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92
92. 92. 다재다능 월드 스타 (6)
“아카펠라 편곡은 일반 편곡과 또 다른데 재주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직접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고 이제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만들고 프로듀싱까지 한다니 대단합니다. 이번이 두 번째죠?”
“네, 처음은 골든 메이트입니다. 거기는 곡만 주고 프로듀싱은 KM의 프로듀서가 했죠. 물론 그 옆에서 지켜보면서 프로듀싱 하는 것을 배우기도 했고요.”
“그리고 KM의 골든 메이트의 2집 싱글의 프로듀싱도 맡기로 했다면서요?”
“네, 바쁜 가운데서도 그런 제안이 와서 맡기로 했고 지금은 곡을 선정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그러면 직접 작곡도 하나요?”
“아직 곡을 선정하는 단계이니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노래가 없으면 만들기라도 해야겠지요. KM에서도 그걸 기대하고 저에게 의뢰를 했을 것입니다.”
골든 메이트가 앨범을 내고 활동하면 박재선의 벌이도 만만치가 않았기에 열심히 홍보를 했는데 그리 많이 나오지도 않았다. 그저 초반의 문답만 소개가 되었다.
‘너와 나의 가능성’을 노래하기 전에 그 노래가 나온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우연한 기회에 ‘한계상황’이라는 영화의 음악감독을 맡았고 현재 드라마의 음악감독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했다. 의외로 그 부분이 크게 알려지게 되었다.
“여기 음악감독에 대해서 기사가 났어. 방송 10분 후인데.”
“앤 플로린과 관련된 내용보다 더 관심이 큰데.”
방송이 끝난 후에 김희경이 잠을 자지 않고 그 시간에 올라온 뉴스를 새롭게 모니터링 하면서 박재선에게 중계했다.
“만능, 다재다능이라는 키워드로 올라온 것들도 많은데. 못하는 것이 뭔지 묻더라. 기타와 피아노도 잘 친다고 했고.”
박재선의 재능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도 많았다. 로보틱스의 경우 뮤직비디오를 박재선이 직접 연출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여 나중에 감독이 될 것인지 묻기도 했다. 그런 내용도 기사로 올라오면서 ‘그 가을의 단풍길’ 뮤직비디오도 주목을 받았다.
“뮤직비디오 감독도 할 것인지 묻는 형태인데 조금 비아냥거리는 느낌이 들어. 하여간 이렇게 기사를 쓰는 것도 능력이야.”
칭찬을 하는 것 같은데 읽다보니 뭔가 기분이 나빴다. 다 잘하는 것 같은데 크게 성공한 것은 없다는 식이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이것저것 손만 댈 것 같다는 식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뭔가 나한테 불만이 있는 거겠지. 이런 걸 다 신경 쓰면 제 명에 못살아. 그냥 그러려니 한다. 기자도 저러다 말겠지.”
박재선은 그렇게 말했지만 역시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묘하게 신경을 건드리고 있고 읽는 사람의 시기심을 자극했다.
“어디나 다 그런 것 같아. 사실 나도 회사에서 하도 이상한 말이 돌아서 그냥 그만둔 면도 있어. 앞에서는 축하한다고 하는데 뒤에서는 온갖 악담을 다하더라고.”
그러면서 결혼이 발표되고 얼마 지난 후에 다른 부서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었는데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로 박재선과 자신을 험담했다고 했다.
그런 것도 그러려니 할 수 있는데 그 사람들 중에 자신과 친하게 지내는 같은 팀 과장도 있었다는 말이었다. 앞으로는 축하를 하면서 뒤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니 너무나 충격을 받았고 결국은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는 말이었다.
더구나 그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 다 언제 이혼할 것인지 모른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 회사를 다니는 것도 그걸 알기에 미래를 대비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회사에서도 그럴 수 있는데 어떻게 할 거야?”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여기는 우리 회사잖아. 거기야 잘 되어도 덕을 볼 것도 없지만 여긴 우리가 주인인데 싫은 사람이 나가야지. 저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면 될 거야.”
박재선은 김희경이 처음에는 소극적이다가 바로 이직을 결심한 것이 그 때문임을 직감했다. 그런 분위기에서 근무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원래 회사 회식을 할 때 인사를 시키기 위해 부른다고 했었는데 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들이야 악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생각 없이 말을 할 수도 있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 참을 수는 없었다.
UY엔터테인먼트는 생긴 지 고작 5년이지만 어느새 중견 기획사로 대접을 받고 있었다. 4년차인 블루사파이어라는 보이그룹과 3년차인 레드코랄(붉은산호)이라는 걸 그룹이 성공하면서 전년도 매출액이 150억 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작년 하반기부터 암초를 만나 삐걱거리고 있고 이번에도 기대한 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다. 남 탓을 하기는 그렇지만 그 이유를 따지니 한 사람이 튀어나왔다.
“이런 시팔, 개좆같은 경우가 있나?”
괄괄한 성격의 전민상 사장은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짜증을 냈다. 이번에 레드코랄은 디지털 싱글을 내고 활동을 시작했는데 음원에서 15위에 오른 후에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문제는 하필이면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신인 아이돌그룹 로보틱스는 벌써 3위 안에 올라 다음 주부터 1위 후보로 거론이 되고 있었다. 남자아이돌과 여자아이돌은 팬이 다르기에 박재선과 연관이 되어도 그러려니 했다.
다음달 3월 중순에 블루사파이어가 컴백을 할 예정으로 싱글앨범을 준비 중인데 KM에서 3월 중순에 골든 메이트도 싱글 앨범으로 컴백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도 세 곡 모두 박재선이 만들고 프로듀싱까지 맡는다고 하니 화가 났다.
그런 판국에 걸 그룹인 뮤지카세븐도 그 시기에 데뷔를 한다고 하니 저번에 박재선과 골든 메이트로 인해 1위에서 밀려난 것이 떠올라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매번 부딪치고 경쟁에서 밀리는 것 같으니 짜증이 났다.
“무슨 말씀입니까?”
관리팀장인 유지한이 상대를 했다. 그대로 두면 직원들 앞에 무슨 말을 해서 평지풍파를 일으킬지 몰랐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말았다.
“오늘 몇몇 기획사 대표들이 모여서 식사를 했는데 3월 중순에 골든 메이트가 컴백한다고 해서. 박재선 그놈아가 골든 메이트 노래 세 곡을 전부 만들고 프로듀싱까진 한 대.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지 우리 애들 나올 때 꼭 나와서 방해를 하는지. 더구나 그 때 뮤지카세븐이란 걸 그룹도 하나 내보낸다고 하니.”
“장마다 꼴뚜기도 아니고 나온다고 해서 다 뜰까요? 그저 운이 좋아서 그런 걸 겁니다.”
“유팀장이 몰라서 하는 말이야. 그놈 노래 좋아. 요즘 나오는 노래 중에 그놈 노래만큼 귀에 쏙 들어오는 노래가 없어. 거 이상한 로보틱스인가 노래 봐? 작년에 망했던 듣보잡 아이돌이 그렇게 떠오르는 것도 노래가 좋기에 가능한 거야.”
기본 실력만 있다면 노래가 모든 것을 좌우했다. 그런 면에서 박재선에게 노래를 받은 골든 메이트를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이번까지 밀리면 블루사파이어는 3년이나 후배인 골든 메이트에게 추월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뒤로 밀 수도 없지 않습니까? 뒤로 밀면 계속 다른 아이돌이 컴백하는데.”
유지한 팀장은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는 없기에 난감한 어조로 물었다.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 놈에 대한 대책을 세워 봐. 일찌감치 대원기획이나 HX에서 그놈을 작살냈어야 하는데. 그러면 지금 없을 것 아냐?”
대원기획에서 일을 꾸미는 상황에서 들통이 나서 박재선이 무사한 것이 아쉽다는 말을 했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 것이라 말을 했다.
“노래나 다른 것으로 문제가 없는지 살펴 봐. 이번에 밀릴 수는 없어.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도 위험해.”
전민상 사장은 그렇게 말하고 사장실로 들어갔고 류지한은 직원들에게 눈치를 줘서 입막음을 하고 사장실로 따라 들어갔다.
칼리 크리슨의 앨범에 수록할 곡의 마감도 2월 말이기에 미룰 수는 없었다. 시간도 없는데 굳이 응모를 해야 하는지 의문도 들었다. 그러다가 새로 만들 필요 없이 그동안 작곡했던 곡 중에 적당한 곡을 선정하여 편곡을 하여 보내기로 했다.
원래 칼리 크리슨의 스타일에 맞춰 작곡을 해서 보내려고 했지만 그렇게 할 시간도 없고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 애매하여 가장 괜찮아 보이는 노래를 골랐다. 물론 자신이 부르기 애매한 곡을 우선 골랐다.
“메일로 응모한 곡은 잘 받았습니다. 일단 검토를 하고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보다 이후의 일정이 어떻게 됩니까? 저번에도 말씀을 드렸듯이 칼리가 공동으로 작업했으면 해서요.”
“전에 말씀들 드렸듯이 드라마 촬영이 5월까지 이어지고 그 이후 여러 가지 활동을 하다가 7월 정도부터 앨범 제작에 들어가고 10월 초에 앨범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앨범이 발매되면 캠페인 활동에 들어가서 연말까지 활동할 예정입니다.”
같이 작업할 시간이 없었다. 앤 플로린과의 작업이야 직접 찾아온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했지만 칼리 크리슨과의 작업을 하러 미국에 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서 변변한 성과도 내지 못한 상황인데 미국으로 가는 것은 시기상조였다.
“안타깝군요. 혹시 칼리가 한국에 가면 작업이 가능할까요?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 떨떠름한 어조로 그런 제안을 했다. 박재선은 존 드리먼드가 자신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자신에 대해 뒷조사를 하는 것이야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정도를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고분고분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아 그러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하, 설마 칼리 크리슨이 같이 작업하자고 하면 무조건 영광입니다 하면서 따라야 한다는 거야?’
그렇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니 뭔가 아귀가 맞는 것도 같았다. 박재선이 와서 작업을 하면 번거로울 것이 없는데 칼리 크리슨이 움직이려면 일이 많아지니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같았다.
‘아쉬운 사람이 샘을 파는 것이지. 한국에서 작업했어도 앤 플로린 때문에 내 일정이 상당히 꼬였는데. 지금은 별로 도움이 안 돼. 해봤자 들러리야.’
몇 달 동안 미국에 가서 매달릴 수는 없었다. 물론 노래가 대박나면 수백만 달러를 벌 수도 있지만 그것은 한국에서도 다른 작업을 해도 가능했다. 설사 대박이 나더라도 칼리 크리슨이 불렀기에 성공했다고 평가절하 될 수 있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습니까? 미국에도 좋은 노래, 유능한 뮤지션은 널리고 널렸는데 말입니다.”
박재선은 가부를 말하지 않고 그렇게 말해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나중에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은 이후에 대등한 입장에서 작업을 하고 싶었다. 그래야 성과도 제대로 인정받았다.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미국에 올 계획은 없습니까? 앤 플로린의 성적이 상당히 좋은 것 같던데 말입니다.”
“3월 초에 방문하려고 일정을 조정 중입니다. 굳이 방문할 필요가 있을까 했는데 저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앨범 캠페인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추진 중입니다.”
박재선은 미국에 가면 알려질 수밖에 없기에 사실대로 말을 했다. 공동작업을 하지 못하더라도 칼리 크리슨이 만나자고 하여 만난다면 손해는 아닐 것 같았다.
‘김건우의 음악 산책’이 방송된 이후 박재선의 노래들은 차트 역주행을 했다. 물론 계절이 맞지 않은 ‘그 가을의 단풍길’은 끝자락에 들었다가 사라졌다. 반면 로보틱스의 ‘끝없는 사랑’은 순식간에 차트의 상단으로 치솟아 올랐다.
“괜찮네. 3위까지 올라왔어.”
조현민 실장이 와서 현재 상황을 보고했다.
“그보다 더 고무적인 것은 행사문의 전화가 많아졌습니다.”
로보틱스는 방송출연 외에 다른 일정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단가를 낮게 책정한 상황인데도 문의 자체가 뜸했는데 그 방송이 끝나자 상당히 증가했다.
“다행이군요. 애들은 어떤가요? 스케줄이 많아 힘들 텐데.”
“성과가 나오니 다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팬카페가 있었지만 3만 명 수준이었는데 이제 10만 명이 넘어갔습니다.”
고작 10만 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정도 회원을 가진 아이돌 팬카페는 3군 이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정도만 되어도 아이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93. 다재다능 월드 스타 (7)