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live the protagonist! RAW novel - Chapter 235
235화. >
235화.
북한의 수도 평양. 김정은과 북한 공산당의 특권 계층이 머무르는 그곳은 북한 어느 지역들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되고, 또 안전한 곳이었다.
“막아! 막으라우!”
타타탕. 타타타탕.
콰앙.
그런데, 그런 평양의 중심지에서 갑자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총알이 날아다니는 것만이 아니라 포탄과 같은 강력한 화력을 가진 무기들까지 사용되는 상황. 그로 인해 평양의 시가지는 순식간에 보기 흉할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변했다.
“다 했냐?”
우우웅.
아무런 흔들림 없이 한결같은 자태로 나를 보호하는 안티 매트릭스. 그리고 내 머리 위에는 거대한 크기의 골고디아가 태양을 가리며 위용 있는 자태로 부유하고 있었다.
“소······. 소용 없습네다!”
“무기가 아무것도 먹히지 않습네다!”
있는 화력을 모조리 퍼부었음에도 내가 멀쩡하게 걸음을 멈추지 않고 걸어오자 북한군들은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변한 얼굴로 소리쳤다.
“지니, 방어 역장 유지는 문제없지?”
[ 안티 매트릭스 출력 0.2%. 소모 에너지는 무의미한 수준입니다. ]총탄이나 화약에 의존한 폭발력을 기반으로 한 무기들. 그것도 최신식도 아니고 수십 년은 더 된 것 같은 낡은 구형 무기들을 가지고 나에게 피해를 주기에는 너무 그 화력이 미약했다.
“가······가까이 오지 마라!”
“간나 새끼! 이 이상은 나아갈 수 없다!”
겁에 질린 눈빛을 지으면서도 비장한 표정으로 내 앞을 가로막으려고 스크럼을 짜는 인민군들. 나는 이들의 묘한 행동을 보면서 무언가를 눈치채고는 히죽 웃었다.
“너희들, 아직 피난 갈 준비 아직 다 못 했구나?”
“······.”
내 말에 정곡이 찔린 듯, 순간적으로 표정이 변하는 얼굴들. 하지만 이들은 이내 무언가를 결심한 듯, 나를 포위하는 형세를 하며 철저하게 내 경로를 차단했다.
“우리가 죽기 전까지 네놈은 절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죽을 것을 각오하면서도, 그들은 필사적으로 자신들의 뒤에 있는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호화스럽게 치장된 흰색의 건물. 그곳은 다름 아닌 금수산태양궁전이었다.
“너희들. 내가 왜 여기 왔는지는 아니?”
신격화된 북한의 지도자. 김일성과 김정일. 그 둘의 미라화된 시신이 안치된 장소. 여타 다른 독재자들의 사후와 비슷하게,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호화로운 전시관 안에서 안식을 취하고 있는 이 둘이 바로 내가 가장 먼저 노리는 목표였다.
“김정은. 그 돼지 놈은 이미 평양에서 빠져나가서 기차 타고 도망가는 중이더라?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는 그냥 내팽개친 채로 말이지. 아직도 네놈들이 여기서 미적거리고 있는 거 보면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 같은데 말이지.”
이미 북한 영공을 완전히 장악해 둔 지니. 그녀의 감시망을 통해 김정은은 이미 골고디아가 평양의 하늘에 나타나자마자 즉각적으로 기차를 타고 북쪽으로 도망치고 있다는 것을 단 1초도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었다.
“그······그럴 리가 없다!”
“김정은 동지는 지금 저놈을 박살 내기 위해서 지원군을 이끌고 이곳으로 오고 있다! 저런 남조선 간나 새끼의 말에 현혹되지 말라!”
“우리는 시간만 끌면 된다!”
그의 말을 증명하듯이 날카로운 소음을 내며 저공비행을 하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북한의 전투기들.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탱크와 장갑차들, 그리고 수많은 군인 무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그나마 있는 병력을 데리고 발악이라도 해 보려는 건지, 시간이라도 끌어보려는 건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쯧쯧······. 자기 혼자 살겠다고 이 많은 사람을 죽으라고 보내냐.”
아마 그 누구보다도 중국과 러시아의 몰락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북한의 지도부와 김정은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골고디아가 등장한 순간부터, 북한 공산당의 집권은 끝났다는 것을. 하지만, 일반 인민군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지 기세등등하게 외쳤다.
“네놈! 우리 인민군의 뜨거운 맛을 보기 싫다면 지금이라도 항복해라! 그렇지 않으면 전력으로 박살 내 주갔어!”
지원군이 우르르 몰려오자 자신감을 회복했는지, 오만한 표정으로 나를 협박하는 인민군 하나를 보며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내뱉었다.
“짱깨도 아니고, 물량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건가······.”
아예 군단 하나를 나 하나 상대하라고 모조리 보낸 것 같은 모양새. 나를 포위한 엄청난 수의 인민군을 보며 나는 불공평함을 느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지니, 너도 물량 풀어.”
기이이잉.
내 말에 골고디아의 후면이 열리더니 그곳으로부터 10개의 작은 함선이 쏟아져 나왔다.
우우우우웅.
그리고, 그 작은 함선들에서 쏟아져나오는 벌떼 같은 작은 비행체들. 물론 골고디아의 크기에 비교해서 미약하게 보일 뿐, 북한 전투기들과 뒤지지 않는 크기를 자랑하는 비행체들은 어느새 하늘을 새까맣게 가득 메웠다.
“이······이게 도대체······.”
“다······당황하지 마라!”
무인항공모함 리전.
과거 한 기로도 러시아의 강력한 군대 전체를 무력화시킨 전적이 있는 그것이 단 한 기도 아니고 열기가 평양 상공에 또다시 등장했다.
“간단한 수학 문제. 리전 한 기당 천 대의 공격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면 리전 열 기가 보유하고 있는 공격기의 개수는 모두 몇 개일까?”
장난스러운 내 물음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저 허망한 얼굴로 하늘 위를 새까맣게 가득 메우는 일만(一萬)의 군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북한 인민군 중, 조금 전에 기세등등하게 나를 협박했던 자를 바라보며 씨익 웃어 보였다.
“리전의 매운맛을 보기 싫다면 지금이라도 항복해라. 그렇지 않으면 전력을 다해 박살을 내줄 테니까.”
*
쾅
“그게 지금 무슨 소린가! 김민수 그가 탈영이라니! 거기에 뭐? 북한에 간 것 같다고?”
이한수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 창백한 얼굴로 달려와 하는 보고를 듣고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쳤다.
“그······. 그게. 수료식이 끝나고 이제 자대 배치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던 와중에 갑자기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평양 상공에서 그의 함선이······”
주한미군의 정찰기가 잡아낸 거대한 골고디아의 모습. 그것을 보면서 이한수 대통령은 물론 그 사진을 본 모든 사람이 현재 그가 어디 있는지를 추측할 수 있었다.
“대통령님. 현재 북한군 전력 대부분이 평양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상황을 보아하니 아마 김민수, 그가 독단적으로 북한을 공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뭐라고?”
그 말에 이한수 대통령은 현기증이라도 오는 듯 순간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비틀거렸다. 이제 군대에 갔으니 자기가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잠잠해지겠다는 생각에 신이 났었는데. 고작 한 달 조금 지난시기에 이런 식으로 대형 사고를 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도대체 왜! 가만히 있는 북한을 건드리는 건가!”
“그······그건 저희도······.”
아직 언론에 퍼지지는 않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아무리 틀어막는다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소문이 날 수밖에 없는 사건. 명색이 대한민국 육군 소속의 이등병인 민수. 군적에 이름을 올린 그가 군 통수권자인 그를 무시한 채 홀로 북한을 점령하기라도 했다가는 안 그래도 무능하다고 하는 게 없는 식물 대통령이라고 욕먹는 상황에서도 정말 새로운 지평을 여는 개 쪽을 당할 것이 분명했기에 그는 조급해졌다.
“뭐 하고 있나? 당장 미국 대사 호출해!”
“아······알겠습니다.”
이한수 대통령의 외침에 옆에서 멍청하게 서 있던 비서실장은 화들짝 놀라며 집무실을 뛰쳐나갔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속으로 골똘히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생각하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흠칫했다.
“설마······. 이러려는 속셈으로 군대에 가겠다고 한 건 아니겠지?”
너무 예상보다 평화롭게 자신이 뜻하는 대로 움직여준 민수. 평상시 그의 성향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의심은 했었지만, 훈련소에서 기초군사교육을 받는 동안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기에 조금씩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이렇게 거하게 뒤통수를 칠 줄은 몰랐던 그는 밀려오는 소름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 긴급 속보입니다. 현재 평양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 보도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상공에 민수의 전함. 골고디아가 나타났고, 인민군들이 전례 없는 움직임을 보이며 평양을 봉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아무리 폐쇄적인 국가라 하더라도, 극소수지만, 외화벌이를 위해 외국 관광객들이나 기자들을 허용하고는 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 의해서 세상에 퍼져나간 평양의 상황. 이들이 보낸 몇 개의 사진과 영상들이 방송을 타기 시작하면서 그 소식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 와, 미친? 한국 전쟁 시작이야?
– 민수 군대 가자마자 부려먹기 시작하는 거 보소······.
– 그렇게 북진 통일하자고 할 때는 가만히 있더니 이제야 하네.
– 그런데 왜 국방부는 이렇게 조용하냐? 대국민 연설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북한과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드디어 통일하냐는 기대감 가득한 반응을 보이며 동시에 의아함을 느꼈다. 미적지근한 한국 정부의 움직임, 데프콘 발령도 없었고, 계엄령이나 선전포고나 담화문 발표도 없었다. 정말 뜬금없이 벌어진 평양의 상태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떠돌기 시작했다.
– 정부가 공식적으로 전쟁하려면 이런 식으로는 못함. 휴전 조약 파기하고 선전포고 때려야 하고, 국회 승인까지 받고 나서야 군사 행동 시작할까 말까인데 이렇게 무턱대고 전쟁한다고? 이건 전범 행위로 국제사회에 두들겨 맞아도 할 말 없는 짓임.
– 군인은 아니고, 군 관련 일 하는 사람이다. 최근에 들은 따끈따끈한 소식인데, 민수 걔 탈영했다고 훈련소에서 난리 나서 찾으러 다닌다고 엄청 난리였음. 아마 국방부도 지금 무지 당황한 상태인 거 같던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튀어나오며 논란이 증폭되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관심이 한 곳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주한 미국 대사이자, 민수의 매니저. 그리고 이 모든 일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인 유진. 그녀가 있는 미국 대사관 주위로 온갖 기자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유진님!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대사님, 이건 노코멘트로 될 일이 아닙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라! 한국인들의 물음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다른 곳도 아니고, 미국의 대사관이라 차마 깨부수고 들이닥칠 수는 없었지만,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뜨거운 취재 열기가 광화문 전체에 휩싸였다. 그렇게 반나절도 넘는 시간 동안 농성을 벌이자 결국 유진은 철저한 호위 속에서 굳게 닫힌 대사관 문 너머로 모습을 드러냈다.
“야! 나왔다!”
“카메라! 카메라 어디 갔어!”
모습을 비추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수백 대의 카메라가 생방송으로 얼굴을 향해 들이밀어 지는 부담스러운 상황. 유진은 마음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최대한 태연한 표정으로 기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지금 모이신 기자 여러분 모두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설명을 해드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질문은 받지 않을 예정이며, 제 말을 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즉시 저는 다시 대사관으로 돌아갈 것이니 조용히 듣기만 하세요.”
사전에 기자들을 향해 듣기만 하라고 단단히 엄포를 주며 유진은 이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점에 대해서 먼저 알려주었다.
“우선, 민수 님이 현재 북한에 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헉!”
“그······그게 진짜였어!”
공식적으로 민수가 북한에 갔다는 말에 술렁임이 터져 나왔지만, 이내 차가운 유진의 눈초리에 찔끔하며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혹시라도 그녀가 입을 다물고 대사관에 들어갈까 전전긍긍했지만, 다행히 유진은 설명을 계속했다.
“저도 북한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받은 연락을 끝으로 현재는 통신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라 현재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북한에 가게 된 이유에 대해서 간략하게 전해 들었습니다.”
북한에 가게 된 이유. 아마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 전 세계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일 것이다. 왜 민수가 갑자기 시키지도 않은 돌발 행동을 하며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지 말이다. 그리고 유진은 그런 기자들의 궁금증 가득한 표정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지엄하신 사단장님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 라고 하더군요.”
“며······명령이요?”
“그······그게 무슨 소립니까?”
사단장의 명령이라는 말에 모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제대로 말해달라며 유진을 재촉했다. 그러자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카메라를 향해 한 가지 영상을 보여주었다. 단상에 선 사단장이 마이크에 대고 과하게 격양된 얼굴로 떠들어대는 것을 말이다.
[ 빌어먹을 김씨 일가의 모가지를 언젠가 내가 따겠다는 각오로! 앞으로도 군 생활에 철저히, 성실히 임하도록. 이것이 내가 제군들에게 내리는 마지막 명령이다. 알겠나? ]“······.”
그 영상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들은 기자들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었다. 유진을 바라보는 이들의 눈빛은 하나같이 일관되게 그녀에게 묻고 있었다.
‘지금 저런 말 하나 듣고 진짜 김정은 모가지 따겠다고 갔다는 소립니까? 진짜?’
어이없다는 듯한 기자들의 눈빛에 유진은 피곤한 낯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단장님께 이 말도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명령하신 대로 정은이 모가지 따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쇼! 충성충성!’ 이라고요.”
그녀의 증언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던 국민 대부분은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한참을 멍하니 있던 이들은 하나같이 자기도 모르게 비슷한 말을 중얼거렸다.
“미친······.”
“저거 진짜 또라이 아냐?”
“아아앗······. 저 미친놈이.”
“역시······. 저건 차원이 다른 미친놈이야.”
“민수가 또······.”
그렇게 한국 전쟁은 길고 긴 휴전을 끝으로 재개되었다. 열의에 가득 찬 사단장의 섣부른 말 한마디에 의해서. 그리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과잉 충성하는 이등병 하나에 의해서.
끝
ⓒ 군만두먹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