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212
212. 일본에서 (6)
박재선은 일단 다곤 부장의 중재로 다시 대기실로 돌아갔지만 시계만 보고 있었다. 7시 45분이 지나면 자신의 공연시간이 끝나기에 현장을 떠날 생각이었다.
한편 주최자들이 모여 있는 사무실에서는 심각한 표정으로 몇 사람이 의논을 하고 있지만 막상 박재선이 버티니 해결방도가 없었다. 대부분 그런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사람들이라 주동자만 열을 내고 있었다.
“일이 골치 아프게 되었어. 겁을 주면 따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버티고 다께다 변호사가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누구도 해결책을 내지 않자 푸지TV 운영부장인 미나모토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 다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일단 대기실로 데려다 놓기는 했는데 수습하기가 만만치 않아. 이대로 공연을 하지 않으면 그 사실이 알려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현장을 찾은 자들이 항의할 것인데. 그 사실을 저쪽에서 알리면 골치가 아플 수 있어.”
전화로 뭐라고 했지만 막상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했는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다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몇 사람이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미나모토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일이 생각과 달리 어그러졌으니 곤란했다.
하지만 나중에 온 자들도 상황을 알아야 했으니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설명했다. 두 가지 문제 모두가 해결이 되지 않았다. 공연시간 조정이나 조정사유에 대해서 박재선이 동의하지 않고 버틴다는 것을 알렸다.
“저쪽이 시간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연을 하지 않고 떠난다고? 계약을 어떻게 한 거야?”
중년의 인물이 미나모토 부장의 보고내용을 듣더니 큰소리로 고함을 쳤다. 그런 일은 방송국 지국의 일개 부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가고시마의 참의원 의원인 유카타가 막후에서 지원을 하기에 그런 일을 획책한 것이기도 했다.
들어온 사람은 바로 그 배후의 인물인 유카타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보고에 찾아온 것이기도 했다. 더구나 문화예술계에 발이 넓어 도노 신지나 노구찌와도 친분이 두터웠다.
“시간 조정은 상호동의가 필요한 일이라 일방적으로 결정을 하지 못합니다. 연예인에게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입니다.”
보좌관이 다소 부정적인 어조로 미나모토 부장과 유카타 의원을 보면서 설명했다. 그는 부정적인 입장인지 무리한 계획이라는 투로 설명했다.
“그걸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잖아? 문제가 없이 처리하겠다고 했잖아? 시마다 CP가 문제없이 해결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면서 미나모토 부장과 그 옆에 있는 공연기획자를 노려보면서 닦달을 했다. 그러면서 한쪽에 서 있는 두 사람, 도노 신지와 노구찌의 매니저까지 바라보았다. 그들이 주동이 되어 이번 일을 꾸몄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렇게 가면 축제마저 파국으로 치달을 수가 있고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박재선에게 위력을 동원하여 강요할 생각이었는데 중간에 다께다가 나서면서 협조하지 않고 있었다.
“송구합니다. 다께다라고 하는 도쿄지검 전관 변호사가 갑자기 등장하여 시장에게 전화를 하는 바람에 그들을 동원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미나모토 부장이 곤혹스러운 어조로 말을 했다. 꽤나 유명하지만 일개 변호사 정도야 참의원 의원이 나서면 물러날 것으로 알았는데 오히려 자신들의 처지가 이상하게 변하고 말았다.
“현장을 경비하는 경찰은?”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와이 청장이 그런 일에 경찰이 나설 수는 없다고 합니다. 직접 감금을 하지 않더라도 그런 움직임 자체만으로 문책의 대상이 된다고 말입니다.”
시장과 경찰이 협조할 것이라 생각하여 이번 일을 획책했는데 갑자기 협조 자체를 해주지 않고 있었다.
“벌써 박재선의 팬클럽이나 팬카페의 게시판에 박재선의 공연하지 않는 문제로 글이 올라왔고 누군가 댓글을 달았습니다. 박재선이나 담당 매니저인 것 같습니다.”
보좌관이 상황을 설명하면서 마우스를 움직였다. 그러면서 글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박재선 상은 현재 공연을 하기 위해 콘서트 현장에 대기 중이지만 주최 측에서는 일정에 없던 도노 신지와 노구찌의 공연을 진행 중이고 6시 경에 현장에 당도한 이후에야 그런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일방적으로 공연을 8시 20분에 하라는 통보를 받은 상황으로 7시 45분이 되면 공연할 의무가 없기에 철수할 예정입니다.”
“누가 이딴 글을 맘대로 올린 거야? 당장 삭제하라고 해.”
“그 밑에 또 댓글이 달렸습니다.”
“공연을 책임진 푸지 TV에서 공연시간 변경을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우리 측, 오오쿠라 기획과 JS엔터 박재선이 시간 변경을 요구하여 도노 신지와 노구찌를 주최 측에서 긴급으로 수배했다는 식으로 밝혀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계약위반에 대한 책임마저 전가하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댓글마저 달리자 난감해진 것은 미나모토 부장이었다. 팬클럽에 밝혀진 상황이니 돌이킬 수는 없었다. 일본 가수라면 그런 식으로 위협을 하면 통했지만 박재선은 따르지 않았다. 폭로로 대응하여 더 이상 타협의 여지를 없애 버렸다.
“미치겠군. 이것들이 정말? 같이 죽자는 거야, 뭐야?”
미나모토 부장이 화를 냈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그나마 수습할 수 있는 길은 실무 선에서 차질이 벌어져 수습하는 과정에 실수가 있었다는 식으로, 실무자가 책임을 면할 목적으로 일탈행위를 했다는 식으로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박재선은 현장을 떠나려고 했지만 앞에서 행사인원을 동원하여 앞에서 가로막는 바람에 사실상 감금이 된 상황이나 마찬가지였다.
“이걸 보시기 바랍니다.”
박재선이 떠나려고 하자 다곤 부장이 다가와서 아시아뮤직페스티발 공식 사이트에 올린 공지 내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박재선이 팬카페에 올린 글이 여기저기 퍼지면서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도 박재선이 나오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은 도노 신지나 노구찌의 팬이 아니라 박재선의 팬이 대부분이었고 그러니 공연을 하는 중간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담당자의 실수로, 아시아뮤직페스티발 주최 측과 주관 방송사가 섭외를 하는 과정에 혼선이 생겨 이중 계약을 했고 그 때문에 공연스케줄에 문제가 생겼다. 결국 어느 한 쪽을 다른 시간대로 옮겨서 공연하는 것이 최선인데 그 책임을 모면하고자 실무 책임자들이 박재선에게 책임을 전가하려고 했다. 일단 현재 방생한 문제를 원만하게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추후 이런 일이 벌어진 경위를 조사하여 잘못을 범한 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 그 정도인데 어이가 없군요.”
박재선은 다곤 부장이 요약한 내용을 듣고도 한동안 말이 없었다. 자신을 물 먹이려고 하다가 반발하여 못하게 되자 꼬리자르기로 나오고 있었다. 실무책임자의 잘못으로 만들어서 적당히 무마하려는 수작으로 보였다.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공연을 하실 것입니까? 펑크가 나도 우리의 잘못은 아니지만 이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팬카페에 박재선이 공연할 예정이라는 글과 그 글에 달린 수많은 댓글을 보여주었다. 꽤나 먼 오이타나 후쿠오카에서도 오고 히로시마나 시코쿠, 심지어 오사카나 도쿄에서도 온다는 내용이었다.
“진짜로 공연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그냥 갔죠. 팬들을 생각하면 공연은 하는 것이 좋죠. 단, 저들이 책임을 인정하고 제대로 사과해야 할 겁니다. 무슨 이유로 이번 일이 벌어졌는지 이실직고해야 할 것입니다. 난데없이 도노 신지나 노구찌가 나타난 것도 이상하고요.”
박재선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막 시간은 공연을 하기로 했던 시간인 7시 45분을 지나고 있었다. 약속한 25분의 시간이 모두 지난 것이니 현장을 떠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김 실장님, 짐을 챙겨서 나가죠.”
박재선은 그렇게 말하고 경호원들에게 앞길을 열라고 지시했다. 공연장을 관리하는 직원 10여 명이 대기실 앞에서 가는 것을 막고 있었다.
“잠시 대기하라는 지시입니다.”
“나를 감금하겠다는 말입니까?”
그렇게 말하고 앞으로 나섰고 경호원들도 박재선이 움직이자 따라서 움직였다. 대기실 앞을 지키던 자들도 물러나지 않고 통로를 가로막았다.
“시간 지났습니다. 이제 가도록 하죠.”
공연기획자라고 하는 사람이 나타나자 박재선은 그렇게 말을 했다. 그러자 공연기획자, 시마다 CP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자기 맘대로 따르지 않는 것에 화가 난 것 같았다.
하지만 박재선도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내보였다. 그러자 상대의 표정이 일그러지면 다급한 표정이 되었다. 위협이 통하지 않으니 오히려 당황했다.
“이대로 가면 어떻게 합니까?”
“내가 공연하기로 한 시간이 지났는데 있을 필요가 있나요?”
“들어가서 저랑 잠시 이야기를 하시죠.”
그렇게 말하자 결국 대기실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대기실로 들어왔지만 박재선은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공연기획자가 들고 있던 문서 중에 공연계약서를 펼쳤다.
“송구합니다. 사실 7시 50분과 8시20분에 공연하기로 약정을 한 홍콩의 가수가 모종의 사유로 참가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대타로 공연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 도노 신지와 노구찌가 공연을 제안했습니다.”
그런 말을 해도 박재선은 달리 반응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홍콩의 가수가 오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략은 시작되고 결국 그것이 도노 신지와 노구찌의 악의와 만나면서 지금의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우익단체나 인사들이 개입하면서 나를 매장시키려는 음모로 발전을 한 것인가?’
떡 본 김에 제사지내려고 한 행동으로 보였다. 다양한 악의가 결합되어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 일종의 해프닝이 순식간에 음모로 발전을 한 것 같았다.
‘차라리 잘 되었군. 이런 사건으로 시끄러워지면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 팬들을 결속시킬 수도 있고. 그냥 가려고 했지만 공연을 한다. 팬들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 되겠지. 내가 폭로하지 않아도 대중들은 짐작을 하겠지.’
공연기획자는 두 사람이 같이 공연을 하기를 원했다는 말을 하여 시간을 변경했다고 하지만 펑크 난 시간에 그대로 들어가도 문제가 없었다. 그건 변명도 되지 못했고 다곤 부장이 그걸 지적하자 결국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그들이 나를 밀어내고 공연하면서 그 책임마저 나에게 전가시키기를 원했다는 말인가요? 그것이 공연하는 조건이고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일본 고위층은 일반적으로 반한에 혐한의 성향이고 그런 조건을 내세우자 몇몇이 동조하면서 지금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면서 오오쿠라 기획과 박재선을 물 먹이기로 작정을 했다.
“어쨌든 공연은 해야 합니다.”
“이런 사실마저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런다면 공연에 나서지요.”
박재선은 그렇게 말하고 시마다 CP를 보았다. 그런 사실마저 밝히는 것은 그들의 모략을 그대로 자인하는 일이라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박재선을 움직이려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도노 신지와 노구찌가 개입한 사실은 밝힐 수가 없는지 그 사실만은 인정을 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실랑이가 벌어졌지만 개런티로 보상을 받는 조건으로 공연에 나섰다.
노도 신지와 노구찌가 개입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사태를 촉발한 것은 소문이 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