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76
76. 76. 미국진출 (1)
이현제와 문세운이 연습실을 방문했다. 정기적으로 박재선의 시간이 날 때 2주 간격으로 와서 준비상태를 점검받았다.
“일단 앉아 봐. 점검 전에 둘에게 할 말이 있으니.”
박재선은 먼저 정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이기에 그들을 소파로 앉혔다.
“혹시라도 소속사를 정했어?”
박재선은 계약을 제의하기 전에 상황을 물었다. 이미 계약을 했다면 말을 꺼낼 필요가 없었다. 그런 상황이면 서로 민망했다.
“오라는 곳은 있지만 마땅치가 않아 다 거절했어. 계속 귀찮게 해서 전화번호를 바꾼 이후에는 따로 연락받은 곳도 없고.”
“세운이는 가족들과 연락은 해?”
가족, 특히 부모에게 사기를 당한 꼴이지만 그럼에도 가족이기에 상황이 어떤지 확인했다.
“만나면 싸움 밖에 없을 것 같아 연락도 않고 있지. 내가 연락을 하지 않으니 그 사람들도 연락을 하지 않고.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니 연락해도 소용이 없지만. 가족관계는 어쩔 수 없지만 주민등록은 분리했어. 당분간 만나지 않으려고.”
“그러면 이것 한 번 읽어봐.”
박재선은 사전에 준비한 계약서를 꺼내어서 둘에게 건넸다. 전날 로보틱스를 영입한 상황인데 그들을 계속 외면하면 인간적으로 배신감을 느낄 것 같았다.
“아티스트 계약서야. 물론 그 안에는 트레이너 계약도 포함이 되어 있어. 계약금은 많이 줄 수는 없어 생활비 조로 2천만 원을 책정했어. 트레이너 계약도 같이 하는 것은 노래를 내려면 준비해야 하는데 그 동안 애들이라도 가르치라고. 그러면서 밥값이라도 벌면 좋을 것 같아서.”
말도 못하고 처분만 바라는 식이던 그들은 계약서를 보자 반색을 했다. 둘은 계약서를 펼쳐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7:3이면 괜찮은 편이네. 트레이너로 활동한 것은 별도로 급여를 지급하는데. 직원이 아닌 프리랜서 계약이고?”
“그렇지. 직원으로 계약하면 문제가 있으니. 직원이면 회사에서 4대 보험도 가입해야 하는데 너희는 그럴 필요 없지. 너희는 개인사업자이니.”
그렇게 말하고 그들이 다 읽을 때까지 기다렸다.
“계약서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니 나중에 말을 해줘. 로보틱스 애들 영입한 것은 알 거야. 그들을 지도해줬으면 해. 내가 해도 되지만 시간이 없어 너희에게 부탁하는 거야.”
“그 정도야 할 수 있지.”
“현제가 보컬을, 세운이가 안무를 담당해줘. 랩은 둘이 같이 봐주고. 그와 관련된 자료는 계약이 끝난 후 내가 넘겨줄게.”
두 달에 걸친 오디션 과정이 사실상 끝난 것이고 이제는 별로 지적할 것도 없었다. 조만간 데뷔할 준비가 필요했다.
“참, 플랫폼 계정은 만들었어?”
“이미 동영상도 몇 개 올렸다.”
그러면서 업로드한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가장 오래된 것이 10여 일 전이고 조회수는 대략 1천 명 수준이었다.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은 상황이니 그 정도 조회수가 적당했다.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을 그들 둘이 다 처리했다고 했다.
“앞으로 마포에 계속 있을 거야? 여기서 너무 먼데.”
“지금 있는 곳은 월세이고 6개월 계약이니 이사를 와도 문제없어. 연습실도 매월 연장을 해야 하는 시스템이니.”
그들은 연습실을 통째로 임대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연습실을 임대해주는 업체에서 1개월 단위로 임대를 한 상황이었고 크기도 고작 네 평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면 이쪽으로 와. 연습실은 하나 줄 것이니.”
“알았다. 연습실 임대료가 너무 높아 그쪽으로 갔는데.”
일단 그들과 계약을 한다면 생활비 정도는 주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멤버에 대한 대우가 형편없다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걸 위해 트레이너 제안도 했다.
“솔로 데뷔는 2월 말쯤부터 준비하자. 3월이나 4월 초에 나가는 것으로 하자. OST로 먼저 데뷔하는 것도 방법이고.”
그러면서 ‘사랑스러운 엘프의 여왕’이라는 드라마의 음악감독을 맡기로 한 사실을 알렸다. 외부에는 박재선이 캐스팅 된 사실만 알려졌지 음악감독이 된 것을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우리에게 그런 기회를 준다고?”
“제작사나 감독하고 협의를 해야겠지만 내가 정하면 되는 일이니 가능할 거야. 대략 10곡 정도 있는데 여자노래, 남자노래가 반반이야. 남자 노래를 내가 전부 부를 수는 없으니. 그럼 그동안 얼마나 나아졌는지 보자.”
할 말이 끝나자 둘이 연습한 것을 점검했다. 이미 배웠고 할 수 있는 것을 좀 더 숙달하는 것이기에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전보다 안정적인 모양새라 만족을 했다.
박재선은 탈고한 20화 전체 대본을 일독했다. 사전제작일지라도 대본 전체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고 설사 나왔다고 할지라도 배우에게 배본이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박재선은 주연이고 음악감독을 겸하기에 배부가 되었다.
거기다 유지은이 박재선의 팬이기에 배려해준 면도 있었다. 오철환 감독과 동시에 배부를 해주었다.
“작가님, 접니다.”
“대본 보셨어요?”
“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주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이대로 알고 작업하면 되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그런데 스토리를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조금 많아 촉박한 느낌이 들지 않을지, 아니면 사건의 나열만 될지 고민입니다. 문제가 없을까요?”
유지은도 시나리오는 처음 작업하는 것이기에 걱정을 하는 것 같았다. 사건이 많으면 난잡하거나 지루할 수도 있었다.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단지 촬영과 편집을 할 때 잘 해야겠지만요. 오철환 감독도 능력이 있으니 잘 할 것이라 봅니다.”
“1월 22일에 대본 리딩이 있는데 참석하는데 문제가 없죠?”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일정을 비워두도록 하지요. 단역들까지 캐스팅이 완료가 되었죠?”
“그렇다고 들었어요. 저도 연재 막바지라 조금 정신이 없어 제대로 확인을 못했어요. 앞으로 열흘 정도면 끝이 나겠지만요.”
유지은도 촬영에 들어가면 집중하기 위해 연재를 마무리 하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었다.
“참, 오늘 뉴스를 보니 로보틱스란 애들을 영입했던데 사실이에요? 아이돌 기획까지 하는 건가요?”
“그럴까 합니다. 작곡을 하면 제가 부를 노래는 몇 곡 되지 않습니다. 그런 노래 중에 아이돌에게 적당한 노래도 꽤 되는데 산하에 아이돌 그룹이 있으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돌 출신이니 그런 노래를 많이 만들 것이고 노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그러면 여자 아이돌도 영입할 것인가요?”
“영입하려고 하는 아이돌이 있는데 조건이 맞지 않고 보류 중입니다. 실력 좋은 아이돌은 많으니 적당히 영입할까 합니다.”
박재선은 직접 연습생을 선발하여 육성하려면 시간이 걸리기에 데뷔하여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한 그룹을 영입하여 그들의 띄울 계획이었다.
“아이돌도 가수이고 가수가 뜨는 가장 키 포인트는 좋은 노래이니 노래만 있다면 어렵지 않겠죠. 전에는 앨범 내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금방, 큰 비용 들지 않고 가능하다면서요. 그것도 좋은 방법 같아요.”
“일단 데려오긴 했는데 어쨌든 걱정입니다. 작년에 그럭저럭 번 것이 있으니 당분간은 버티겠지만 성공해야겠죠.”
“잘 하실 거예요. OST 만든 것 보면 아이돌 노래도 히트할 것 같아요. 박재선님은 어느 누구보다도 아이돌을 잘 알기에 성공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시죠?”
“초대권은 잘 받았어요. 에이전트 소속 몇몇 작가들과 같이 갈 예정입니다.”
이후에는 적당히 덕담을 하다가 통화를 마쳤다. 유지은은 유지아 때문인지 뭔가 모르게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박재선은 그동안 벌여놓은 일을 정리하면서 팬클럽 창단식과 팬미팅을 준비했다. 그 사이에 앤 플로린의 녹음도 마칠 수가 있었다. 프로듀싱을 하는 동안 박재선은 뭔가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뭐지? 믹싱을 한 것이 분리된 것처럼 느껴진다.’
MR과 녹음을 합치면 전에는 한 덩어리로 느껴졌는데 지금은 마치 조각을 결합한 것처럼 느껴졌다. 합친 파일의 숫자만큼 별개의 조작이나 흐름으로 감지가 되었다.
그런 느낌은 대부분의 노래나 MR에서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일상생활에서도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적지 않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마치 이명이 울리는 것 같았다.
‘이런 현상이 왜 나타나지? 최근에 그런 것 같은데.’
그러니 노래를 들어도 노래 자체를 즐길 수가 없었다. 물론 전에도 분석을 하였지만 지금은 현미경처럼 살피게 되었다.
‘더구나 노래도 중간에 짜깁기한 것이 그대로 드러나니. 노래 자체의 재미를 느낄 수가 없고 분석부터 하게 된다.’
전에 느끼지 못했던 이질감에 박재선은 결국 자신의 MR을 다시 수정했다. 그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렇게 하다가 음악 파일에 담긴 고유한 파형의 차이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새로운 방식의 믹싱이 필요한데 쉽지가 않다. 그나마 적당히 땜질을 하는 방식으로 조각난 느낌을 줄일 수 있다.’
박재선은 그렇게 하면서 자신의 실력이 조금 더 나아진 느낌이 들었다. 아울러 떠올린 멜로디나 비트를 보다 용이하게 악보나 파일로 전환할 수 있게 되었다.
‘전보다 악보로 옮기는 능력이 향상이 되었다. 그렇기에 떠오른 멜로디를 보다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막상 악보로 만들고 연주하면 처음 생각했던 느낌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차이가 훨씬 줄어들었다.’
“뭔가 믹싱이 다른 것 같은데 그 차이가 뭐죠? 그리고 MR에서 각 악기의 연주에서 느껴지던 인위적인 느낌이 거의 사라진 것도 같은데 어떻게 된 것이죠?”
앤 플로린은 전에 녹음한 파일을 믹싱을 해서 들려주자 그 미세한 차이를 감지하고 이유를 물었다. 조각난 느낌이 들지 않도록 다듬었는데 그것을 감지한 것 같았다.
“믹싱 실력이 조금 향상되었다고 할까요? 각 파일들 사이의 간섭을 조절하여 서로 잘 섞었다고 보면 됩니다.”
“이 정도라면 괜히 세션녹음을 한 것 같은데요. 뭔가 느껴지던 부조화한 위화감이 다 사라진 것 같아요.”
“그건 아니죠. 일단 파일이 오면 그걸 믹싱해보죠. 아마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 봅니다.”
한창 미국에서는 세션녹음이 진행 중에 있었다. 이미 샘플이 주어진 상황에서 하는 녹음이라 원하는 수준의 녹음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한국에서 녹음을 하려고 하다가 그 정도 수준을 맞춰줄 세션은 그리 많지 않아 포기하기도 했다.
“처음 왔을 때보다 박재선씨의 실력이 훨씬 나아진 것 같아요. 그 때는 비슷한 것 같았는데 지금은 모든 면에서 높아졌어요. 다음에는 같이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배우는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이 됩니다.”
“그 정도는 아니죠. 그저 요사이 컨디션이 좋아졌고 제가 앤을 잘 알게 되면서 스타일을 맞춰주는 것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렇다고 하죠. 신혼여행은 하와이도 간다는데 잠시 시간을 내서 LA에도 들렀으면 합니다.”
“그럴 시간은 없어요.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야 하고 그 전에 해결해야 할 일도 있고요.”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같이 작업해요. 저 혼자 해보다가 안 되면 다시 찾아올게요.”
“그래요. 좋은 결과 있어야 할 텐데.”
그렇게 말하고 마저 하던 작업을 했다. 다소 미흡한 부분을 다시 녹음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팬클럽 창단식을 하는 날이 되었고 박재선도 참석했다. 팬클럽 창단식을 할 때는 그저 인사말을 하고 지켜만 보는 정도였다. 그런 자리에 있는 자체가 상당히 어색했다.
팬클럽 창단식은 창립총회 개념이라 사실상 팬클럽을 이끌어갈 지도부의 선출이 주를 이루었다. 회장과 이사인 운영위원, 실제로 일을 하는 집행부 부장, 감사의 선임이 진행되었다. 이미 주최 측에서 내정을 해둔 상황이지만 형식은 선출과 추인이었다. 역시 회장은 최유희가 선임되었다.
이후에 팬미팅이 진행되었다. 박재선은 노래를 한 곡 하고 악기를 하나 연주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물론 로보틱스와 골든 메이트가 중간에 게스트로 와서 축하공연을 해주기도 했다.
“2천 명에게 티켓을 발송했는데 참가한 사람은 1836명이고 164명이 오지 않은 것 같아.”
김희경이 게스트인 로보틱스가 공연하는 중간에 참석자 현황을 알려주었다. 김희경은 팬클럽에 가입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 가입하는 것 자체가 감시하는 느낌을 줄 수 있었다.
77. 미국진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