다.
수형자가 퇴직금을 모아서 납부하고 정정당당하게 자유를 되찾는 방안.
반면 플랜 B부터는 정도(正道)에서 조금 벗어나게 된다.
“플랜 B는 지금 자세한 내용을 전부 말할 수 없어. 그래도 굳이 이야기를 꺼낸 건, 그걸 위해 자기한테 부탁할 게 있어서 그래.”
부탁?
“뭔데?”
그러자 전처는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면서 신신당부를 했다.
“사실, 오늘 얼굴 보러 온 건 맞는데 자기한테 뭐 받아 가고 싶은 게 있기도 하거든?”
민준은 불길한 예감이 가슴 속에 스멀거리는 걸 느꼈다.
“그러니까, 그게 뭔데?”
그러자 전처는 눈치를 보며, 웅얼거리듯 말했다.
“있지, 오해하지 말고 들어. 자기 피랑 뇌척수액을 조금씩만 받아 갈 수 있을까?”
“······.”
민준은 엔델리온을 내쫓을 수 있는 축객 결계의 구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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